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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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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깡한 양아치도 가끔 앓아누을 때가 있지 않을까
아침부터 후덥지근한 열기에 학생회장은 일어나자마자 화장실로 들어가 샤워를 마치고 나왔음 선풍기 앞에서 머리를 말리며 핸드폰을 확인했는데 어제 밤 이후로 양아치의 연락이 없다는 걸 알았을꺼야
아직도 자는건가? 하고 메시지를 보내봤지만 오랫동안 답장이 없었지
혹시 양아치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출근하셨을 양아치 어머님께 조심스레 전화드리니 어머님은 양아치가 아프다는 소식을 학생회장에게 전해주셨을꺼야 미안하지만 케이타가 집에 한번 가줄 수 있겠니? 오늘 나도, 애아빠도 야근이라 걱정이야, 걱정스런 어머님의 말씀에 학생회장은 전화를 끊고, 허겁지겁 옷을 갈아입고 나갈 채비를 마쳤겠지
다시 한 번 양아치에게 전화를 건 학생회장 여전히 수신음만 들리는 전화에 초조해질 때쯤, 건너편에서 낮게 갈라진 목소리가 들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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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아프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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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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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가 아픈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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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랑 약 사갈게 10분만 기다려 쉬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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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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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우면 도착했을때 안아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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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과 약을 사서 부랴부랴 달려간 양아치의 집
익숙하게 초인종을 누르자 안에서 인기척과 함께 현관문이 열렸어
문이 열리자 섬유유연제 냄새가 코끝을 찔렀어 아픈 와중에도 초췌한 모습은 보여주기 싫었는지 양아치는 씻고나온 모습으로 학생회장을 맞아줬겠지 평소처럼 치대오는 양아치였지만 묘하게 힘이 없고, 눈에 띄게 핼쑥한 얼굴이었음 그 모습에 학생회장의 입술이 비틀렸지
꼴에 애인이라고 아픈 애인이 괜찮은 척하는 꼴이 퍽 보기 싫었거든
양아치는 일부러 분위기를 바꾸려는 듯 오버스럽게 포장된 죽을 식탁 위로 꺼냈을꺼야 학생회장이 손 대기 전에 혼자서 셋팅을 끝내더니 얌전히 숟가락으로 죽을 푹푹 떠먹었지 맞은편에 앉아 그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던 학생회장은 가라앉은 목소리로 입을 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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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아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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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안 아팠어 죽 먹으니까 나은 것 같애







누구 애인인지 말도 참 예쁘게 하네, 생각하는 학생회장
야무지게 죽도 다 먹고, 약도 다 먹은 양아치를 보며 옅게 한숨을 쉬며 제일 하고싶었던 말을 뱉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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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아프면 나한테 제일 먼저 알려줘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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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니 애인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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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았어 다음부터는 너한테 제일 먼저 말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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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매일 아프면 안돼 아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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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 알았어








쨍쨍한 해를 가릴 구름도 없이 맑은 여름 하늘
열여덟 소년들의 뜨거운 사랑을 가릴 수 있는 구름 역시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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