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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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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암의 목이 나갔어. 페이드인아웃Fade In/Out을 녹음한 후로 그대로 일주일간 쇳소리만 나오는거야. 리암은 밴드가 뜨고난 후 처음 무서움을 느꼈어. 씨발, 맥주 좀 마시면 괜찮아질거야! 평소처럼 호기롭게 막나갔지만 떨리는 손 안에서 찌그러지는 맥주캔이 벌써 다섯 개째였어. 내 목소리가 이대로 영원히 안나온다면? 난 노래밖에 할 줄 아는 게 없는데? 나 쫓겨나는 건가? 그럼 내 가치는 어디서 찾아야하지? 노래하지 못하는 날 사랑해줄 사람이 있나? 리암의 물음표는 꼬리를 물고 물다가 마지막 질문에서 멈췄어. 노래하지 못하는 날 사랑해줄 사람이 있나? 노래하지 못하는 날 사랑해줄 사람이 있나? 노래하지 못하는 날 사랑해줄 사람이 있나?

리암은 소파에서 몸을 일으켜 한창 녹음하고 있는 멤버들을 바라봤어. 정확히는 노엘을 바라봤지. 내 형제, 내 친구, 내 반쪽. 날 사랑해줄 사람. 영원히. 노엘이 자기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단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어. 그런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이 순간 그 싹이 튼 거야. 노래도 못하는 나를 노엘이 사랑해줄까?

리암은 일주일간 혼자 작은 불안감을 숨기며 살았어. 그 후로는 목도 제대로 돌아오고, 다시 원테이크에 녹음을 끝내는 일도 있었고, 리암은 남몰래 가슴을 쓸어내렸어. 그 때부터 혼자 있을 때면 목소리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어. 아, 아, 목울대를 만져보면서 의미 없는 단어들을 중얼거리기도 해보고 작은 허밍도 해보고. 3집 투어도 성공적으로 진행중이었지. 무대에 나가기 전에 빌어먹게 어두컴컴한 전화박스에서 대기하는 건 좀 개같았지만.

그날따라 노래할 때 목이 이상했어. 노엘, 나 목이 이상해. 리암도 별 의미 없이 말한 거였어. 하지만 노엘이 눈썹을 치켜올리는 순간 리암이 겁을 먹었지. 노엘은 알고 있었나봐, 그날 의사가 리암에게 성대 결절 진단을 내릴 걸. 노엘은 리암을 보며 그냥 말없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렸어. 뭔가 욕을 중얼거린 것도 같아. 의사는 투어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어. 하지만 리암은 절대 그만두지 않았지. 오히려 더 많은 분노와 오기를 질러댔어. 내가 노래를 그만할 것 같아? 이 내가?

그 날의 공연은 며칠이 지나도 회자됐어. 신문과 잡지는 형형한 눈으로 마이크 앞에 선 리암으로 도배됐고, 사람들 사이에선 지맥스의 부틀렉 테이프가 마구 돌아다녔어. 하지만 리암의 신경은 온통 노엘에게 가있었지. 나 잘했어. 나 해냈어. 나 노래할 수 있어. 날 사랑하고 있지? 리암은 언젠가부터 노엘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다는 문장에는 물음표를 붙일 수밖에 없었어. 쟤가 노래하지 못하는 날 사랑한다는 확신이 안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어볼 수가 없었어. 존나 작아빠진 저 입에서 정말로 널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까봐.

진짜 리암이 절망하게 된 건 노엘이 리암의 자리를 대신하는 시간이 늘어나고서부터였어. 노엘이 의자에 앉아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르면 관객들은 리암을 불러오라며 욕을 하다가도 결국은 열광했지. 기타를 바꿔드는 노엘의 어깨에 매달려 나 안들어가면 안돼? 나 이 시간이 제일 싫어! 하며 칭얼거리기도 했지만 안된다는 대답조차 돌아오지 않았어. 리암은 백스테이지에서 노엘의 뒷모습을 보며 처방받은 약들을 만지작거릴 뿐이었어. 형의 노래는 내 목소리로 인해 완성되는 건줄 알았는데, 분명 그랬는데...

리암의 불안 증세는 나날이 심해져만 갔어. 노래를 아무리 불러도 분노가 전부 수그러들지 않아. 술을 더 마시고, 누군가와 더 싸우고, 더 험하게 행동했어. 관객들은 마치 내가 없어도 되는 것처럼 굴고, 노엘은 저를 구제불능 취급했지. 한심한 새끼. 그럴거면 나가. 노엘 입장에선 그냥 평소와 다름없는 격한 말투의 타박이었지만 불안증에 시달리는 리암에겐 퓨즈가 끊기게 된 문장이었어. 내가 없어도 되나봐. 아무도 날 원하지 않나봐. 그제서야 리암이 노엘에게 날 사랑하는 게 맞냐고 물었어. 덜덜 떨리는 목소리를 들키지 않으려고 꾹꾹 눌러담아 묻는 목소리에 노엘의 대답은 리암을 완전히 산산조각 냈어. 너같은 새끼를 누가 좋아해.





못쓰겠다 보고싶은 건 나오지도 않았는데... 아무튼 리암이 저 이후로 갑자기 얌전해짐 이유는 리암이 여기저기 스폰을 다녀서였음 아무도 자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일 때, 과거에 스폰 제안이 들어왔던게 생각나는 거임 그 사람들은 날 찾아주니까.. 그 사람들은 날 사랑해줄거야 애정에 미친듯이 목마른 리암은 결국 스폰 제안 받아들이고 매일같이 성적으로 시달림 근데도 자기가 착취당한다는 생각은 전혀 못하고 달달 떨리는 몸으로 나 사랑해요? 나 예뻐요? 하고 물을거임 자기를 먼저 찾아주는 사람이 그 사람들이니까 리암은 오로지 몸파는 행위에서만 자기 쓸모와 가치를 찾게 됨 그냥 박고 싸는 행위 끝에 킬킬거리며 한마디 던져주는 그걸 사랑으로 여기는 리암.. 노래는 내가 아닌 사람이 부를 수 있지만 이건 나밖에 못한대 내 얼굴이, 내 몸이 제일 예쁘대 더이상 무대 위에 선 자신은 아무도 찾지 않는다고 생각함 그렇게라도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어거지로 채워넣으면서 사고도 덜치고 잠잠해질거임 노엘은 애가 왜 갑자기 얌전해졌나 의아하긴 했지만 어쨌든 더이상 사고 안치니까 그냥 놔뒀지 근데 문제는 그 후로 리암이 더이상 노래에 매달리지도 않고 그냥 영혼없는 사람처럼 멍하게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는 거임 매일 노엘에게 치대던 귀여운 행동도 못본지 오래됨 보다못한 노엘이 너 괜찮냐고 앉혀놓고 진득히 물어보는데 리암은 그냥 맹하게 어리버리 다 괜찮다고 대답함 리암이 나가려고 일어나서 비틀비틀 걷다가 갑자기 코피 흘리면서 쿠당탕 하고 쓰러지고 나서야 노엘도 리암이 스폰 뛰고있다는 거 전부 알게 되겠지 병원에서 겨우 깼을때 리암 멱살 잡고 흔들면서 돌았냐고 뭐가 부족해서 그딴 짓을 하냐고 길길이 날뛰는데 리암 그냥 퀭한 눈으로 내가 쓸모가 있대 나 사랑해준대 중얼거리는거... 노엘도 그 말듣고 그냥 힘 쭉빠지고 멍해져서 그때부터 미친듯이 리암 해감하는거 보고싶다... 노엘은 그동안 했던 말이 리암한테 그렇게 다가갈줄은 생각도 못했던거 왜냐면 자기가 리암을 사랑한다는 사실은 절대불변이고 리암한테도 당연히 그런줄 알았으니까 근데 리암이 목소리로부터 시작된 불안이 노엘 사랑에 대한 의심으로 점점 커져서 이지경 되는거 보고싶다.. 나중에 리암 해감 다 됐다고 생각해서 머리 쓰다듬어주면서 사랑한다고 속삭이는데 리암이 세모입으로 웃으면서 그런말 굳이 안해줘도 된다고 안믿어서 노엘 더 충격받는 것도 보고싶다..... 3집때 리암만 생각하면 걍 먹먹해진다... 해감하는거 센세가 써줘 진짜 제발 단 한문장이라도 괜찮아




뉄럄 릷
2024.05.21 01:41
ㅇㅇ
모바일
༼;´༎ຶ ۝༎ຶ`༽༼;´༎ຶ ۝༎ຶ`༽༼;´༎ຶ ۝༎ຶ`༽༼;´༎ຶ ۝༎ຶ`༽
현실리암 생각나서 눈물나ㅠㅠㅠㅠㅠㅠㅠㅜㅠ
애정 갈구하는 리암 너무 불쌍하면서도 꼴리는데 하 진짜 노엘이 이런 리암 어떻게 해감하는지 제발 자세하게 알려줘요 센세......
[Code: 8061]
2024.05.21 01:42
ㅇㅇ
모바일
짤도 너무 찰떡이라 미치겠음...( o̴̶̷̥᷅⌓o̴̶̷᷄ )
[Code: 8061]
2024.05.21 11: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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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ㅂㅅㅂ개꼴 센세 정말 한문장이라도 괜찮아 해감하는걸로 어나더ㅠㅠㅠㅠㅠ..
[Code: 6081]
2024.05.21 15: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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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모입으로 웃으면서 사랑한다고 안해도 된다는 리암이라니 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왜 내맘을 찢어놔....
[Code: 1640]
2024.05.21 22: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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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곧너센곧너ㅠㅠ 노래하지 못하는 날 사랑해줄 사람이 있나?ㅠㅠㅠㅠㅠㅠ 진짜 백스테이지 있는 럄 생각나서 더 찌통ㅠㅠㅠㅠㅠ 진짜 센세 제 찌찌 다 뜯겼으니까 책임져요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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