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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3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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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토에게 자기 냄새를 잔뜩 묻히고 얕게 마킹했었던게 성가신 일을 끌여왔어. 지금 오미는 카페에 앉아 기다리고 누군가를 기다리는데 문 열고 들어오는건 나오키였지. 카운터에 주문하고 다가오는 나오키에 고개 끄덕이며 간략하게 인사하는 오미였음. 나오키는 웃으며 안부인사를 나누지만 오미는 여전 뚱하게 앉아 앞에 있는 커피만 빨대로 휘젓는 모습에 나오키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지.


그래서 나오키상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거예요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는 건가
굳이 길게 얘기할 건 없으니까요
그래도 단둘이는 오랜만이잖아?


틱틱대며 말해도 별반응없이 페이스를 유지하는 나오키에 오미는 두손두발 다 들었음. 이 사람 페이스를 무너뜨리기는건 꽤나 어려우니까. 나오키에게서 주도권을 잡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었음. 이 사람이 일부러 내주기라도 하면 모를까. 하지만 오늘 나오키는 주도권을 내줄 생각이 없어보였겠지. 답답한 기분이었지. 마침 나오키의 진동벨이 울렸음. 오미는 숨을 내뱉으며 진동벨을 낚아채 일어나자 나오키는 괜찮다며 일어나지만 이미 오미가 먼저 카운터로 가버림. 오미는 천천히 나오키가 주문한 차를 가져와 나오키 앞에 놓으며 자리에 앉음.


고마우니 바로 본론으로 넘어갈까
바라던 바죠
사귀는 사이도 아니면서 그런거야?
나오키상은 신경 끄지
그럴 순 없어서


오미는 테이블을 쾅 내리침. 우리 두 사람 문제니까 신경끄라고. 오미에겐 나오키가 거슬릴 수 밖에 없었어. 같은 수인이면서 나오토랑 저보다 더 막연한 사이. 나오토와 자주 만나는건 오미지만 좀 더 편한건 나오키겠지. 오미가 자각하지 못 했을 때에도 마음 한켠에선 불쾌감이 있었음. 다행인건 두사람은 서로에게 성애적 감정이 없다는 점. 그러니 납득하고 지내왔지만 이런식으로 참견하는건 아니였지.

나오키는 오미의 돌발적인 행동에도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차만 들이킴. 나오키도 오미 속을 모르는 건 아니었음. 지금도 앞으로도 나오토와 저와는 친구일테지만 오미는 아무래도 거슬린 듯 하니까. 그치만 정말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야. 나오토를 만났을때 오미냄새가 짙어서 놀랐었어. 이렇게까지 난다는건 두사람 드디어 사귀는 건가 라고 생각들었을 정도였으니까. 그런데 나오토가 말하는 걸 들어보면 그건 아닌것 같아 보였음. 그래서 만나본건데 저렇게 이를 세워서야. 좀 진정하면 좋을텐데.


지금 적당히 하라고 찾아온 거예요? 하, 그러기 싫은데?
나오토상이 수인들에게 인기가 많았던가
비꼬는거예요?
차라리 고백하는게 빠르지 않을까 싶어서


아, 그건 겁나서 싫은건가? 나오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오미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음. 도발이 너무 심했나, 오미는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짐승 눈으로 바뀌고 그르렁 소리까지 나기 시작함.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오미 뒤로 직원이 진정시키려 다가오니 나오키가 손으로 제지시킴. 미안하다는 소리도 덧붙여서. 직원이 빠지자 나오키는 다시 오미에게 집중함.


이런 장소에서 숨기지 않아도 되는거야?
나오키상 당신 이렇게 도발시켜서 뭘 원하는건데
말했잖아 무작정 침부터 바르지 말고 고백이든 뭐든 하는게 낫지 않겠냐고
그러니까 그게 당신이랑 무슨 상관..!
네 걱정대로 나오토상이 수인들에게 인기가 많아서 말이야 그게 내 걸림돌이 되었거든
그게 무슨 말이야


나오키는 한숨을 내쉬었음. 애꿎은 저를 견제한다 했더니 모르고 있었던건가. 뜻밖의 말에 오미는 살짝 현현되었던 걸 숨기고 다시 자리에 앉음. 급히 나오토 주변의 수인들을 떠올리지만 짐작가는 사람은 전혀 없었지. 나오키는 전혀 감을 못 잡는 오미 모습에 자기가 너무 급했나 후회했음.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것도 생각에 없었으니까. 그만 일어날까 했지만 오미가 다급히 나오키를 붙들었음.


나오키상 무슨 말이냐고요
아무리 그 애가 연기를 잘한다지만 너까지 눈치 못 챌줄은 몰랐는데
....설마?
내 마음을 전달하는데 꽤 걸리적거렸던 차에 둘이 드디어 사귀나 했더니..
아니, 그, 진짜로?
왜? 네가 나오토상을 좋아하는 건 말이 되고 나는 말이 안되고?
그런 말이 아니잖아요
농담이야


그치만 앞에 두개는 진심. 갑작스런 사실에 머리가 복잡해졌겠지. 진짜 라이벌은 따로 있는데다 나오키상이? 그 나오키상이?? 혼란스러워 하는 오미 모습을 보며 나오키는 쓰게 웃음. 오미에게는 그리 말했지만 사실 진짜 겁쟁이는 본인이었으니까. 그저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있으니까 란 말로 포장해서 아무말도 못하는 모습이 너무 겁쟁이라 사실은 오미가 부러웠음. 그렇게라도 표현할 수 있다는게 자기는 그러질 못하니까. 


어쨌든 둘이 하루 빨리 잘되길 바랄게
나오키상??
그리고 내 쪽 얘긴 비밀로 해줄거라 믿어


웃으며 일어나는 나오키를 이번엔 잡을 수가 없었음. 그야 이런 속사정이 있었을 줄은 누가 알았겠냐고. 나오토도 몰랐을텐데. 오미는 나오키가 떠난지 한참이 지나서야 문자로 사과의 말을 보냄. 곧바로 괜찮다는 나오키의 답이 왔지만 불편한 속이 진정되지는 않았겠지. 어떻게든 깨진 멘탈을 수습하고 카페를 나간 오미는 그대로 휴대폰을 들어 나오토에게 전화했음. 힐링, 힐링이 필요해. 이건 꼭 힐링 받아야해. 수신음이 이어지다 드디어 나오토가 전화를 받았어.


나오토상...
-에, 오미? 무슨 일 있어?
나오토구운....
-에? 에?? 이거 지난번 패턴이랑 똑같지 않아???
지금 집이지?
-응, 막 씻고 나온 참인데
바로 갈게
-지금? 지금 온다니, 오미짱? 내 말 좀 들..!


나오토 대답을 듣기도 전에 전화를 뚝 끊어버리고 바로 택시를 잡아 나오토 집 근처 주소를 말했음. 가는 길에 나오토에게서 무슨 일이냐며 문자가 마구 왔지만 오지 말라는 말은 전혀 없었지. 오미는 많은 물음에 대한 답 대신 거의 다 도착했다는 답장만 보냄.

집 근처에서 내려 나오토 집쪽으로 걸어가니 나오토가 머리도 채 다 말리지 않은채 슬리퍼만 끌고 마중 나와있었지. 대체 뭔 일 이냐고 오미를 이리저리 둘러보며 묻는 나오토에 오미는 웃음이 터져나왔겠지.


나오토상 위로해줘요
진짜 무슨 일 있었던거야?
충격적인 사실을 들어버렸어
에, 뭔데? 충격적인 사실이란게 뭔데?? 심각한거야?


귀 좀 대보라며 나오토를 세워 귀에 가까이 다가갔음. 침을 꼴깍 삼키며 오미가 할 말에 집중하는 나오토의 모습에 웃음을 꾹 눌러 삼키고 소근소근 말했지.


오늘 우버 할인 쿠폰 뿌린대
..어이, 임마!! 괜히 긴장했잖아!
그러니까 밥 사줘요
됐거든! 니가 사!!


내 긴장감 돌려달라며 발을 구르는 나오토를 등 뒤에서 껴안아 집으로 밀었어. 나오키가 부탁한 것도 부탁한 거지만 오미도 나오토에게 말을 꺼낼 생각이 없었음.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건 당연히 말해주지 않을 거였고 나오키의 짝사랑은 이 사람이 나오키를 도와주겠다고 나설 것 같아 괜히 저와 있을 시간을 뺏길 것 같으니까. 그러니까 이쪽이 얼른 이어져서 나오키가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줘야지.








눈치챘겠지만 나오토를 짝사랑하고 나오키가 짝사랑하는 사람은 강짱. 나오키랑 강짱도 수인임. 어떤 수인인지는 안 나왔지만... 그냥 나오토에게 치대는 오미를 보고 싶었던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 언제쯤 제대로 치대지 진짜


오미나오토 약나오키강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