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진짜 먹는거 너무 좋아해서 어쩌지?" 비만까지는 아니지만, 과체중이라 나름 통통한 허니가 아이스크림을 퍼먹다 말고 말했어.

"허니, 여기서 너 정도면 살 찐것도 아냐, 너도 미국에 와서 느꼈을텐데" 탑은 그런 허니를 바라보며 그게 뭔 고민거리냐는 듯이 받아쳤지.

"아니 뭐... 그건 그렇지만..." 허니가 한 템포 쉬고 말을 이었어. "탑은 항상 멋진 몸매를 가지고 있잖아"

"나는 배우잖아! 심지어 여긴 할리우드지." 크게 웃은 탑이 재밌다는 듯 말을 계속 이어갔어. "이건 일종의 직업 윤리야. 물론, 난 이 생활이 익숙하기도 하고 오랫동안 관리한거라 그렇게 힘들지는 않아." 성공한 헐리웃 배우 답게, 탑은 개인 헬스장도 집에 있는 사람이었지.

허니가 애매한 표정을 짓자 탑이 말을 이었어. "물론 네가 어느 정도 관리를 한다면 더 멋진 몸매를 가지게 되겠지. 하지만,"

"하지만?" "난 지금의 허니 자체로 좋아." 허니가 눈을 이리저리 굴렸어.

"진심이야."

갑자기 훅 들어오는 탑 때문에 얼굴이 화끈거리는 허니가 재빨리 받아쳤지. "그래도 난 멋진 몸매로 살고 싶어! 근데 그러려면, 계속 관리해야 하는데 사실 엄두가 안나긴 해..."

"원하는게 바짝 마른 몸으로 평생 사는게 아니라면, 운동 꾸준히 하고 적절히 식단 유지하면 충분히 가능하잖아." 탑이 새삼스럽다는 듯이 답했어.
"탑, 그걸 누가 몰라!" 허니는 살짝 짜증이 나려는 참이었어. "알아, 나도 안다고. 근데 난 그런 의지가 없어."

탑은 허니를 말 없이 뚫어지게 쳐다봤고, 허니는 계속 말을 이었지. "탑도 알잖아, 나 먹는거 좋아하는거." 금새 아이스크림이 질렸는지, 허니는 아이스크림을 테이블 안쪽으로 치웠어.
"나도 이런 내가 한심해. 변하길 원하면서, 노력도 하지 않고 자괴감에 빠지는 내가 싫어" 

탑이 허니를 보는 시선은 점점 진지해져 갔고, 허니는 한숨을 쉬었어. "나도 변하고 싶어. 근데 난 그럴 의지가 너무 부족해." 허니가 머쓱하다는 듯 어깨를 으쓱 하고는 말을 이었어. "핑계 같긴 하지만, 난 좀 그래."

"그럼 너는 정말 바뀌고 싶은 마음은 있는 거네?" 아까 전의 장난스런 대화와는 다른 톤으로 탑이 말했어. "그렇긴.. 하지." 뭔가 혼나는 기분이라, 괜히 이상해진 허니는 탑의 시선을 피했어.

"나는, " 허니를 마주보고 있던 탑이 의자를 더 당겨 앉았어. "네가 원하는 네 모습이 되도록 만들 수 있어." 허니는 갑자기 바뀐 분위기에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지.

"물론, 그런 네 모습을 계속 유지하도록 할 수도 있고." 허니는 점점 흥미로워졌어. 탑이 뭔 말을 하려고 이러는 거야? 할리우드에 암암리에 도는 비밀 다이어트 약이라도 있나? "탑이 도와준다면 좋긴 하지, 탑은 관리의 달인이잖아."

"단, " 탑이 숨을 크게 들이켰어. "이 일에 관해, 내가 요구하는 걸 철저히 지키겠다고 약속해."
탑은 이제 허니를 아예 꽤뚫을 듯이 쳐다보고 있었지.

"그리고 그렇지 못한다면, 대가를 치르겠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