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갑자기 로우 눈에 사람들 머리위에 하트가 둥둥 떠다니는게 보이기 시작함. 헛것이 보이는 병에 걸렸나 싶어서 이것저것 셀프 진찰해봤지만 별다른 이상은 없었음.
근데 하해단 머리 위에 뜬 하트를 유심히 바라보다가 뭔가를 깨달음.
하트들이 색깔이 다 조금씩 다른거임. 대부분 보라색에서 빨간색인데 오래 알고 지낸 펭귄이나 샤치, 베포 머리 위의 하트가 제일 붉은색임.
또 섬에 내려서 돌아다니는데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다 하트가 파란색임 그런데 카페나 서점 점원들과 말을 하다보면 하트가 남색에 가까워짐. 저녁에 하해단 애들이랑 술 마시면서 노는데 계속 얘기하면서 친해진 술집 주인장도 점점 파란색이 짙어지더니 나중에 보라색에 가까워짐.
이것저것 좀 더 실험해보던 로우는 음 하트가 붉어질 수록 친밀감을 나타내는 거구나 하고 타당한 결론을 내림.

그러고 어느날 섬에 정박했다가 G5 놈들이랑 마주쳐서 시비도 걸고 양쪽 다 진심은 아니지만 투닥거리기도 하는데 로우는 스모커랑 마주치고 좀 벙찜.
G5애들은 대부분 별 생각없는 파랑에서 남색, 조금 더 친밀한 보라색 정도인데 스모커 위의 하트 역시 찐한 빨강임.
이녀석이랑 이정도로 친했었나? 싶어진 로우가 괜히 재밌어져서 옆에 서서 말 걸고 어그로도 끌어봄 스모커 겉으로는 엄청 귀찮아 하는 태도로 툴툴거리는데 머리 위의 하트는 계속 출렁임 막 로우가 말을 할 때마다 어쩔줄 몰라하면서 흔들리거나 색깔이 짙어짐.
그게 재밌어서 평소보다 좀 더 오래 옆에 머물면서 시비걸고 장난쳤는데 그런 로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스모커가 문득 부하들이 정신없을 때 로우 손목 잡더니 술집으로 끌고감 로우는 놀랐지만 궁금해서 따라감. 내적 친밀감 엄청 올라간 상태임 ㅋㅋ
부하들 눈 피해서 구석자리에 같이 앉은채로 저녁 먹게 되는데 겉으로는 로우가 계속 놀리고 스모커가 귀찮아하는 대화임. 그런데 애초에 스모커가 먼저 초대했고 또 꼬박꼬박 대답은 해줌. 의외로 편안한 상태로 대화가 이어짐. 이것저것 맞는 취향도 있고 말도 꽤나 잘 통함.
음식 나오고 로우가 털모자 벗었는데 저녁 내내 스모커가 힐끗 힐끗 정수리를 내려다봄 결국 밤이 깊어질 무렵 못 참겠다는듯이 스모커가 손 뻗어서 로우 머리 가만히 쓰다듬는데 움찔했던 로우는 의외로 기분이 좋아서 가만히 있다가 스모커랑 눈이 마주침.
그 순간 어라, 라고 로우는 기분이 묘해짐 뭔가...... 이상한데? 왜 이렇게 얼굴이 가깝지?
정신 차리고 보니 이미 로우는 살짝 벽에 밀어붙여져서 키스당하고 있음. 다른 사람들이 못 보게 스모커가 로우 몸을 덮듯이 가린채로 입술을 탐하고 있음. 로우가 조금 신음하니깐 달래듯 큰 손으로 머리 쓰다듬더니 엄지로 로우 턱을 살짝 내려서 입 벌리게 하고 다시 파고들음. 그대로 혀를 빼앗기면서 로우는 눈을 감음. 대체 무슨일이지. 



로우는 깨닫기 직전이지만 물론 빨간 하트는 연정임. 우정은 보라색까지다. 빨간색으로 물드는 순간 이미 친밀함을 넘어선 감정임. 사랑과 정열임. 
하해단을 보지 못하고 만났더라면 진작 깨달았겠지만 주변인들이 대부분이 빨간 하트인게 컸다. 로우는 하해단 대부분이 자신을 짝사랑하는 것을 모르고 있음. 펭귄, 샤치 역시 오래 알고 지낸만큼 감정이 깊음. 베포 포함. 베포 미안. 로우야 그렇게 됐다. 


한조각 스모로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