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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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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우리는 형제야. 너도 사랑으로 가득했던 우리의 어린시절이, 우리의 어머니가 그립지 않니?"

"어머니께서는 생전에 나를 형과 똑같이 사랑하고 똑같이 젖을 먹여 키웠지만 아버지는 그렇지 않았어. 나는 언제나 아버지의 품에도 안겨 사랑받기를 갈망했는데. 아버지는... 오딘은 단 한번도 내게 젖을 준 적이 없어."

로키의 말은 어쩐지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마음속에 동생에 대한 무한한 사랑뿐인 토르는 어떻게든 로키를 설득해서 다시 이전처럼 우애깊은 형제관계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아버지 대신에 내가 너를 사랑해주면 되는 것이 아니냐. 언젠가 아스가르드의 왕위를 이어받을 내가 네게 젖을 물려주마."

아홉 왕국에서 흘러나오는 모든 빛을 반사하며 눈부시게 흩어져가는 비프로스트 위에서 토르는 서럽게 눈물 흘리며 로키의 창백한 손을 잡고 진심으로 맹세했다.

"네가 원한다면 동생이든, 아들이든, 네가 내 곁에 가족으로 남아줄 수 있다면 무엇이든 될 수 있다. 나 역시 너에게 무엇이든 되어주겠다. 그러니까 로키, 다시는 나를 배반하지 말아다오. 아니, 설령 배반하더라도 나를 떠나지만은 말아다오."

우주의 공허함을 담은듯한 로키의 검은 눈동자가 순간 흔들리며 눈앞에서 울먹이는 형의 얼굴을 멍하게 응시했다.

이건 미쳤어. 맞아, 우리는 둘다 미쳤어.
하지만 이렇게 미치면 안되는 이유라도 있어?

창백하고 가느다란 손끝이 토르의 눈가에 맺힌 눈물을 훔쳤다.

"형의 아내가 되고 싶어."

토르는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그래. 마땅히 그렇게 될 것이다."

"형의 젖을 빨고싶어."

"네가 원할때, 언제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