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612222895
view 382
2024.11.24 02:11
섀글편 https://hygall.com/612160756

다른 우주로 계속 환생하며 옵티머스 프라임과 함께 하는 idw세계에서 온 프라울 이야기임
idw->섀글->트포프(현재)
얼라이언드 설정 날조ㅈㅇ
프라옵티






프라울은 꽤 특이한 메크였다. 경찰 조사관인 그는 냉정한 사고방식과 뛰어난 분석력으로 유명했지만, 그는 계급제도에 공공연한 불만을 표시한 덕에 센티넬 프라임의 제자였으면서도 센티넬 프라임의 눈엣가시가 되어 이 도시 저 도시로 옮겨니게 된 것으로 더 유명했다. 그 덕에 뛰어난 능력에도 불구하고 험하고 제대로 승급하기 어려운 일만 잔뜩 맡으며 돌아다닌다고 했다. 이번엔 아이아콘의 기록보관소로 재배치당하며 사실상 강등을 당한 모양인데, 기록보관소가 공격당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고, 방문자조차 거의 없는 곳이라 이곳으로 배치된다는 것은 사실상 영영 승진할 일 없는 한직으로 밀려났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오라이온은 이곳으로 새로운 경찰이 배치되었다고 했을때 어느정도 차갑고 까칠한 태도를 예상했다. 어쨌거나 경찰들이 사서보단 좀 더 대우받는 직업이었으므로 거만하게 대할거라 생각도 했었다. 그리고 하루 종일 구석에 앉아 일을 하는둥 마는둥 하며 데이터패드로 기록보관소에 함부로 들여설 안될 데이터들이나 들춰보고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오라이온도 그들의 무례함에 화가 나지 않는게 아니었으나 항의해봤자 조롱만 돌아올뿐이라는 걸 여러번의 경험으로 깨달은 뒤 그는 말 거는 것 자체를 그만 두었다. 오히려 이곳에 이런저런 데이터를 빌려본다는 핑계로 찾아오는 재즈가 이곳의 안전에 더 신경쓸 정도였다. 그래서 오라이온은 프라울이 이곳으로 옮겨진 첫날 한 행동에 당혹스러워 할 수 밖에 없었다.

"만나서 영광입니다, 오라이온 팍스 사서님."

프라울이라 자길 소개한 그 경찰관은 한쪽 무릎을 꿇고 깍듯한 태도로 오라이온의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 오라이온도 아주 오래된 데이터 속에서나 봤던 고위 귀족이라든가 프라임에게나 하는 충성맹세의 모습에 가까웠다. 고전적이고, 구식인데다 지나치게 깍듯했다.

"당신의 안전을 위해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과합니다, 전 그냥 사서이니 편하게 대하셔도 됩니다."

오라이온은 페이스플레이트에 열기가 확 올라오는 걸 느끼며 당황했지만 그 경찰은 날카로운 푸른 옵틱으로 그를 계속 뚫어져라 응시할 뿐이었다.

"아닙니다, 오라이온 사서님에 대해서 좋은 이야길 많이 들었습니다. 알파 트라이온님의 수제자라고 들었습니다."

오라이온은 그제야 조금 프라울의 행동이 이해가 갔다. 센티넬의 눈 밖에 난 덕에 모두에게 잊혀져가는 기록보관소에 있게 된듯 하나 오라이온도 알파 트라이온이 범상치 않다는건 직감하고 있었다. 프라울은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혹여 알파 트라이온님 때문에 일부러 이곳으로 재배치 신청을 하신건가요?"
"제가 일부러 이곳으로 오고 싶어했다는걸 아실만큼 눈치가 빠르신데, 잘못 짚으셨군요. 전 사서님을 뵙고 싶었습니다."
"저... 근데 손은 놓아주시면 안될까요."
"실례를 범했습니다."

그는 조심스레 오라이온의 손을 놓아주고는 당혹스러움과 부끄러움이 섞인 오라이온의 표정을 세세히 살폈다.

"말씀은 편하게 하셔도 됩니다, 전 일개 조사관일 뿐이니까요."
"아닙니다, 저도 하급 사서일 뿐이니 조사관님께 함부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재즈와도 아는 사이시라고 들었는데, 그도 조사관입니다만..."

그는 오라이온의 표정을 보곤 황급히 덧붙였다.

"오해는 마십시오, 뒷조사를 한게 아니라 아는 사이라서 오라이온님에 대해 듣게된 것 뿐입니다."
"아닙니다, 누가 저같은 하급 사서를 뒷조사까지 하겠습니까. 그런게 아니라..."

프라울은 오라이온의 수줍어하는 얼굴을 상세히 들여다보았다. 페이플레이트의 작은 흠집까지 전부 꿰뚫을듯 살피는 노골적인 시선이 너무나도 낮설었다. 오라이온은 그닥 활달한 성격이 되질 못했으므로 친구라곤 일부러 찾아오는 재즈 한명 뿐이긴 했지만, 모두가 저러는건 아니라는 걸 잘 안다. 그의 시선은 조금 이질적이었다.

"너무 예의차려 대해주실 필요 없습니다, 어떤 이야길 들으셨는지 몰라도 전 높여 취급 받을 만한 존재가 아닙니다. 이런 예의는 제가 받아마땅한 것은 아닌 듯 해서..."
"당신은 모든걸 받아 마땅하십니다, 잊지 말아주십시오."






프라울은 아직도 그때의 악몽을 꾼다. 당신의 붉은 옵틱이 내 눈앞에서 꺼져가는 순간, 비록 당신이 그 세계에서 좋은 존재는 아니었다고 해도... 당신이 죽는 모습은 언제 봐도 고통스러웠다.

미안해, 당신을 구해줄만한 그릇이 되질 못해서.

차마 똑바로 볼 수가 없어서 당신을 쏘아야 했던 순간 질끈 눈을 감았는데, 당신의 피가 묻은 손이 내 얼굴을 훑었다. 눈을 뜨자 당신이 입가에 에너존을 흘리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날 똑바로봐, 날 쏠때는... 날 죽일땐 적어도 날 똑바로 봐줘야지, 응? 프라울...'
'사랑해.'
'...나도 알아.'


당신의 익숙한 미소가 스파크에 칼날처럼 깊게 박혔다.

내 손에 죽는데, 내가 널 죽이는데, 넌 내가 당신을 사랑한다는걸 알고 있다니 그게 무슨 말이야. 난 이런식으로 사랑을 고백하고 싶진 않았어, 당신이 내 사랑을 알고 있다는 걸 이런식으로 확인받고 싶지 않았어. 나한텐 선택권이 없는데...

메가트론은 내가 그를 붙잡고 있는 동안 우리가 이야기한 대로 그의 가슴을 꿰뚫었다. 곧, 당신의 붉은 눈이 내 품에서 완전히 꺼졌다.



프라울은 잠시 멍해있다가 옵티머스, 아니 아직 오라이온 팍스인 그의 푸른 옵틱을 응시했다. 그의 눈 안에선 그가 오래전 알았던 딱딱하고 강경한 신념도 보이지 않고, 바로 이전 세계에서 보았던 광기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눈 어딘가에 자리한 슬픔과 외로움이 익숙했다, 마치 당신도 먼 미래 당신의 운명을 알고 있는 것 처럼. 그리고 어딘가 지쳐있고 포기한듯한 저 표정은 이미 수백만년의 내전을 치룬 뒤인 옵티머스에게서 종종 보았던 눈빛이다. 당신은 어딘가 많이 포기한듯 하고, 조금 힘겨워 보였다. 남들에겐 말하지 않는 것을 혼자 속으로 많이 담고 있는 것 처럼. 이번 당신은 왜 이렇게 지쳐있을까?

"그냥 약속해주십시오, 두 번 다신 당신이 자격이 없단 소리 하지 않기로."




그것이 옵티머스 프라임이 기억하는 프라울과의 첫만남이었다. 프라울은 그 뒤로 순식간에 냉정하고 차갑고 계산적인 본면모를 보이긴 했지만 오라이온의 앞에선 꽤 자제했고, 그가 원하는 바를 들어주려 애쓰곤 했다. 프라울은 알면 알수록 특이했다. 오라이온이 가진 사상에 모두 반대하는듯 하면서도 이야기를 하면 언제나 그걸 실현시킬 가장 현실적인 방안을 알려주곤 했다, 비록 그게 늘 냉정하고 잔혹하고, 파괴적인 방법이긴 했지만. 프라울이 오라이온의 사상과 방법론에 모두 동의하는 건 아니라는게 분명했지만, 그럼에도 그의 모든 뜻을 이루어주려 노력했다. 오라이온에게 반대하는 말을 하면서도 언제나 충성스러운 부하인 것 처럼 굴곤 했다. 오라이온의 순진함을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그 순수를 잃어가게 만드는 모든 것을 혐오했다. 그런 그가 제일 반대한 순간은 오라이온이 메가트로너스와 친근하게 지낼때 뿐으로, 프라울이 옵티머스에게 언성을 높인 첫번째 사건이기도 했다. 그리고 프라울의 경고대로 메가트론과의 친분은 좋지 않게 끝났고, 그가 경고한대로 메가트론은 폭력성을 드러냈으며, 긴 내전 끝에 오토봇들은 다크 에너존에 오염된 사이버트론을 버리고 떠나와야만 했다. 그리고 재즈는 겨우 옵티머스를 아크에 탑승 시키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했고, 프라울은 다른 지역에서 디셉티콘을 상대하고 있다는 통신이 마지막이였다. 그 둘은 오랜 친구였던만큼 그 둘의 생존이 묘연한건 속이 쓰렸다. 그러나 프라임인 그가 불안함을 나타낼 순 없었다. 겨우 탈출해 우주로 온 뒤, 지구라는 행성에 정착하게 되었는데 외진 행성임에도 에너존을 꽤 캐낼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디셉티콘도 지구에 머물고 있었고. 디셉티콘이 여기 있는 이상 떠날 수 없다. 다른 행성 위에서도 전투가 반복되고, 언제 끝날까 싶은 싸움이 몇번이고 일어났을 무렵, 생존조차 확인 할 수 없었던 프라울이 지구의 오토봇 기지를 찾아왔다.

"프라임."
깍듯한 말투로 옵티머스를 응시하는 프라울의 두 눈은 그를 처음 만났을때와 아무 다름없는 속까지 꿰뚫어볼듯한 눈빛이었다. 비록 한쪽 옵틱이 손상되긴 했으나, 다른 곳은 멀쩡해보였다. 프라울이 조심스러운 손길로 옵티머스의 납작하고 가느다란 손가락을 붙잡았다.
"잠깐, 그건 조금 참아주는게..."

프라울이 그의 손을 잡자 뭘 할건지 깨달은 옵티머스가 약간 당황하며 말했다. 프라울은 뻔히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을텐데도 무시하고 그의 손등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팀 전체의 당혹스러워하는 시선이 등에 꽂히는게 느껴졌다. 미코가 핸드폰으로 사진찍는 소리까지 들렸다.
"프라울..."
"마음에 안드시면 무릎도 꿇을까요?"
"농담도 할 수 있는 줄 몰랐군."
"농담을 알아들으실 수 있는 줄 몰랐습니다."
프라울은 옅은 미소를 짓더니 데이터패드를 보여주었다.
"늦은 복귀 죄송합니다, 남은 오토봇 대원들의 현황파악을 위해 늦었습니다."
보지 못한지 한참이 되었는데도 프라울은 마치 어제도 본 것 같은 태도로 보고를 계속했다.

"현재 각 우주에 퍼져있는 오토봇의 상황입니다. 특수부대팀장 재즈는 다른 행성에서 임무수행중입니다. 본 행성에서 전투중인 오토봇들은 사망한 수가 적지는 않으나 생각한 것만큼 절망적인 상황은 아닙니다, 다른 행성에서 임무를 수행하거나 우주를 떠돌며 각개 전투를 하고 있는 오토봇도 적지 않습니다."
"고맙네, 프라울."
"사이버트론을 정화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을 우주로 날려버린건 그닥 현명한 처사가 아니긴 했지만, 우주에 퍼져있는 오토봇들이 최선을 다해 올스파크를 추적중입니다."
"언제나처럼 솔직한 평가 고맙네, 프라울."
"울트라 매그너스를 레커즈 리더로 임명하신것도 그닥 좋은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많은 대원들이 반발로 탈주했습니다."
"자네가 레커즈에 심어뒀던 친구도?"
프라울이 레커즈에 자기가 부리다시피 하는 오토봇 몇을 두고 레커즈를 자기 뜻대로 부렸다는걸 아는 옵티머스가 눈을 가늘게 떴다. 물론 프라울은 뻔뻔하게 답했지만.
"그걸 아시면서 그러셨습니까? 전 당신의 조언자이자 전략가입니다. 쓸 수 있는 말이 한정 되어 있으면 저도 쓸만한 계책을 짜기 어렵습니다."
옵티머스가 조금 목소리를 낮췄다.
"하나만 약속해주게, 이 팀에선 최대한 팀의 목숨을 빼앗을 작전은 내놓지 않기로."
프라울은 오토봇 기지에 있는 다른 멤버들을 돌아보았다. 알씨, 벌크헤드, 라쳇, 범블비... 남은 멤버가 얼마 없긴 하지만 전부 끝까지 옵티머스 프라임을 지킨 뛰어난 전사들이었다. 저들은 일반 병사들과 다르다. 저들은 작전에 충분히 쓸모가 있고, 소모적으로 쓰면 오히려 장기적으로 해가 될것이다.

"약속하겠습니다."
하지만 프라울은 속으로 저들의 쓸모를 계산했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그건 당신의 목숨도 포함이라는거 잊지 마십시오."
"잊지 않겠네."
옵티머스가 다정하지만 약간 씁쓸하게 미소지었다.

둘 다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거라는 건 잘 알고 있다. 프라울은 그가 목숨을 바쳐 사이버트론을 되살릴거란걸 알기에, 그리고 옵티머스는 자신이 책임을 외면할 생각도 없고 죽음도 회피할 생각도 없기에. 오랜 전쟁과 상실로 우울증이 온듯한 옵티머스는 프라울이 기존에 알던 옵티머스들과는 또 달랐지만 그가 할 수 있는건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다. 당신을 기운 차리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고, 당신이 다시 웃게 할 수 있는 방법도 없었다. 그저 그가 준비된 희생으로 걸어가는 동안 최대한 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충실히 명령을 수행할 뿐. 언제나 처럼.
2024.11.24 02:16
ㅇㅇ
모바일
내 센세가 성실수인이라니.... 좋아서 눈물나와..... 하 섀글옵 결국 프라울이 직접 죽여줬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cac]
2024.11.24 02:28
ㅇㅇ
모바일
섀글옵 결말 아...ㅠㅠ 파국일거라 예상은 했는데 으아아... 그래도 트포프옵은 뒷이야기까지 생각하면 나름 해피엔딩이지 않을까?ㅜ.ㅜ) 하.. .프라울의 사랑이 깊다진짜... 상메크력이 느껴진다
[Code: 582b]
2024.11.24 03:07
ㅇㅇ
모바일
나도 알아
나도 알아로 나를 또 죽이는 내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사랑해ㅠㅠㅠㅠㅠㅠㅠ
[Code: c590]
2024.11.24 03:57
ㅇㅇ
모바일
섀글옵 결국 세드엔딩을 맞았네 ㅠㅠㅠㅠㅠㅠ 타락했어도 진실을 보는 눈은 여전히 옵티머스였고 프라울은 여전히 본봇만의 사랑을 표현하고 있구나 슬프다...

오랜 전쟁과 상실로 우울증이 온듯한 옵티머스는 프라울이 기존에 알던 옵티머스들과는 또 달랐지만 그가 할 수 있는건 여전히 아무것도 없었다.

아니야 분명 극장판에서나 로인디에서 큰역할 할거야 그치?? 그렇지??? 프라울 믿는다????
[Code: 2a08]
2024.11.24 09:26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 프라울의 사랑이 무겁다ㅠㅜ 끝이 어떻게 예정되있는걸 알면서도 진짜 모든 차원에서 충성과 사랑을 바친다니ㅠㅠ 근데도 결과도 바꿀 수 없고 그저 옵티머스의 선한 의지를 이루는걸 도와줄뿐이라는게ㅠㅜ 눈물난다 진짜
[Code: 4b86]
2024.11.24 09:37
ㅇㅇ
모바일
옵티머스가 죽음으로 향하는 길을 그나마 편하게 만들어주는 거 같은데 프라울 괜찮냐고 ㅠㅜㅠㅠ 사랑이 너무 아프다 ㅜㅠㅠ
[Code: 718a]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