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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5 11:11
약으로 버티는 가이딩은 한계가 있다. 결국 능력도 생명도 갉아먹는 방법이다. 그걸 알면서도 약을 끊을 수 없다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해보라. 스스로 죽음의 구덩이에 들어가는 기분을.
세차게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마침 가지고 있던 약도 떨어졌다. 방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쿄스케는 최고의 폭주 전야를 느끼고 있었다. 능력과 정신의 밸런스가 깨져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 같았다. 약이 필요했다. 약이라도 필요했다. 그게 아니라면 매칭률 20% 이하의 임시 가이딩이라도 받아야 했다. 쿄스케는 휴대폰을 들어 약을 조달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 전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젠장.”
결국 쿄스케가 직접 움직였다. 몸에 벤 피냄새가 빠지지도 않은 상태였다. 가장 가까운 공급처는 걸어서 20분이나 걸렸다. 능력을 쓰면 빨리 도착할 수도 있을 텐데, 지금 쿄스케의 상태로는 불가능했다. 비가 정말 많이 왔다. 우산을 써도 몸이 젖을 정도였다.
횡당보도 신호는 빨간색이었다. 차들은 쌩쌩 달리고 있었다. 빗소리. 온도. 빛. 전부 쿄스케에겐 필요 이상의 자극이었다. 쿄스케는 가빠지는 숨을 몰아 쉬었다. 조금만 방심하면 차 한대를 찌그러뜨릴 수도 있었다.
빗소리가 너무 크다.
“네. 네……. 맞아요. 그때 그 데이터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빗소리 사이로 들어왔다. 쿄스케는 인상을 쓰고 눈을 감았다.
“그 자료는 이미 정리해서 보고가 올라갔어요.”
목소리는 쿄스케에게 점점 가까워지다 멈췄다. 그때부터 쿄스케는 이상 현상을 느꼈다. 차가운 빗방울이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눈을 후벼 파던 빛들도 잔잔해졌고, 차가 빗물을 가르고 달리는 소리도 사라졌다. 남은 것은 목소리뿐이었다. 목소리는 누군가와 통화중인 것 같았다. 회사원들의 평범한 대화였다. 신호는 한참 남았다. 쿄스케는 몸을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에……. 하반기 것만 취합하면 되지 않을까요?”
투명한 우산 덕분에 목소리의 주인공이 잘 보였다. 그는 평범한 남자였다. 정장 차림에 살짝 뻗친 머리를 한 그냥 회사원. 쿄스케의 눈이 점점 커졌다. 남자는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어깨를 올려 몸을 움츠린 다음 다시 구부정한 자세로 돌아갔다. 곧 신호가 바뀔 것이다. 쿄스케는 들고 있던 우산을 내팽개치고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어, 어어!”
쿄스케가 남자를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온 건 초인적인 인내심 덕분이었다. 그리고 남자와 가까워지고, 맞닿아 있을 수록 날카롭게 서 있던 감각들이 자리를 찾아간 덕분이었다. 남자는 당황하며 쿄스케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일반인이 쿄스케같은 센티넬을 이기는 건 불가능했다.
“누, 누구세요? 이거 놔, 놔 주세요!”
“잠깐만. 조용히 있어.”
건물은 횡단보도 근처에 있던 작은 빌딩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전부 쿄스케와 남자만 쳐다보았다. 쿄스케는 남자를 화장실로 끌고가 칸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바로 남자를 안았다. 남자는 소리도 내지 못했다.
가이드라면 센티넬을 알아본다. 마찬가지로 센티넬도 가이드를 알아본다. 매칭률이 높은 경우엔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쿄스케는 남자를 품에 안는 것만으로도 가이딩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지금껏 매칭률 50%를 넘긴 가이드를 본 적 없는 쿄스케는 남자가 가이드라는 것을 알아차림과 동시에 동시에 자신과의 매칭률이 최고 80%는 넘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쿄스케가 남자를 변기 위에 앉혔다. 남자는 자연스럽게 쿄스케를 올려다 봤고, 밤처럼 새까만 눈동자가 쿄스케를 똑바로 담아냈다. 쿄스케는 남자의 눈동자에 비치는 자신을 보고 남자의 어깨를 잡아 눌렀다.
“쿠, 쿠로사와……?”
남자는 분명 쿄스케를 보고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쿄스케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남자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가이딩이 주는 안락함은 약과 비교할 수가 없었다. ‘기분 좋음’을 넘어서 오르가슴과 비슷했다. 쿄스케는 먼저 남자의 입술에 키스했고, 자유로운 손으로는 남자의 셔츠 위를 더듬기 시작했다. 뒷세계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센티넬을 쉽게 떨칠 수는 없었다. 남자는 바들바들 떨며 쿄스케를 겨우 받아내었다.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던 불편함이 남자와의 짧은 접촉으로 전부 사라졌다. 쿄스케는 생각했다. 이 남자의 모든 흔적을 지워서라도 자신의 곁에 둬야겠다고.
으로 시작하는 쿠로아다쿄스케 보고싶다…
쿠로사와는 예전에 정부 실험실에서 태어난 아이인데 사실 쌍둥이였던 거지. 그런데 실험실 내부에 반란이 일어났고 쌍둥이 쿄스케와 헤어지게 된 것…
쿄스케는 뒷세계로 들어가 센티넬 능력으로 킬러 일을 하고. 쿠로사와는 부유한 가정집에 입양되어 회사도 다니고. 가끔 정부 일 프리랜서로 맡아 하며 살고 있었음.(쿄스케는 신체능력강화. 쿠로사와는 마인드 컨트롤) 그러다 아다치를 만나 매칭이 되고. 7년 삽질 끝에 겨우 사귀기 시작했던 건데…아다치가 출장 갈 일이 생겨 쿄스케가 잠깐 머무는 도시에 가게 되었다가 정말정말 우연히 쿄스케 만난 시점부터 셋의 사이가 꼬이기 시작하는 거지. 쌍둥이니까 매칭 가이드도 공유가 가능하고…쿠로사와는 미치고…쿄스케는 호시탐탐 아다치를 노리고…
휴 잘쌌다.
쿠로아다 쿄스케아다 마치아카
세차게 비가 내리는 날이었다. 마침 가지고 있던 약도 떨어졌다. 방금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쿄스케는 최고의 폭주 전야를 느끼고 있었다. 능력과 정신의 밸런스가 깨져 당장이라도 몸이 부서질 것 같았다. 약이 필요했다. 약이라도 필요했다. 그게 아니라면 매칭률 20% 이하의 임시 가이딩이라도 받아야 했다. 쿄스케는 휴대폰을 들어 약을 조달해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 전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젠장.”
결국 쿄스케가 직접 움직였다. 몸에 벤 피냄새가 빠지지도 않은 상태였다. 가장 가까운 공급처는 걸어서 20분이나 걸렸다. 능력을 쓰면 빨리 도착할 수도 있을 텐데, 지금 쿄스케의 상태로는 불가능했다. 비가 정말 많이 왔다. 우산을 써도 몸이 젖을 정도였다.
횡당보도 신호는 빨간색이었다. 차들은 쌩쌩 달리고 있었다. 빗소리. 온도. 빛. 전부 쿄스케에겐 필요 이상의 자극이었다. 쿄스케는 가빠지는 숨을 몰아 쉬었다. 조금만 방심하면 차 한대를 찌그러뜨릴 수도 있었다.
빗소리가 너무 크다.
“네. 네……. 맞아요. 그때 그 데이터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빗소리 사이로 들어왔다. 쿄스케는 인상을 쓰고 눈을 감았다.
“그 자료는 이미 정리해서 보고가 올라갔어요.”
목소리는 쿄스케에게 점점 가까워지다 멈췄다. 그때부터 쿄스케는 이상 현상을 느꼈다. 차가운 빗방울이 부드러워지기 시작했다. 눈을 후벼 파던 빛들도 잔잔해졌고, 차가 빗물을 가르고 달리는 소리도 사라졌다. 남은 것은 목소리뿐이었다. 목소리는 누군가와 통화중인 것 같았다. 회사원들의 평범한 대화였다. 신호는 한참 남았다. 쿄스케는 몸을 돌려 옆을 바라보았다.
“에……. 하반기 것만 취합하면 되지 않을까요?”
투명한 우산 덕분에 목소리의 주인공이 잘 보였다. 그는 평범한 남자였다. 정장 차림에 살짝 뻗친 머리를 한 그냥 회사원. 쿄스케의 눈이 점점 커졌다. 남자는 전화를 끊고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그리고 어깨를 올려 몸을 움츠린 다음 다시 구부정한 자세로 돌아갔다. 곧 신호가 바뀔 것이다. 쿄스케는 들고 있던 우산을 내팽개치고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어, 어어!”
쿄스케가 남자를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온 건 초인적인 인내심 덕분이었다. 그리고 남자와 가까워지고, 맞닿아 있을 수록 날카롭게 서 있던 감각들이 자리를 찾아간 덕분이었다. 남자는 당황하며 쿄스케의 손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일반인이 쿄스케같은 센티넬을 이기는 건 불가능했다.
“누, 누구세요? 이거 놔, 놔 주세요!”
“잠깐만. 조용히 있어.”
건물은 횡단보도 근처에 있던 작은 빌딩이었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전부 쿄스케와 남자만 쳐다보았다. 쿄스케는 남자를 화장실로 끌고가 칸에 밀어 넣었다. 그리고 바로 남자를 안았다. 남자는 소리도 내지 못했다.
가이드라면 센티넬을 알아본다. 마찬가지로 센티넬도 가이드를 알아본다. 매칭률이 높은 경우엔 더 확실히 알 수 있다. 쿄스케는 남자를 품에 안는 것만으로도 가이딩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지금껏 매칭률 50%를 넘긴 가이드를 본 적 없는 쿄스케는 남자가 가이드라는 것을 알아차림과 동시에 동시에 자신과의 매칭률이 최고 80%는 넘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쿄스케가 남자를 변기 위에 앉혔다. 남자는 자연스럽게 쿄스케를 올려다 봤고, 밤처럼 새까만 눈동자가 쿄스케를 똑바로 담아냈다. 쿄스케는 남자의 눈동자에 비치는 자신을 보고 남자의 어깨를 잡아 눌렀다.
“쿠, 쿠로사와……?”
남자는 분명 쿄스케를 보고 다른 사람의 이름을 불렀다. 쿄스케는 너무 흥분한 나머지 남자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가이딩이 주는 안락함은 약과 비교할 수가 없었다. ‘기분 좋음’을 넘어서 오르가슴과 비슷했다. 쿄스케는 먼저 남자의 입술에 키스했고, 자유로운 손으로는 남자의 셔츠 위를 더듬기 시작했다. 뒷세계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센티넬을 쉽게 떨칠 수는 없었다. 남자는 바들바들 떨며 쿄스케를 겨우 받아내었다.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던 불편함이 남자와의 짧은 접촉으로 전부 사라졌다. 쿄스케는 생각했다. 이 남자의 모든 흔적을 지워서라도 자신의 곁에 둬야겠다고.
으로 시작하는 쿠로아다쿄스케 보고싶다…
쿠로사와는 예전에 정부 실험실에서 태어난 아이인데 사실 쌍둥이였던 거지. 그런데 실험실 내부에 반란이 일어났고 쌍둥이 쿄스케와 헤어지게 된 것…
쿄스케는 뒷세계로 들어가 센티넬 능력으로 킬러 일을 하고. 쿠로사와는 부유한 가정집에 입양되어 회사도 다니고. 가끔 정부 일 프리랜서로 맡아 하며 살고 있었음.(쿄스케는 신체능력강화. 쿠로사와는 마인드 컨트롤) 그러다 아다치를 만나 매칭이 되고. 7년 삽질 끝에 겨우 사귀기 시작했던 건데…아다치가 출장 갈 일이 생겨 쿄스케가 잠깐 머무는 도시에 가게 되었다가 정말정말 우연히 쿄스케 만난 시점부터 셋의 사이가 꼬이기 시작하는 거지. 쌍둥이니까 매칭 가이드도 공유가 가능하고…쿠로사와는 미치고…쿄스케는 호시탐탐 아다치를 노리고…
휴 잘쌌다.
쿠로아다 쿄스케아다 마치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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