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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1 06:37


ㅂㄱㅅㄷ 어나더 3나더      




핑계를 대자면 녀석이 18살 아래였으면 녀석이 얼마나 애절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애원했든 녀석의 다리 사이를 차올리고 튀었을 것이다. 그러나 녀석은 녀석의 말대로 20살이었고 이번 학기만 통과하면 졸업이었다. 반년 후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관계라는 이야기. 그러니까 남들 다 졸업할 때 졸업 안 하고 뭐했냐고 하기엔 심장이 좋지 않았던 녀석의 조모가 계속된 불량 사채업자들의 협박 때문에 한동안 정말 위험했던 모양이라. 할머니는 녀석이 아버지를 찾으러 다닐 때부터 녀석의 고모의 집에서 지내고 계신다고 했다. 녀석이 가끔 고모 집에 가서 할머니를 만나고 올 때마다 가지고 오는 할머니 솜씨의 반찬이 하나같이 맛이 좋은 거 보면 정정하신 모양이고. 

녀석을 따로 만난 것은 주로 녀석의 집이었다. 마치다는 요리를 잘 못해서 주로 편의점에서 사다 먹거나 반찬가게에서 반찬만 사다 먹었는데 녀석의 집에는 고모집에서 고모와 할머니에게 받아오는 반찬이 언제나 넘친다고 녀석이 꼬셔댔고 녀석은 요리도 잘했기 때문에 밥 한 끼 먹는다는 느낌으로 종종 방문했었다. 녀석이 성인인 건 사실이기 때문에 그날 바이크샵 동료들이 녀석을 클럽에 데리고 간 것이라 녀석과 술을 마시는 것도 딱히 문제될 건 없어서 마치다는 밥을 얻어먹는 대신 종종 맥주를 사다 날랐다. 마치다는 OTT를 구독하지 않아서 영화를 볼 때면 DVD를 빌려보곤 했는데 녀석이 요새 누가 DVD 봐요. 진짜 아저씨~라고 또 놀려서 방방 뛰었다가 녀석이 내 방에서 넷.플릭스 같이 볼래요? 하고 꼬신 것에 넘어가기도 했고. 

그렇다고 같이 자지 않았냐고 하면, 그건 또 아니었다. 

평소엔 강아지처럼 댕댕거리는 녀석이 주말만 됐다 하면 분위기를 잡고 입을 맞춰오는데 넘어가지 않는 건 힘들었....던 건 아니고, 굳이 거절할 이유가 없어서. 몇 주 근무하면서 보니 학교에서도 녀석을 이미 반쯤 졸업생 취급하는 분위기였고. 그날 클럽에 같이 갔던 동료 직원들도 녀석이 누구와 잤는지는 몰라도 녀석이 클럽에서 만난 누군가와 밤을 보낸 것도 알고 있는 듯했다. 마을에서도 다 성인 취급하는 분위기, 당연하다. 녀석은 성인이니까.

녀석이 주말마다 얼마나 마치다를 괴롭혔으면 월요일에 학교 갈 때마다 동료 교사들이 마치다 선생님은 입술이 그렇게 잘 터서 어떻게 하냐며 걱정을 해 주었다. 녀석의 것을 하도 빨아대서 그렇다고는 죽어도 말할 수 없기에 마치다는 불쌍할 정도로 입술이 잘 트는 사람이 돼 버렸고, 동료 교사들에게 들은 입술 보습법이나 추천받은 립밤이 한가득이었다. 녀석은 그 이야기를 듣고 낄낄댔지만 그 다음 주말 아침에 눈을 뜨자 녀석이 진지한 얼굴로 마치다의 찢어진 입술에 조심스럽게 연고를 펴 바르고 있었다. 

이거 그거지? 병주고 약준다. 딱이네.

침대에서의 녀석은 항상 굉장했다. 평소엔 장난을 많이 치긴 해도 마치다를 선생님으로 대했고 선을 넘는 일이 없었는데 침대에서 녀석은 젠틀하지만 감히 대항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분위기를 흘리는 지배자였다. 평소엔 마치다가 저녁을 먹고도 미적거리고 있으면 쫓아낼 생각은 안 하고 집에 가서 할 일도 없을 텐데 영화보고 가라고 쿠션에 담요에 팝콘과 맥주나 콜라까지 갖다 바치면서 마치다를 애지중지하던 녀석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였다. 녀석에게 머리채가 잡혀서 녀석의 고간에 얼굴을 박은 채로 입술과 입 안이 헐 정도로 녀석의 것을 빨게 하는 것은 일상이었고 녀석에게 목이 졸린 채로 아래를 조이며 박힌 것도 여러 번이었다.

어느 날은 어디에서 무슨 삘을 받았는지 스카프를 가지고 와서 마치다의 손목과 팔목을 침대 모서리에 묶고 꼼짝도 못하게 한 채로 박아대기도 했다. 꼼짝도 못하는 채로 녀석이 마치다의 온몸을 장난처럼 희롱하는 동안 제발 제대로 박아달라고 울고 애원하고... 젠장. 그땐 녀석이 달래듯 박아주는 순간 온몸으로 퍼지는 쾌감에 흥분해서 어쩔 줄 몰랐는데 다시 생각하니 화나네. 아무튼.

어느 날은 대체 어디서 그런 걸 구해왔는지 두껍고 부드러운 가죽으로 만들어진 개목걸이를 가지고 와서 목에 채우기도 했다. 태어나서 처음 해 본 도.그플레.이는 상상 이상으로 환상적이었다. 그날은 머리채를 잡혀 녀석의 고간에 얼굴을 박는 대신 목줄이 당겨지며 엎드린 채 뒤로 녀석의 것을 받아내야 했다. 상상해 봤을 때는 괴롭고 수치스러워서 죽고 싶어질 것 같았는데 마치다의 목에 감긴 목줄을 쥐고 있는 것이 녀석이란 이유만으로도 그 수치심은 쾌감이 되었다. 

녀석은 그렇게 사람을 개 취급해 놓고도 다음 날 녀석의 침대에서 같이 눈을 떴을 때는 깨지기 쉬운 도자기를 다루는 것처럼 부드러운 손길로 마치다의 벗은 어깨를 쓰다듬고 있었다. 

이 구멍을 꽉 채워 달라고 빌어 봐요. 아니다. 지금은 개니까 빌지 못하나. 그럼 짖어 봐. 예쁘게 잘 짖으면 만족을 모르는 이 구멍을 꽉 채워줄게. 

그렇게 말한 놈이 어떻게 이렇게 녹을 것 같은 눈으로 바라보면서 손도 제대로 대지 못하고 손가락 끝으로 마치다의 피부를 간지럽히는 녀석과 같은 놈이야? 

"어떻게 이게 어젯밤에 그 지독하던 녀석과 같은 놈이야."

그렇게 투덜거린 건 그래서였다. 그러자 녀석은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더 궁금한데요."
"뭐가."
"어떻게 이렇게 까칠하고 사나운 고양이가 어젯밤에 내 밑에서 울면서 제발 가게 해 달라고 애원하던 사람과 같은 사람이지?"
"닥쳐!"
"네네. 닥칠게요. 목 아프죠? 아침에 죽 끓여줄게요. 외삼촌이 전복 신선한 거 들어왔다고 나눠줬어요. 전복죽 끓여줄게."
"..."
"나 전복죽 잘 끓이니까 기대해요."

녀석은 전날 밤 마치다의 목줄, 말 그대로 마치다의 목줄을 쥐고 신났는지 평소보다 더 지독했기 때문에 마치다의 몸은 넝마 상태였다.그래놓고는 어젯밤에 마치다가 기진맥진해서 기절했을 때 늘 그렇듯이 따뜻한 물을 채운 욕조에 안고 가 씻겨났는지 기분좋게 뽀송뽀송한 몸 위로 녀석이 폭신폭신하고 좋은 냄새가 나는 이불을 다시 끌어올려 덮어줬다.

"더 자고 있어요."

녀석은 그렇게 말하며 마치다의 이마에 부드럽게 입을 맞추고는 침대 아래로 내려갔다. 상의를 입지 않아서 훤히 드러난 녀석의 등에 마치다가 밤새 긁어놓은 상처가 가득한 걸 보면 분명히 이 녀석이 어젯밤의 그 녀석과 동일인물인 건 확실한데. 

그렇게 박아줬는데 또 젖었어? 아무리 목줄을 채워줬어도 그렇지. 진짜 개들도 이렇게 1년 내내 발정 상태는 아닐 텐데. 지구상에 어떤 생물도 당신만큼 1년 내내 발정나 있는 경우는 없을 거야. 응? 

그러면서 손가락으로 놀리듯이 찌르기만 해서 제발 제대로 박아달라고 울었더니 예쁘게 잘 짖어 보라고 했던 놈이. 

"참 고모가 젓갈 줬거든요 좀 맵긴 한데, 전복죽이랑 잘 어울릴 거예요. 젓갈 못 먹는 건 아니죠?"

마치다가 못 먹으면 저 혼자 먹으면 될 텐데 굳이 다시 방에 들어와서 다정한 목소리로 낮게 물으며 굳이 확인하는 놈이랑 정말 동일한 놈이라니. 

나야 말로 속은 게 아닐까. 저런 녀석이 어떻게 이제 겨우 20살이야.




#노부마치
#학생노부선생님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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