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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20:24

머리카락 빡빡 민 카즈나리도 좋지만
머리 길게 길러서 하나로 묶고 
묵직한 칼을 하나도 무겁지 않은듯 우아하게 휘두르는 카즈나리가 좋아
화살도 자유자재로 다루는데 100발 중 99발만 명중하고 한발은 허공에 날려야 함 
겸손함 어쩌고를 위해

그런 카즈나리에게는 따르는 후배와 제자들이 많았는데
그중 단연 돋보이는 건 사와키타 가문의 에이지겠지.
그런데 카즈나리는 에이지를 별로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음.
이유는 칼에 살기가 느껴지기 때문에.
에이지의 무술은 훌륭하고 흠잡을 데가 없었지만
묘하게 살기가 있었음.
에이지는 필요할 때만 칼을 드는 게 아니라
뽐내려고 칼을 드는 것 같았음.
그 시대에는 없는 말이지만 쇼맨십 같은 게 있어서
대련을 할 때에도 이기는 것보다 상대의 기를 꺾고 자기를 과시하는 데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았음.
사와키타는 그런 에이지의 습관에 대해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묘하게 눈썹 사이를 좁히면서 맘에 안 든다는 표정을 짓겠지.

-사형께서는 제가 마음에 안 드십니까?

하루는 사와키타가 건방지게도 이렇게 묻는데
카즈나리는 그런 사와키타를 빤히 쳐다보다가

-마음에 안 들고 말고 할 것도 없소이다만...

하고는 자리를 피해 버렸겠지.
에이지는 그런 카즈나리를 보다가 입술을 꽉 깨물고는 주변에 세워둔 창들을 걷어차고는 나가버렸고.
카즈나리는 돌아와 그 꼴을 보고 한숨을 또 푹 쉬었음.

궁에서 난다긴다하는 무술 대련날
이전해 우승자인 카즈나리는 마지막 대련 상대로 이름이 올라와 있었음.
에이지는 이미 3전 3승을 거두어 다음주 카즈나리와 대련을 할 예정이었고.

-사형께서는 이번 대련을 어떻게 보십니까? 제가 이길 것 같으십니까?
-그거야 해봐야 아는 일이겠지요.
-저는 제가 이길 것 같다에 제 투구를 걸겠습니다. 사형은요?
-저는 아무것도 걸지 않겠습니다.
-왜요? 질 것 같아서요?

에이지가 일부러 도발하는 말을 하는데도 카즈나리는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음.

-승부에 무엇을 거는 자를 군자라 하겠습니까. 
-그런가요? 그렇다면 사형이 모시는 군주께서는 군자가 아니로군요.
-...
-전하께서 제가 이기면, 사형을 제 개인 사부로 두어도 된다 하셨는데요.
-...그대가 이겼는데 어찌 제가 그대를 가르칩니까? 더 뛰어난 자를 사부로 모셔야지요.
-그럼 제가 사형의 사부가 되어도 좋고요.

이번에도 카즈나리의 미간이 좁혀지는데 에이지가 사람좋게 생글생글 웃으며 훅 다가오겠지.

-나는 사형같은 군자가 못 되어서, 고고하게 구는 것을 보면 꼭 베고 꺾고 싶더라고요.


우성명헌
 
2024.04.19 20:4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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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이건 대작의 시작이야
[Code: 133a]
2024.04.19 23: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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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이거 진짜 억나더 없으면 안돼
[Code: 7843]
2024.04.20 00: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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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관 개마시써
[Code: e9c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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