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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23 22:04
스스로 '투슬리스'라고 소개하고 다니는 거 보고싶다ㅋㅋㅋ
투슬리스는 머리가 좀 커질 무렵부터 전생에 대해 자각했는데 처음엔 어린아이다운 순수한 마음으로 꿈 속의 친구를 실제로도 만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을 거임. 그런데 갈수록 자신이 없어지는거지. 분명 어제일처럼 생생한 그 기억들은 자기 전생이 맞는데, 그 때와 자기는 너무 다르게 생겼으니까. 꿈 속에서는 지금 자기보다 훨씬 커보이는 그 친구의 두세배 쯤은 되는 덩치였고, 까만 비늘도 있었고, 손톱도 있었고 날개도 있었음. 하지만 지금 거울 속에 비친 투슬리스는 까만 머리칼에 녹색 눈동자를 빼면 너무 달랐어. 이러다가 걔가 날 못 알아보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으로 히컵이 모를 수가 없고 딱히 누구랑 겹치지도 않을 투슬리스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한 거.
처음엔 부모님한테 투슬리스라고 부르세여. 했고 다음엔 같은 초등학교 애들한테, 그 다음엔 선생님, 그리고 다음엔 이웃들한테. 다들 진지한 눈으로 요구하는 투슬리스를 사랑스럽게 보며 오구오구 그러마 했지만 그 때는 그게 고급식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을 거임. 다행인 점이라면 처음엔 투슬리스?ㅎ하고 비웃던 또래 애들은 투슬리스의 외모에 홀려서 그걸 쉽게 받아들여줬다는 거겠지. 그게 고급식 쯤 되면 밖에서 온 애들이 그 딴 이름이 다있어? 하고 비웃을 때마다 너는 아무것도 몰라하고 업신여기는 표정으로 투슬리스는 대변하는 애들도 생겼을 듯. 평화주의자라 그래, 세상에 이를 세우지 않겠다는 거지. 하지만 놀랍게도 투슬리스는 성격이 더러웠어. 정확히 말하면 신경질적이었지. 그런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혹시나 공격적으로 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전혀 꼬리를 내리지 않는 타입이었음. 이것도 전생에 알파였던 기억의 영향이 아주 없다곤 할 수 없었지. 하지만 주근깨가 있는 브루넷, 녹안의 사람에겐 꽤 친절하게 굴었음. 덕분에 그런 특징이 있는 애들은 대부분 투슬리스에게 악의없이 친절하고 호감을 보였음. 그리고 용기있게 고백했다가 시큰둥한 얼굴을 한 투슬리스에게 차이곤 했지.
가뜩이나 눈에 띄이는 외모에 그런 기행까지 더해지니까 그렇게 좁지 않은 마을 커뮤니티에 투슬리스는 잘생기고 좀 신기한 애라고 유명했겠지. 그건 그 나이만한 아들이 있음에도 멀리 떨어져사느라 고급식 학부모들 얘기에 별 관심 없었던 스토익조차 알 정도였음. 그건 누구한테 얘기해도 꽤 흥미로울만한 소재였고, 거의 9년만에 제 품에 돌아온 아들과의 아이스브레이킹에 적당했지. 동물보호운동가인 엄마를 따라 여기저기 다니다가 학교는 여기서 졸업해야겠다며 돌아와 2층을 차지한 스토익의 아들은 그 얘길 듣더니 주먹으로 입을 가렸음. 왜그러니, 아들? 스토익이 묻자 아무것도 아니라며 손을 내저었음.
"그냥....재미있는 애네요."
"아, 그렇지. 말도 마렴. 여자애들이 모두 그 애 얘기만 해댈거다. 어떤 애는 걔를 따라 이상한 닉네임을 지었어.....뭐라더라, 미트러그?"
너무 성의가 없었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쉬겠다며 방으로 올라온 그는 투슬리스, 미트러그 그 두개의 이름을 입 안에 굴리며 한숨을 내쉬었지.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멋진 이름을 지어주는 건데. 하다못해 스톰플라이처럼.....그는 아득한 먼 기억에서 끄집어낸 이름을 여전히 쓰고있는 오랜 친구를 떠올리며 안타까워했음.
하지만 간과한 게 있다면, 그 때 성의 없이 지어진 이름은 투슬리스 뿐만이 아니라는 거겠지.
전학생인 자신에게 호기심을 보이는 시선 틈에서 그는 남들보다 머리 하나는 불쑥 올라와있는 누군가를 발견하고 우뚝 멈춰섰음. 그를 강의실까지 안내해주겠다고 나선 여자애 한 명이 입을 동그랗게 모으더니 빠르게 속삭였지.
"쟤가 투슬리스야. 너도 들어봤다고 했지?"
"어, 응...들어봤지."
그 반응에 신난 듯 떠들던 그녀는 투슬리스가 걸어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사람들을 헤치며 그들 쪽으로 다가오는 걸 보며 방금 깨달았다는 듯이 설명했음.
"그러고보니, 너도 브루넷에 녹안이네? 투슬리스는 그런 애들한테 관심이 많아. 그래서..."
투슬리스라는 이름을 쓰는 것도 모자라 대놓고 자기 흔적을 찾아다닌다는 얘기였음. 그는 눈치껏 양 옆으로 비켜서는 학생들 사이에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투슬리스를 봤음. 투슬리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지. 이게 꿈이 아닌지 의심스러워하는 목소리로.
"히컵...?"
...히컵? 옆에서 그 단어를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음. 투슬리스만큼이나 성의 없는 이름, 그건 자신의 이름이면서 자신의 이름이 아니었지. 하지만 투슬리스라는 이름을 쓰는 옛 친구 앞에서 아니라고 대답할 순 없었음. 히컵은 웃으며 손을 내밀었음. 오랜만이야. 그 말을 내뱉자마자 뻗은 손이 붙잡혀 끌어당겨졌고 다른 한 팔에 안겨졌음. 히컵은 첫 등교부터 지나치게 이목을 끈게 부담스러우면서도 보고싶었다고 속삭이는 친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수 밖에 없었지.
결국 환생해서도 투슬리스랑 히컵이 되버리는거임
드길 투슬리스히컵
투슬리스는 머리가 좀 커질 무렵부터 전생에 대해 자각했는데 처음엔 어린아이다운 순수한 마음으로 꿈 속의 친구를 실제로도 만나고 싶다는 생각만 들었을 거임. 그런데 갈수록 자신이 없어지는거지. 분명 어제일처럼 생생한 그 기억들은 자기 전생이 맞는데, 그 때와 자기는 너무 다르게 생겼으니까. 꿈 속에서는 지금 자기보다 훨씬 커보이는 그 친구의 두세배 쯤은 되는 덩치였고, 까만 비늘도 있었고, 손톱도 있었고 날개도 있었음. 하지만 지금 거울 속에 비친 투슬리스는 까만 머리칼에 녹색 눈동자를 빼면 너무 달랐어. 이러다가 걔가 날 못 알아보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으로 히컵이 모를 수가 없고 딱히 누구랑 겹치지도 않을 투슬리스라는 이름을 쓰기 시작한 거.
처음엔 부모님한테 투슬리스라고 부르세여. 했고 다음엔 같은 초등학교 애들한테, 그 다음엔 선생님, 그리고 다음엔 이웃들한테. 다들 진지한 눈으로 요구하는 투슬리스를 사랑스럽게 보며 오구오구 그러마 했지만 그 때는 그게 고급식까지 이어질 줄은 몰랐을 거임. 다행인 점이라면 처음엔 투슬리스?ㅎ하고 비웃던 또래 애들은 투슬리스의 외모에 홀려서 그걸 쉽게 받아들여줬다는 거겠지. 그게 고급식 쯤 되면 밖에서 온 애들이 그 딴 이름이 다있어? 하고 비웃을 때마다 너는 아무것도 몰라하고 업신여기는 표정으로 투슬리스는 대변하는 애들도 생겼을 듯. 평화주의자라 그래, 세상에 이를 세우지 않겠다는 거지. 하지만 놀랍게도 투슬리스는 성격이 더러웠어. 정확히 말하면 신경질적이었지. 그런 사람은 많지 않았지만 혹시나 공격적으로 대하는 사람이 있다면 전혀 꼬리를 내리지 않는 타입이었음. 이것도 전생에 알파였던 기억의 영향이 아주 없다곤 할 수 없었지. 하지만 주근깨가 있는 브루넷, 녹안의 사람에겐 꽤 친절하게 굴었음. 덕분에 그런 특징이 있는 애들은 대부분 투슬리스에게 악의없이 친절하고 호감을 보였음. 그리고 용기있게 고백했다가 시큰둥한 얼굴을 한 투슬리스에게 차이곤 했지.
가뜩이나 눈에 띄이는 외모에 그런 기행까지 더해지니까 그렇게 좁지 않은 마을 커뮤니티에 투슬리스는 잘생기고 좀 신기한 애라고 유명했겠지. 그건 그 나이만한 아들이 있음에도 멀리 떨어져사느라 고급식 학부모들 얘기에 별 관심 없었던 스토익조차 알 정도였음. 그건 누구한테 얘기해도 꽤 흥미로울만한 소재였고, 거의 9년만에 제 품에 돌아온 아들과의 아이스브레이킹에 적당했지. 동물보호운동가인 엄마를 따라 여기저기 다니다가 학교는 여기서 졸업해야겠다며 돌아와 2층을 차지한 스토익의 아들은 그 얘길 듣더니 주먹으로 입을 가렸음. 왜그러니, 아들? 스토익이 묻자 아무것도 아니라며 손을 내저었음.
"그냥....재미있는 애네요."
"아, 그렇지. 말도 마렴. 여자애들이 모두 그 애 얘기만 해댈거다. 어떤 애는 걔를 따라 이상한 닉네임을 지었어.....뭐라더라, 미트러그?"
너무 성의가 없었어. 저녁 식사를 마치고 쉬겠다며 방으로 올라온 그는 투슬리스, 미트러그 그 두개의 이름을 입 안에 굴리며 한숨을 내쉬었지.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멋진 이름을 지어주는 건데. 하다못해 스톰플라이처럼.....그는 아득한 먼 기억에서 끄집어낸 이름을 여전히 쓰고있는 오랜 친구를 떠올리며 안타까워했음.
하지만 간과한 게 있다면, 그 때 성의 없이 지어진 이름은 투슬리스 뿐만이 아니라는 거겠지.
전학생인 자신에게 호기심을 보이는 시선 틈에서 그는 남들보다 머리 하나는 불쑥 올라와있는 누군가를 발견하고 우뚝 멈춰섰음. 그를 강의실까지 안내해주겠다고 나선 여자애 한 명이 입을 동그랗게 모으더니 빠르게 속삭였지.
"쟤가 투슬리스야. 너도 들어봤다고 했지?"
"어, 응...들어봤지."
그 반응에 신난 듯 떠들던 그녀는 투슬리스가 걸어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사람들을 헤치며 그들 쪽으로 다가오는 걸 보며 방금 깨달았다는 듯이 설명했음.
"그러고보니, 너도 브루넷에 녹안이네? 투슬리스는 그런 애들한테 관심이 많아. 그래서..."
투슬리스라는 이름을 쓰는 것도 모자라 대놓고 자기 흔적을 찾아다닌다는 얘기였음. 그는 눈치껏 양 옆으로 비켜서는 학생들 사이에서 완전히 모습을 드러낸 투슬리스를 봤음. 투슬리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지. 이게 꿈이 아닌지 의심스러워하는 목소리로.
"히컵...?"
...히컵? 옆에서 그 단어를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었음. 투슬리스만큼이나 성의 없는 이름, 그건 자신의 이름이면서 자신의 이름이 아니었지. 하지만 투슬리스라는 이름을 쓰는 옛 친구 앞에서 아니라고 대답할 순 없었음. 히컵은 웃으며 손을 내밀었음. 오랜만이야. 그 말을 내뱉자마자 뻗은 손이 붙잡혀 끌어당겨졌고 다른 한 팔에 안겨졌음. 히컵은 첫 등교부터 지나치게 이목을 끈게 부담스러우면서도 보고싶었다고 속삭이는 친구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수 밖에 없었지.
결국 환생해서도 투슬리스랑 히컵이 되버리는거임
드길 투슬리스히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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