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사귀는거 사람들 다 아는데 아무튼 지들만 비밀연애 중이라고 생각함. 어제 퇴근하고 루이가 해숙이집 와서 자고 갔는데 아침부터 걍 싸웠음. 싸우는건 대부분 다 비슷한 이유임. 다음날 출근할거 뻔히 아는데 밤늦게까지 붙들고 물고 빠느라 다음날 업무하는데 차질 생긴다고 지랄지랄하는 도루이, 좋아서 그런건데 미안하다 그래서 내가 사과했지않냐 항변하는 진해숙.

전날 밤새 물고 빨리느라 아침이 다 되어서야 겨우 잠에 들었다가 깬 도루이임. 이미 잠 못자서 예민해진 상태인데 해숙이가 침실에 갖고 들어온 아침식사가 온통 풀밭이라 더 빡친거. 루이 개빡쳤으니까 또 말실수해야함. 이딴거 너나 처먹으라고. 그래서 해숙이는 또 빡치고. 그렇게 아침부터 대판 싸우고, 혼자서 택시타고 출근하겠다는 루이 꾸역꾸역 억지로 붙잡아서 어떻게 출근은 같이 한 상태

그래서 해숙이도 예민하고 화가 많이 난거지. 아침에 문 열고 들어오는데 인상 빡 쓰고 인사도 대충하고 곧바로 부장실로 가버리는게 아 진부장님 도대리랑 싸웠구나 하고 다들 짐작하겠지. 아니나 다를까 맞추기라도 한 듯 정확히 5분 뒤에 문 열고 들어오는 도대리도 피곤하고 짜증나있어 보임

오늘 아침엔 다들 몸사리자..했는데 업무 시작하자마자 부장실에서 나오는 사람들 줄줄이 다 깨져서 나오겠지. 때마침 부장실에 보고 들어갈게 있었던 붕붕이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으니까 옆자리 사수인 도대리가 한숨 푹 쉬더니 이거 내가 들고 들어갈게 하는거지. 아직 둘이 사귀는거 모르는 붕붕이라 앗..대리님 제가 들어갈게요...부장님 기분도 안 좋아보이시는데...하고 거절하는데, 해숙이 화난게 자기 때문도 있으니까 그냥 루이는 자기가 들고 가겠다고 훌쩍 서류 들고 부장실로 들어감

그런 루이 뒷모습 보면서 연애하는거 아는 사람들은 그래..들어가서 부장님 화 좀 풀어줘라 하면서 응원하고 있었겠지. 아무튼 도대리가 부장실 들어가고 나니 잠시 또 조용함. 붕붕이는 걱정이겠지, 자기 대신에 도대리가 혼나고 있는건 아닐까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도대리는 들어가자마자 서류판 진부장 책상위에 탁 소리나게 올려놓고는, 해숙이 넥타이 잡고 확 끌어당겨서 입술부터 갖다 박았을듯. 

허리 아프고 다리사이 얼얼하고 피곤하고 죽을 것 같은데, 화나서 인상 쓰고 있는 해숙이가 섹시하기도 하고 기껏 아침식사 차려줬는데 그딴식으로 얘기한게 미안해서. 해숙이는 아직 삐친 상태라 반응 안하고 입 꾹 다물고 있다가 루이가 혀끝으로 입술 꾹꾹 누르니까 마지못해 입 벌려줬을듯. 그렇게 사무실에 질척질척 춥춥 거리는 침소리 나도록 질펀하게 키스하다가 못 참은 해숙이가 루이 엉덩이 꽉 움켜쥘때쯤에야 입술 떼내겠지

침으로 번들거리는 입술 손등으로 닦아내면서 아침에는 짜증내서 미안하다고 진짜 작은 목소리로 사과하면 해숙이 고새 화 풀려서 히히 웃으면서 아니야 해쟈가 잘모태써 하면서 애교부리겠지

잠시 뒤 상기된 얼굴의 도대리가 부장실에서 나오고, 정확히 5분 뒤인 11시 10분에 오늘 식사 일찍 하시죠. 하고 진부장이 부장실 나가고, 정확히 11시 15분에 전 점심약속이 있어서...하고 나가는 도대리여라. 그러고 회사 근처 호텔에서 화해떡 쳤을듯






해숙루이 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