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보고 너무 놀라서 말도 못하는 크리스를 붙잡고서 "아빠, 나 먹을 수 있는 게 없어." 하고 서럽게 우는 거 보고싶다. 크리스가 우는 애를 바로 데려가 식탁에 앉히고 일단 급한대로 점심에 먹고 남은 샌드위치를 꺼내주는데 매버릭이 훌쩍거리면서 며칠 굶은 사람마냥 허겁지겁 먹는 거. 그걸 본 크리스가 바로 가스불 켜서 찬 거 급하게 먹고 체하면 안 된다며 샌드위치랑 같이 먹었던 양송이 스프를 데워서 주고, 배부르려면 고기를 먹여야겠다 생각하며 저녁에 먹으려고 숙성 시키던 스테이크도 꺼내서 굽겠지. 스테이크 잘라주자마자 또 호로록 먹는 애를 보며 이걸로 모자라겠다는 생각에 냉동실 열어서 바로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연어회도 꺼내서 떠주고, 배리 간식으로 하려던 치킨파이도 오븐에 넣음. 

음식이 식탁에 놓이는 족족 매버릭의 입속으로 사라지면 아까까지는 애가 심각하게 말라서 걱정했던 크리스는 이렇게 먹고 체하면 어떡하나 걱정돼서 "아기 돼쥐, 물 좀 마시면서 천천히 먹어라. 너 배 터질 때까지 먹여줄 테니까 체하지 않게 꼭꼭 씹어먹어." 하는데 매버릭이 말은 알았다 하지만 손과 입은 쉬지 않을듯. 그걸 보던 배리가 설마 하는 마음에 연어회 접시를 크리스한테 주면서 이거 구워서 다른 걸로 해주라고 하면 크리스는 의아해하면서도 야채랑 같이 먹게 맛깔나게 구워서 매버릭 앞에 놔줄 거야. 그리고 그것도 매버릭의 뱃속으로 사라짐. 전투적인 식사가 끝난 건 오늘내일 먹을 음식의 반이상이 사라진 후였는데, 제 허리에 손도 안 닿는 쪼매난 애를 집에 데려온 첫날을 빼고는 이렇게 급하게 많이 먹는 건 처음 본 크리스가 "아기 돼쥐. 군대에서 밥 안 주냐? 너 혹시 윗사람들이 밥도 안 주고 괴롭히는 건 아니지?" 하고 걱정하는데, 배불러서 살 것 같다는 얼굴을 하던 매버릭이 다시 울상을 지으면 크리스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음. 그리고 잠시 후 나온 더 충격적인 말에 크리스는 정신이 혼미해지겠지.  

"나 임신했어. 어떡해?"

배리가 역시나 하는 얼굴로 매버릭의 손을 잡아주고, 겨우 정신줄 붙잡은 크리스가 어떤 새끼냐? 설마 그 금발잔디냐? 묻는데 매버릭이 그 말 끝나기 무섭게 울음을 터뜨리면 크리스가 개빡친 얼굴로 소리치려다가 이 악물고 우는 매버릭 등 토닥이면서 "괜찮아. 아빠가 다 해결해줄게. 울지 마. 응?" 하고 매버릭 달래줌. 



매버릭이 크리스 품 안에서 서럽게 울고 있을 때 애기 아빠인 아이스는 제 친우인 슬라이더와 함께 분쟁지역과 가까운 숲속에서 꼭 살아돌아가겠다고 다짐하고 있겠지. 열흘 전에 매버릭이 조심스레 내민 테스트기를 보자마자 바로 무릎 꿇고 해사반지 빼서 청혼을 한 아이스는 이번 주말에 우리 부모님이랑 너네 부모님한테 인사드리러 가자고 했었는데, 그날 오후에 아이스가 급한 미션이라면서 호출되더니 되게 위험한 임무를 받은 거야. 작전 수뇌부는 카잔스키 시니어랑 존나 척을 진 사이라서 일부러 그의 아들인 주니어를 위험지역으로 보냈고, 자신의 부하가 실수를 해서 아이스와 슬라이더가 탄 전투기가 추락하자 증거까지 조작해가며 구조대 파견도 차일피일 미뤘음.

추락소식을 들은 매버릭은 한동안 식음을 전폐하고 잠만 자다가 구조대가 비행기 잔해는 찾았지만 시신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아이스는 살아있을 테니 돌아오면 마중 가야하니까 건강을 잘 챙겨야겠다며 일어나서 뭔가를 먹으려는데 아무것도 먹히지 않는 거야. 구스는 며칠 사이에 살이 확 빠진 매버릭에게 너네 부모님 댁에 가있는게 낫겠다며 매버릭을 크리스배리의 집앞에 데려다줬고, 본가에 온 매버릭은 아이스의 실종소식을 들은 이후 처음으로 뭔가를 먹었겠지. 매버릭의 이야기를 다 들은 크리스는 담배를 꺼내다가 매버릭을 보고 집 밖으로 나갔고, 아이스가 실종됐다는 지명이 굉장히 익숙했던 배리는 매버릭을 위로해주면서 아이스가 추락했다는 곳의 위치를 상세하게 물어봤음. 크리스와 배리의 돌봄 속에 안정을 찾은 매버릭이 깊이 잠들면 배리는 카잔스키 저택에 전화를 하겠지. xx모델 비행기 하나만 구해달라고 나머지는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비행기만 구해달라고 말이야.

매버릭과 아이스가 사귀자마자 뒷조사를 해서 크리스와 배리의 화려한 전적을 알아봤던 시니어가 당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알지만 이건 너무 위험하다고 말리면 배리가 그러는 거지. 아드님을 구하는 건 저와 저희 바깥양반이 하겠다고 대신에 이 모든 상황을 만든 원흉은 그쪽에서 깔끔하게 제거해달라고 말이야. 고민하는 시니어의 손에서 수화기를 가져온 슈슈가 내일 저녁까지 물건을 준비해서 찾아가겠다고 감사하다고 하면 배리는 감사할 일이 아니라 당연히 할 일이라고 답하고 전화를 끊음. 그러더니 크리스를 보며 고개를 끄덕이면 크리스는 지하실로 내려가서 총기컬렉션을 꺼낼 것 같다. 다음날 저녁 약을 먹은 매버릭이 잠들자 크리스와 배리는 시니어의 차 뒷좌석에 매버릭을 태웠고, 시니어가 비행기 위치가 적힌 봉투와 추락지점 주변 지도를 주면서 잘 부탁한다고 말하면 크리스도 우리 애 잘 부탁한다고 말하겠지. 


마약 카르텔의 비행기인 척 위장해서 입국한 크리스와 배리가 슬라이더와 아이스를 찾아낸 건 정말 기적에 가까웠음. 도주 하면서 총상을 입은 슬라이더를 아이스와 크리스가 들다시피 부축해서 차에 태우고 배리가 미친듯이 엑셀을 밟아서 도망을 치고, 어떻게 어떻게 비행기 하나를 훔쳐서 이륙을 함. 마침내 이륙한 비행기에서 크리스는 슬라이더의 머리에 붕대를 감으면서 "거기 더 꽉 눌러! 누르면서 계속 말 시키라고!" 소리쳤고, 아이스는 슬라이더의 배에 난 상처를 지혈하면서 너 우리 애 대부한다고 하지 않았냐고 너 여기서 기절하면 니 3대 100이라는 소문 낼 거라고 하며 울먹였고 배리는 얼른 빠져나갈테니 조금만 더 버텨달라고 중얼거렸음.

탈출은 성공했고, 공식적으로는 아이스와 슬라이더가 적진 한가운데서 비행기를 탈취해 빠져나온 것으로 기록되겠지. 아이스와 슬라이더를 태운 비행기를 타고 항모에 착륙하는 동안 비공식 구조단인 크리스와 배리의 존재는 말끔하게 지워질 거야. 두 사람을 데리러 왔던 구스는 매버릭에게 안부 전해달라고 인사한 후 떠났고, 저택에 도착한 크리스와 배리는 고맙다는 시니어와 슈슈에게 아니라고 조만간 다시 보자고 하며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든 매버릭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감. 가는 길에 잠에서 깬 매버릭이 자기 머리 쓰다듬는 크리스의 팔에 매달리며 진짜 나만 두고 다 가버리는 줄 알았다고 다음부터는 나도 꼭 데려가라고 하면 크리스와 배리는 대답을 하는 대신에 느이 서방은 무사한데 서방네 친구가 다쳤다고 하면서 은근슬쩍 말을 돌려. 슬라이더가 다쳤다는 말에 매버릭이 왜 다친 거냐, 많이 다쳤냐, 아이스는 괜찮냐고 물으면 운전하는 배리 대신에 크리스가 아까 나오면서 들었을 때는 둘 다 무사하고 그 친구의 수술도 성공했다고 했으니까 괜찮을 거라고 답을 해줌. 매버릭이 다행이라고 하면 크리스는 괜찮으니까 이제 안심하고 푹 자라고 너 자고 일어나면 다 네가 원하는대로 되어있을 거라며 매버릭의 어깨를 토닥였고, 매버릭은 나만 두고 가지 말라고 다음에 또 그러면 진짜 화낼 거라고 하며 눈을 감겠지. 매버릭이 잠든 걸 본 배리가 "애 결혼시키기 참 힘들다. 그치?" 하고 물으면 크리스는 "원래 다 그런거지 뭐." 하면서 매버릭한테 담요 덮어줌.

크리스배리네 집에서 푹 자고 일어난 매버릭은 옆에 누워서 자기를 보는 아이스와 눈이 마주침. 아이스는 자길 보자마자 우는 매버릭의 눈물을 닦아주면서 다녀왔다고 말했고 매버릭은 아이스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애처럼 소리내서 울 것 같다. 잠시 후 붕어눈이 된 매버릭이 아이스 품에 안기다시피해서 방에서 나오면 크리스와 배리, 시니어와 슈슈가 일어났냐고 와서 점심 먹으라고 하며 두 사람을 불렀거, 이제 곧 가족이 될 여섯 명은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