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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7 22:58
영건즈+행맨 다 모인 자리에서 하는 거 보고 싶다...

루스터 원래는 술에 잘 안 취함. 자기 주량 잘 알고 있기도 하고, 주로 술에 취한 동료랑 부대원들 뒤처리 담당이라 가볍게만 마시는 편임. 근데 그날은 정말 어쩔 수 없었음. 미라클 미션 이후로 행맨에게 호감을 품다가 자기도 모르는 새에 사랑까지 키우게 된 루스터였는데, 행맨이 금발의 화끈한 미인을 데리고 하드덱 밖으로 나가는 것을 봐버렸거든. 

카운터에 앉아있는 미인에게 가벼운 플러팅을 거는 행맨. 그래, 이건 제법 흔한 풍경이라 그다지 신경 쓰이지 않았어. 보통은 행맨이 미인에게 윙크를 날리며 맥주 한 병을 사주고 영건즈 모여있는 테이블로 돌아오곤 했으니까 말이지. 근데 얘가 오늘은 미인과 대화하는 것에 푹 빠져서 돌아올 생각을 안 하네? 그러더니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가 환히 웃기도 했다가 표정이 휙휙 바뀌고 있어. 그린듯한 완벽한 미소를 꾸며낸 '행맨'이 아닌 '제이크 세러신'의 모습이야. 그만큼 그 미인을 편히 대하고 있다는 뜻이겠지. 루스터가 초조함을 느낄 무렵, 행맨이 미인의 손을 잡고 하드덱을 나갔어. 

금방 돌아오겠지 싶어서 맥주 마시며 기다리는데 다 마신 맥주병만 계속 쌓이고 행맨은 돌아오지 않아. 얘가 행맨 짝사랑 중인 거 다 아는 영건즈는 그저 고개만 절레절레 내젓겠지. 페이백이 루스터 등 가볍게 두들기면서 "진작에 고백이라도 하지 그랬냐. 행맨이 너 매번 느려 터졌다고 그렇게 욕을 했는데 지금이 딱 그 꼴이네."하고 툭 내뱉어. 그런데 루스터가 눈가 촉촉해진 상태로 "그러게. 계획은 다 짰는데 실행을 못 했네."라고 답함. 루스터 취한 상태로 중얼거리는 거 보고 영건즈 눈 반짝이면서 '어, 이거 봐라?'하고 급 관심 보이겠지. 

"뭘 계획까지 짜? 어떻게 하려고 했는데?"

흥미진진하다는 표정으로 팬보이가 루스터 옆으로 쓱 와서 핸드폰 들이대며 물어봄. 마침 이 상황을 말려줄 코요테랑 피닉스가 일찍 돌아가서 다들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루스터 추궁할 거야.

"으음...걔가 만족할 만한 레스토랑에 데려가서 맛있는 음식이랑 좋은 와인을 먹여야지."

맥주병을 쥔 채로 루스터가 웅얼거렸어. 술기운 때문인지 행맨을 떠올리고 있어서인지 유독 뺨이 더 빨갛게 달아올라 있는 것처럼 보여.

"그리고 바닷가에서 바람을 쐬면서 잠시 산책을 할 거야. 해질 무렵이 가장 예쁘니까 그때가 가장 좋아..."
"그거 꽤 로맨틱하네, 루스...헉."

싱글벙글 웃으며 루스터 놀리려던 팬보이가 숨을 삼켜. 핸드폰 화면 구석에 행맨이 '이건 또 뭐야?'라는 얼굴로 눈썹 한쪽을 치켜올린 게 보였거든.

"음...실수인 척 걔랑 손 한 번 스치고 천천히 걔 손을 잡을 거야. 행맨이 놀라서 손 빼내지 못하도록 단단히 잡아야지. 그리고...천천히 좀 더 걸을래. 그냥 아무 말도 안 하고 좀 더 걷고 싶다."

행맨이 팔짱을 낀 채 '어디까지 말하나 보자'라는 얼굴로 바뀐 것을 보고 영건즈는 입을 꾹 다물기로 했지. 루스터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그다음에 고백할 생각이었는데, 행맨...그러니까 제이크한테 좋아한다고 해야지. 근데 걔 녹색 눈동자를 정면으로 쳐다볼 때면 이상하게 긴장이 되더라고. 그러니까 그때는 살짝 시선을 피하는 게 좋겠지? 그리고...그리고..."

중얼중얼 열심히 떠들어대던 루스터가 눈을 끔뻑이며 말을 골라.

"어...무슨 말을 해야 하지? 머리가 잘 안 돌아가네. 걔가 기뻐해 줬으면 좋겠는데, 뭔가 거창한 말이 안 떠올라..."

고개 푹 숙인 루스터가 결국 고꾸라지듯이 테이블에 엎어졌어. 그리고는 제 팔을 접어 얼굴을 가린 채 '어렵네...'하고 중얼거렸지. 그 광경을 전부 지켜보고 있던 행맨이 팬보이에게 손짓을 했고, 팬보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비켜줬어. 영건즈 대유잼 직관 중이라 침 삼키는 소리도 내지 않고 근처에서 지켜보는데, 어쩌다 타이밍 좋게 고백 받은 당사자 행맨은 한숨만 푹푹 나올 뿐이었지. 얘 루스터가 자기 좋아하는 거 알고 있었음. 딱 봐도 얘가 조만간 고백하겠다 싶어서 좀 기다려줬던 것뿐임. 그리고 방금 전의 금발 미인은 길 잃고 하드덱에 도착한 거라서 택시 잡히는 번화가까지 데려다준 거였지. 그 정도는 신사로서 해줄 수 있는 일이고, 그 미인이 자기 텍사스 출신이라고 해서 반가움에 이야기가 좀 길어진 것뿐이거든. 그동안 루스터가 오해해서 술 와장창 마신 것도 행맨은 재빠르게 눈치챘어. 왜 이렇게 단순 무식하니, 수탉아. 그런 생각 하면서 루스터 옆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행맨은 테이블에 제 뺨을 댔어.

"헤이, 브래드쇼."
"...웅?"

팔에 짓눌려 뭉개진 발음으로 루스터가 대답했어. 완전히 취한 건지 옆에서 말을 거는 것이 행맨이라는 것조차 모르나 봐. 고개를 들지도 않고 그저 테이블에 머리를 처박은 채 가만히 있는 걸 보면 그런 것 같아.

"거창한 말이 뭐가 필요하겠어. 불필요한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나는 이미 이렇게나 완벽한 존재인데. 그냥 네가 좋다고, '제이크 세러신'이 좋다고만 해도 나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어."
"........"
"그러니까 말해봐."
"......."
"나를 좋아한다고 말해, 브래들리 브래드쇼."
"좋아해...네가 좋아, 제이크."

그제야 고개를 돌린 루스터가 행맨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어. 술기운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눈앞에 있는 사람이 행맨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 같았지. 어딘지 모르게 벅차오르는 듯한 그리고 지금 당장이라도 키스를 갈길 것 같은 그 분위기에 지켜보고 있던 영건즈+하드덱의 손님들은 눈을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지만 말이야. 다행히도 고백을 끝낸 루스터가 곧장 기절하듯이 잠들고 행맨은 기가 막히다는 듯이 그 등짝을 때리는 걸로 사건은 종결되었어. 팬보이가 찍은 영상은 당연히 단체 채팅방에 뿌려져 모두의 대유잼 콘텐츠로 남아 두고두고 안주거리용 화제로 끌어올려졌고, 행맨은 루스터의 '고백 계획'을 재연해줄 기회를 다시 주었어. 다만 루스터가 바닷가에서 고백을 하려던 찰나 갈매기들이 자꾸 타이밍 좋게 울어대서 행맨이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없겠지. 그리고 루스터의 고백 계획에 들어가 있지는 않았지만, 두 사람의 첫 키스도 거기에서 이루어졌을 거야.


루스터행맨
2022.12.07 23: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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왐마야...
[Code: 3143]
2022.12.07 23:09
ㅇㅇ
모바일
햐 존나 달달하다 진짜... 루스터 고백계획 실현할때 자꾸 갈매기우는거 존나 웃기고 커여운데 왜 그거까지 로맨틱하게 느껴지냨ㅋㅋㅋㅋㅋㅋㅋㅋㅋ계획에는 없던 첫키스까지 갓벽하다...
[Code: 3143]
2022.12.07 23: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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왐마야....🤭🤭🤭🤭🤭
[Code: 69c8]
2022.12.07 23: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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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터 짝사랑하는거 이정도면 매버릭도 아는거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69c8]
2022.12.07 23: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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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진짜 좋다 가슴이 막 부풀어오른다 만족감으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aa60]
2022.12.07 23: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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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하항 간지러워..☺ 결과적으로 루스터의 고백계획 500%대성공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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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7 23: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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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Code: 902f]
2022.12.07 23: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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왐마야....어떤 거창한 말보다도 진심공격이 최고다 개좋아 진심
[Code: edcf]
2022.12.07 23: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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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녹는다 녹아
[Code: d8dc]
2022.12.07 23: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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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터 ㅈㄴ 커엽고 행맨 좀 성숙한 것까지 개발린다 너무 설레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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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7 23: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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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악 개귀여워 아악 ㅠㅠㅠ
[Code: 14cd]
2022.12.07 23: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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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ㅠㅠㅠㅠ귀여워...ㅜㅜㅠㅠㅠㅠ
[Code: 8021]
2022.12.07 23: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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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터의 거창한 고백 계획 너무 귀엽다ㅋㅋㅋㅋㅋ영화처럼 준비하려고했네ㅋㅋㅋㅋ그치만 하드덱에서 술취한 상태로 하는 것도 귀여워ㅠㅠㅠ갈매기 울음 소리에 망한 고백2된것도 존나 귀엽다ㅠㅠㅠㅠㅠㅠ
[Code: 8941]
2022.12.07 23: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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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터 고백계획을 시연까지 시켜주다니 행맨 상냥해ㅠㅠㅠㅠㅠㅠㅠ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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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8 00:06
ㅇㅇ
존나... 존나행복하다 ㅅㅂ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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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8 00: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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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아아악!!!!!!!! 너무 좋아서 여기에다 소리친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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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8 00: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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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히이이이이이발!!!!!!!개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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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8 01: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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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와༼;´༎ຶ ۝༎ຶ`༽
[Code: 7b91]
2022.12.08 01:42
ㅇㅇ
왐마야 행복해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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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8 06: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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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워ㅠㅠㅠ거창한 말보다 진심공격이 최고지ㅠㅠㅠㅠㅜ흐아아아아아 너무 좋다ㅠㅠㅠㅠㅍ
[Code: 0192]
2022.12.08 11: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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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다...... 너무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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