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중국연예
- 중화연예
view 2037
2025.07.14 20:09
ㅌㅈㅈㅇ
ㅇ AU
ㅇ ㅋㄹㅅㅇㅂ
캐붕ㅈㅇ
장계산/오노구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그래서 부인은 그렇게 하극상을 정리함
야밤에 반은 맨손으로 언땅을 파서 시체를 묻어야 했으니 일이 고된것은 당연했음. 당연히 아무말도 못했고 해 뜰 때까지 충근백 내외는 그러는 모양새를 천신처럼 조용히 서서 바라만 봤음.
오가의 소장군은 심지어 이런 일이 익숙한지 조금 지루해보이기도 할 지경인거지.
본래 국경 지키는 장수가 명장이라더니 그간 부인이 충근백부 안에서 고분고분 조용히 지냈던 탓에 그 생각을 못함

안 그래도 부인이 너무 예뻐서 물에 타서 한입에 삼킬 수준이었던 충근백인데, 부인이 본인 해약 구하느라 그 고생을 했다는 거 때문에 거의 미칠 지경일듯. 여전히 미안한 마음이 많이 남았고 해줘도 본인이 더 챙겨줘야 하는데 부인의 보살핌을 받고 만 것임.
그런데 이젠 부인 반응도 달라져서 더 좀 요란해짐
뭐냐면 전엔 충근백만 부인 잡아먹을 듯 보고 있었다면 이제 부인도 마주보는 거임. 둘 다 상처가 낫지 않아서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서 오랜만에 한가한 시간을 보냄. 장가군과 오가군이 연합해서 일전의 잔병들을 처리하러 갔다는 보고는 새벽 쯤 듣고, 부인은 크게 관심두지 않고 있다가 장계산 팔 쯤 붙잡고 자기 쪽으로 당기더니 안겨서 자는 거. 부인이 그리 적극적이었던 적이 없으니 놀라다 못해 갑자기 심장이 쿵쿵 뛰고 얼굴까지 새빨개진거임. 장계산 본인도 자기가 왜 이지경이 됐는지 모를거임..
부인이 가슴팍에 아예 뺨을 기대더니 좀 있으면 심장 튀어나오겠습니다 하고 낮은 목소리로 웃는 거지.
몸은 안 좋아서 누워있는거지만 잠은 다 깼음.
부인 허리 안아서 자기 쪽으로 당기고 조심스럽게 안은채로 말함.
부인, 이 장가놈이 쓸데없이 누워있느라 고생이 이렇게 많으셨는데..
말을 시작은 했지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거지. 부인이 자길 살리려고 그 새벽길을 달렸다는 게 꿈같음. 부인 마음에 자기 자리는 원래 없어야 맞는데, 아직 갚을게 너무 많은데 덥썩 또 빚을 진 기분임
거기다 하필 그 빚이 너무 갈망하던 종류라 현실 같지가 않음
부인도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 서로 마주보고만 있는데 자꾸 웃음 나는 거. 간질간질하다 못해 혈관을 타고 꽃가루처럼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게 타고 흐르는 거 같음. 손가락이 저릴 정도로 묘한 기분이라, 충근백은 부인 안은채로 어깨며 등허리 쓰다듬고 있었고 부인도 길게 내린 충근백 머리칼 손가락으로 감고 있었겠지.
사실 본인이 멋대로 마음에 품은 부인이 저를 구하려고 그 고초를 마다하지 않았다는게 믿을 수가 없는거
당연히 반대의 경우였더라도 충근백 또한 그렇게 했겠지만, 따지고 보면 계속해서 죄짓는 쪽은 이쪽이었음
안색이 분명하지 않고 입술도 푸른기가 돌 정도로 좋지 않은데 어째 부인 용모가 하룻밤 사이 천계로 향한듯 해서 돌겠음..
단지 천으로 벽을 만들어놓은 탓에 근처 발걸음 소리까지 들리는 막사가 아니었다면 분명히 충근백이 가만히는 못 있었을거임. 부인도 다쳤으니 황당하게 굴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는.. 진짜 조금.. 조금만.... 목덜미 따라서 시선가다가 헛기침 하고 정신차림
아무리 염치가 없어도 부인이 본인 때문에 이렇게 다쳤는데 안될 말임
제가 한번 구해드린겁니다.
씩 웃으면서 말하는데 장계산 생각하기에 오가의 그 대공자가 보일법한 기백이었음
어디 이런 사람을 충근백부 담장 안에 가둬두고 황당하게 굴었는지 모를 일임.
예. 부인이 구하셨으니 삶아드시건 고아드시건 뜻대로 하시면 됩니다.
금방 구해냈는데 무슨 또 사람 잡는 얘기를 하십니까.
그러더니 부인이 손 들어올려서 충근백 얼굴 만지작거림. 이러니까 충근백이 이게 꿈인가 싶은거지.. 부인 태도 달라진 수준이 정말로 천양지차라 적응을 할수가 없음.
잘 생겨서 살려드린겁니다.

장계산 원래도 본인 잘난 거 아주 잘 알던 사내지만 부인 그 한마디 덕분에 자신감 충만해서 임가야 내가 좀 생겼지? 해서 임씨는 여전히 괴로웠음
부인 얼평을 그리 강요하더니 이젠 본인 얼평을...
직장인의 애환이라는 것은 이렇게 고된것임
구의원 느끼기에 둘이 원래도 사이가 좋기는 했음. 그러니까 충근백이 부인에게 푹 빠져서 총애를 다하는 것도 전통적인 의미에서 부부가 화합하는 거나 다름 없었을거임. 그런데 이제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거지. 부인은 원래도 그렇게 용모가 뛰어났는데 살려놓고 보니 장계산이라는 놈이 이제 기꺼운지 다정하게 바라보고 있는 시선까지 해서 무슨 신선이 따로 없을 듯. 괜히 제삼자도 넋놓게됨
물론 장계산은 말할것도 없음 사람이 간쓸개를 다 내줘도 죽지 않는다는 건 장계산이 증명함
둘다 몸에 구멍 몇개 나고 충근백은 독에까지 당한 사람인데 부인 아끼고 공경하느라 거의 뭐 가능만 하다면 부인을 손바닥에 올려두고 다닐 지경임. 상궁 기미하듯이 음식도 다 자기가 먹여주고 보다 못한 부인이 부군 좀 드세요 하고 먹여주고 참 부부가 다정하고 아름다우나 꼴보기는 싫음
거기다 장계산 저놈이 시정잡배처럼 낄낄거리며 구가야 드디어 내 부인이 나를 총애하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이냐 하고 체통 뒤짚어 엎고 지 좋을대로 실실 쪼개고 있으니 세상 말세임 충근백부 가세가 기울었구나 하고 핀잔 주긴 했지만.. 사실 부인이 워낙 대단하시니 충근백부의 앞날은 양양할 것으로 사료됨

부인은 원래, 충근백이 불길 안에서 안고 나왔을 때부터 마음이 좀 달라졌음
애초에 혼인하게 된 것도 가문에서 버림 받고 일어난 일이라 충근백이 마지막 하나 남은 희망이었던 탓에 더 힘들었던거지. 원래도 성격이 그랬고 형질 일 이후에는 사람이나 정에 미련두지 않아야 한다는 걸 너무 냉혹하게 배운터라 그런 마음이 아니었다면 충근백에게 실망 자체를 안했을 거였음. 죽어줄 생각으로 앉아있다가 불길도 염려하지 않고 달려들어 사람을 안고 나온 건데..
과거엔 좋아하지 않았고 이제야 마음이 생겼나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지만 어쨌거나 그 정도 진심이라면 눈을 감고 있어도 모를 수가 없는 거
그리고 부인이 철저히 이성적으로 내린 결론 중 하나가 인연이 다한 첩들도 충근백부에서 호의호식하게 둘 정도로 정이 많은 사람이, 정실부인 이름으로 시집온 오노구를 어느날 더이상 좋아하지 않는다고 내서 오가가 그랬던 것처럼 내치지는 않으리라는 거였음. 충근백의 그 많은 첩들을 보고 다들 대경실색하지만 첩 쪽에서 과하게 굴지 않으면 친구처럼 지내는 걸 부인이 다 봤잖음. 언젠가 마음이 다하고 인연이 끝나더라도 적당히 지낼 수 있을 거 같아서 마음 놓은거임
가족도 버렸는데 낭군이라고 못 버리겠음
이 정도 믿은거만 해도 부인 입장에선 심장 내놓은 거나 다름 없었을 거
이후로 충근백이 그렇게 폭우 쏟아지듯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사랑을 퍼붓는 수준이라 모를 수가 없는거지. 부인 심장이 아무리 두껍고 냉랭하다고 해도 그렇게나 사랑 받으면 아무리 머리로 무시하려고 해도 하다 못해 몸이 알거임
오공자 평생에 연애 비슷한 것도 없었고 본인이 좋아하기도 전에 냉대받고 정신 차리기도 전에 남들 말하는 총애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던지라 오히려 고민해볼 틈이 없었음
고민도 못해보고 사경을 헤메는 장계산 보고 있으니 다른 건 다 모르더라도 잃고 싶지 않았던 거지. 그날밤엔 그 생각 하나 밖에 없었음. 장계산이 죽지 않았으면 했고 다 큰 사내를 그렇게 덥썩덥썩 안아주는 괴이한 버릇이 있는 그 부군이 계속 제 부군이었으면 했음
이후에 군에서 오해 받은 일에 대해서는 억울했지만 구의원이 생각하는 거 처럼 상처받거나 한건 아니고 장가군을 죽일수도 없고 어쩌나 정도 생각함. 나중에, 한번 부군이 자길 믿지 않으면 끝나는 거구나.. 문득 생각하고 허탈해지긴 함
이건 받아봤던 종류의 상처였으니까
한때 오가군을 호령했고 오씨 가문의 대공자였으나 가문에서 그리고 오가군에서 그렇게 철저히 버려졌음. 장수는 전장에서 죽어야 하는데, 더이상 그들과 나란히 할 수 없는 기이한 존재가 되어서 존재 전부를 거부 당함. 그렇게 될거라면 전우들과 먼저 가는 편이 좋았을 것을
이후 기어이 연혼으로 팔려가게 된 것처럼 어쩌면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도 그렇게 사라질 수도 있는거라고 생각하니 불났던 그날처럼 체념할 생각이나 했을거임


![49be5306404d40e7fdc9f00708582330.gif 49be5306404d40e7fdc9f00708582330.gif]()
일다경도 안 떨어져 있었는데 부인, 내 잘난 낯짝 그립지 않았습니까? 하고 허리를 안으면서 품에 기어이 넣어놓는 부군 때문에 또 저항없이 웃어버림. 장계산이 그렇게나 탕약 먹는 걸 싫어하던 사람이라던데 부인이랑 같이 쌍으로 병자라 서로 약 먹여주고 잘 먹는지 감시하고 눈 마주치면 자꾸 웃음만 나는 거지
부군은 매일이 다정해서 아마 모를거임.
부군이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부인을 믿고 있었던 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저 부군 품안에서 부인 노릇이나 하면 된다고 여겼던 것도 체념이었는데, 충근백은 부인을 제 곁에 어깨를 나란히 둔 사람으로 대함. 가문에서도 그를 음인으로만 봤는데 충근백은 여전히 그를 무인으로 대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모를거임
문득 충근백이 항상 부인을 무인 그 자체로 대한 거 깨닫고 아연해졌음. 나쁜 의미로는 아니고.. 가장 냉대했다고 생각한 사람이 시작부터 끝까지 오공자도 차마 버리지 못한 본인 자체로 봐주고 있었으니까

장계산이 미리 예상한 것 중 하나가 아마 그 동생이 본인을 그리 좋아하지 않을거라는 게 있었음. 형제 사이는 아주 돈독해보였고, 부모처럼 스승처럼 품에 끼고 기른 아우라면 당연히 형님이 어느날 그렇게 팔려가듯 사라졌으니 좋을리가 없겠지
예상대로 소장군의 기세가 냉랭했지만 부인을 먼저 겪어봐서 그리 놀랍지는 않았음
오가군과 장가군이 연합하여 대승하고 돌아왔을 때 부인이 칭찬 한마디 없이 당연하지. 하고 작게 말하고 동생 어깨 툭툭 두드렸는데 인상이 좀 매섭다고 생각했던 동생이 나중에 혼자 씩 웃는걸 충근백이 봤단 말임
형은 아우가 승리할 걸 당연히 믿고 있었고 동생은 증명했으니 서로 마음이 깨끗함
거기에 웃기다고 생각한게, 부인 부상이 심해서 천천히 가야한다는 말에 부인이 대수롭지도 않은데 무슨 하고 행장 꾸려 당장 출발하자는 거 소장군이 충근백께서 고생하셔서야 쓰겠냐며 북지北地는 추운 곳이라 쉽지 않으니 천천히 가자고 자기 핑계를 댔다는 거임. 당연히 충근백도 부인 몸을 염려하니 이 장단에 놀아나서 나이를 먹으니 예전같지 않다며 소년 장군 기세를 따를수가 없다고 엄살피우며 앓아누웠음
서로 탐색하는 관계에 손발이 잘 맞아 그러고 있으니 부인께서는 어이가 없다는 듯 질 수 밖에 없지
둘이 의기투합한 거 보고 부인이 피식 웃더니 계속 막사에서 지내는 건 회복에 도움도 안된다고 외성가서 지내면 된다고 함.
부인 친정 이름이 주암인데, 주군이 오씨가 되고 이쪽에도 성에서 산단 말임. 외성은 말만 외성이고 아예 시가지 바깥으로 멀리, 그러니까 주암 가장 자리에 있는 곳이라 여기서 하루면 감.
동생이랑 충근백은 친한 사이가 아닌데도 어차피 오 대공자 고집 이길 수 없다는 건 왠지 둘다 알고 있었고 그냥 받아들여야 했음
부인이 불편해 할 거 같아서 따로 가려고 했는데 부인이 흉마 끌고와서 살짝 눈웃음 치는 바람에 충근백 이성이 녹아내려서 또 안고 말탐
안 그래도 다쳤으니까 여러모로 걱정이었던터라 품에 끼고 갈 수 있으니 충근백으로서는 기쁜 일이었음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소장군 안색이 시퍼렇게 질려서 그 동그란 눈이 호두처럼 O.O 이런 상황 됨. 저러고 행군함 ㅋㅋㅋ
장가군은 이게 익숙해서 반응이 없고 오가군은 군 기강이 보통이 아닌 군대라 다들 침착하게는 있지만 그쪽도 표정 비슷함
안겨있던 부인이 몰래 킥킥 웃는 거 보고 동생 놀리려고 그랬구나 싶기도 하고, 그렇게 아끼는 동생 앞에서도 거리낌 없을 정도로 본인이 편해졌구나 싶어서 좋기도 했음
ㅇ AU
ㅇ ㅋㄹㅅㅇㅂ
캐붕ㅈㅇ
장계산/오노구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그래서 부인은 그렇게 하극상을 정리함
야밤에 반은 맨손으로 언땅을 파서 시체를 묻어야 했으니 일이 고된것은 당연했음. 당연히 아무말도 못했고 해 뜰 때까지 충근백 내외는 그러는 모양새를 천신처럼 조용히 서서 바라만 봤음.
오가의 소장군은 심지어 이런 일이 익숙한지 조금 지루해보이기도 할 지경인거지.
본래 국경 지키는 장수가 명장이라더니 그간 부인이 충근백부 안에서 고분고분 조용히 지냈던 탓에 그 생각을 못함

안 그래도 부인이 너무 예뻐서 물에 타서 한입에 삼킬 수준이었던 충근백인데, 부인이 본인 해약 구하느라 그 고생을 했다는 거 때문에 거의 미칠 지경일듯. 여전히 미안한 마음이 많이 남았고 해줘도 본인이 더 챙겨줘야 하는데 부인의 보살핌을 받고 만 것임.
그런데 이젠 부인 반응도 달라져서 더 좀 요란해짐
뭐냐면 전엔 충근백만 부인 잡아먹을 듯 보고 있었다면 이제 부인도 마주보는 거임. 둘 다 상처가 낫지 않아서 늦게까지 자고 일어나서 오랜만에 한가한 시간을 보냄. 장가군과 오가군이 연합해서 일전의 잔병들을 처리하러 갔다는 보고는 새벽 쯤 듣고, 부인은 크게 관심두지 않고 있다가 장계산 팔 쯤 붙잡고 자기 쪽으로 당기더니 안겨서 자는 거. 부인이 그리 적극적이었던 적이 없으니 놀라다 못해 갑자기 심장이 쿵쿵 뛰고 얼굴까지 새빨개진거임. 장계산 본인도 자기가 왜 이지경이 됐는지 모를거임..
부인이 가슴팍에 아예 뺨을 기대더니 좀 있으면 심장 튀어나오겠습니다 하고 낮은 목소리로 웃는 거지.
몸은 안 좋아서 누워있는거지만 잠은 다 깼음.
부인 허리 안아서 자기 쪽으로 당기고 조심스럽게 안은채로 말함.
부인, 이 장가놈이 쓸데없이 누워있느라 고생이 이렇게 많으셨는데..
말을 시작은 했지만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는거지. 부인이 자길 살리려고 그 새벽길을 달렸다는 게 꿈같음. 부인 마음에 자기 자리는 원래 없어야 맞는데, 아직 갚을게 너무 많은데 덥썩 또 빚을 진 기분임
거기다 하필 그 빚이 너무 갈망하던 종류라 현실 같지가 않음
부인도 말을 잘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 서로 마주보고만 있는데 자꾸 웃음 나는 거. 간질간질하다 못해 혈관을 타고 꽃가루처럼 가느다랗고 부드러운 게 타고 흐르는 거 같음. 손가락이 저릴 정도로 묘한 기분이라, 충근백은 부인 안은채로 어깨며 등허리 쓰다듬고 있었고 부인도 길게 내린 충근백 머리칼 손가락으로 감고 있었겠지.
사실 본인이 멋대로 마음에 품은 부인이 저를 구하려고 그 고초를 마다하지 않았다는게 믿을 수가 없는거
당연히 반대의 경우였더라도 충근백 또한 그렇게 했겠지만, 따지고 보면 계속해서 죄짓는 쪽은 이쪽이었음
안색이 분명하지 않고 입술도 푸른기가 돌 정도로 좋지 않은데 어째 부인 용모가 하룻밤 사이 천계로 향한듯 해서 돌겠음..
단지 천으로 벽을 만들어놓은 탓에 근처 발걸음 소리까지 들리는 막사가 아니었다면 분명히 충근백이 가만히는 못 있었을거임. 부인도 다쳤으니 황당하게 굴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는.. 진짜 조금.. 조금만.... 목덜미 따라서 시선가다가 헛기침 하고 정신차림
아무리 염치가 없어도 부인이 본인 때문에 이렇게 다쳤는데 안될 말임
제가 한번 구해드린겁니다.
씩 웃으면서 말하는데 장계산 생각하기에 오가의 그 대공자가 보일법한 기백이었음
어디 이런 사람을 충근백부 담장 안에 가둬두고 황당하게 굴었는지 모를 일임.
예. 부인이 구하셨으니 삶아드시건 고아드시건 뜻대로 하시면 됩니다.
금방 구해냈는데 무슨 또 사람 잡는 얘기를 하십니까.
그러더니 부인이 손 들어올려서 충근백 얼굴 만지작거림. 이러니까 충근백이 이게 꿈인가 싶은거지.. 부인 태도 달라진 수준이 정말로 천양지차라 적응을 할수가 없음.
잘 생겨서 살려드린겁니다.

장계산 원래도 본인 잘난 거 아주 잘 알던 사내지만 부인 그 한마디 덕분에 자신감 충만해서 임가야 내가 좀 생겼지? 해서 임씨는 여전히 괴로웠음
부인 얼평을 그리 강요하더니 이젠 본인 얼평을...
직장인의 애환이라는 것은 이렇게 고된것임
구의원 느끼기에 둘이 원래도 사이가 좋기는 했음. 그러니까 충근백이 부인에게 푹 빠져서 총애를 다하는 것도 전통적인 의미에서 부부가 화합하는 거나 다름 없었을거임. 그런데 이제 손뼉이 마주쳐야 소리가 난다는 말이 이해가 되는거지. 부인은 원래도 그렇게 용모가 뛰어났는데 살려놓고 보니 장계산이라는 놈이 이제 기꺼운지 다정하게 바라보고 있는 시선까지 해서 무슨 신선이 따로 없을 듯. 괜히 제삼자도 넋놓게됨
물론 장계산은 말할것도 없음 사람이 간쓸개를 다 내줘도 죽지 않는다는 건 장계산이 증명함
둘다 몸에 구멍 몇개 나고 충근백은 독에까지 당한 사람인데 부인 아끼고 공경하느라 거의 뭐 가능만 하다면 부인을 손바닥에 올려두고 다닐 지경임. 상궁 기미하듯이 음식도 다 자기가 먹여주고 보다 못한 부인이 부군 좀 드세요 하고 먹여주고 참 부부가 다정하고 아름다우나 꼴보기는 싫음
거기다 장계산 저놈이 시정잡배처럼 낄낄거리며 구가야 드디어 내 부인이 나를 총애하니 이 얼마나 좋은 일이냐 하고 체통 뒤짚어 엎고 지 좋을대로 실실 쪼개고 있으니 세상 말세임 충근백부 가세가 기울었구나 하고 핀잔 주긴 했지만.. 사실 부인이 워낙 대단하시니 충근백부의 앞날은 양양할 것으로 사료됨

부인은 원래, 충근백이 불길 안에서 안고 나왔을 때부터 마음이 좀 달라졌음
애초에 혼인하게 된 것도 가문에서 버림 받고 일어난 일이라 충근백이 마지막 하나 남은 희망이었던 탓에 더 힘들었던거지. 원래도 성격이 그랬고 형질 일 이후에는 사람이나 정에 미련두지 않아야 한다는 걸 너무 냉혹하게 배운터라 그런 마음이 아니었다면 충근백에게 실망 자체를 안했을 거였음. 죽어줄 생각으로 앉아있다가 불길도 염려하지 않고 달려들어 사람을 안고 나온 건데..
과거엔 좋아하지 않았고 이제야 마음이 생겼나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지만 어쨌거나 그 정도 진심이라면 눈을 감고 있어도 모를 수가 없는 거
그리고 부인이 철저히 이성적으로 내린 결론 중 하나가 인연이 다한 첩들도 충근백부에서 호의호식하게 둘 정도로 정이 많은 사람이, 정실부인 이름으로 시집온 오노구를 어느날 더이상 좋아하지 않는다고 내서 오가가 그랬던 것처럼 내치지는 않으리라는 거였음. 충근백의 그 많은 첩들을 보고 다들 대경실색하지만 첩 쪽에서 과하게 굴지 않으면 친구처럼 지내는 걸 부인이 다 봤잖음. 언젠가 마음이 다하고 인연이 끝나더라도 적당히 지낼 수 있을 거 같아서 마음 놓은거임
가족도 버렸는데 낭군이라고 못 버리겠음
이 정도 믿은거만 해도 부인 입장에선 심장 내놓은 거나 다름 없었을 거
이후로 충근백이 그렇게 폭우 쏟아지듯 정신을 못차릴 정도로 사랑을 퍼붓는 수준이라 모를 수가 없는거지. 부인 심장이 아무리 두껍고 냉랭하다고 해도 그렇게나 사랑 받으면 아무리 머리로 무시하려고 해도 하다 못해 몸이 알거임
오공자 평생에 연애 비슷한 것도 없었고 본인이 좋아하기도 전에 냉대받고 정신 차리기도 전에 남들 말하는 총애 속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던지라 오히려 고민해볼 틈이 없었음
고민도 못해보고 사경을 헤메는 장계산 보고 있으니 다른 건 다 모르더라도 잃고 싶지 않았던 거지. 그날밤엔 그 생각 하나 밖에 없었음. 장계산이 죽지 않았으면 했고 다 큰 사내를 그렇게 덥썩덥썩 안아주는 괴이한 버릇이 있는 그 부군이 계속 제 부군이었으면 했음
이후에 군에서 오해 받은 일에 대해서는 억울했지만 구의원이 생각하는 거 처럼 상처받거나 한건 아니고 장가군을 죽일수도 없고 어쩌나 정도 생각함. 나중에, 한번 부군이 자길 믿지 않으면 끝나는 거구나.. 문득 생각하고 허탈해지긴 함
이건 받아봤던 종류의 상처였으니까
한때 오가군을 호령했고 오씨 가문의 대공자였으나 가문에서 그리고 오가군에서 그렇게 철저히 버려졌음. 장수는 전장에서 죽어야 하는데, 더이상 그들과 나란히 할 수 없는 기이한 존재가 되어서 존재 전부를 거부 당함. 그렇게 될거라면 전우들과 먼저 가는 편이 좋았을 것을
이후 기어이 연혼으로 팔려가게 된 것처럼 어쩌면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도 그렇게 사라질 수도 있는거라고 생각하니 불났던 그날처럼 체념할 생각이나 했을거임

일다경도 안 떨어져 있었는데 부인, 내 잘난 낯짝 그립지 않았습니까? 하고 허리를 안으면서 품에 기어이 넣어놓는 부군 때문에 또 저항없이 웃어버림. 장계산이 그렇게나 탕약 먹는 걸 싫어하던 사람이라던데 부인이랑 같이 쌍으로 병자라 서로 약 먹여주고 잘 먹는지 감시하고 눈 마주치면 자꾸 웃음만 나는 거지
부군은 매일이 다정해서 아마 모를거임.
부군이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부인을 믿고 있었던 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저 부군 품안에서 부인 노릇이나 하면 된다고 여겼던 것도 체념이었는데, 충근백은 부인을 제 곁에 어깨를 나란히 둔 사람으로 대함. 가문에서도 그를 음인으로만 봤는데 충근백은 여전히 그를 무인으로 대하는 게 어떤 의미인지도 모를거임
문득 충근백이 항상 부인을 무인 그 자체로 대한 거 깨닫고 아연해졌음. 나쁜 의미로는 아니고.. 가장 냉대했다고 생각한 사람이 시작부터 끝까지 오공자도 차마 버리지 못한 본인 자체로 봐주고 있었으니까

장계산이 미리 예상한 것 중 하나가 아마 그 동생이 본인을 그리 좋아하지 않을거라는 게 있었음. 형제 사이는 아주 돈독해보였고, 부모처럼 스승처럼 품에 끼고 기른 아우라면 당연히 형님이 어느날 그렇게 팔려가듯 사라졌으니 좋을리가 없겠지
예상대로 소장군의 기세가 냉랭했지만 부인을 먼저 겪어봐서 그리 놀랍지는 않았음
오가군과 장가군이 연합하여 대승하고 돌아왔을 때 부인이 칭찬 한마디 없이 당연하지. 하고 작게 말하고 동생 어깨 툭툭 두드렸는데 인상이 좀 매섭다고 생각했던 동생이 나중에 혼자 씩 웃는걸 충근백이 봤단 말임
형은 아우가 승리할 걸 당연히 믿고 있었고 동생은 증명했으니 서로 마음이 깨끗함
거기에 웃기다고 생각한게, 부인 부상이 심해서 천천히 가야한다는 말에 부인이 대수롭지도 않은데 무슨 하고 행장 꾸려 당장 출발하자는 거 소장군이 충근백께서 고생하셔서야 쓰겠냐며 북지北地는 추운 곳이라 쉽지 않으니 천천히 가자고 자기 핑계를 댔다는 거임. 당연히 충근백도 부인 몸을 염려하니 이 장단에 놀아나서 나이를 먹으니 예전같지 않다며 소년 장군 기세를 따를수가 없다고 엄살피우며 앓아누웠음
서로 탐색하는 관계에 손발이 잘 맞아 그러고 있으니 부인께서는 어이가 없다는 듯 질 수 밖에 없지
둘이 의기투합한 거 보고 부인이 피식 웃더니 계속 막사에서 지내는 건 회복에 도움도 안된다고 외성가서 지내면 된다고 함.
부인 친정 이름이 주암인데, 주군이 오씨가 되고 이쪽에도 성에서 산단 말임. 외성은 말만 외성이고 아예 시가지 바깥으로 멀리, 그러니까 주암 가장 자리에 있는 곳이라 여기서 하루면 감.
동생이랑 충근백은 친한 사이가 아닌데도 어차피 오 대공자 고집 이길 수 없다는 건 왠지 둘다 알고 있었고 그냥 받아들여야 했음
부인이 불편해 할 거 같아서 따로 가려고 했는데 부인이 흉마 끌고와서 살짝 눈웃음 치는 바람에 충근백 이성이 녹아내려서 또 안고 말탐
안 그래도 다쳤으니까 여러모로 걱정이었던터라 품에 끼고 갈 수 있으니 충근백으로서는 기쁜 일이었음
이유를 몰랐는데 나중에 보니까 소장군 안색이 시퍼렇게 질려서 그 동그란 눈이 호두처럼 O.O 이런 상황 됨. 저러고 행군함 ㅋㅋㅋ
장가군은 이게 익숙해서 반응이 없고 오가군은 군 기강이 보통이 아닌 군대라 다들 침착하게는 있지만 그쪽도 표정 비슷함
안겨있던 부인이 몰래 킥킥 웃는 거 보고 동생 놀리려고 그랬구나 싶기도 하고, 그렇게 아끼는 동생 앞에서도 거리낌 없을 정도로 본인이 편해졌구나 싶어서 좋기도 했음
[Code: a2e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