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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7.07 22:27
ㅌㅈㅈㅇ
ㅇ AU
ㅇ ㅋㄹㅅㅇㅂ
캐붕ㅈㅇ
장계산/오노구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충근백 요즘 꿈자리가 사납다고 해야할지 너무 좋다고 해야할지 정신이 하나도 없음
부인 처음 맞이하던 날의 꿈을 꾸고, 이후에도 단편 단편으로 끊어지는 꿈을 꾸는데 이 꿈도 결국 춘몽이라 꾸고 나면 피곤한거임. 정신도 피곤하고 마음도 피곤하고 심지어 몸도 피곤하고
정식으로 맺어진 부부 사이였고 부인이 이렇게 성실한 사람이니 충근백이 마음을 썼다면 어련히 잘했을거임
부인의 마음을 얻기에 너무 멀리왔지만 아마 홍포를 쓰고 나타난 그날부터 그렇게 냉대하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모르지 지금도 부인 뭘 하든 예쁘고 그저 좋아서 미칠 거 같지만 만약 정말 부인이 마음까지 줬다면..
그저 고운 부인이 사랑에 빠지면 어떤 사람이 될지
만약 장계산을 사랑해준다면 어떤 사람일지 그런 거
어차피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니 꿈속에서 충근백은 멋대로 행복했음

예전에 류랑이 퇴가하기 전에 했던 말이, 부인께서는 미각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이었음
뭘 잘 먹지도 않고 맛있네 없네 말은 하는데 식탐도 없고 워낙 반응이 밋밋해서 씹을 줄은 알고 맛은 모르는 거 아니냐고 했었음
뭘 씹어도 저 표정이었으니까 그럴만도 함
충근백이 그 계화고 계속 신경쓰고 있었을거임
집안일 하는 하인한테 물어보니까 혼례 당일에 정말 계화고가 있긴 했었다는 거지. 어디서 파냐고 물었더니 집에서 만든거라 밖에서 안 판다는거. 나가서 사올 수도 있었는데 왠지 다른 물건은 또 아닌 거 같아서 음식준비 했던 하인들 불러다가 며칠걸려서 다시 만들어 오라고 했음.
그런데 정말 혼례 때 잘해주질 않았으니까 막상 주려니 또 머쓱함..
꿈에서는 정교한 꽃모양이었지만 이번엔 간식겸이니 그저 동그랗고 매끈했을거임. 고민하다 부인이랑 차나 한잔 하자며 정원으로 데려가서 차 따라주고 입 심심하면 먹으라고 부인 앞에 놔줌
충근백도 가리는 음식은 없는데 굳이 단걸 좋아하지는 않아서 손은 안갈 거임
부인은 주면 주는대로 먹는 사람이긴해서 생각 없이 먹다가 어디서 먹었는지 기억해냄. 혼례날에 먹었던 거
충근백도 사람이 참 생각이 길다만게 계화고는 원래가 흔한 음식이고 그래도 충근백 정실부인이 계화고 같은 간식조차도 못먹었을리가 없잖음. 거기다 부인한테 넘어간 첩들이 하도 가져다 바쳐서 온갖 계화고 다 먹어봤음. 오히려 그래서 기억이 더 빨리남
부인 그때 혼례날엔 오랫동안 신방에 혼자 있었단 말임
한참 앉아있다가 혼자 다과 집어먹었고 그게 이 계화고였음. 흔한 음식인데 충근백부가 신경써서 만들어서 신기했겠지. 그날엔 모양도 되게 예뻐서, 본래 가풍이 검소하고 담담한 오가와는 많이 달라서 신기했을 거
충근백은 바쁘신 분이니까 늦으시려니 하고 있었음. 어린 시절에는 오가의 기대를 받던 대견한 장남이었는데, 언젠가 몸이 안 좋아지고 부친과 모친이 서로 대립하며 주변이 싸늘해지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으니까
먼곳으로 혼례하러 떠난다는 게 우울하긴 했지만 어쩌면 새로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음. 삶이 그렇게 무너졌지만, 아껴주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건 아니라서 그래도 자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고. 유모도 오가에서는 체면이 있는 사람이며 돈을 주고 사온 종복이 아닌 스스로 머무르는 충복이라 이제 좋은 시절을 누릴 때도 됐는데, 어떻게 자식처럼 끼고 키운 대공자를 혼자 보내겠냐며 부득불 따라오신 거였을 듯. 유모는 말도 별로 없고 보통은 냉정해보이는 사람이지만 그렇게나 본인을 아꼈으니까
충근백이 여인을 좋아하고 첩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땐 사람이 벼랑 끝이라 차라리 그게 다행이라고 여겼을 정도였음
그렇게 정이 많은 사내라면, 어쩌면 본인한테도 조금은 잘해줄지도 모르니까
부인은 그 정도의 얕은 정이었어도 괜찮았을거임
다만 애석하게도 부부의 연이 짧아 부군은 그리 부인을 좋아하지 않았어서..
그간 슬프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오랫동안 슬펐고 부인이 슬프건 그렇지 않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그 마음도 지쳐서 끝내는 흑백이 된 거였을 뿐인데.

그래서 결국 장계산이 부인을 기어이 울렸다는 거임
눈물 떨어지는 거보고 충근백이 얼마나 놀랐는지 들고있던 찻잔까지 떨어져서 박살나고 아닌게 아니라 귀신본듯 창백하게 질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부인, 부인.. 하고 주춤주춤 걸어가서 조심스럽게 눈물 닦아줌
부인이 울다니? 부인이?
듣기로 아무리 억울한 일을 겪어도 표정 변화도 없었고 때려도 꿇려놓아도 간혹 인상 좀 쓸 뿐이지 감정변화의 폭이 좁아서 보는 사람들 답답하게 하는 사내라고만 했을거임
물론 그게 충근백이 더 거리를 두게 했던 이유 중 하나였기도 하지만
양 주먹 무릎 위에 꽉 쥐고 소리도 못내고 눈물만 뚝뚝 떨어뜨리는데 충근백 심장 살점도 같이 끊어져 나가는 거 같았음
그 꿈에서 부인이 너무 귀여웠고, 홀로 그렇게 흥청망청 꿈에 취해 실제 있지도 않았던 그 다정한 밤을 흉내내보려다 부인을 울린거임. 이 양심없는 충근백이..
미치겠어서 허둥거리다 결국 어설프게 살짝 안아보는데 부인이 조금이라도 밀어내면 멀찍이 떨어져주려고 했을거임. 다행히 그러지는 않아서 허리 숙여서 감싸고 안아서 달래줌. 자기한테 조금 잘해준 첩까지 챙기는 사람이 정을 모를리가 없고, 그런 사람에게 한참이나 무정했으니 대체 이걸 어디서 부터 어떻게 갚아야할지 모르겠음. 장계산은 본디가 그런 사람이라 좋으면 실컷 좋아하고 마음이 가면 가는대로 둬서 아쉬울 게 없었지만 부인은 어디 의지할 곳도 없이 그 조용한 내원에 갇혀 혼자 시들어갔는데
충근백 한번은 전장에서 창상을 입어 말그대로 옆구리에 구멍날뻔 했었을거임. 태어나서 가장 큰 고통을 느낀 때가 그때였지만 지금으로 바뀜. 떨리는 숨소리를 제외하고는 큰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꾹꾹 참으면서 제 품에서 눈물 흘리는 부인 보는 지금이 제일 고통스러움
조금 추슬렀는지 부인이 피곤하다고, 들어가 쉬겠다고 일어섬
손대기도 미안한 건 맞지만 지금 판단에 이렇게 혼자 보내면 안 될 거 같다고 확신함
밀어내고 가버리려는 부인 따라가서 다시 끌어안고, 품에서 빠져나오면 다시 따라가서 붙잡고 끌어안는 걸 몇번이나 반복하는거지. 밀어내는 부인 손에도 그다지 힘은 안 들어가있어서
눈가에 아직도 눈물 맺혀서 반짝거리는 거 살짝 닦아주고 허리 안은채로 다가가서 입 맞춤
뒷걸음질 치다가 벽에 막히고 나서야 멈추긴 했지만 사실 막.. 그렇게 심하게 거부한 것도 아니었음. 조심조심 세상 부드럽게 안아주고 뒤통수 감싸서 혹시라도 뒷벽에 눌릴까봐 보호하고 아예 품에 접을 듯이 꼭 넣어서 그렇게 소중하게 입맞추고 있었을거
완전히 진정하고 조용해질때까지 그러고 있다 살짝 떨어져서도 뺨 만지작 거리고 닦아주고 아무말 없이 안고만 있었음
부인, 사실 내 정원이 그리 볼게 없지만 야경은 나쁘지 않다면서 좀 걷자고 손잡고 당기니까 고개 끄덕끄덕해줌
또 울지는 않을 거 같아서 충근백 그제야 무거운 한숨을 겨우 뱉어낸 것임
하도 부상을 자주 입어서 충근백은 아마 안 죽는 사람일거다 라는 풍문이 있는데 정말로 허언인 것임 부인이 한번만 더 운다면 오늘 저녁 장계산 명을 달리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함
거기서 한숨 낮게 쉬고 살짝 눈 돌렸다가 비명지를 뻔 헀을거

돌았네 이새끼 이거.. 업보가 이 지경인데 애를 또 울려?
놀러왔던 류행수가 이 짓거리를 보고 있었던 거임
눈으로 꼽주는 능력은 류행수를 따라올 사람이 없음
충근백 갑자기 뭔가 막.. 증명해야 할 거 같은거지 자기가 나쁜놈일지라도 그렇게까지 나쁜 놈은 아니라는 그런 덧없는
좀 걷다가 부인 표정 괜찮으니까 업겠다는 거임
부인이 저도 다리가 튼튼해서 잘 걷습니다만.. 하고 살짝 사양하는데 손목 잡은채로 거의 자기 몸위로 굴려서 업어버림
보던 류행수도 어이가 없어서 웃었고 부인은 더 어이없음
부군이라는 사람이 부인을 업겠다고 무공까지 쓰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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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충근백 마음이 그런건데.. 민간에서는 혼례날 신랑이 신부를 업어주는게 전통임
고관대작 가문은 혼례의식이 길고 복잡하니 오히려 업고 걸어다닐 틈이 없어서 생략됨
부인 업고 한참 걷다가 3년.. 막연히 생각하니 참 어이없는 거임 어떻게 이런 사람을 그렇게나 냉대했을까 싶어서. 부인이 지금 자기 등에 업혀있는데도 보고 싶을 정도로 이렇게 푹 빠졌는데 말임. 곁에 없는 순간이 너무 길어서 미칠 거 같고, 보고 있어도 충분하지가 않고 안고 있어도 갈증인 부인인데. 지금 그러라고 하면 그 3년을 내리 품에 끼고만 있어도 부족할 거
부인 제가 한.. 삼년 쯤 지나면 물어볼 말이 있으니 그때 꼭 대답해주시오.
영문도 모르는 부인은 그러겠다고 짧게 대답했는데 괜히 울컥하겠지
ㅇ AU
ㅇ ㅋㄹㅅㅇㅂ
캐붕ㅈㅇ
장계산/오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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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근백 요즘 꿈자리가 사납다고 해야할지 너무 좋다고 해야할지 정신이 하나도 없음
부인 처음 맞이하던 날의 꿈을 꾸고, 이후에도 단편 단편으로 끊어지는 꿈을 꾸는데 이 꿈도 결국 춘몽이라 꾸고 나면 피곤한거임. 정신도 피곤하고 마음도 피곤하고 심지어 몸도 피곤하고
정식으로 맺어진 부부 사이였고 부인이 이렇게 성실한 사람이니 충근백이 마음을 썼다면 어련히 잘했을거임
부인의 마음을 얻기에 너무 멀리왔지만 아마 홍포를 쓰고 나타난 그날부터 그렇게 냉대하지만 않았어도 어쩌면.. 모르지 지금도 부인 뭘 하든 예쁘고 그저 좋아서 미칠 거 같지만 만약 정말 부인이 마음까지 줬다면..
그저 고운 부인이 사랑에 빠지면 어떤 사람이 될지
만약 장계산을 사랑해준다면 어떤 사람일지 그런 거
어차피 의지대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니 꿈속에서 충근백은 멋대로 행복했음

예전에 류랑이 퇴가하기 전에 했던 말이, 부인께서는 미각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말이었음
뭘 잘 먹지도 않고 맛있네 없네 말은 하는데 식탐도 없고 워낙 반응이 밋밋해서 씹을 줄은 알고 맛은 모르는 거 아니냐고 했었음
뭘 씹어도 저 표정이었으니까 그럴만도 함
충근백이 그 계화고 계속 신경쓰고 있었을거임
집안일 하는 하인한테 물어보니까 혼례 당일에 정말 계화고가 있긴 했었다는 거지. 어디서 파냐고 물었더니 집에서 만든거라 밖에서 안 판다는거. 나가서 사올 수도 있었는데 왠지 다른 물건은 또 아닌 거 같아서 음식준비 했던 하인들 불러다가 며칠걸려서 다시 만들어 오라고 했음.
그런데 정말 혼례 때 잘해주질 않았으니까 막상 주려니 또 머쓱함..
꿈에서는 정교한 꽃모양이었지만 이번엔 간식겸이니 그저 동그랗고 매끈했을거임. 고민하다 부인이랑 차나 한잔 하자며 정원으로 데려가서 차 따라주고 입 심심하면 먹으라고 부인 앞에 놔줌
충근백도 가리는 음식은 없는데 굳이 단걸 좋아하지는 않아서 손은 안갈 거임
부인은 주면 주는대로 먹는 사람이긴해서 생각 없이 먹다가 어디서 먹었는지 기억해냄. 혼례날에 먹었던 거
충근백도 사람이 참 생각이 길다만게 계화고는 원래가 흔한 음식이고 그래도 충근백 정실부인이 계화고 같은 간식조차도 못먹었을리가 없잖음. 거기다 부인한테 넘어간 첩들이 하도 가져다 바쳐서 온갖 계화고 다 먹어봤음. 오히려 그래서 기억이 더 빨리남
부인 그때 혼례날엔 오랫동안 신방에 혼자 있었단 말임
한참 앉아있다가 혼자 다과 집어먹었고 그게 이 계화고였음. 흔한 음식인데 충근백부가 신경써서 만들어서 신기했겠지. 그날엔 모양도 되게 예뻐서, 본래 가풍이 검소하고 담담한 오가와는 많이 달라서 신기했을 거
충근백은 바쁘신 분이니까 늦으시려니 하고 있었음. 어린 시절에는 오가의 기대를 받던 대견한 장남이었는데, 언젠가 몸이 안 좋아지고 부친과 모친이 서로 대립하며 주변이 싸늘해지다 이런 지경에 이르렀으니까
먼곳으로 혼례하러 떠난다는 게 우울하긴 했지만 어쩌면 새로 시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음. 삶이 그렇게 무너졌지만, 아껴주는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 건 아니라서 그래도 자결하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고. 유모도 오가에서는 체면이 있는 사람이며 돈을 주고 사온 종복이 아닌 스스로 머무르는 충복이라 이제 좋은 시절을 누릴 때도 됐는데, 어떻게 자식처럼 끼고 키운 대공자를 혼자 보내겠냐며 부득불 따라오신 거였을 듯. 유모는 말도 별로 없고 보통은 냉정해보이는 사람이지만 그렇게나 본인을 아꼈으니까
충근백이 여인을 좋아하고 첩이 많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그땐 사람이 벼랑 끝이라 차라리 그게 다행이라고 여겼을 정도였음
그렇게 정이 많은 사내라면, 어쩌면 본인한테도 조금은 잘해줄지도 모르니까
부인은 그 정도의 얕은 정이었어도 괜찮았을거임
다만 애석하게도 부부의 연이 짧아 부군은 그리 부인을 좋아하지 않았어서..
그간 슬프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오랫동안 슬펐고 부인이 슬프건 그렇지 않건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그 마음도 지쳐서 끝내는 흑백이 된 거였을 뿐인데.

그래서 결국 장계산이 부인을 기어이 울렸다는 거임
눈물 떨어지는 거보고 충근백이 얼마나 놀랐는지 들고있던 찻잔까지 떨어져서 박살나고 아닌게 아니라 귀신본듯 창백하게 질려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다가 부인, 부인.. 하고 주춤주춤 걸어가서 조심스럽게 눈물 닦아줌
부인이 울다니? 부인이?
듣기로 아무리 억울한 일을 겪어도 표정 변화도 없었고 때려도 꿇려놓아도 간혹 인상 좀 쓸 뿐이지 감정변화의 폭이 좁아서 보는 사람들 답답하게 하는 사내라고만 했을거임
물론 그게 충근백이 더 거리를 두게 했던 이유 중 하나였기도 하지만
양 주먹 무릎 위에 꽉 쥐고 소리도 못내고 눈물만 뚝뚝 떨어뜨리는데 충근백 심장 살점도 같이 끊어져 나가는 거 같았음
그 꿈에서 부인이 너무 귀여웠고, 홀로 그렇게 흥청망청 꿈에 취해 실제 있지도 않았던 그 다정한 밤을 흉내내보려다 부인을 울린거임. 이 양심없는 충근백이..
미치겠어서 허둥거리다 결국 어설프게 살짝 안아보는데 부인이 조금이라도 밀어내면 멀찍이 떨어져주려고 했을거임. 다행히 그러지는 않아서 허리 숙여서 감싸고 안아서 달래줌. 자기한테 조금 잘해준 첩까지 챙기는 사람이 정을 모를리가 없고, 그런 사람에게 한참이나 무정했으니 대체 이걸 어디서 부터 어떻게 갚아야할지 모르겠음. 장계산은 본디가 그런 사람이라 좋으면 실컷 좋아하고 마음이 가면 가는대로 둬서 아쉬울 게 없었지만 부인은 어디 의지할 곳도 없이 그 조용한 내원에 갇혀 혼자 시들어갔는데
충근백 한번은 전장에서 창상을 입어 말그대로 옆구리에 구멍날뻔 했었을거임. 태어나서 가장 큰 고통을 느낀 때가 그때였지만 지금으로 바뀜. 떨리는 숨소리를 제외하고는 큰소리 한번 내지 못하고 꾹꾹 참으면서 제 품에서 눈물 흘리는 부인 보는 지금이 제일 고통스러움
조금 추슬렀는지 부인이 피곤하다고, 들어가 쉬겠다고 일어섬
손대기도 미안한 건 맞지만 지금 판단에 이렇게 혼자 보내면 안 될 거 같다고 확신함
밀어내고 가버리려는 부인 따라가서 다시 끌어안고, 품에서 빠져나오면 다시 따라가서 붙잡고 끌어안는 걸 몇번이나 반복하는거지. 밀어내는 부인 손에도 그다지 힘은 안 들어가있어서
눈가에 아직도 눈물 맺혀서 반짝거리는 거 살짝 닦아주고 허리 안은채로 다가가서 입 맞춤
뒷걸음질 치다가 벽에 막히고 나서야 멈추긴 했지만 사실 막.. 그렇게 심하게 거부한 것도 아니었음. 조심조심 세상 부드럽게 안아주고 뒤통수 감싸서 혹시라도 뒷벽에 눌릴까봐 보호하고 아예 품에 접을 듯이 꼭 넣어서 그렇게 소중하게 입맞추고 있었을거
완전히 진정하고 조용해질때까지 그러고 있다 살짝 떨어져서도 뺨 만지작 거리고 닦아주고 아무말 없이 안고만 있었음
부인, 사실 내 정원이 그리 볼게 없지만 야경은 나쁘지 않다면서 좀 걷자고 손잡고 당기니까 고개 끄덕끄덕해줌
또 울지는 않을 거 같아서 충근백 그제야 무거운 한숨을 겨우 뱉어낸 것임
하도 부상을 자주 입어서 충근백은 아마 안 죽는 사람일거다 라는 풍문이 있는데 정말로 허언인 것임 부인이 한번만 더 운다면 오늘 저녁 장계산 명을 달리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함
거기서 한숨 낮게 쉬고 살짝 눈 돌렸다가 비명지를 뻔 헀을거

돌았네 이새끼 이거.. 업보가 이 지경인데 애를 또 울려?
놀러왔던 류행수가 이 짓거리를 보고 있었던 거임
눈으로 꼽주는 능력은 류행수를 따라올 사람이 없음
충근백 갑자기 뭔가 막.. 증명해야 할 거 같은거지 자기가 나쁜놈일지라도 그렇게까지 나쁜 놈은 아니라는 그런 덧없는
좀 걷다가 부인 표정 괜찮으니까 업겠다는 거임
부인이 저도 다리가 튼튼해서 잘 걷습니다만.. 하고 살짝 사양하는데 손목 잡은채로 거의 자기 몸위로 굴려서 업어버림
보던 류행수도 어이가 없어서 웃었고 부인은 더 어이없음
부군이라는 사람이 부인을 업겠다고 무공까지 쓰고 있음

그냥 충근백 마음이 그런건데.. 민간에서는 혼례날 신랑이 신부를 업어주는게 전통임
고관대작 가문은 혼례의식이 길고 복잡하니 오히려 업고 걸어다닐 틈이 없어서 생략됨
부인 업고 한참 걷다가 3년.. 막연히 생각하니 참 어이없는 거임 어떻게 이런 사람을 그렇게나 냉대했을까 싶어서. 부인이 지금 자기 등에 업혀있는데도 보고 싶을 정도로 이렇게 푹 빠졌는데 말임. 곁에 없는 순간이 너무 길어서 미칠 거 같고, 보고 있어도 충분하지가 않고 안고 있어도 갈증인 부인인데. 지금 그러라고 하면 그 3년을 내리 품에 끼고만 있어도 부족할 거
부인 제가 한.. 삼년 쯤 지나면 물어볼 말이 있으니 그때 꼭 대답해주시오.
영문도 모르는 부인은 그러겠다고 짧게 대답했는데 괜히 울컥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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