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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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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징은 황후의 옆에 앉아서 서투른 솜씨로 바느질을 하는 중이었음. 이제 제법 배가 부른 황후는 자신과 교분이 두터운 후궁들을 불러모아서 아기 옷을 짓고 있었는데 강징이 마침 문후를 드리러 들렀다가 같이 바느질을 하게 된 것이었지. 황제의 후궁들은 강징에게 좋은 소식이 없는지 물어봤지만 동침은 커녕 아직까지 청백지신인 몸이라 어색하게 웃으며 고개를 저음. 강징은 서투른 솜씨탓에 바늘에 여러번 찔려가며 겨우 버선 한켤레를 완성했음. 손바닥보다 작은 버선을 만지작거리면서 좋아하는데 황후가 그 모습을 보더니 버선을 가지고 처소로 돌아가라고 이름. 강징은 황후와 후궁들에게 예를 갖추고 침전에서 물러남.
강징은 정원을 가로질러 가다가 황제가 웬 사내와 함께 다정히 정원을 거닐고 있는 모습을 봤음. 행색을 보니 관원은 아닌것 같아 의아하게 여기는데 궁인이 얼마전에 간택한 음인 후궁이라고 일러줌. 사내임에도 불구하고 자색이 뛰어나 황제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있어서 후궁들의 질시가 대단하단 말에 강징은 괜시리 마음이 복잡해짐. 이전까지 황제의 총애를 독차지했던 이는 황후였고 황후외에는 좀처럼 후궁들을 가까이하지 않아서 황손이 적었던거였거든. 제 아이를 잉태한 부인을 두고 다른 이를 가까이 한다는 것이 사가에서 나고 자란 강징으로선 이해가 잘가지 않았음. 거기다 아버지인 강풍면은 그 흔한 시첩도 두지 않았기에 더욱 더 그랬어. 강징은 작게 한숨을 쉬고 자신의 궁으로 돌아감.
그날 밤에 세욕을 하고 젖은 머리를 말리던 강징은 태자가 다른 측비의 궁에 들었단 말에 기분이 이상해졌음. 한동안 제 처소만 찾던 태자였는데 다른 후궁에게 갔다는 말에 갑자기 가슴에 큰 돌덩이가 누르고 있는듯 했음. 강징은 머리를 마저 말리고 침상에 홀로 누워 잠을 청했지만 아주 오랜만에 혼자 자게 되니 도통 잠이 오지 않아서 잠을 설쳤음. 그 다음날 아침에 혼자 조반을 먹고 침전에 틀어박혀서 바느질로 소일을 했음. 작은 함에는 영견이 가득했는데 하나같이 자수가 어설프기 짝이 없었음. 태자의 탄일에 주려고 놓기 시작한것인데 평생 바늘이라고 잡아본적이 없다보니 영 어설프기만 했음. 강징은 황후궁에서 만든 작은 버선을 함에 넣어놓고 영견을 꺼내들어 다시 자수를 놓았음. 한참을 그렇게 자수를 놓다가 이른 저녁에 석반을 같이 들러온 강연과 함께 석반을 같이 먹음. 한참 담소를 즐기고 밤이 늦어 연은 제 궁으로 돌아가고 혼자 남은 강징은 또 홀로 잠을 청했음.
그리고 시간이 흘러 태자가 강징의 처소에 발길을 끊은지 열흘째 되던 날이었음. 강징은 이른 아침부터 황후궁에 들어 있었음. 황후에게 문안 인사를 드리러 왔다가 이른 아침부터 들려온 소식에 울적해하는 황후를 위로해주느라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었거든. 황궁을 떠들썩하게 만든건 황제가 새로 들인 음인 후궁이 회임을 했다는 소식이었음. 황후는 강징을 보고 투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서 민망하다고 했지만 강징은 황후의 마음이 어느정도 이해가 갔음. 은애하는 이가 다른 이에게서 자식을 보게 됐다는데 어느 누가 좋아할까. 부처도 시앗을 보면 돌아앉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이야기겠음. 강징은 반나절동안 황후의 옆에 머물며 위로를 해주다가 자신의 궁으로 돌아왔음. 강연이 소식을 듣고 궁으로 찾아왔는데 두 남매는 황제의 새로운 후궁과 황손에 대해 한참동안 이야길 나누었음. 아들뻘인 후궁에게서 자식을 본다는 것이 강씨 가문의 남매에게는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였어. 강연은 제왕은 무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고 하다가 안색이 좋지 않은 강징을 보고 어디가 아픈것이냐고 물어봄. 강징은 피곤해서 그런것뿐이라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괜찮아진다고 말함. 강연이 돌아가고 강징은 궁인들을 모두 물리고 혼자 세욕을 하고 침전으로 돌아옴.
강징은 경대 앞에 앉아서 젖은 머리를 말리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봄. 태자가 서 있기에 놀라서 급히 예를 갖추려는데 성난 얼굴로 다가와서 팔목을 붙잡음. 강징이 당황해서 어찌 그러시냐고 묻는데 망기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면서 강징의 팔목을 놓아줌. 강징은 전과 다른 태도의 망기가 의아하기만 했는데 망기의 표정이 좋지 않아 보여서 입을 다물고만 있었음. 망기가 의자에 앉더니 이리 얼굴을 보는것이 열흘만인데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물음. 강징은 그 말을 듣고 그동안 강녕하셨냐고 했고 또다시 깊은 한숨을 들음. 태자의 심기가 불편해보여서 차를 들이라 이를까요 했더니 차를 들이란 말 대신에 총관 태감을 부르고는 궁인들을 모조리 다 물리라고 함. 그리고 그러더니 갑자기 자신이 태자비를 들이면 어떨것 같냐고 물어봄. 강징은 정비의 자리가 너무 오래 비워져 있으면 안되니 하루라도 속히 태자비를 들이시는게 맞다고 하자마자 망기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남.
강징은 싸늘한 망기의 표정에 자신이 무슨 말실수라도 한것인가 싶어서 당황해하는데 망기는 망기대로 미칠 지경이었음. 아무리 여인이 아니라지만 투기심조차 없을수가 있나. 투기는 커녕 저리 태연하니 미칠 지경이었지. 일부러 처소로 발길을 끊은것도 투기를 불러 일으키기 위함이었는데 어찌 저리도 태연한지 화가 날 지경이었음. 망기가 한숨을 쉬면서 그대는 질투라는 감정 자체를 모르는 것이냐고 묻자 강징이 당황해하면서 비빈은 투기를 하면 아니되는줄 안다고 말함. 망기가 황궁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어마마마께서도 투기를 하시는데 아니 될것은 또 뭐고 그렇다고 그런 내색조차 안하는것은 또 무엇 때문이냐고 함. 강징은 투기를 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망기를 보고 의아해하다가 입을 열었음. 제가 투기를 해야 하는 것입니까? 제가 투기를 하지 않아 화가 나신것입니까? 강징이 의아해하며 묻자 망기가 답답한듯한 얼굴로 자신에게 애정이 없으니 투기조차 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며 소리를 지름. 강징은 그제야 망기가 왜 화가 난건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음. 그리고는 마치 방금 안것처럼 전하께서는 저를 은애하십니까? 라고 물음.
망기가 다가와서 강징의 팔목을 붙잡고 그걸 이제야 안거냐고 어찌 이리 사내의 마음을 모를수가 있냐고 타박함. 강징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왜 자신을 좋아하냐고 묻다가 언제부터 자기를 마음에 품었냐고 물어봄. 망기가 연화호에서 헤엄을 치던 그대의 모습을 처음 본 순간부터라고 말함. 강징은 그 말을 듣고 눈이 동그래지더니 어쩔줄을 몰라하다가 팔이 아프다며 놓아달라고 함. 망기가 미안해하며 팔을 놓자 강징이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동궁으로 돌아가셔서 쉬시라고 함. 망기가 오늘은 이곳에서 침수를 들려고 한다고 말하니 얼굴이 빨개지더니 아직 시침을 들 마음의 준비가 안됐대. 망기가 웃으면서 동침은 나중에 해도 된다고 오늘은 같이 누워서 자기만 하자니까 그제야 마음이 놓인것인지 망기의 곁으로 다가옴.
두 사람이 나란히 침상에 누워 있다가 망기가 열흘동안 그대가 보고 싶어서 견디기 힘들었다고 함. 강징은 그 말을 듣고 말없이 망기의 손을 붙잡음. 강징은 태자의 고백을 듣고서 그제야 궁밖의 삶에 대한 미련을 버렸음. 태자의 측비가 되었어야 할 이는 제 누이 동생이고 자신은 그 아이의 대신이라고 생각해서 언젠가 제 정체가 밝혀지면 궁밖으로 나가 평범하게 살고 싶었는데 이젠 그럴수가 없게 됐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태자가 자신을 은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이 복잡하기만 했어. 얼마전에 본 황후의 괴로운 얼굴이 자꾸 아른거려서 더욱 그랬지. 일국의 태자에게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을 약조해달라고 말할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언젠가는 저도 황후처럼 태자의 아이를 가지고 그가 품은 비빈들이 아이를 가지고 낳는 것을 보며 괴로워해야 하겠지. 부군에 대한 마음이 없다면 괴로움도 없을테지만 그러기에는 이미.. 강징은 제 곁에 잠든 망기의 얼굴을 잠시 쳐다보았다가 짧게 한숨을 내쉼. 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이 사내를 마음에 품은 것이.
망기강징 망징 싸섹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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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징은 정원을 가로질러 가다가 황제가 웬 사내와 함께 다정히 정원을 거닐고 있는 모습을 봤음. 행색을 보니 관원은 아닌것 같아 의아하게 여기는데 궁인이 얼마전에 간택한 음인 후궁이라고 일러줌. 사내임에도 불구하고 자색이 뛰어나 황제의 총애를 독차지하고 있어서 후궁들의 질시가 대단하단 말에 강징은 괜시리 마음이 복잡해짐. 이전까지 황제의 총애를 독차지했던 이는 황후였고 황후외에는 좀처럼 후궁들을 가까이하지 않아서 황손이 적었던거였거든. 제 아이를 잉태한 부인을 두고 다른 이를 가까이 한다는 것이 사가에서 나고 자란 강징으로선 이해가 잘가지 않았음. 거기다 아버지인 강풍면은 그 흔한 시첩도 두지 않았기에 더욱 더 그랬어. 강징은 작게 한숨을 쉬고 자신의 궁으로 돌아감.
그날 밤에 세욕을 하고 젖은 머리를 말리던 강징은 태자가 다른 측비의 궁에 들었단 말에 기분이 이상해졌음. 한동안 제 처소만 찾던 태자였는데 다른 후궁에게 갔다는 말에 갑자기 가슴에 큰 돌덩이가 누르고 있는듯 했음. 강징은 머리를 마저 말리고 침상에 홀로 누워 잠을 청했지만 아주 오랜만에 혼자 자게 되니 도통 잠이 오지 않아서 잠을 설쳤음. 그 다음날 아침에 혼자 조반을 먹고 침전에 틀어박혀서 바느질로 소일을 했음. 작은 함에는 영견이 가득했는데 하나같이 자수가 어설프기 짝이 없었음. 태자의 탄일에 주려고 놓기 시작한것인데 평생 바늘이라고 잡아본적이 없다보니 영 어설프기만 했음. 강징은 황후궁에서 만든 작은 버선을 함에 넣어놓고 영견을 꺼내들어 다시 자수를 놓았음. 한참을 그렇게 자수를 놓다가 이른 저녁에 석반을 같이 들러온 강연과 함께 석반을 같이 먹음. 한참 담소를 즐기고 밤이 늦어 연은 제 궁으로 돌아가고 혼자 남은 강징은 또 홀로 잠을 청했음.
그리고 시간이 흘러 태자가 강징의 처소에 발길을 끊은지 열흘째 되던 날이었음. 강징은 이른 아침부터 황후궁에 들어 있었음. 황후에게 문안 인사를 드리러 왔다가 이른 아침부터 들려온 소식에 울적해하는 황후를 위로해주느라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었거든. 황궁을 떠들썩하게 만든건 황제가 새로 들인 음인 후궁이 회임을 했다는 소식이었음. 황후는 강징을 보고 투기를 하는 모습을 보여서 민망하다고 했지만 강징은 황후의 마음이 어느정도 이해가 갔음. 은애하는 이가 다른 이에게서 자식을 보게 됐다는데 어느 누가 좋아할까. 부처도 시앗을 보면 돌아앉는다는 말이 괜히 나온 이야기겠음. 강징은 반나절동안 황후의 옆에 머물며 위로를 해주다가 자신의 궁으로 돌아왔음. 강연이 소식을 듣고 궁으로 찾아왔는데 두 남매는 황제의 새로운 후궁과 황손에 대해 한참동안 이야길 나누었음. 아들뻘인 후궁에게서 자식을 본다는 것이 강씨 가문의 남매에게는 좀처럼 이해가 가지 않는 이야기였어. 강연은 제왕은 무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고 하다가 안색이 좋지 않은 강징을 보고 어디가 아픈것이냐고 물어봄. 강징은 피곤해서 그런것뿐이라고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면 괜찮아진다고 말함. 강연이 돌아가고 강징은 궁인들을 모두 물리고 혼자 세욕을 하고 침전으로 돌아옴.
강징은 경대 앞에 앉아서 젖은 머리를 말리다가 문이 열리는 소리에 뒤를 돌아봄. 태자가 서 있기에 놀라서 급히 예를 갖추려는데 성난 얼굴로 다가와서 팔목을 붙잡음. 강징이 당황해서 어찌 그러시냐고 묻는데 망기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면서 강징의 팔목을 놓아줌. 강징은 전과 다른 태도의 망기가 의아하기만 했는데 망기의 표정이 좋지 않아 보여서 입을 다물고만 있었음. 망기가 의자에 앉더니 이리 얼굴을 보는것이 열흘만인데 자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냐고 물음. 강징은 그 말을 듣고 그동안 강녕하셨냐고 했고 또다시 깊은 한숨을 들음. 태자의 심기가 불편해보여서 차를 들이라 이를까요 했더니 차를 들이란 말 대신에 총관 태감을 부르고는 궁인들을 모조리 다 물리라고 함. 그리고 그러더니 갑자기 자신이 태자비를 들이면 어떨것 같냐고 물어봄. 강징은 정비의 자리가 너무 오래 비워져 있으면 안되니 하루라도 속히 태자비를 들이시는게 맞다고 하자마자 망기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남.
강징은 싸늘한 망기의 표정에 자신이 무슨 말실수라도 한것인가 싶어서 당황해하는데 망기는 망기대로 미칠 지경이었음. 아무리 여인이 아니라지만 투기심조차 없을수가 있나. 투기는 커녕 저리 태연하니 미칠 지경이었지. 일부러 처소로 발길을 끊은것도 투기를 불러 일으키기 위함이었는데 어찌 저리도 태연한지 화가 날 지경이었음. 망기가 한숨을 쉬면서 그대는 질투라는 감정 자체를 모르는 것이냐고 묻자 강징이 당황해하면서 비빈은 투기를 하면 아니되는줄 안다고 말함. 망기가 황궁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어마마마께서도 투기를 하시는데 아니 될것은 또 뭐고 그렇다고 그런 내색조차 안하는것은 또 무엇 때문이냐고 함. 강징은 투기를 하지 않는다고 화를 내는 망기를 보고 의아해하다가 입을 열었음. 제가 투기를 해야 하는 것입니까? 제가 투기를 하지 않아 화가 나신것입니까? 강징이 의아해하며 묻자 망기가 답답한듯한 얼굴로 자신에게 애정이 없으니 투기조차 하지 않는 것이 아니냐며 소리를 지름. 강징은 그제야 망기가 왜 화가 난건지 깨달은 듯한 표정을 지음. 그리고는 마치 방금 안것처럼 전하께서는 저를 은애하십니까? 라고 물음.
망기가 다가와서 강징의 팔목을 붙잡고 그걸 이제야 안거냐고 어찌 이리 사내의 마음을 모를수가 있냐고 타박함. 강징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왜 자신을 좋아하냐고 묻다가 언제부터 자기를 마음에 품었냐고 물어봄. 망기가 연화호에서 헤엄을 치던 그대의 모습을 처음 본 순간부터라고 말함. 강징은 그 말을 듣고 눈이 동그래지더니 어쩔줄을 몰라하다가 팔이 아프다며 놓아달라고 함. 망기가 미안해하며 팔을 놓자 강징이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 동궁으로 돌아가셔서 쉬시라고 함. 망기가 오늘은 이곳에서 침수를 들려고 한다고 말하니 얼굴이 빨개지더니 아직 시침을 들 마음의 준비가 안됐대. 망기가 웃으면서 동침은 나중에 해도 된다고 오늘은 같이 누워서 자기만 하자니까 그제야 마음이 놓인것인지 망기의 곁으로 다가옴.
두 사람이 나란히 침상에 누워 있다가 망기가 열흘동안 그대가 보고 싶어서 견디기 힘들었다고 함. 강징은 그 말을 듣고 말없이 망기의 손을 붙잡음. 강징은 태자의 고백을 듣고서 그제야 궁밖의 삶에 대한 미련을 버렸음. 태자의 측비가 되었어야 할 이는 제 누이 동생이고 자신은 그 아이의 대신이라고 생각해서 언젠가 제 정체가 밝혀지면 궁밖으로 나가 평범하게 살고 싶었는데 이젠 그럴수가 없게 됐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태자가 자신을 은애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이 복잡하기만 했어. 얼마전에 본 황후의 괴로운 얼굴이 자꾸 아른거려서 더욱 그랬지. 일국의 태자에게 영원히 변치 않을 사랑을 약조해달라고 말할수도 없는 노릇이었고 언젠가는 저도 황후처럼 태자의 아이를 가지고 그가 품은 비빈들이 아이를 가지고 낳는 것을 보며 괴로워해야 하겠지. 부군에 대한 마음이 없다면 괴로움도 없을테지만 그러기에는 이미.. 강징은 제 곁에 잠든 망기의 얼굴을 잠시 쳐다보았다가 짧게 한숨을 내쉼. 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 이 사내를 마음에 품은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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