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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22 08:11
"드디어 잡았다, 이 개자식."
마침내 웨이드가 범인을 잡아 목을 조르던 그 순간, 범인은 당황한 얼굴로 웨이드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웨이드의 흰자는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밤을 지샜거나, 혹은 화가 났거나. 아니면 둘 다 이거나. 범인으로 몰린 소년은 방금 막 등교 준비를 끝냈는지 책가방을 한 쪽 어깨에 매고 있었다. 딱 봐도 고등학생 쯤 되어보이는 얼굴에 웨이드는 이상한 기분을 느끼며 잠시 멈칫했으나, 이 소년이 스파이더맨의 사진을 마구 찍어 데일리 뷰글에 넘겼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다시 험악한 인상을 유지했다. 이 놈을 잡아 족치면 스파이더맨도 결국 자신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주리라. "어려보이면 내가 봐 줄 거라 생각하나본데, 난 상대가 초등학생이라도 진심을 다 해서 싸워. 네 얼굴 보니 딱 봐도 고등학생 같은데 그래도 절대 안 봐줄 거야. 알겠어?" 웨이드가 범인을 몰아붙였지만 범인은 여전히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말 못해? 아니면 귀가 먹었어? 그래도 눈은 멀쩡하니까 이건 볼 수 있겠지." 웨이드는 허리춤에서 작은 단도를 꺼내 피터의 눈 앞에 들이밀었다. 마침내 가면 아래의 진실을 마주할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은?"
웨이드가 나이프를 손 안에서 빙글빙글 돌려가며 묻자 피터는 나이프와 웨이드의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인상을 구기며 짧게 대답했다.
"미안해요!"
피터는 잽싸게 손목에서 거미줄 용액을 뿜어내, 마주보이는 책장에서 제일 무거운 금 트로피를 잡아채더니 트로피의 날카로운 모서리 부분으로 웨이드의 뒤통수와 경추 사이를 세게 가격했다. 예상치 못하게 뒤를 맞은 웨이드는 짧은 신음을 토해내며 피터를 놓아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시발!!! 나 아직 너 찌르지도 않았어!!!"
웨이드가 욕설을 내뱉으며 고통에 신음하는 동안 피터는 발을 걸어 웨이드를 넘어트리고, 웨이드의 손을 뒤로 꺾어 나이프를 빼앗아 들었다. "죄송해요! 뼈를 꺾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러나 순식간에 벌어진 상황에 당황한 것은 웨이드도 마찬가지였다. 용병으로 살며 일반인에게 힘으로 밀려본 적이 없던 웨이드는 눈알을 굴리며 피터를 올려다보았다. "너 대체 뭐야? 그 거미줄 어디서 났어? 설마 네가 내 사랑스러운 스파이더..." 웨이드가 당황한 목소리로 묻자 피터는 거미줄 용액을 웨이드의 눈과 입에 차례로 쏘아댔다.
"틀린 건 아닌데 지금은 말 못해요! 나중에 천천히 설명할테니까... 이, 일단 좀 묶을게요!"
웨이드의 얼굴에 하얀 용액을 죽죽 뿜어낸 피터는 초인적인 힘을 이용해 아예 웨이드를 쓰러트려 눕히고, 손발을 거미줄로 꽁꽁 묶어 창문 아래 커다란 쓰레기차로 던지며 소리쳤다.
"그리고 저 고등학생 아니고 대학생이거든요! 진짜에요!! 나중에 봐요 데드풀!!"
하지만 웨이드가 탄 쓰레기차는 이미 도로로 나가 빠르게 멀어지고 있었다. 아마도 웨이드는 피터의 마지막 말을 듣지 못했을 터였다. 웨이드를 쓰레기차에 던진 피터는 허둥지둥 신발끈을 묶고 반대편 건물 벽으로 몸을 던졌다. 웨이드에게는 미안하지만, 중요한 전공 시험이 있는 날이기에 피터는 더 이상 시간을 빼앗길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이 시험만 끝나면 웨이드의 고백을 받아 줄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피터는 웨이드가 앳되어 보이는 자신의 얼굴에 실망하고 마음을 접는 건 아닐지 걱정하며 대학 건물을 가로질러 달렸다. 부디 웨이드를 쓰레기장에서 구해 내서 오늘 저녁에는 데이트를 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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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놀즈웨이드는 앳된 토모피터 얼굴에 놀라 내가 미자를 건드리는 쓰레기였다니 오마갓,, 하고 쓰레기차 안에서 이미 혀 깨물고 한 번 자살했다가 해 떨어질 무렵에 다시 깨어났을듯.
덷풀스파 웨이드피터 놀즈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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