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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31 21:51
엽죄도감] 단건차×김세가, 캡쳐를 부르는 예쁜 화면들! : 네이버 블로그

션이가 맨날 불나방처럼 감정을 갈아 넣어서 사건에 몰입하고 맨몸으로 용의자한테 뛰어가고 그러는 걸로 진짜 오지게 한번 싸울 것 같다.

션이는 감성과 이성 사이에서 줄타기하려고 노력하지만 사실은 감성에 지배당하는 예술가형이다보니, 사건에 몰입하기 시작하면 인사불성 되는 거지..팀장님이 맨날 조심하라고 해도 들어먹지 않고, 그 순간 자신이 느끼는대로 바로 행동에 옮기니까 두청 팀장님 언제고 뚜껑 날아갈 수밖에 없을 듯.. 

두청은 레이팀장님을 잃어봤잖아 그래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게 어떤 건지 지독하게 잘 알게 된 사람인데다가,
7년씩이나 포기하지 않고 레이팀장님 사건을 조사할만큼 강한 집념이 있는 사람이니까 션이를 잃지 않기 위해서 이 집념이 발동될것 같다 
레이팀장님처럼 잃을 바에는 그게 나을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진짜 모질게 션이를 몰아붙일것 같아 다시는 그러지 못하게
근데 그러면서 션이에 대한 자기 감정이 단순히 동료애나 걱정이란 감정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는걸 깨닫게 되는거야 하오츠...

션이가 유독 두청과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감정이나 말에 되게 쉽게 부서지는 것 같았거든
일단 두청이 션이에게 호감을 가지게 된 이후로는 신뢰해서 화를 잘 내지도 않았지만..
PC방 방화사건 때는 폭탄 터질뻔해서 두청이 션이한테 처음으로 크게 화내니까 그다지 상처가 되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두청이 막 쏟아내는 말에 별 저항없이 수긍하고 모든 처벌을 받겠다 죄송하다하고 자리를 떠나버리고
사무실에서 혼자 기다리는건지, 곱씹는건지 쭈굴해가지고 그림만 보고있다가 두청이 찾아오니까 쭈뼛쭈뼛 그의 결정을 기다리는게..
션이가 애정을 가진 사람한테는 한없이, 더 쉽게 부서지는 사람인걸보여주는거 같았음 맴찢

근데 자기가 유일하게 의지하는 사람이 자기를 잃을 각오로 모질게 나오니까 션이 속수무책되고 멘탈 나가서 일상 생활 안될듯
션이가 경찰서 다른 사람들이나, 스승님 모작사건으로 신경전 펼쳤던 지인이나, 사건에서 알게된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휘둘리거나 하진 않는데
자신에게 그러는게 두청이라서 애가 멘탈이 바사삭 될것 같아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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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잼ㅈㅇ 오탈자ㅈㅇ 검수안함ㅈㅇ





*

장펑은 요즘 그답지 않게 연일 좌불안석했다. 베이장을 뒤흔들었던 연쇄살인 사건이 일단락되며 팀은 포상을 받았고 팀장인 두청은 특별 승진했다. 드문 쾌거에 다 같이 모여 얼싸안고 잔치를 해도 모자랄 판에 두청은 잠적해서 연락이 안 되고 있었고, 그와 항상 한 몸처럼 움직이는 션이는 넋이 나가 어떤 말에도 답하지 않았다. 눈치가 그닥 없는 편인 장펑도 둘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음을 확신했다.

그도 그럴게, 장서장님 말론 장기 휴가라고는 했으나 레이팀장님 사건 때에도 이렇게 오래도록 자릴 비운 적이 없었는데, 연락도 닿지 않도록 잠적하다니 너무나 그답지 않고 이상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두청의 이상하게 긴 휴가가 팀 전체를 불안하게 했다. 다들 정확히 아는 바가 없었지만, 새하얗게 질린 얼굴로 귀신처럼 경내를 오가는 션이를 보고 있노라면 그와의 문제로 두청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걸 직감할 수밖에 없었다. 두청이 자리를 비우고 사흘째 되던 날, 장펑은 그로부터 문자 한통을 받았다. 사건 종결 보고서 작성해서 메일로 보내. 그게 전부였고 또 다시 긴 침묵이 이어졌다.

그가 일주일이 지나도록 오지 않자 션이가 장서장에게 면담을 신청했고 곧 그가 전근을 갈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며칠 뒤 그가 그의 사무실에서 간단하게 짐을 챙겨 나설때가 되어서야 소문은 사실이 됐고 팀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급기야 옌 형사가 답답함에 큰소리 아닌 큰소리로 션이를 다그치기도 했다. 리한은 서운함에 눈물을 보였고 장펑은 도무지 지금 무슨 상황인건지 이해가 가지 않아 연결되지도 않는 두청의 번호에 대고 통화버튼만 수십번 눌러댔다. 여러 날 그의 집에도 찾아가봤지만 아무런 기척이 나지 않았다.

팀원들은 열흘 가까이가 지나자 그의 신변상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 하에 두청의 휴대폰 위치를 조회했다. 마지막으로 휴대폰이 켜진 건 일주일 전, 위치는 베이장 끝자락에 있는 작은 바닷 마을이었다. 조급했던 장펑은 비상인력 대기를 요청하고 팀원들과 그 마을로 가서 샅샅이 다 뒤져볼 마음을 먹은 참에 마침내 두청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팀장님!!!!! 대체 어디 계시는거에요 전화는 왜이렇게 꺼져있고요 무사하신거에요? 별일 없는거죠? 어딜 가 계신거에요!!!!"
"장펑 말이 많다 나는 좀 쉬면 안되냐?"
"아니 쉬는건 좋지만 연락은 돼야 할것 아니에요 우리 다 팀장님 걱정하느라 잠도 못잤다고요.. 대체 어디 계시는거에요 지금 당장 갈게요 어디에요"

장펑의 곁으로 열댓개의 귀가 옹기종기 모였다. 답답한 리한이 휴대폰을 빼앗으려 했으나, 장펑이 손을 위로 들고 스피커폰으로 돌렸다.

"모두 걱정했다면 미안해 잠시 쉰것 뿐이야 별일 없지?"
"두팀장님! 션선생님 소식은 들으셨어요?"

리한이 까치발을 들고 소리쳤다. 하지만 두청은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침묵이 길어지자 전화가 끊길까 걱정됐던 장펑이 말을 쏟아냈다.

"아 일단 거기 어디에요 제가 간다구요 만나서 얘기해요"
"됐어 며칠 내로 복귀할거니까 다들 자리에서 대기해"
"휴대폰은 끄지 마시구요 제발요..션선생님이랑 무슨일이 있었던건지 모르겠지만..."

찰칵, 장펑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전화는 끊겼고 옌 형사는 장펑을 향해 삿대질했다. 모른척 하고 있으라니까 너도 참. 이렇게 눈치가 없는데 경찰이라고.. 혀를 차며 그가 사무실을 돌아서 나가자 반대편에서 허룽웨가 걸어 들어오며 분위기를 살폈다.

"혹시 두팀장님 연락 왔어요?"
"네 방금 통화했어요 며칠 내로 복귀하신다고요"
"나참..사람 걱정은 있는대로 시키더니.. 속편하시네 어디래요?"
"그건 모르겠어요 그냥 짧게 얘기하고 끊으셔서 누구 때문에" 

리한이 장펑을 노려보며 답하자 장펑은 억울하다는듯 손을 올리고 으쓱댔다. 장펑은 상황을 모면하려는듯 허룽웨에게 딴소리를 했다.

"아 맞다 법의관님 수사자료 보충해놓으려는데 혹시 증거분석실에서.."

허룽웨는 장펑의 질문을 들으며 션이의 사무실을 바라봤다. 션이가 경찰서에서 짐을 들고 나가던 날 무슨 일인지 몰라 그를 잡지 못했지만 그냥 보낸게 내내 마음에 걸렸다. 두청이 션이를 상대로 파워게임이라도 하는건지.. 서로 등 맞대고 지낸지가 벌써 몇년짼데 그럴 리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두청의 행동을 보아하니 그렇지도 않은 것 같았다. 혹시 감정적 우위를 누가 가져갈건지 다투는 사랑싸움을 하는 중인건가..? 뭐가 됐든 션이를 내보낼 각오까지 한 두청의 고집스런 태도에 허룽웨는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 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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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청은 말한 대로 며칠 후 복귀했고, 그답지 않게 정돈되지 않은 까칠한 모습으로 나타나 모두를 걱정시켰다. 장서장님 방에 들어가 귀가 먹먹하도록 잔소리를 들은 두청은 불이 꺼진 션이의 사무실로 들어가 그의 자리에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그가 완성하지 못한 유화가 검붉은 자국으로 번져있는 걸 바라보는 두청의 귓가로 장서장의 충고가 맴돌았다.

"팀장씩이나 됐으면 팀원을 잘 어르고 달랠줄도 알아야지 그렇게 몰아붙이기만 하는게 능사가 아니야"
"걘 안돼요 할 수 있는건 다해봤어요 이게 최선이에요"
"네 곁에서 떼어놓으면, 그럼 션이가 무조건 안전한거야? 정말 그렇게 생각해?"
"적어도 지금처럼 굴진 못할거에요 현장에서 멀어질테니까"
"두청, 션이는 단순한 사람이 아니야 너같지 않다고. 그저 눈에서 안보이면 마음에서도 멀어질거라고 속편하게 생각하는거야?"
"저도 알아요 션이는 저와 다른거, 그렇지만 저런식으로 계속 수사하다가는 몸이든 정신이든 박살이 날거라고요 이게 걔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에요 어쩌면.. 본인에게 더 맞는 자리로 돌아갈 기회고요"
"내가 너에게 션이를 부탁한건. 단지 니가 좋은 형사라서가 아니라, 두 사람이 같은 상처를 지녔기 때문이야 서로에게 서로가 위로도 의지도 되었으면 했어"
"..알아요 그렇지만 저도 오래 생각한거에요"
"션이의 의지는 여기 있어. 넌 그의 부모가 아냐. 방향을 제시해주고, 선택은 그 애가 하는거야 이런식의 강요는 난 동의 못해. 시간을 줄테니 너도 다시 잘 생각해봐"

두청은 몇번이고 죽음의 위기에서 그를 구했다. 아주 가까스로, 그러고 나면 한동안 그를 볼때마다 끔찍한 상상에 몸서리가 쳐졌다. 내가 제때 너에게 가지 못했다면, 내 총이 범인을 빗나갔더라면, 내가 잘못된 방향으로 몸을 던졌던 거라면. 불같이 화도 내보고 애를 어르듯 달래도 봤지만 그는 매번 날것인 채로 범인들의 앞에 서 있었다. 이번에도 그랬고. 션이는 범죄자들의 감정이나 욕망따위를 끄집어내는 재주가 탁월했지만 그러기 위해서 물불 가리지 않고 그들에게 달려갔다. 처음 한 두해는, 그가 자신에게 의지하며 안정되어 간다는 생각에 안심도 했고 뿌듯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늘 불면에 시달렸고, 그의 작업물은 점점 경계가 모호하고 불길한 색채로 가득채워졌다. 그럼에도 사건을 마주할 때마다 그들의 심리를 파헤치기 위해 스스로 범인들의 감정적 거울이 되는 것에 주저하지 않았다. 제가 볼 땐 그가 위태로운 줄타기를 하는 것 같았지만, 그런 상황에 놓이면 자신이 어떤 말을 해도 그에게 닿지 않는것 같았다. 범인들의 인격 프로필을 만들어서 범죄를 막겠다는 그의 숭고한 뜻은 같은 경찰로서 높이 평가했다. 가능하면 제가 그의 꿈을 응원하며 곁에서 지켜주고 싶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그가 멀쩡하게 살아 숨쉴 때 의미가 있는거지. 이대로는 션이를 지킬 수 없을거란 불안에 점차 확신이 들자 두청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너의 마음이 부서지고 몸이 부서지고 나는 끝내.. 또 다시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할 바엔, 차라리 널 지키고 나는 잃는게 낫다. 저와 부딪힐때마다 못견뎌하는건 션이었으니. 션이를 설득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스스로를 이용하는 것이란걸 두청은 잘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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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 사건이 일단락되고 다음 날 휴가를 보내는 션이의 집으로 찾아갔었다. 벨을 누르지 않고 평소처럼 들어갔는데 한참 옷을 갈아입던 중인 션이는 민망한 듯 웃으며 뒤로 돌아 마저 옷을 입었다. 돌아서기 전 드러난 가슴과 팔에 검붉은 멍 자국이 보였다. 평소였다면 사과하며 나갔겠지만 두청은 이 날 조금도 물러날 생각이 없었다. 

"왔어요?"
"할 얘기가 있어 나와"
"커피 내려올게요"
"필요없어 나와서 앉아"

평소 같지 않은 차가운 두청의 태도에 션이는 어리둥절했지만, 그를 따라 거실로 나갔다. 그의 앞에 앉으니 그가 한참이나 말의 첫머리를 고민했다. 무슨 말을 하려고 저러는 건지 션이는 긴장됐지만, 미소를 걸치고 인내심 있게 기다렸다.

"션이"
"네"
"내가 나답지 않게 오래 고민했어 그러니까 잘 들어"
"뭘요?"
"너 이제 이 일 그만둬 수사에서 손 떼 넌 경찰이랑 안맞는것 같으니까"
"네? 갑자기 그게 무슨.."
"충동적인 말 아니야 너와 여러해 함께했고 난 널 잘안다고 생각해 그래서 내린 결론이야 너, 이대로는 안돼"
"두청..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에요?"

당혹스러움과 황당함을 감추지 못해 션이는 웃음을 채 지우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표정으로 두청을 바라봤다. 창으로 들어온 한낮의 햇빛이 그를 비추고 있었는데, 그게 아득하게만 보였다. 하지만 두청은 그 어느때보다 단호한 표정과 눈빛으로 션이에게 분명히 말하고 있었다. 

"내가 사건 다룰 때 어느 쪽이든 조심하라고 네게 수백번도 더 말했지 근데 넌 매번 말을 안 들어 어제도 내가 제때 못갔다면, 난 아마 열 번째 희생자가 된 널 추모해야 했겠지. 네 뼛가루나 뿌리면서"
"...죄송해요 어제는, 그때는"
"아니 난 이제 어떤 말에도 납득되지 않을거고 이해해 줄 생각없어 이건 너 아니고 날 위해서야 션이"

션이는 갑작스러운 두청의 선언에 자신의 두손을 맞잡아 움켜쥐었다. 결연하기까지 한 그의 표정에 뭐라 말해야할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제게 화를 내는 것 같은데 전처럼 설득당해줄 것 같지 않아 마음이 조급해졌다. 미처 갈무리하지 못한 말을 션이는 일단 내던지며 계속 사과했다.

"저는, 두청.. 다신 안그럴게요..정말 잘못했어요 다음에는,"
"매번 그렇게 말했어 나는 널 믿었고. 근데 너 말이야 적어도 나한테는 이러면 안되잖아"
"...."
"네 실력이 얼마나 뛰어나든, 좋은 경찰이 되고 싶든 이제 상관없어 내 팀에서 나가. 아니 원래 네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
"...제가 싫다면요"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지 그럼 내가 나갈게"
"두청..."
"생각할 시간 필요해? 얼마든지 가져. 내가 자리 비워줄테니까"

할 말 끝났다는 듯 미련 없이 일어나는 두청의 뒷모습에 션이는 망연해졌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아 굳어있던 션이는 다급하게 일어나 두청을 따라갔고 현관에서 그의 팔을 붙들었다. 뭐라고 해야할지도 몰랐지만 뭐라도 해야 했다. 어쩐지 지금이 지나면 그와 전처럼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갑자기 왜이러시는거에요 혹시 전에 스승님이.. 다른 사람들이 한 말 때문에 걸려서 그래요? 그런거면,"
"션이"

두청은 제 팔을 붙드느라 희게 질린 션이의 손을 바라보다가 가만히 잡아 내렸다. 맥없이 떨어지는 그 애 팔에 가슴 한켠이 아프기도 했다. 하지만 각오한 일이기도 했다.

"내가 그동안 그냥 나 좋을대로 생각했던 거야 널 놓아주라는 그 사람들의 말이 맞을지도 몰라 어쩌면, 니가 있을 곳은 내 옆이 아닌지도 모르지"
"..."
"너까지 잃고 싶지 않아 하지만 넌 도무지 포기할 줄 모르는 사람이지"
"두청"
"근데 내가 한번 포기시켜보려고 해. 내 모든 걸 걸고. 계속 고집부릴거면 뭐든 각오하는 게 좋을거야"

두청은 그말만 남기고 뒤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함께 적막이 내려앉았고 션이는 망연히 그가 떠난 자리를 바라봤다. 늘 다정했던 그의 얼굴이 떠올라 심장이 깊은 물 속으로 쳐박히는 기분이 들었다. 짧은 순간, 그가 야속했지만 제가 다 망친것 같아서. 어떤 사과로도 돌이킬 수 없을것 같아서 그를 정말 잃게 될까봐 두려움에 잠시 숨을 멈췄다.

그가 했던 말을 곱씹었다. 내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라니, 내가 있던 곳이 어디였더라




엽죄도감 두청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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