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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08 09:20
둘이 이미 혼인을 했고 아이까지 있는 사이였으면 좋겠다.
망기와 강징은 운몽 수사 몇명과 타지역으로 야렵을 떠났다가 요수에 의해 부인을 잃은 사내와 그 자식을 구하게 됨. 사내의 부인은 이미 절명한 상태라 시신을 수습해서 근처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어. 강징은 부사에게 요수에게 공격을 당해 큰 부상을 입은 사내를 치료케하고 수사에게는 태어난지 몇달이 안된 아기를 돌보게 했음. 아이가 며칠을 내리 굶은터라 배가 고파서 그런지 자지러게 울기 시작함. 사내가 제 몫으로 받은 주먹밥을 잘게 떼어 씹어서 입에 넣어주는데 어린 아기라서 그런지 그것도 삼키지 못하고 자꾸 뱉어냄. 강징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 모습을 쳐다보다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자기가 밥을 먹일테니 사내에게 밥을 마저 먹으라고 하곤 아이를 안고 일어섰음. 강징이 아이를 안고 어르면서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다가 숲 안쪽으로 들어와서 급하게 옷매듭을 풀고 젖을 물림. 강징도 태어난지 반년도 안된 어린 아들을 키우고 있는터라 어미를 잃은 아이가 너무 안쓰러웠거든. 종주일이 바빠서 남들처럼 유모를 두긴 했어도 가끔 유모 대신 젖을 물리느라 단유를 안한게 다행이었음. 강징은 배가 고팠는지 소리를 내어 젖을 먹는 아이를 안쓰럽게 쳐다봄.
그리고 그 모습을 주변을 살피러 갔던 남망기가 보게 되면 좋겠다. 어깨를 반쯤 드러내고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강징과 강징이 제 어미인양 힘껏 젖을 빨고 있는 아기를 보니 기분이 이상해짐. 남망기는 제 부인인 강징이 다른 사내의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을 보니 왜인지 기분이 썩 좋지 않았음. 그런 남망기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징은 아이에게 배불리 젖을 먹이고 등을 두드려 트름을 시켰어. 그리곤 등을 토닥이며 품에 안아서 재우려고 하기까지 함. 잠투정을 하느라 칭얼거리는 아기를 어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시덥지 않은 이야기겠지. 아가 내게 너만한 아들이 있는데 부친을 빼닮아서 잘생긴 사내아이란다. 외모는 아정한 제 부친을 닮았는데 성정은 나를 닮아서 까탈스럽기 짝이 없다고 성정도 제 부친을 닮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며 하소연을 하기도 함. 그러더니 손가락으로 아기의 볼을 살살 간질이다가 가여운것 어린것이 어미를 잃었으니 앞으로의 삶이 고달프겠구나. 젖먹이가 배를 곯진 않을런지 하고 한숨을 푹 쉬며 네 아비가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를때까진 내가 잠시 네 어미가 되어주마 하고 아이를 토닥였어. 망기는 한참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조용히 돌아섰음. 제가 아닌 다른 사내와 혼인을 하여 그의 아이를 낳았다면 저런 모습일까 계속 강징의 모습을 곱씹으면서 말이야.
원래 계획과는 달리 요수의 흔적을 쫓고 산에 남은 요수를 토벌하느라 예정보다 하산이 늦어져서 하룻밤 더 노숙을 하게 되었음. 강징은 사내의 옆에서 잠이 든 아이에게 모포를 덮어주려다가 사내가 숨을 쉬질 않는걸 알아차림. 그에 놀라서 급히 맥을 짚어보니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어. 아마도 요수의 공격에 내상이 심했던 모양인데 그것이 사인이 된듯 했음. 강징이 수사들을 불러 사내의 시신을 수습케하고 아이를 안고 눈을 질끈 감음. 이 어린것을 두고 어찌 눈을 감았을까. 자신이 곧 죽을거라는 자각이 있었을텐데 어린 자식만 남겨두고 가는 심정이 얼마나 비통했을까. 강징은 사내가 저승에서 부인을 만나서 못다한 연을 이어가길 진심으로 바랐어. 세상을 뜬 아이의 부모에게 아이 걱정일랑은 하지 말라고 자기가 잘 보살피겠다고 작게 중얼거렸어. 그리고는 제 품에 안긴 아이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쉼. 하루 사이에 부모를 연달아 잃었으니 네 신세가 참으로 가엾구나. 아무것도 모른채 곤히 잠든 아기를 한참동안 보다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어. 늦은 밤 산속이라 산짐승의 울음소리가 이따끔 들리는것외엔 모든게 조용했음. 강징은 세상 모르게 잠이 든 아이를 보다가 갑자기 울컥 치미는 눈물에 당황스러워 함. 과거의 저와 어린것의 상황을 겹쳐본것 때문이었음. 한날한시에 살해당해 대들보에 시신이 매달렸던 부모와 어린 조카만 남겨두고 비명에 간 누이 부부 풍비박산이 난 가문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온갖 수모를 겪었던 일들. 아직도 그때의 일만 생각하면 날카로운 칼로 가슴을 저미는듯 고통스러웠어. 강징이 흐느껴 울다가 소매로 눈물을 닦으려는데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손이 내민 영견에 깜짝 놀람. 도대체 언제 온건지 망기가 기척도 없이 와서 옆에 서 있었거든.
강징이 영견으로 눈물을 훔치며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그런거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었어. 망기가 그런 강징을 빤히 보다가 강징의 품에 안긴 아이에게 시선을 둠. 그리곤 잠시동안 말이 없다가 수사들과 함께 아이의 어미가 묻힌 곳 옆에 아비의 시신을 묻어주고 왔다고 말함. 강징이 그 말을 듣고 아이를 추슬러 안곤 한숨을 쉬며 이 아이는 괜찮을까하고 중얼거림. 망기가 운몽으로 데리고 가서 좋은 양부모를 찾아주면 될거라고 하는데 강징이 고개를 저었어. 아무리 그래도 양부모가 친부모만 하겠냐며 만약에 업둥이라고 학대라도 당한다면 아이의 유년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냐고 말함. 망기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인데 벌써부터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니 강징이 한숨을 길게 쉼. 그리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밖에서 데리고 온 아이가 얼마나 미움을 받고 자라는지 내가 봐서 아니까! 이 아이만큼은 자라는 동안은 모두의 사랑을 받았으면 해서 그런거야! 그렇게 소리를 버럭 지르고는 흠칫하는데 망기가 굳은 표정이니 괜한 소릴했다 싶음. 망기가 밖에서 데리고 온 아이가 미움을 받으며 자랐다는게 위영의 이야기인거냐고 묻는데 강징이 대답을 하지 않음. 망기가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는게 불안하다면 아이를 운심부지처로 데리고 가서 숙부님께 맡기겠다고 말함. 강징이 이 아이가 산속에서 엄격한 규율을 지키며 사는게 싫다고 고개를 젓는데 망기가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고 하면 어떡하잔 이야기냐고 이 아이를 우리 양녀로 삼잔 이야기냐고 물음. 강징이 여전히 잠들어 있는 아이를 내려다보고는 나같이 모난 성정을 가진 이가 남의 아이를 어찌 사랑으로 키울수가 있겠냐고 고개를 저음.
망기가 부모를 잃은 아이가 가엾고 부모의 정을 모르고 자랄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고 불안해서 그러는거냐고 물어봄. 강만음 부모를 여의고 양부모나 다른 사람 밑에서 자란다고 해서 모두 불행해지는건 아니다. 그 아이는 우리와는 달라. 아이가 불행해지지 않게 우리가 옆에서 지켜봐주면 괜찮을거다 그렇게 말하며 달램. 강징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남망기 이 아이는 나처럼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 당하지 않고 자랄수가 있을까? 위무선처럼 미움을 받거나 구박을 당하면 어쩌지? 너처럼 부모의 부재에 힘들어하면 어떻게 해? 강징이 망기의 옷자락을 꾹 움켜쥐고 그렇게 묻는데 망기가 말없이 강징을 끌어안고 등을 토닥임. 강징이 품에 안긴 아이 때문에 몹시 어쩡쩡한 자세로 안겨있다가 볼멘 소리로 평소와 다르게 왜 이리 다정하냐고 툴툴거림. 망기가 너와 난 부부다! 내자가 힘들어할때 지아비가 위로해주는건 당연히 해야 할 도리라고 대답하는데 강징이 언제부터 지아비 노릇을 했다고 이러냐고 함. 그래도 싫지만은 않은지 억지로 밀어내지 않고 가만히 안겨있겠지. 잠시후에 망기가 밤공기가 차니 이만 돌아가자고 손을 붙잡음. 강징의 품에 안긴 아기는 그 소란에도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었고 강징은 아기를 다시 한번 고쳐 안고 걸음을 옮겼어. 그 다음날에 강징은 아이와 함께 아이의 부모의 무덤을 찾아 마지막 인사를 하고 운몽으로 돌아옴. 아이를 맡아줄 양부모를 찾을때까지 당분간은 운몽에서 돌보기로 했거든.
강징은 운몽으로 돌아오자마자 아이를 유모에게 맡기고 탕욕을 한 뒤에 사윤을 찾았어. 가복들에게 듣자하니 자신이 떠나있는 동안 계속 울기만 했다더니 그 말이 사실인지 눈이 퉁퉁 부은 채였음. 젖은 영견으로 눈가를 닦아주고 아윤하고 품에 안고 살살 어르는데 언제 울었냐는듯 방싯방싯 잘웃기만 함. 강징은 평소엔 저보다 유모를 더 좋아하는 아들이 이리 순하게 품에 안겨있어서 우울했던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걸 느낌. 망기는 부사에게 운몽에 사는 자식이 없는 부부중에 양녀를 원하는 이들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한 다음에 제 처소로 돌아왔어. 평소대로 야렵일지를 쓰고 강징을 찾아나섰는데 별채에서 사윤에게 젖을 물리는 중인 강징을 발견함. 사윤이 단풍잎 같은 손을 가슴에 올리고 젖을 먹는 모습과 그런 사윤을 애틋하게 보는 강징의 모습에 왜인지 모르게 가슴이 벅찼음. 강징이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가 망기와 눈이 마주치자 흠칫 놀라서 가슴을 가림. 망기가 갑자기 왜 내외를 하냐고 묻는데 강징이 얼굴이 새빨개져선 들어왔으면 인기척이라도 내라고 잔소리를 함. 망기가 뚱한 표정으로 부끄러워서 그러느냐며 이번이 처음 본것도 아니라고 했다가 강징이 몰래 훔쳐보는 취미가 있었냐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입을 다 물었음.
강징이 흐트러진 의복을 단정히 하는 동안에 망기가 사윤을 품에 안고 어름. 아버지의 품이 낯선건지 칭얼거리다가 망기가 말액을 풀어서 손에 쥐어주니 그걸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팔림. 강징이 말액을 물고 빠는 사윤에게서 말액을 빼앗으려다가 말고 손을 거뒀어. 망기가 그걸 보고 소매에 넣어둔 향낭에서 새 말액을 꺼내서 강징에게 내밀었음. 강징이 도대체 어쩌라는거냐는듯 멀뚱히 쳐다보다가 망기가 말액을 매달라는 말을 하자 몹시 당황스러워 함. 평소엔 혼자서도 잘하더니 갑자기 왜 이러느냐며 내켜하지 않는데 망기가 팔이 아파 그러니 이번만 해달라고 함. 강징이 머뭇거리니 망기가 강징의 손에 말액을 쥐어주며 말액을 만질수 있는건 부모와 처자식뿐이다 만음 넌 이걸 만질 자격이 있어라고 말함. 강징이 하하고 한숨을 쉬고는 말액을 조심스레 이마에 매어줌. 망기가 돌아앉아서 손을 붙잡으니 강징이 요 며칠 사이에 왜 이리 다정해졌냐고 사람이 갑자기 바뀌면 곧 죽는다는데 하고 실없는 소리를 해댐. 망기가 말없이 웃다가 갑자기 입술에 입을 맞추자 강징이 질색하며 밀어냄. 망기가 만음 너를 은애해서 그러는 것이다라고 하자 말도 안되는 소릴 한다는듯 몸을 돌림. 강징이 그 티나는 거짓말에 속을줄 아냐고 나를 놀리는게 재밌냐고 화를 내는데 강징의 언성이 높아지자 사윤이 놀라서 울음을 터뜨림. 강징이 사윤일 안고 자리를 뜨는데 망기가 급히 뒤를 따라가서 손목을 붙잡음. 강징이 한숨을 쉬면서 갑자기 왜 이러느냐고 은애한다는 말은 또 무엇이냐고 묻는데 망기가 며칠전에야 너에 대한 마음을 깨달았다고 함. 강징이 굳은 얼굴로 그 사이에 몸정이라도 든거냐며 천하의 함광군이 나같은 이를 은애한다니 사람들이 알면 비웃겠어하고 비아냥거림. 망기가 만음 거짓말이 아니라 진심이다! 너를 은애하지 않았다면 다른 이를 투기하지도 않았을거라고 하는데 강징이 투기라고 되물으니 망기가 답지않게 한숨을 쉼.
망기가 요수에 의해 부모를 잃은 아기를 사윤 대하듯 살뜰히 보살피던 모습에 다른 사내와 사이에서 아이를 낳았으면 저리 다정했을까 그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음. 다친 사내에게 말을 거는 것조차도 질투가 나서 미칠것만 같았다고 내가 이리 옹졸할 줄은 몰랐다고 말하니 강징이 어이가 없는지 피식 헛웃음을 터뜨림. 그게 뭐야 하고 막 웃다가 왜 질투가 나는데? 하고 물어봄. 그야 너를 은애하니까! 다른 사내에게 웃어주는게 싫었다!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사내의 아이에게 모친 역할을 하는것도 싫었어라고 함. 강징이 한숨을 푹 쉬고는 철이 없기는 어미를 잃은 가여운 아이잖아! 어린것의 배를 곯게 할수가 없으니 몇번 젖을 물린것가지고 허튼 생각이나 하고 바보 같으니! 망기의 어깨를 한대치고 돌아섬. 너 내가 은애한다고 말하면 좋아할줄 알았어? 난 멋없는 사내는 싫어! 아윤 넌 아버지를 닮으면 아니된다. 저리 멋없는 사내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거야. 얼빠진 바보가 아닌 이상. 하아 그런데 그 얼빠진 바보가 여기에 있구나. 아윤 어미랑 같이 예쁜 아가 동생을 보러가자 하고 걸음을 옮김. 망기가 혼자 남아서 정원을 둘러보다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강징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감. 강징은 유모에게서 아이를 받아 요람에 눕혔어. 사윤은 제 또래 아기를 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무척 신기하게 여김. 사윤이 아이의 볼을 만지작거리다가 배시시 웃는데 강징이 그런 사윤의 손을 붙잡고 한숨을 쉼. 아윤 동생을 가지고 싶진 않아? 여동생이 있으면 어떨거 같아? 말도 못하는 어린 아이에게 대답을 바라는게 우습지만 부모를 잃은 아이가 너무 안쓰러워서 신경이 쓰였거든. 양녀를 삼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제 자식도 아닌 아이를 잘키울수가 있을까. 강징은 아이의 옆에 사윤일 재워두고 한참을 들여보다가 일어섰어. 유모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잠깐 걸을까 나선길에 망기랑 다시 마주침.
강징은 망기가 불쑥 내민 보라색 꽃을 보고 눈만 깜빡이다가 이게 뭐냐고 물었음. 망기가 만음 네게 잘어울릴것 같아서 꺾어왔다는 말에 피식 웃음. 강징이 어쨌든 고마워하고 꽃을 받아드는데 망기가 이번엔 종이에 싼 물건을 내밈. 강징이 의아해하며 종이를 펼쳐보는데 머리빗이었어. 사내가 은애하는 여인에게 정표로 주는것이 빗이었거든. 강징이 갑작스러운 빗 선물에 당황해하다가 갑자기 이게 다 무엇이냐고 물음. 망기가 만음 네가 멋없는 사내는 싫다고 해서 준비한거라는 말에 강징이 입을 삐쭉임. 그러고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은 안들어? 우리가 혼인한지가 언젠데! 소리를 지르고 휙하고 돌아서서 걸어감. 그리곤 침전으로 들어가 경대앞에 앉는데 머리를 풀어헤치더니 손에 쥔 빗을 만지작거림. 망기가 따라들어와서는 머리칼을 만지니 강징이 한숨을 쉬면서 빗질할거니까 만지지 말라고 짜증을 냄. 그리고는 한번 두번 세번 위에서 아래로 빗질을 하곤 장신구를 넣어두는 함에 빗을 넣어둠. 강징이 세번 머리를 빗은 이유가 뭔지 아냐고 물으니 망기가 신부가 한번 빗질을 하면 부부가 백년해로를 하고 두번 빗질을 하면 서로 평생을 존경하게 되고 세번 빗질은 자손이 넘치게 된다는 뜻이라고 대답함. 강징이 이미 아이까지 있으니 고백을 거절할순 없지하고 선심쓰는듯 받아주겠다고 하자 망기가 웃으며 강징을 안아들었음. 강징이 대낮에 부끄럽게 이게 무슨 짓이냐고 발버둥을 치는데 망기가 만음 우리가 몸정이 들만큼 자주 운우지정을 나눈게 아니잖아. 그리고 우리 사이에 자식은 사윤 하나니 자손이 넘치려면 그만큼 노력을 해야 되지 않겠냐고 능글맞게 굴었어. 강징이 침상에 눕혀져서 제 몸 위에 올라타는 남망기를 보고는 부끄러운듯 옆으로 고개를 돌림.
요수에 의해 부모를 잃은 아이는 혼인한지 여러해가 되어도 자식이 없는 부사 내외가 양녀로 들여서 연화오에서 함께 키우게 되었음. 사윤이 친동생처럼 어여뻐하고 강징이나 망기도 친자식 대하듯 살뜰히 보살피는 덕에 아이는 연화오 식솔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라게 됨. 그리고 망기와 강징에게도 희소식이 생겼는데 강징이 몸이 좋지 않아 의원에게 진맥을 받아보니 아이를 가졌다고 하는게 아니겠음. 강징은 혼인 이후 줄곧 망기와 사이가 서먹해서 둘째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가 아이가 생겨서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함. 망기는 벌써부터 시전을 돌아다니며 아이의 물건들을 사모으고 있을만큼 아이가 태어나길 고대하고 있었음. 강징의 회임 소식을 들은 남계인은 종손주의 이름을 뭘로 지을까 고민하느라 정신이 없음. 남희신은 생각치도 못한 둘째 조카에 흐뭇해하다가도 둘이 언제쯤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했나 궁금해할듯. 강징은 연화호가 훤히 보이는 정자에 앉아서 노을이 지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깜빡 졸았어. 망기가 춥다며 어깨에 장포를 둘러주는 손길에 잠이 깼는데 강징이 평소답지 않게 품에 먼저 안겨들어서 아이처럼 어리광을 부림. 망기가 웃으면서 얼굴 곳곳에 입을 맞췄어. 강징이 꿈에서 누님이 커다란 연꽃을 하나 건네줬는데 거기에 작은 아기 사슴이 한마리 있었다고 아무래도 태몽인가보다 함. 망기가 이번 아이는 여아일것 같다고 하니 강징이 웃으면서 아들은 이미 있으니 딸이어도 좋겠다고 말함. 망기가 날이 차니 안으로 들어가자며 강징을 안아드는데 강징이 남부끄럽게 뭐하는 짓이냐며 질색하니 임부가 무리해선 안된다고 함. 강징이 내려놓으라고 왁왁거리다가 가복들이 쳐다보니 얼굴이 빨개져선 안에 들어가서 보자고 으름장을 놓음. 망기가 대뜸 만음 은애해 하는 말에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나도하고 마지못해 대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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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기와 강징은 운몽 수사 몇명과 타지역으로 야렵을 떠났다가 요수에 의해 부인을 잃은 사내와 그 자식을 구하게 됨. 사내의 부인은 이미 절명한 상태라 시신을 수습해서 근처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어. 강징은 부사에게 요수에게 공격을 당해 큰 부상을 입은 사내를 치료케하고 수사에게는 태어난지 몇달이 안된 아기를 돌보게 했음. 아이가 며칠을 내리 굶은터라 배가 고파서 그런지 자지러게 울기 시작함. 사내가 제 몫으로 받은 주먹밥을 잘게 떼어 씹어서 입에 넣어주는데 어린 아기라서 그런지 그것도 삼키지 못하고 자꾸 뱉어냄. 강징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 모습을 쳐다보다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자기가 밥을 먹일테니 사내에게 밥을 마저 먹으라고 하곤 아이를 안고 일어섰음. 강징이 아이를 안고 어르면서 사람들이 없는 곳으로 걸음을 옮기다가 숲 안쪽으로 들어와서 급하게 옷매듭을 풀고 젖을 물림. 강징도 태어난지 반년도 안된 어린 아들을 키우고 있는터라 어미를 잃은 아이가 너무 안쓰러웠거든. 종주일이 바빠서 남들처럼 유모를 두긴 했어도 가끔 유모 대신 젖을 물리느라 단유를 안한게 다행이었음. 강징은 배가 고팠는지 소리를 내어 젖을 먹는 아이를 안쓰럽게 쳐다봄.
그리고 그 모습을 주변을 살피러 갔던 남망기가 보게 되면 좋겠다. 어깨를 반쯤 드러내고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강징과 강징이 제 어미인양 힘껏 젖을 빨고 있는 아기를 보니 기분이 이상해짐. 남망기는 제 부인인 강징이 다른 사내의 아기에게 젖을 물리는 모습을 보니 왜인지 기분이 썩 좋지 않았음. 그런 남망기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강징은 아이에게 배불리 젖을 먹이고 등을 두드려 트름을 시켰어. 그리곤 등을 토닥이며 품에 안아서 재우려고 하기까지 함. 잠투정을 하느라 칭얼거리는 아기를 어르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시덥지 않은 이야기겠지. 아가 내게 너만한 아들이 있는데 부친을 빼닮아서 잘생긴 사내아이란다. 외모는 아정한 제 부친을 닮았는데 성정은 나를 닮아서 까탈스럽기 짝이 없다고 성정도 제 부친을 닮았으면 좋았을텐데 하며 하소연을 하기도 함. 그러더니 손가락으로 아기의 볼을 살살 간질이다가 가여운것 어린것이 어미를 잃었으니 앞으로의 삶이 고달프겠구나. 젖먹이가 배를 곯진 않을런지 하고 한숨을 푹 쉬며 네 아비가 어느 정도 몸을 추스를때까진 내가 잠시 네 어미가 되어주마 하고 아이를 토닥였어. 망기는 한참동안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조용히 돌아섰음. 제가 아닌 다른 사내와 혼인을 하여 그의 아이를 낳았다면 저런 모습일까 계속 강징의 모습을 곱씹으면서 말이야.
원래 계획과는 달리 요수의 흔적을 쫓고 산에 남은 요수를 토벌하느라 예정보다 하산이 늦어져서 하룻밤 더 노숙을 하게 되었음. 강징은 사내의 옆에서 잠이 든 아이에게 모포를 덮어주려다가 사내가 숨을 쉬질 않는걸 알아차림. 그에 놀라서 급히 맥을 짚어보니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였어. 아마도 요수의 공격에 내상이 심했던 모양인데 그것이 사인이 된듯 했음. 강징이 수사들을 불러 사내의 시신을 수습케하고 아이를 안고 눈을 질끈 감음. 이 어린것을 두고 어찌 눈을 감았을까. 자신이 곧 죽을거라는 자각이 있었을텐데 어린 자식만 남겨두고 가는 심정이 얼마나 비통했을까. 강징은 사내가 저승에서 부인을 만나서 못다한 연을 이어가길 진심으로 바랐어. 세상을 뜬 아이의 부모에게 아이 걱정일랑은 하지 말라고 자기가 잘 보살피겠다고 작게 중얼거렸어. 그리고는 제 품에 안긴 아이를 내려다보며 한숨을 쉼. 하루 사이에 부모를 연달아 잃었으니 네 신세가 참으로 가엾구나. 아무것도 모른채 곤히 잠든 아기를 한참동안 보다가 천천히 걸음을 옮겼어. 늦은 밤 산속이라 산짐승의 울음소리가 이따끔 들리는것외엔 모든게 조용했음. 강징은 세상 모르게 잠이 든 아이를 보다가 갑자기 울컥 치미는 눈물에 당황스러워 함. 과거의 저와 어린것의 상황을 겹쳐본것 때문이었음. 한날한시에 살해당해 대들보에 시신이 매달렸던 부모와 어린 조카만 남겨두고 비명에 간 누이 부부 풍비박산이 난 가문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온갖 수모를 겪었던 일들. 아직도 그때의 일만 생각하면 날카로운 칼로 가슴을 저미는듯 고통스러웠어. 강징이 흐느껴 울다가 소매로 눈물을 닦으려는데 갑자기 불쑥 튀어나온 손이 내민 영견에 깜짝 놀람. 도대체 언제 온건지 망기가 기척도 없이 와서 옆에 서 있었거든.
강징이 영견으로 눈물을 훔치며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그런거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었어. 망기가 그런 강징을 빤히 보다가 강징의 품에 안긴 아이에게 시선을 둠. 그리곤 잠시동안 말이 없다가 수사들과 함께 아이의 어미가 묻힌 곳 옆에 아비의 시신을 묻어주고 왔다고 말함. 강징이 그 말을 듣고 아이를 추슬러 안곤 한숨을 쉬며 이 아이는 괜찮을까하고 중얼거림. 망기가 운몽으로 데리고 가서 좋은 양부모를 찾아주면 될거라고 하는데 강징이 고개를 저었어. 아무리 그래도 양부모가 친부모만 하겠냐며 만약에 업둥이라고 학대라도 당한다면 아이의 유년이 얼마나 고통스럽겠냐고 말함. 망기가 일어나지도 않은 일인데 벌써부터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고 하니 강징이 한숨을 길게 쉼. 그리고 다소 격앙된 목소리로 밖에서 데리고 온 아이가 얼마나 미움을 받고 자라는지 내가 봐서 아니까! 이 아이만큼은 자라는 동안은 모두의 사랑을 받았으면 해서 그런거야! 그렇게 소리를 버럭 지르고는 흠칫하는데 망기가 굳은 표정이니 괜한 소릴했다 싶음. 망기가 밖에서 데리고 온 아이가 미움을 받으며 자랐다는게 위영의 이야기인거냐고 묻는데 강징이 대답을 하지 않음. 망기가 다른 사람에게 아이를 맡기는게 불안하다면 아이를 운심부지처로 데리고 가서 숙부님께 맡기겠다고 말함. 강징이 이 아이가 산속에서 엄격한 규율을 지키며 사는게 싫다고 고개를 젓는데 망기가 이것도 싫다 저것도 싫다고 하면 어떡하잔 이야기냐고 이 아이를 우리 양녀로 삼잔 이야기냐고 물음. 강징이 여전히 잠들어 있는 아이를 내려다보고는 나같이 모난 성정을 가진 이가 남의 아이를 어찌 사랑으로 키울수가 있겠냐고 고개를 저음.
망기가 부모를 잃은 아이가 가엾고 부모의 정을 모르고 자랄 아이의 미래가 걱정되고 불안해서 그러는거냐고 물어봄. 강만음 부모를 여의고 양부모나 다른 사람 밑에서 자란다고 해서 모두 불행해지는건 아니다. 그 아이는 우리와는 달라. 아이가 불행해지지 않게 우리가 옆에서 지켜봐주면 괜찮을거다 그렇게 말하며 달램. 강징이 눈물이 그렁그렁해서는 남망기 이 아이는 나처럼 끊임없이 다른 사람과 비교 당하지 않고 자랄수가 있을까? 위무선처럼 미움을 받거나 구박을 당하면 어쩌지? 너처럼 부모의 부재에 힘들어하면 어떻게 해? 강징이 망기의 옷자락을 꾹 움켜쥐고 그렇게 묻는데 망기가 말없이 강징을 끌어안고 등을 토닥임. 강징이 품에 안긴 아이 때문에 몹시 어쩡쩡한 자세로 안겨있다가 볼멘 소리로 평소와 다르게 왜 이리 다정하냐고 툴툴거림. 망기가 너와 난 부부다! 내자가 힘들어할때 지아비가 위로해주는건 당연히 해야 할 도리라고 대답하는데 강징이 언제부터 지아비 노릇을 했다고 이러냐고 함. 그래도 싫지만은 않은지 억지로 밀어내지 않고 가만히 안겨있겠지. 잠시후에 망기가 밤공기가 차니 이만 돌아가자고 손을 붙잡음. 강징의 품에 안긴 아기는 그 소란에도 여전히 곤히 잠들어 있었고 강징은 아기를 다시 한번 고쳐 안고 걸음을 옮겼어. 그 다음날에 강징은 아이와 함께 아이의 부모의 무덤을 찾아 마지막 인사를 하고 운몽으로 돌아옴. 아이를 맡아줄 양부모를 찾을때까지 당분간은 운몽에서 돌보기로 했거든.
강징은 운몽으로 돌아오자마자 아이를 유모에게 맡기고 탕욕을 한 뒤에 사윤을 찾았어. 가복들에게 듣자하니 자신이 떠나있는 동안 계속 울기만 했다더니 그 말이 사실인지 눈이 퉁퉁 부은 채였음. 젖은 영견으로 눈가를 닦아주고 아윤하고 품에 안고 살살 어르는데 언제 울었냐는듯 방싯방싯 잘웃기만 함. 강징은 평소엔 저보다 유모를 더 좋아하는 아들이 이리 순하게 품에 안겨있어서 우울했던 기분이 한결 나아지는걸 느낌. 망기는 부사에게 운몽에 사는 자식이 없는 부부중에 양녀를 원하는 이들이 있는지 알아보라고 한 다음에 제 처소로 돌아왔어. 평소대로 야렵일지를 쓰고 강징을 찾아나섰는데 별채에서 사윤에게 젖을 물리는 중인 강징을 발견함. 사윤이 단풍잎 같은 손을 가슴에 올리고 젖을 먹는 모습과 그런 사윤을 애틋하게 보는 강징의 모습에 왜인지 모르게 가슴이 벅찼음. 강징이 인기척에 고개를 들었다가 망기와 눈이 마주치자 흠칫 놀라서 가슴을 가림. 망기가 갑자기 왜 내외를 하냐고 묻는데 강징이 얼굴이 새빨개져선 들어왔으면 인기척이라도 내라고 잔소리를 함. 망기가 뚱한 표정으로 부끄러워서 그러느냐며 이번이 처음 본것도 아니라고 했다가 강징이 몰래 훔쳐보는 취미가 있었냐고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입을 다 물었음.
강징이 흐트러진 의복을 단정히 하는 동안에 망기가 사윤을 품에 안고 어름. 아버지의 품이 낯선건지 칭얼거리다가 망기가 말액을 풀어서 손에 쥐어주니 그걸 가지고 노느라 정신이 팔림. 강징이 말액을 물고 빠는 사윤에게서 말액을 빼앗으려다가 말고 손을 거뒀어. 망기가 그걸 보고 소매에 넣어둔 향낭에서 새 말액을 꺼내서 강징에게 내밀었음. 강징이 도대체 어쩌라는거냐는듯 멀뚱히 쳐다보다가 망기가 말액을 매달라는 말을 하자 몹시 당황스러워 함. 평소엔 혼자서도 잘하더니 갑자기 왜 이러느냐며 내켜하지 않는데 망기가 팔이 아파 그러니 이번만 해달라고 함. 강징이 머뭇거리니 망기가 강징의 손에 말액을 쥐어주며 말액을 만질수 있는건 부모와 처자식뿐이다 만음 넌 이걸 만질 자격이 있어라고 말함. 강징이 하하고 한숨을 쉬고는 말액을 조심스레 이마에 매어줌. 망기가 돌아앉아서 손을 붙잡으니 강징이 요 며칠 사이에 왜 이리 다정해졌냐고 사람이 갑자기 바뀌면 곧 죽는다는데 하고 실없는 소리를 해댐. 망기가 말없이 웃다가 갑자기 입술에 입을 맞추자 강징이 질색하며 밀어냄. 망기가 만음 너를 은애해서 그러는 것이다라고 하자 말도 안되는 소릴 한다는듯 몸을 돌림. 강징이 그 티나는 거짓말에 속을줄 아냐고 나를 놀리는게 재밌냐고 화를 내는데 강징의 언성이 높아지자 사윤이 놀라서 울음을 터뜨림. 강징이 사윤일 안고 자리를 뜨는데 망기가 급히 뒤를 따라가서 손목을 붙잡음. 강징이 한숨을 쉬면서 갑자기 왜 이러느냐고 은애한다는 말은 또 무엇이냐고 묻는데 망기가 며칠전에야 너에 대한 마음을 깨달았다고 함. 강징이 굳은 얼굴로 그 사이에 몸정이라도 든거냐며 천하의 함광군이 나같은 이를 은애한다니 사람들이 알면 비웃겠어하고 비아냥거림. 망기가 만음 거짓말이 아니라 진심이다! 너를 은애하지 않았다면 다른 이를 투기하지도 않았을거라고 하는데 강징이 투기라고 되물으니 망기가 답지않게 한숨을 쉼.
망기가 요수에 의해 부모를 잃은 아기를 사윤 대하듯 살뜰히 보살피던 모습에 다른 사내와 사이에서 아이를 낳았으면 저리 다정했을까 그런 말도 안되는 상상을 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음. 다친 사내에게 말을 거는 것조차도 질투가 나서 미칠것만 같았다고 내가 이리 옹졸할 줄은 몰랐다고 말하니 강징이 어이가 없는지 피식 헛웃음을 터뜨림. 그게 뭐야 하고 막 웃다가 왜 질투가 나는데? 하고 물어봄. 그야 너를 은애하니까! 다른 사내에게 웃어주는게 싫었다! 내 아이가 아닌 다른 사내의 아이에게 모친 역할을 하는것도 싫었어라고 함. 강징이 한숨을 푹 쉬고는 철이 없기는 어미를 잃은 가여운 아이잖아! 어린것의 배를 곯게 할수가 없으니 몇번 젖을 물린것가지고 허튼 생각이나 하고 바보 같으니! 망기의 어깨를 한대치고 돌아섬. 너 내가 은애한다고 말하면 좋아할줄 알았어? 난 멋없는 사내는 싫어! 아윤 넌 아버지를 닮으면 아니된다. 저리 멋없는 사내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을거야. 얼빠진 바보가 아닌 이상. 하아 그런데 그 얼빠진 바보가 여기에 있구나. 아윤 어미랑 같이 예쁜 아가 동생을 보러가자 하고 걸음을 옮김. 망기가 혼자 남아서 정원을 둘러보다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강징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감. 강징은 유모에게서 아이를 받아 요람에 눕혔어. 사윤은 제 또래 아기를 본적이 없어서 그런지 무척 신기하게 여김. 사윤이 아이의 볼을 만지작거리다가 배시시 웃는데 강징이 그런 사윤의 손을 붙잡고 한숨을 쉼. 아윤 동생을 가지고 싶진 않아? 여동생이 있으면 어떨거 같아? 말도 못하는 어린 아이에게 대답을 바라는게 우습지만 부모를 잃은 아이가 너무 안쓰러워서 신경이 쓰였거든. 양녀를 삼는 일은 어렵지 않지만 제 자식도 아닌 아이를 잘키울수가 있을까. 강징은 아이의 옆에 사윤일 재워두고 한참을 들여보다가 일어섰어. 유모에게 아이들을 맡기고 잠깐 걸을까 나선길에 망기랑 다시 마주침.
강징은 망기가 불쑥 내민 보라색 꽃을 보고 눈만 깜빡이다가 이게 뭐냐고 물었음. 망기가 만음 네게 잘어울릴것 같아서 꺾어왔다는 말에 피식 웃음. 강징이 어쨌든 고마워하고 꽃을 받아드는데 망기가 이번엔 종이에 싼 물건을 내밈. 강징이 의아해하며 종이를 펼쳐보는데 머리빗이었어. 사내가 은애하는 여인에게 정표로 주는것이 빗이었거든. 강징이 갑작스러운 빗 선물에 당황해하다가 갑자기 이게 다 무엇이냐고 물음. 망기가 만음 네가 멋없는 사내는 싫다고 해서 준비한거라는 말에 강징이 입을 삐쭉임. 그러고는 너무 늦었다는 생각은 안들어? 우리가 혼인한지가 언젠데! 소리를 지르고 휙하고 돌아서서 걸어감. 그리곤 침전으로 들어가 경대앞에 앉는데 머리를 풀어헤치더니 손에 쥔 빗을 만지작거림. 망기가 따라들어와서는 머리칼을 만지니 강징이 한숨을 쉬면서 빗질할거니까 만지지 말라고 짜증을 냄. 그리고는 한번 두번 세번 위에서 아래로 빗질을 하곤 장신구를 넣어두는 함에 빗을 넣어둠. 강징이 세번 머리를 빗은 이유가 뭔지 아냐고 물으니 망기가 신부가 한번 빗질을 하면 부부가 백년해로를 하고 두번 빗질을 하면 서로 평생을 존경하게 되고 세번 빗질은 자손이 넘치게 된다는 뜻이라고 대답함. 강징이 이미 아이까지 있으니 고백을 거절할순 없지하고 선심쓰는듯 받아주겠다고 하자 망기가 웃으며 강징을 안아들었음. 강징이 대낮에 부끄럽게 이게 무슨 짓이냐고 발버둥을 치는데 망기가 만음 우리가 몸정이 들만큼 자주 운우지정을 나눈게 아니잖아. 그리고 우리 사이에 자식은 사윤 하나니 자손이 넘치려면 그만큼 노력을 해야 되지 않겠냐고 능글맞게 굴었어. 강징이 침상에 눕혀져서 제 몸 위에 올라타는 남망기를 보고는 부끄러운듯 옆으로 고개를 돌림.
요수에 의해 부모를 잃은 아이는 혼인한지 여러해가 되어도 자식이 없는 부사 내외가 양녀로 들여서 연화오에서 함께 키우게 되었음. 사윤이 친동생처럼 어여뻐하고 강징이나 망기도 친자식 대하듯 살뜰히 보살피는 덕에 아이는 연화오 식솔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자라게 됨. 그리고 망기와 강징에게도 희소식이 생겼는데 강징이 몸이 좋지 않아 의원에게 진맥을 받아보니 아이를 가졌다고 하는게 아니겠음. 강징은 혼인 이후 줄곧 망기와 사이가 서먹해서 둘째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가 아이가 생겨서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함. 망기는 벌써부터 시전을 돌아다니며 아이의 물건들을 사모으고 있을만큼 아이가 태어나길 고대하고 있었음. 강징의 회임 소식을 들은 남계인은 종손주의 이름을 뭘로 지을까 고민하느라 정신이 없음. 남희신은 생각치도 못한 둘째 조카에 흐뭇해하다가도 둘이 언제쯤 서로에 대한 마음을 확인했나 궁금해할듯. 강징은 연화호가 훤히 보이는 정자에 앉아서 노을이 지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깜빡 졸았어. 망기가 춥다며 어깨에 장포를 둘러주는 손길에 잠이 깼는데 강징이 평소답지 않게 품에 먼저 안겨들어서 아이처럼 어리광을 부림. 망기가 웃으면서 얼굴 곳곳에 입을 맞췄어. 강징이 꿈에서 누님이 커다란 연꽃을 하나 건네줬는데 거기에 작은 아기 사슴이 한마리 있었다고 아무래도 태몽인가보다 함. 망기가 이번 아이는 여아일것 같다고 하니 강징이 웃으면서 아들은 이미 있으니 딸이어도 좋겠다고 말함. 망기가 날이 차니 안으로 들어가자며 강징을 안아드는데 강징이 남부끄럽게 뭐하는 짓이냐며 질색하니 임부가 무리해선 안된다고 함. 강징이 내려놓으라고 왁왁거리다가 가복들이 쳐다보니 얼굴이 빨개져선 안에 들어가서 보자고 으름장을 놓음. 망기가 대뜸 만음 은애해 하는 말에 다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나도하고 마지못해 대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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