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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5 22:15
합숙 첫째날 옆자리에 나란히 누워서 잔 날부터였으면 함. 자다가 끙끙 앓는 소리에 대만이가 깼는데 그 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리길래 놀라서 고개를 돌리면 땀으로 흠뻑 젖어선 뭐라고 중얼거리고 있는 태섭이가 있겠지. 송태섭, 야...! 조심스럽게 부르며 흔들어봐도 태섭인 깊은 꿈에 빠졌는지 듣지도 못 하고 자기 할 말만 해. 미안해.... 미안해, 형.... 실낱같은 목소리로 애처롭게 말하는 태섭이가 너무 가여워서, 생각보다 행동이 먼저 앞선 대만이는 무작정 태섭이를 품에 안았어. 조금의 거리도 없이 꽉 안아선 태섭이 등을 쓸어주며 괜찮아. 형은 괜찮아, 태섭아. 만 반복재생 하듯이 말하면 대만이의 셔츠자락을 꽉 잡고 있던 태섭이의 손에 점점 힘이 빠졌고 숨소리도 규칙적으로 변하더니 어느새 새근새근 잠들었겠지. 정말로 태섭이가 잘못 되는 줄 알았던 대만이는 다행히 일이 잘 풀려서 작게 한숨을 쉬었음. 이제 놓아주려고 했는데 태섭이가 완전히 셔츠 자락을 놓지 않았는지 살짝 힘이 들어가더니 가지마..... 라며 어렴풋이 얘기하면 대만이 눈이 살짝 크게 뜨이더니 도로 태섭이를 빈틈없니 안았지. 땀에 젖었는데도 그다지 불쾌하지 않았고 뭐가 됐든 지금은 얘가 원하는대로 해주고 싶었음. 마침 제 품에 알맞게 들어오기도 했고 이런 모습은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대만인 태섭이를 꽤 오래 보았지. 아기 재우듯 토닥토닥 등을 두드려주고 젖은 머리도 다정하게 쓸어올려주면 이미 틈이 없는데도 품을 파고드는 태섭이가 썩 마음에 들었거든. 건방진 줄만 알았던 후배의 약한 모습을 보게 된 대만이는 왜인지 이 후배한테 더 다가가고 싶어지고 이런 모습을, 정확히는 자신만 본 여린 모습을 더 보고싶다는 충동을 억누를 수가 없었지. 다음날 대만이 품에서 일어나 경악하는 얼굴의 태섭이한테 네가 나한테 굴러왔나보지~ 라며 간밤의 일을 한 문장으로 감춰두고는 그 뒤로 태섭이한테 계속 신경 쓰는 대만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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