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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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30 18:16
그 나잇대 남고생들이 대부분 다 그렇듯 정대만은 딱히 기상 상황에 관심을 갖는 타입이 아니었음 오히려 새벽 5시에 농구 연습을 하러 나가 있는만큼 아침의 일기예보마저 놓치는 스타일이였지 그래서 그날 날씨의 변동 상황들은 튼튼한 운동하는 몸으로 떼우는게 대부분이였을거야
"..그래도 이건 너무한데"
허탈한 눈으로 구멍이 뚫린듯이 무섭게 비가 오는 검은 하늘을 올려다보던 대만은 어이없단듯이 중얼였음 하지만 이내 어차피 맞을 비, 빨리 감당하는게 낫겠단 생각을 했지
"종이박스 같은거 없나.."
..뭐 생각은 생각이고 어제 반 학생들의 산성비 어쩌고 머리가 빠져서 어쩌고 수다가 떠오른 그는 머리라도 보호해야겠다고 결심했을거야 정대만은 한참 멋에 신경이 쓰일 고등학생이였으니까. 그렇게 정대만이 두리번 거리며 뒤집어 쓸 무언가를 찾고 있을 때였음
"뭐하세요"
"어 박스 좀... 엉? 태웅이 너 우산 가져왔냐?"
낮은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가도 언밸런스 하게 어울리는 고운 얼굴이 대만의 뒤에서 쑥 튀어나왔음 무뚝뚝해 보이지만 하얗고 조각같은 얼굴을 한 두살 아래 후배님은 지금 상황에 딱 필요한 우산을 손에 들고 있었지
"아까 누나가 줬어요"
"누나... 너 누나 있었어?"
"웃쓰"
"너랑 비슷하면... 예쁘시겠네.."
"..."
정대만은 체구가 작고 긴 머리를 한 서태웅의 여자버젼을 상상하고선 중얼이듯 말했음 그 말에 앞에 있던 서태웅의 표정이 좀더 뚱해졌지만 미처 알지 못했지
서태웅은 흥 하고 가볍게 콧바람을 내고선 들고 있던 투명 우산을 폈음 그러고선 비가 떨어지지 않고 있던 체육관 지붕 아래에서 한걸음 벗어났지
"앗 야야 서태웅"
"왜용"
"...거기 자리 없냐 저기 00공원 편의점 까지만이면 되는데"
정대만의 말에 서태웅은 우산 아래 자신의 몸 오른쪽 왼쪽을 내려다 봤음 사실 서태웅도 187cm 짜리 거대 운동부였기에 들어올 자리따윈 어림도 없어보였지만 바닥을 한번, 제 운동부 선배를 한번 번갈아 보는 그에게 대만은 희망을 가졌지
"머리만 피하게 해주라 거기에서 우산 살거야"
멋에 진심인 고등학생은 나름 진심이였음 그리고 그 말에 안그래도 긴 예쁜 눈이 더 가로로 늘어지며 반쯤 접혔지 서태웅은 이내 순순히 우산을 좀 더 높게 들며 나름의 자리를 만들어주는듯한 제스처를 취했어
ㅡㅡㅡㅡ
운동회에는 수많은 종목들이 있음 그중에 팀플을 중시하는 이인삼각도 있었지 정대만은 최대한 꾸겨진채 운동장을 열심히 지나오고선 자신들이 꼭 이인삼각을 하는것 같다고 생각했어 옆에 있는 서태웅도 평소보다 습도와 빗물을 훨씬 더 머금은 모습이였기에 더 그래보였지 뭐, 어느 운동회가 이렇게 비가 왕창 내리는 습한 날에 하겠냐만 말이지
다행히 00공원은 학교와 가까웠기에 두사람은 금방 편의점 처마 아래 도달할수 있었음 서태웅이 우산을 접는동안 개라도 된 마냥 머리를 푸르르 턴 정대만은 한숨을 내쉬며 태웅을 뒤돌아보며 말했어
"야 그래도 용케 둘이 썼다 그지?"
하지만 그의 말이 민망할 정도로 두사람 모두 폭삭 젖어있었을거야 특히 각자 오른쪽 왼쪽 둘중 한쪽씩의 어깨ㅡ팔라인은 색이 바뀐 수준이였음
그나마 머리를 턴 정대만과는 달리 아직 털지 못한 서태웅은 바람에 날아든 빗물이 속눈썹 위에 방울방울 올라가 있었지
그순간 정대만의 머릿속에 언젠가 들은 눈 내리는날 미인을 보면 몇배 더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단 얘기가 스쳐지나갔어 아무래도 그 효과는 눈 오는 날만이 아니라 그냥 강수량이 높은 날들을 모두 포함한게 아닐까ㅡ 하는 바보같은 생각도 들었지
공기 속 젖은 풀내음과 향긋한 섬유유연제 향을 느끼던 그는 눈가의 빗물에 얼굴을 약간 찌푸리고 있던 서태웅의 속눈썹을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훑었어 그순간 서태웅의 몸이 움찔했지
"아니 빗방울 올라간게 불편해 보여서. 미안하다"
태웅의 반응에 바로 사과를 한 정대만이 서둘러 손을 떼어내려 하던 그때,
"저는 좋았어요"
"어?"
하얀 손이 떨어져나가던 상아빛 피부의 손을 잡아왔어 어두운 하늘 아래 투명한 유리벽을 뚫고 얼굴을 반만 비추고 있던 편의점 불빛 탓일까 정대만은 태웅이 항상 목표가 생기면 나오던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것 같다고 생각했지
"눈. 불편했거든요 제가 하면 속눈썹에 퍼져요"
"ㅇ...아하하 그렇지 이거 막 비비면 스며들지"
서태웅의 말에 정대만은 어깨에 들어갔던 힘이 풀리는걸 느꼈음 '왜 내가 긴장했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애써 생각을 접었을거야
"자자 내가 저녁 산다 너도 배고프지 않냐? 들어가자고"
"웃쓰"
ㅡㅡㅡㅡ
한참뒤의 어느날에서야 정대만은 서태웅이 굳이 자전거들이 세워져 있을 체육관 뒷편 주차장쪽이 아닌 체육관 앞문에 나타났던게 신기하단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자신의 뒤에 늘어지게 누워있던 태웅에게 네가 그날 거기로 와서 다행이였지 뭐냐 뭐 두고갔었냐? 하고 물었지 그의 말에 서태웅은 한숨을 한번 쉬고는 말했어
"선배는 바보에요"
"..그래도 이건 너무한데"
허탈한 눈으로 구멍이 뚫린듯이 무섭게 비가 오는 검은 하늘을 올려다보던 대만은 어이없단듯이 중얼였음 하지만 이내 어차피 맞을 비, 빨리 감당하는게 낫겠단 생각을 했지
"종이박스 같은거 없나.."
..뭐 생각은 생각이고 어제 반 학생들의 산성비 어쩌고 머리가 빠져서 어쩌고 수다가 떠오른 그는 머리라도 보호해야겠다고 결심했을거야 정대만은 한참 멋에 신경이 쓰일 고등학생이였으니까. 그렇게 정대만이 두리번 거리며 뒤집어 쓸 무언가를 찾고 있을 때였음
"뭐하세요"
"어 박스 좀... 엉? 태웅이 너 우산 가져왔냐?"
낮은 목소리에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가도 언밸런스 하게 어울리는 고운 얼굴이 대만의 뒤에서 쑥 튀어나왔음 무뚝뚝해 보이지만 하얗고 조각같은 얼굴을 한 두살 아래 후배님은 지금 상황에 딱 필요한 우산을 손에 들고 있었지
"아까 누나가 줬어요"
"누나... 너 누나 있었어?"
"웃쓰"
"너랑 비슷하면... 예쁘시겠네.."
"..."
정대만은 체구가 작고 긴 머리를 한 서태웅의 여자버젼을 상상하고선 중얼이듯 말했음 그 말에 앞에 있던 서태웅의 표정이 좀더 뚱해졌지만 미처 알지 못했지
서태웅은 흥 하고 가볍게 콧바람을 내고선 들고 있던 투명 우산을 폈음 그러고선 비가 떨어지지 않고 있던 체육관 지붕 아래에서 한걸음 벗어났지
"앗 야야 서태웅"
"왜용"
"...거기 자리 없냐 저기 00공원 편의점 까지만이면 되는데"
정대만의 말에 서태웅은 우산 아래 자신의 몸 오른쪽 왼쪽을 내려다 봤음 사실 서태웅도 187cm 짜리 거대 운동부였기에 들어올 자리따윈 어림도 없어보였지만 바닥을 한번, 제 운동부 선배를 한번 번갈아 보는 그에게 대만은 희망을 가졌지
"머리만 피하게 해주라 거기에서 우산 살거야"
멋에 진심인 고등학생은 나름 진심이였음 그리고 그 말에 안그래도 긴 예쁜 눈이 더 가로로 늘어지며 반쯤 접혔지 서태웅은 이내 순순히 우산을 좀 더 높게 들며 나름의 자리를 만들어주는듯한 제스처를 취했어
ㅡㅡㅡㅡ
운동회에는 수많은 종목들이 있음 그중에 팀플을 중시하는 이인삼각도 있었지 정대만은 최대한 꾸겨진채 운동장을 열심히 지나오고선 자신들이 꼭 이인삼각을 하는것 같다고 생각했어 옆에 있는 서태웅도 평소보다 습도와 빗물을 훨씬 더 머금은 모습이였기에 더 그래보였지 뭐, 어느 운동회가 이렇게 비가 왕창 내리는 습한 날에 하겠냐만 말이지
다행히 00공원은 학교와 가까웠기에 두사람은 금방 편의점 처마 아래 도달할수 있었음 서태웅이 우산을 접는동안 개라도 된 마냥 머리를 푸르르 턴 정대만은 한숨을 내쉬며 태웅을 뒤돌아보며 말했어
"야 그래도 용케 둘이 썼다 그지?"
하지만 그의 말이 민망할 정도로 두사람 모두 폭삭 젖어있었을거야 특히 각자 오른쪽 왼쪽 둘중 한쪽씩의 어깨ㅡ팔라인은 색이 바뀐 수준이였음
그나마 머리를 턴 정대만과는 달리 아직 털지 못한 서태웅은 바람에 날아든 빗물이 속눈썹 위에 방울방울 올라가 있었지
그순간 정대만의 머릿속에 언젠가 들은 눈 내리는날 미인을 보면 몇배 더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단 얘기가 스쳐지나갔어 아무래도 그 효과는 눈 오는 날만이 아니라 그냥 강수량이 높은 날들을 모두 포함한게 아닐까ㅡ 하는 바보같은 생각도 들었지
공기 속 젖은 풀내음과 향긋한 섬유유연제 향을 느끼던 그는 눈가의 빗물에 얼굴을 약간 찌푸리고 있던 서태웅의 속눈썹을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훑었어 그순간 서태웅의 몸이 움찔했지
"아니 빗방울 올라간게 불편해 보여서. 미안하다"
태웅의 반응에 바로 사과를 한 정대만이 서둘러 손을 떼어내려 하던 그때,
"저는 좋았어요"
"어?"
하얀 손이 떨어져나가던 상아빛 피부의 손을 잡아왔어 어두운 하늘 아래 투명한 유리벽을 뚫고 얼굴을 반만 비추고 있던 편의점 불빛 탓일까 정대만은 태웅이 항상 목표가 생기면 나오던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것 같다고 생각했지
"눈. 불편했거든요 제가 하면 속눈썹에 퍼져요"
"ㅇ...아하하 그렇지 이거 막 비비면 스며들지"
서태웅의 말에 정대만은 어깨에 들어갔던 힘이 풀리는걸 느꼈음 '왜 내가 긴장했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애써 생각을 접었을거야
"자자 내가 저녁 산다 너도 배고프지 않냐? 들어가자고"
"웃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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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뒤의 어느날에서야 정대만은 서태웅이 굳이 자전거들이 세워져 있을 체육관 뒷편 주차장쪽이 아닌 체육관 앞문에 나타났던게 신기하단 생각이 들었음 그래서 자신의 뒤에 늘어지게 누워있던 태웅에게 네가 그날 거기로 와서 다행이였지 뭐냐 뭐 두고갔었냐? 하고 물었지 그의 말에 서태웅은 한숨을 한번 쉬고는 말했어
"선배는 바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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