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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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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화 깍지가 꼈나... 그냥 숨만 쉬어도 너무 귀여운데.. 이게 맞냐
당당한 천기산장 소당주가 이렇게 커여운 골댕이로 보이는게 나의 잘못이냐 그건 아닌듯 ㅠㅠㅜ


암튼 그래서 자기 취향에 대해 고찰하는 이연화 보고싶다

어느날 이연화가 불여우 복복복 긁어주고 있는데 왠지 모르게 갑자기 삐진듯한 적비성이 너는 그런 손이 많이가는 천치들에게만 시선을 주는군 하고 내뱉더니 벼락같이 사라지는 걸 본 이연화가 무슨 소리람.. 갑자기 왜저러는 거야?? 하고 의아해 하다가 저 멀리서

이연화!!! 오늘은 감자가 신선하더라!!! 외치면서 꽉채운 바구니 흔들며 뛰어오는 방다병 오고 마음이 복잡해지겠지

뭐지.. 나 이런 취향이었나 하고 한동안 엄청 고민하는 이연화 보고싶다. 생각해보니 불여우도 귀엽고.. 방다병도 보면 웃음이 나오게 귀여웠고 하루가 멀다하고 연화루에 들려서 종알대는 소소용도 보는 재미가 있는 낭자였음.

사실 나는 어리고 작은 것들을 좋아했었던가 고개를 갸웃하는 이연화인데 사실 이연화도 그렇고 과거의 이상이도 누군갈 좋아해본 경험이 너무 적으니까 잘 모르겠지 과거 이상이는 교완만을 좋아했었지만 완만은 작고 약하고 위안을 주는 다정함하고는 거리가 있었어 오히려 강인하고 곧고 아름다운 사람이었으니까.

생각해보니 방다병도 딱 그런 사람이지 않은가 아직 어리고 순진한 구석이 있지만 귀하게 자란 도련님 답지 않게 뚝심있고 옳고 그름에 대한 자기 주관이 강하고 그럼에도 약한 자들에게는 관대함을 베풀 줄 아는 도량이 있는 청년이었으니까

제아무리 닳고 닳은 이연화도 방다병의 맑고 곧은 눈동자를 보면 마음이 흔들리곤 했었음 물론 그렇다고 입에 침도 안바르고 거짓말을 서슴없이 한 전적이 없어지는 건 아니지만... 솔직하게 자기 마음을 고백하고 솔직하게 화를 내고 상처받은 걸 숨김없이 드러내는 곧은 눈빛을 바라보는 게 좋았어. 그 눈동자가 변하는 걸 보고싶지 않았어.

그렇구나. 이연화는 저도모르게 가슴 언저리에 손을 살며시 쉬었음. 나는 솔직하고 다정한 것들을 귀애하는구나 하고 픽 웃음이 나오겠지.




고민하는 동안 이연화가 좀 소홀하긴 했었는지 방다병이 슬그머니 옆에 붙어선 이연화 괜찮아? 하고 물어보겠지. 살풋 미소지은 이연화가 일부러 뚱한 표정을 하고 답했어

당연하지 방소보 내가 안괜찮을 이유가 뭐있어

요새 계속 멍해보였잖아 다른 생각에 빠진 것처럼 뭐 고민이라도 있는거야? 방다병의 큰 눈이 걱정으로 일렁이는 걸 본 이연화가 저도 모르게 입을 열었어

...사실 너에대해 생각중이었어 방소보

나?

방다병이 어리둥절한 눈을 하고 되물었음. 그래 너 내가 왜 널 이리 좋아할까 생각하고 있었지. 아비가 갑자기 질문해서 말이야

방다병이 잠시 말문이 막히더니 귀가 새빨개져선 바보같은 얼굴로 말했어. 뭐...뭐..뭐 무슨 소리야 화를 내려고 한건지 웃으려고 한건지 알수없는 표정이었음

내가 너에게만 관심을 준다고 슬퍼하더니까. 진짜 그런것 같아?

어...어린애 취급하지마 이연화!!

방소보가 왈칵 화를 내고는 발을 쿵쿵 구르며 연화루를 빠져나갔음 지난번 저 혼자 갑자기 불퉁해져서 튀어나간 적 모씨가 생각나는 뒷모습이었음

..아직 멀고 멀었구나 이연화...

이연화가 습관처럼 눈가를 매만지며 한숨을 내쉬었음. 그 때 마침 순서를 정하기라도 한 것처럼 적비성이 나타났음

녀석과 또 싸운건가? 무심한듯 뱉었지만 삐뚤게 미소짓는 옆모습엔 왠지모르게 희미한 만족감이 묻어나는 것 같았음. ..너까지 그러지마 아비. 이연화는 눈가를 한번더 꾸욱 눌렀음.

싸운거 아니야 네가 그렇게 가버리고 나서 나도 좀 생각을 해봤어. 이연화가 나지막하게 말하자 적비성이 눈가를 좁혔음 뭐..? 내 취향에 대해 숙고해봤지 어때 좀 흥미가 생기나? 이연화가 눈썹을 까딱이며 미소를 지었음. 그 미소가 왠지 모르게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 적비성이었음

말 안해도 니 취향은 안다. 시끄럽고 주제를 모르고 망아지처럼 날뛰는 애송이들을 보살피는게 네 취미지. 입을 열수록 적비성의 눈초리가 싸늘해졌음


미안하지만 내 취향은 그거보단 수준이 있어. 그리고 너도 그 안에 들어있으니 욕할 순 없을걸

이연화가 팔짱을 끼고선 능구렁이같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음

나는 말이야

이연화가 한손으로 턱을 괴고는 적비성을 가만히 올려다보았음.

다정한 사람을 좋아해

적비성의 얼굴이 한층 어두워졌음. 흥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군 다정함 같은건 아무 쓸모도 없다.

하지만 난 좋아해 그리고 너도 좋아해

적비성이 막 나가려던 발걸음을 우뚝 멈춰세웠음

난 다정하고 솔직한 사람을 좋아하나봐

내가 둘다 아닌걸 너도 알지 않나.

내가 만난 사람들 중에서 너와 방다병이 솔직함으로는 일이위를 다툴거야. 그리고 다정함은 많은 걸 담고 있지. 최고의 힘을 추구하면서 비겁함을 용납하지않고 정과 의를 외면하지않는 누군가도 난 충분히 다정하다고 느끼는걸

... 다른 사람을 말하는 거 같군

적비성이 여전히 찌푸린 미간으로 고개를 기울임

그래 이런 옹고집이..

이연화가 손을 뻗음
귀엽다는 거야

내민 손은 적비성의 뺨을 가볍게 스치고 지나갔겠지 아주 순식간인데도 적비성은 볼에 닿은 손의 온기를 느끼고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쳤어


이연화..!!

너네는 내가 솔직하게 굴면 꼭 화를 내더라. 알았어 알았어. 좋은 밤 보내 아비

이연화가 어깨를 으쓱하고는 뒤돌아 손을 흔들었음 아 생각을 많이 했더니 피곤하네 하고 작게 하품을 하고선 연화루 침상을 항해 발걸음을 옮기겠지 고민끝에 답변을 내린 이연화는 시원하게 잠들겠지만.. 그시각 이연화가 아무렇지 않게 내뱉은 말에 마음이 어지러운 방다병과 적비성은 긴밤 내내 잠 못들고 있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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