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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01 00:53
정성구랑 최동오 맨날 시덥지 않은 걸로 투닥투닥 싸우기도 하고 뭔 이상한 장난 걸기도 하고 하는...코트 밖에선 걍 흔한 남고딩들임.
둘 다 확신의 외향인에 사회성 좋은 애들이라 그런지 기본적으로 착하고 쾌남재질이지만 그래도 따지자면 성구가 순한 편이고 동오는 성깔이 좀 있는 편이랄까?
예를들어 불합리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둘 다 무작정 화내고 버럭버럭 하는 애들은 아닌데 내가 참자 라고 결론낸 일에 대해서 성구는 더 이상 생각 안 하려고 하고 잊는 편, 동오는 그 상황 종료되고 나면 혼자 뒤에가서 있지도 않은 머리 쥐어 뜯으며 속 답답해서 미쳐팔짝뜀
가끔 경기중에 우리팀이 억울한 상황이 생긴다거나 상대 선수들과 감정싸움이 오가거나, 스스로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거나 등등..여러가지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생겼을 때 성구는 경기 끝나면 다 털어내고 '오늘 수고했으니 우리 맛있는 거나 먹자~' 하는 쪽이라면 최동오 경기 종료된 그 순간부터 락커룸, 샤워실에서도 걍 ㅈㄴ 빡쳐있음. 누구한테 화풀이하거나 허공에 지랄하거나 그런건 아니고 걍 이 부득부득 갈면서 속으로 화를 삭히는데 표정에 감정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편이라 주위애들 동오 짜증난거 다 앎. (그러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서 입에 한입 들어가면 바로 다시 평-온, 순-둥 해지는 편)
암튼 이런 애들인데 얘네 둘이 하루는 뭔 이유인지 살벌하게 싸우게 된거지.
시작은 평범한 장난이었는데 왜, 남고딩들 그런 거 있잖아. 분명 쌍방 장난으로 낄낄 웃으면서 친구 툭툭 건들던 게 점점 힘싸움 되고 어 이것봐라? 하면서 더 진심되고 어이없게 싸우는 결말 나는 그런 거...
싸운 사유는 이런 얼척없는 거였는데 문제는 얘네가 정신머리는 평범남고딩이었으나 신체규격이 그게 아니어서 좀 심각하고 살벌해진거지.
둘 다 평소에 욕 별로 안 하는 편인데 서로한테 쌍욕 갈기고 주먹도 나감;; 걍 계속 장난의 연장선인줄 알고 낄낄대면서 같이 웃던 친구들 최동오 입에서 쌍소리 나갔을 때야 얘네 지금 ㄹㅇ 싸움난거 인지했을듯ㅅㅂ...
한순간 애들 표정 싸해지면서 '어...?어어???!!야 쟤네 말려!!' 되면서 둘한테 달라 붙어서 둘 떼어 놓으려 하는데 어찌나 힘이 좋은지 떨어지지도 않아서 다른쪽에 있던 애들까지 더 붙어서야 떨어졌음. 아주 그냥 끝까지 허공에 발차기하고 난리난리 생난리임;;;
골때리게도 훈련 마치고 체육관에서 잠깐 쉬던 중에 이런거라 교무실 갔다 온 감독님한테 딱 걸려서 둘 엄청 혼났겠지.
그 잠깐사이에 뭔 폭풍이 지나간건지...몸에 불그스름하게 상처도 나고 체육관 먼지는 다 뒤집어써서 꼬질꼬질한 두녀석 보는데 도감독님 진짜...3학년이, 것도 주전이, 것도 하나는 부주장인 녀석이!!!이지랄을 한거 보고 뒷목 잡았을듯...
암튼 거하게 혼나고 기합도 받고 후들후들 떨리는 팔다리 부여잡고 기숙사 가는데 성구랑 동오 같이 걸어가긴 하지만(감독님이 아직 지켜보고 있어서..) 서로 쳐다보지도 않고 한마디도 안 함. 앞만 보고 직진할 뿐.
최동오 뭐가 그렇게 아직도 분한지 옆에서 씩씩대는 숨소리 들리는데 정성구 그게 너무 꼴받는거지~
둘 다 잘못했으니 혼나고 기합받은 게 억울한 건 아닌데, 똑같이 싸웠는데 자기는 따로 동오보다 더 혼난 게 안그래도 짜증나긴 했거든. (감독님이 조용히 불러서 한소리 더 하심..)
아무래도 키차이며 덩치차이며 동오랑 체급이 다르다보니 너보다 한참 작은 애를 상대로 몸싸움을 하는 게 말이 되냐는 이유였음.
그래, 이론적으로는 납득함. 그치 그거 그러면 안되는 거지. 그렇긴 한데...근데 솔직히 말이야?
지금 내 옆에서 씩씩대는 최동오놈한테 맞은 볼이 아직도 얼얼하고 어깨 살 쥐어뜯긴거 쓰라려죽겠는데...
난 뭐 다 괜찮아져서 이러고 있나! 똑같이 싸우고 똑같이 벌받고 똑같이 아직 안 풀렸는데 지만 분한티 내고 쒸익쒸익거리는거 개짜증나ㅅㅂ!!!
....암튼 이런 일이 있었음ㅋ
성구 평소 성격같으면 자기 전에 동오 방 가서 먼저 말 걸고 풀었을텐데 이날은 동오가 좀 얄미워서 그냥 계속 쌩깠을 듯.
'이런 놈이 뭐? 나보다 한참 작으면 뭐해, 그래봐야 얘도 똑같이 운동하는 놈이고! 승질머리는 이놈이 더 개떡같구만! 얄미운 최동오놈...ㅂㄷㅂㄷ' 이런 생각이나 하면서 말이야.
그러고 이틀 지나서 다른학교랑 연습경기가 있는 날이었는데 얘네 싸운 날은 그렇게 서로 꽁해서 잠들었고 그 다음날은 하필 또 포지션별 연습이 있던 날이었어서 같은 체육관에 있긴 했지만 둘이 풀 기회가 없었음.
애초에 단순 장난치다 시작된거라 둘 다 화는 진작 풀렸고 아무렇지도 않은데 괜히 자존심에 굳이 먼저 사과 안하는 중임.
근데 이날 동오가 심하게 파울 당하면서 발목을 접지르게 되는 거. 상대 학교 플레이가 좀 거칠다 싶었는데 동오한테 붙은 선수가 유독 아슬아슬했음. 후반이 반쯤 진행됐을 시점에 좀 심하다 싶게 부딪쳤고 최동오 그대로 날아가서 바닥으로 넘어졌는데 발목이 잘못 떨어진건지 절뚝절뚝 제대로 걷질 못하고 아파함..
결국 동오 교체된 후로 다시 이날 경기엔 못 들어갔겠지.
그거 보고 애들 다 날카로워져서 살벌하게 점수차 벌렸고 산왕 승리로 연습경기 종료 됐는데 코트 위에서 가볍게 날아 다니던 최동오 발목에 응급처치 하고 벤치에 앉아 있는 거 보니 정성구 괜히 맘이 더 안 좋은거지.
산왕애들이 상대 학교로 간거라 단체버스 타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데 동오는 병원 잠깐 들러서 발목 보고 오라고 해서 택시 타고 병원 갈듯. 근데 이틀 전에 싸운 것도 있고, 성구가 부주장이다보니 감독님이 성구보고 동오랑 같이 병원 갔다오라 해서 정성구 얼떨결에 최동오랑 둘이 병원 왔음;;;
병원에 사람이 좀 많아서 접수하고 둘이 약간 어색하게 앉아서 기다리는데 성구가 먼저 동오한테 말 걸겠지.
"...많이 아프냐?"
"그냥 뭐...적당히?"
"그새끼 처음부터 쎄하다 했다. 이러다 오늘 누구하나 다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니까. 그게 나일줄은ㅋ"
"어휴 최동오 넌 이게 웃을 일이냐."
이틀 전 싸운 건 없던 일인 것처럼 금방 평소의 친구사이처럼 웃으며 대화를 하는 둘이었음.
그러다 성구가 동오 발목 스윽 보더니 그새 많이 부었다고 자기 무릎 위로 최동오 다리 얹어서 손으로 살짝 만져 보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한거지.
띵띵 부어서 따끈따끈한 최동오 접지른 발목 만지는데 너무 느낌이 이상해. 이게 친구놈 몸 같지가 않고 만지면 안되는 걸 만지는 기분임;;;
성구 순간 당황해서 손에 힘이 조금 들어갔는데 동오가 아프다며 발목쪽에 자기 손을 가져다 대는거야.
근데 최동오 손목이랑 팔에 잔뜩 멍들어 있겠지. 그거 이틀전에 자기가 얘랑 싸우면서 제압 한다고 꽉 잡았던 건데...
이렇게 심하게 멍들 줄 몰랐음;;;
성구 진짜 당황해서 '어..어...미안.' 하고 손 떼는데 그 반응에 오히려 동오가 당황함.
"뭐야, 왜 답지않게 이런걸로 사과를 해?"
"....아니 너 아프다며.."
성구 대답에 동오는 금방 평소처럼 개구지게 '정성구 아까 나 파울당한 거 보고 많이 놀랐구만~!' 하면서 방싯방싯 웃고 맘.
곧 동오 이름이 호명됐고 이 덩치에 친구랑 같이 들어가는 거 창피하다고 혼자 진료 보고 오겠다해서 성구는 병원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정성구 속이 시끄럽겠지.
아까 손에 쥐어 본 최동오 발목이 너무 가늘었어서...
왜 이질감이 들고 만지면 안되는 걸 만지는 거 같았는지 알겠는거야. 아직도 손 안에 따끈따끈하고 가느다란 동오 발목의 감촉이 남아 있는 기분이라 괜히 혼자서 얼굴 빨개지는 성구...
자기 때문에 든 멍이 가득했던 팔도 눈 앞에 아른거리는데 그렇게 가느다란 애 상대로 제압하겠다고 힘쓴 거 너무 창피해지고 죄책감 들고...막 심란함.
기분이 너무 이상해서 혼자 속이 난리가 난 성구는 이거 동오에 대한 죄책감인가보다, 난 그날 감독님한테 그것보다 더 혼났어야 맞는듯...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었음.
그런데 진료 보고 나온 최동오 수납해야 한다고 학교 지원비 들고 온 성구 불렀고 정성구 걸어가면서 또 심란해짐.
분명 아까까지 쟤 보고 별생각 없었는데..
얘 덩치가 이거밖에 안됐...나....?
이날 학교로 돌아가는 내내 성구는 동오한테 손도 못 대겠고 얘 눈을 못 쳐다 보겠음;;;
최동오 눈치도 없어서 자꾸 딴데 보는 성구 얼굴에 굳이굳이 지 얼굴 들이밀면서 '야 너 이렇게 얼타 오늘따라~!' 하면서 또 방싯방싯 웃는데 진짜 정성구 미치고팔짝뛰어...
하 ㅅㅂ 최동오 얘 진짜....돌겠네...ㅠㅠ
슬램덩크
성구동오
둘 다 확신의 외향인에 사회성 좋은 애들이라 그런지 기본적으로 착하고 쾌남재질이지만 그래도 따지자면 성구가 순한 편이고 동오는 성깔이 좀 있는 편이랄까?
예를들어 불합리한 상황을 마주했을 때 둘 다 무작정 화내고 버럭버럭 하는 애들은 아닌데 내가 참자 라고 결론낸 일에 대해서 성구는 더 이상 생각 안 하려고 하고 잊는 편, 동오는 그 상황 종료되고 나면 혼자 뒤에가서 있지도 않은 머리 쥐어 뜯으며 속 답답해서 미쳐팔짝뜀
가끔 경기중에 우리팀이 억울한 상황이 생긴다거나 상대 선수들과 감정싸움이 오가거나, 스스로 플레이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거나 등등..여러가지 스트레스 받는 상황이 생겼을 때 성구는 경기 끝나면 다 털어내고 '오늘 수고했으니 우리 맛있는 거나 먹자~' 하는 쪽이라면 최동오 경기 종료된 그 순간부터 락커룸, 샤워실에서도 걍 ㅈㄴ 빡쳐있음. 누구한테 화풀이하거나 허공에 지랄하거나 그런건 아니고 걍 이 부득부득 갈면서 속으로 화를 삭히는데 표정에 감정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편이라 주위애들 동오 짜증난거 다 앎. (그러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서 입에 한입 들어가면 바로 다시 평-온, 순-둥 해지는 편)
암튼 이런 애들인데 얘네 둘이 하루는 뭔 이유인지 살벌하게 싸우게 된거지.
시작은 평범한 장난이었는데 왜, 남고딩들 그런 거 있잖아. 분명 쌍방 장난으로 낄낄 웃으면서 친구 툭툭 건들던 게 점점 힘싸움 되고 어 이것봐라? 하면서 더 진심되고 어이없게 싸우는 결말 나는 그런 거...
싸운 사유는 이런 얼척없는 거였는데 문제는 얘네가 정신머리는 평범남고딩이었으나 신체규격이 그게 아니어서 좀 심각하고 살벌해진거지.
둘 다 평소에 욕 별로 안 하는 편인데 서로한테 쌍욕 갈기고 주먹도 나감;; 걍 계속 장난의 연장선인줄 알고 낄낄대면서 같이 웃던 친구들 최동오 입에서 쌍소리 나갔을 때야 얘네 지금 ㄹㅇ 싸움난거 인지했을듯ㅅㅂ...
한순간 애들 표정 싸해지면서 '어...?어어???!!야 쟤네 말려!!' 되면서 둘한테 달라 붙어서 둘 떼어 놓으려 하는데 어찌나 힘이 좋은지 떨어지지도 않아서 다른쪽에 있던 애들까지 더 붙어서야 떨어졌음. 아주 그냥 끝까지 허공에 발차기하고 난리난리 생난리임;;;
골때리게도 훈련 마치고 체육관에서 잠깐 쉬던 중에 이런거라 교무실 갔다 온 감독님한테 딱 걸려서 둘 엄청 혼났겠지.
그 잠깐사이에 뭔 폭풍이 지나간건지...몸에 불그스름하게 상처도 나고 체육관 먼지는 다 뒤집어써서 꼬질꼬질한 두녀석 보는데 도감독님 진짜...3학년이, 것도 주전이, 것도 하나는 부주장인 녀석이!!!이지랄을 한거 보고 뒷목 잡았을듯...
암튼 거하게 혼나고 기합도 받고 후들후들 떨리는 팔다리 부여잡고 기숙사 가는데 성구랑 동오 같이 걸어가긴 하지만(감독님이 아직 지켜보고 있어서..) 서로 쳐다보지도 않고 한마디도 안 함. 앞만 보고 직진할 뿐.
최동오 뭐가 그렇게 아직도 분한지 옆에서 씩씩대는 숨소리 들리는데 정성구 그게 너무 꼴받는거지~
둘 다 잘못했으니 혼나고 기합받은 게 억울한 건 아닌데, 똑같이 싸웠는데 자기는 따로 동오보다 더 혼난 게 안그래도 짜증나긴 했거든. (감독님이 조용히 불러서 한소리 더 하심..)
아무래도 키차이며 덩치차이며 동오랑 체급이 다르다보니 너보다 한참 작은 애를 상대로 몸싸움을 하는 게 말이 되냐는 이유였음.
그래, 이론적으로는 납득함. 그치 그거 그러면 안되는 거지. 그렇긴 한데...근데 솔직히 말이야?
지금 내 옆에서 씩씩대는 최동오놈한테 맞은 볼이 아직도 얼얼하고 어깨 살 쥐어뜯긴거 쓰라려죽겠는데...
난 뭐 다 괜찮아져서 이러고 있나! 똑같이 싸우고 똑같이 벌받고 똑같이 아직 안 풀렸는데 지만 분한티 내고 쒸익쒸익거리는거 개짜증나ㅅㅂ!!!
....암튼 이런 일이 있었음ㅋ
성구 평소 성격같으면 자기 전에 동오 방 가서 먼저 말 걸고 풀었을텐데 이날은 동오가 좀 얄미워서 그냥 계속 쌩깠을 듯.
'이런 놈이 뭐? 나보다 한참 작으면 뭐해, 그래봐야 얘도 똑같이 운동하는 놈이고! 승질머리는 이놈이 더 개떡같구만! 얄미운 최동오놈...ㅂㄷㅂㄷ' 이런 생각이나 하면서 말이야.
그러고 이틀 지나서 다른학교랑 연습경기가 있는 날이었는데 얘네 싸운 날은 그렇게 서로 꽁해서 잠들었고 그 다음날은 하필 또 포지션별 연습이 있던 날이었어서 같은 체육관에 있긴 했지만 둘이 풀 기회가 없었음.
애초에 단순 장난치다 시작된거라 둘 다 화는 진작 풀렸고 아무렇지도 않은데 괜히 자존심에 굳이 먼저 사과 안하는 중임.
근데 이날 동오가 심하게 파울 당하면서 발목을 접지르게 되는 거. 상대 학교 플레이가 좀 거칠다 싶었는데 동오한테 붙은 선수가 유독 아슬아슬했음. 후반이 반쯤 진행됐을 시점에 좀 심하다 싶게 부딪쳤고 최동오 그대로 날아가서 바닥으로 넘어졌는데 발목이 잘못 떨어진건지 절뚝절뚝 제대로 걷질 못하고 아파함..
결국 동오 교체된 후로 다시 이날 경기엔 못 들어갔겠지.
그거 보고 애들 다 날카로워져서 살벌하게 점수차 벌렸고 산왕 승리로 연습경기 종료 됐는데 코트 위에서 가볍게 날아 다니던 최동오 발목에 응급처치 하고 벤치에 앉아 있는 거 보니 정성구 괜히 맘이 더 안 좋은거지.
산왕애들이 상대 학교로 간거라 단체버스 타고 다시 학교로 돌아가야 하는데 동오는 병원 잠깐 들러서 발목 보고 오라고 해서 택시 타고 병원 갈듯. 근데 이틀 전에 싸운 것도 있고, 성구가 부주장이다보니 감독님이 성구보고 동오랑 같이 병원 갔다오라 해서 정성구 얼떨결에 최동오랑 둘이 병원 왔음;;;
병원에 사람이 좀 많아서 접수하고 둘이 약간 어색하게 앉아서 기다리는데 성구가 먼저 동오한테 말 걸겠지.
"...많이 아프냐?"
"그냥 뭐...적당히?"
"그새끼 처음부터 쎄하다 했다. 이러다 오늘 누구하나 다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그니까. 그게 나일줄은ㅋ"
"어휴 최동오 넌 이게 웃을 일이냐."
이틀 전 싸운 건 없던 일인 것처럼 금방 평소의 친구사이처럼 웃으며 대화를 하는 둘이었음.
그러다 성구가 동오 발목 스윽 보더니 그새 많이 부었다고 자기 무릎 위로 최동오 다리 얹어서 손으로 살짝 만져 보는데 뭔가 느낌이 이상한거지.
띵띵 부어서 따끈따끈한 최동오 접지른 발목 만지는데 너무 느낌이 이상해. 이게 친구놈 몸 같지가 않고 만지면 안되는 걸 만지는 기분임;;;
성구 순간 당황해서 손에 힘이 조금 들어갔는데 동오가 아프다며 발목쪽에 자기 손을 가져다 대는거야.
근데 최동오 손목이랑 팔에 잔뜩 멍들어 있겠지. 그거 이틀전에 자기가 얘랑 싸우면서 제압 한다고 꽉 잡았던 건데...
이렇게 심하게 멍들 줄 몰랐음;;;
성구 진짜 당황해서 '어..어...미안.' 하고 손 떼는데 그 반응에 오히려 동오가 당황함.
"뭐야, 왜 답지않게 이런걸로 사과를 해?"
"....아니 너 아프다며.."
성구 대답에 동오는 금방 평소처럼 개구지게 '정성구 아까 나 파울당한 거 보고 많이 놀랐구만~!' 하면서 방싯방싯 웃고 맘.
곧 동오 이름이 호명됐고 이 덩치에 친구랑 같이 들어가는 거 창피하다고 혼자 진료 보고 오겠다해서 성구는 병원 로비에서 기다리는데, 정성구 속이 시끄럽겠지.
아까 손에 쥐어 본 최동오 발목이 너무 가늘었어서...
왜 이질감이 들고 만지면 안되는 걸 만지는 거 같았는지 알겠는거야. 아직도 손 안에 따끈따끈하고 가느다란 동오 발목의 감촉이 남아 있는 기분이라 괜히 혼자서 얼굴 빨개지는 성구...
자기 때문에 든 멍이 가득했던 팔도 눈 앞에 아른거리는데 그렇게 가느다란 애 상대로 제압하겠다고 힘쓴 거 너무 창피해지고 죄책감 들고...막 심란함.
기분이 너무 이상해서 혼자 속이 난리가 난 성구는 이거 동오에 대한 죄책감인가보다, 난 그날 감독님한테 그것보다 더 혼났어야 맞는듯...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었음.
그런데 진료 보고 나온 최동오 수납해야 한다고 학교 지원비 들고 온 성구 불렀고 정성구 걸어가면서 또 심란해짐.
분명 아까까지 쟤 보고 별생각 없었는데..
얘 덩치가 이거밖에 안됐...나....?
이날 학교로 돌아가는 내내 성구는 동오한테 손도 못 대겠고 얘 눈을 못 쳐다 보겠음;;;
최동오 눈치도 없어서 자꾸 딴데 보는 성구 얼굴에 굳이굳이 지 얼굴 들이밀면서 '야 너 이렇게 얼타 오늘따라~!' 하면서 또 방싯방싯 웃는데 진짜 정성구 미치고팔짝뛰어...
하 ㅅㅂ 최동오 얘 진짜....돌겠네...ㅠㅠ
슬램덩크
성구동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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