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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17:39
하루는 북산고에서 1,3학년이 어딘가 수학여행이라던가 가게 되는데 목적지는 다른데 같은 기차를 타게 됐겠지 그리고 우연히 대만이네 반이랑 태웅이 반이 같은 칸에 모이게 됐음 좋겠다
뭐 그렇다고 둘이 같이 앉진 않았을거야 엄연히 다른반인데다가 학년도 다르니까. 그래도 내심 반가운 마음이 들어 정대만은 잠깐 저 멀리 푹 잠든 까만 머리칼을 물끄러미 보다가 고개를 돌렸을거야 그러고선 스쳐지나가는 창가밖 풍경을 구경하다가 깜빡 잠이 들었을거임


정대만은 작은 빠른 소근거림이 귓가를 가볍게 스쳐지나가는걸 느끼면서 얼풋 잠에서 깼어 하지만 눈을 뜨지는 않았지 뭔가 잠들기전이랑 다른 느낌에 잠이 덜깬 머리로 물음표를 그린 그는 이내 자신이 누군가에게 기댄채 자고 있었단걸 알아챘을거야 그리고 그 옆자리 사람이 바뀌었단것도 알았지 제 짝은 원래 자기보다 10센티는 작은 녀석이였거든
그 사실을 깨달은 대만이가 "뭐냐..." 하고 중얼이며 눈을 뜨자 앞자리 의자 사이로 자신을 훔쳐보던 동급생들이 허둥지둥 의자뒤로 숨는게 보였을거야 그리고 시야 속으로 뭔가 익숙한 하얗고 커다란 손이 쑥 나온다 싶더니 대만이가 깨어나면서 내려간듯한 져지를 정리하는게 보였겠지
"태웅아?"
"물 드실래요?"
얼타는 정대만의 시선에 아랑곳 않은 1학년 서태웅이 물병을 내밀자 정대만은 어어ᆢ하면서 물을 받아마셨어 그러면서도 얘가 왜 여깄지? 앞자리 보니까 내자리 맞는데? 하고 생각했지 그리고 그런 정대만의 의문을 뚫어보기라도 한듯 평소와 달리 묻기전에 먼저 태웅이 입을 열었음
"선배가 비켜주셨어요"
물론 그게 별 도움은 안됐지 서태웅의 말에 정대만이 원래 서태웅의 자리로 시선을 돌리자 제 짝이 어색한 얼굴로 자신을 향해 기운없이 손을 한번 흔들고선 이어폰을 꼽는게 보였을거야 1학년들 사이에서 애처롭기 짝이 없는 모습이였지 하지만 자신이 할말을 예상한다는듯이 고집을 부릴때 짓는 표정을 지은 서태웅은 비킬 생각이 없어보였을거야
저럴땐 뭔말을 하던 싫어용 혹은 침묵으로 일관할껄 알기에 결국 정대만은 선배 자리를 강탈하고 다니냔 말 대신 까만 머리를 한번 거칠게 쓸며 속으로 나중에 귀향 간 짝에게 간식이나 사줘야겠다고 생각했겠지
그렇게 빨간 명찰 사이에서 노란색 명찰 하나 꼽사리 껴서 갔음 좋겠다


원래 태웅이 시점으로 쓰려고 해서 제목이 저랬는데...? 어쨌든 3학년이고 뭐고 센빠이 옆 선배 내쫓는 태웅이 보고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