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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9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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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는 태섭이와 우성이네 집에서 꼬박 하루를 더 앓았음. 다행히 그 날이 일주일 중 딱 하루 알바가 없는 날이었어서 아침 연습 나갈 때 잠깐 빼고는 태섭이가 붙어서 간호를 해줄 수 있었음. 그래도 대만이는 이제 어느정도 식욕도 돌아와서 죽 말고도 다른 음식도 먹을 수 있었음. 우성이는 입이 댓발 나온채긴 했지만 걸어서 십분거리 차이나타운에 점심거리 심부름을 다녀오기도 했음. 근데 형은 누워있으려고 몇백 들여서 미국 온거에요? 순진한 얼굴로 신경을 긁는 질문을 하긴 했지만 환자를 위해 소화가 잘 되는 국물 요리를 골라 사온 것도 우성이였어서 대만이는 싸우지 않았음. 무엇보다 그런 시시한 이유로 싸울 필요가 없었음. 이미 이 게임의 승자는 자신이었기에 더이상 정우성을 신경 쓸 필요가 없었음. 태섭이는 정우성과 룸메이트이자 친한 친구일뿐 아무 사이가 아니라고 했음. 그럼 정우성이 일방적으로 좋아하는건가. 태섭이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기에, 그리고 정우성도 자각한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아서 대만이는 굳이 그 사실을 태섭이에게 짚어주지 않았음.
바로 그 다음날은 대만이가 귀국하는 날이었음. 애초에 태섭이만 만나고 바로 돌아가는 일정이었기에 그랬음. 태섭이는 그 날엔 아침부터 수업과 알바가 풀로 있어서 대만이를 공항까지 배웅해줄 수 없었음. 우성이는 잠든 새벽에 태섭이와 대만이는 태섭이네 집 근처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작별인사를 하게 되었음. 어찌저찌 봉합된 관계긴 했지만 그렇다고 바로 뜨거운 연인처럼 서로를 대할 순 없었기에 어색함은 여전했음.
배웅 못해줘서 미안해요. 조심히 돌아가요.
...그래. 가자마자 전화 할게. 끊지 말고.
아, 안 끊는다고요!
어제부터 대만이가 몇번이나 확인한 이야기가 반복되자 태섭이 발끈했음. 대만이는 웃으면서 태섭이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었음. 태섭이의 머리는 세팅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내려와있었음. 부드러운 느낌이 좋아서 대만이는 진작에 왜 만져보지 않았을까 후회했음. 저 멀리서 대만이가 타야할 버스가 오고 있었음. 대만이는 마음이 급해졌음. 이제 헤어지면 또 언제 볼지 알 수 없었음. 적어도 태섭이의 이번 학기가 끝나기 전까진 못 보는게 확실했음. 대만이는 머리를 만지던 손을 내려 새벽공기에 싸늘해진 태섭이의 볼을 감싸안고 입을 맞추었음. 깊은 키스가 아닌 정말 입술과 입술이 잠시 맞닿을 뿐인 접촉이었음. 하지만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서, 혹은 태섭이가 원할 것 같아서 한 입맞춤이 아니었음. 분명 그 순간에 대만이는 생각했음. 송태섭에게 닿고 싶다고. 본인도 그게 행동으로 바로 나올지는 몰랐지만.
뭐...뭐에요?!
태섭이가 기겁했음.
미,미국에선 친구사이에도 이 정도는 그냥 다 하지 않냐?
대만이도 당황스러운건 마찬가지라서 헛소리가 나왔음.
안하거든요?
몰라, 친구 아닌가보지 그럼! 나 간다! 전화 받아!
아, 그 얘기 좀 그만해요!
대만이는 도착한 버스에 올라탔음. 창가 자리에 앉아서 태섭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음. 태섭이가 보이지 않게 되자마자 바로 아까 전의 감촉이 떠올랐음. 대만이는 입술을 매만지며 생각했음. 나, 남자도 되는 건가?
그리고 십여년 후 기억을 잃은 정대만은 잠든 태섭이 옆에 누워서 정확히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음. 나, 남자도 되는 건가? 아까 낮의 마사지 사건 이후로 태섭이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음. 화장실에서 선명하게 떠올랐던 자기 아래에 깔린 태섭이의 얼굴이 겹쳐보일 것 같아서였음. 말을 걸어와도 대답도 하는둥마는둥 하게 되고, 자꾸 피하게 됐음. 태섭이가 조금 풀이 죽은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었음. 지금의 대만이는 단 한번도 자신이 남자에게 흥분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았던 십여년전의 정대만의 멘탈을 가지고 있었음. 졸리지 않다는 핑계로 침대에도 최대한 늦게 들어온 참이었음. 대만이는 이쪽을 향하고 누워서 자고있는 태섭이를 바라보았음.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얼굴 한쪽을 살짝 덮고 있었음. 어쩐지 그 머리카락이 손가락에 감겨오는 감촉을 알 것 같아서 대만이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음. 자꾸 보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만질 것 같아서 대만이는 황급히 머리카락에서 시선을 뗐음. 그 아래엔...깨어있을 땐 조금 불량스럽게 보이지만 잘땐 순한 양처럼 보이는 두 눈이 감긴 채 있었고-의외로 속눈썹이 기네-모양좋은 코와...그 아래엔 태섭이의 입술이 있었음. 살짝 벌린 채인 도톰한 입술을 대만이는 넋을 놓고 바라보았음. 대만이는 본인의 입술도 그렇게 자세히 본 적이 없었음. 저 아랫 입술을 살짝 깨물고 혀를 넣어서 입천장 쪽을 긁어주면 좋은 소리가 날 것...뭐야 미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대만이는 재빨리 돌아누웠음. 미쳤나봐. 아래쪽에서 아주 강하게는 아니지만 살짝 반응이 온 게 느껴졌음. 다른 생각을 하자. 농구...농구하는 송태섭. 4쿼터가 끝나고 땀에 젖은 송태섭...아니 씨발 미친 송태섭 생각 좀 그만하라고! 대만이는 그날 밤 거의 잠들지 못했음. 그리고 다음 날 송태섭과 마주앉은 아침 식탁에서 말했음.
우리...침대를 따로 쓰는 게 어때?
대만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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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는 태섭이와 우성이네 집에서 꼬박 하루를 더 앓았음. 다행히 그 날이 일주일 중 딱 하루 알바가 없는 날이었어서 아침 연습 나갈 때 잠깐 빼고는 태섭이가 붙어서 간호를 해줄 수 있었음. 그래도 대만이는 이제 어느정도 식욕도 돌아와서 죽 말고도 다른 음식도 먹을 수 있었음. 우성이는 입이 댓발 나온채긴 했지만 걸어서 십분거리 차이나타운에 점심거리 심부름을 다녀오기도 했음. 근데 형은 누워있으려고 몇백 들여서 미국 온거에요? 순진한 얼굴로 신경을 긁는 질문을 하긴 했지만 환자를 위해 소화가 잘 되는 국물 요리를 골라 사온 것도 우성이였어서 대만이는 싸우지 않았음. 무엇보다 그런 시시한 이유로 싸울 필요가 없었음. 이미 이 게임의 승자는 자신이었기에 더이상 정우성을 신경 쓸 필요가 없었음. 태섭이는 정우성과 룸메이트이자 친한 친구일뿐 아무 사이가 아니라고 했음. 그럼 정우성이 일방적으로 좋아하는건가. 태섭이는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기에, 그리고 정우성도 자각한지 얼마되지 않은 것 같아서 대만이는 굳이 그 사실을 태섭이에게 짚어주지 않았음.
바로 그 다음날은 대만이가 귀국하는 날이었음. 애초에 태섭이만 만나고 바로 돌아가는 일정이었기에 그랬음. 태섭이는 그 날엔 아침부터 수업과 알바가 풀로 있어서 대만이를 공항까지 배웅해줄 수 없었음. 우성이는 잠든 새벽에 태섭이와 대만이는 태섭이네 집 근처에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작별인사를 하게 되었음. 어찌저찌 봉합된 관계긴 했지만 그렇다고 바로 뜨거운 연인처럼 서로를 대할 순 없었기에 어색함은 여전했음.
배웅 못해줘서 미안해요. 조심히 돌아가요.
...그래. 가자마자 전화 할게. 끊지 말고.
아, 안 끊는다고요!
어제부터 대만이가 몇번이나 확인한 이야기가 반복되자 태섭이 발끈했음. 대만이는 웃으면서 태섭이의 머리를 가볍게 헝클었음. 태섭이의 머리는 세팅되지 않아서 자연스럽게 내려와있었음. 부드러운 느낌이 좋아서 대만이는 진작에 왜 만져보지 않았을까 후회했음. 저 멀리서 대만이가 타야할 버스가 오고 있었음. 대만이는 마음이 급해졌음. 이제 헤어지면 또 언제 볼지 알 수 없었음. 적어도 태섭이의 이번 학기가 끝나기 전까진 못 보는게 확실했음. 대만이는 머리를 만지던 손을 내려 새벽공기에 싸늘해진 태섭이의 볼을 감싸안고 입을 맞추었음. 깊은 키스가 아닌 정말 입술과 입술이 잠시 맞닿을 뿐인 접촉이었음. 하지만 견딜 수 있을 것 같아서, 혹은 태섭이가 원할 것 같아서 한 입맞춤이 아니었음. 분명 그 순간에 대만이는 생각했음. 송태섭에게 닿고 싶다고. 본인도 그게 행동으로 바로 나올지는 몰랐지만.
뭐...뭐에요?!
태섭이가 기겁했음.
미,미국에선 친구사이에도 이 정도는 그냥 다 하지 않냐?
대만이도 당황스러운건 마찬가지라서 헛소리가 나왔음.
안하거든요?
몰라, 친구 아닌가보지 그럼! 나 간다! 전화 받아!
아, 그 얘기 좀 그만해요!
대만이는 도착한 버스에 올라탔음. 창가 자리에 앉아서 태섭이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음. 태섭이가 보이지 않게 되자마자 바로 아까 전의 감촉이 떠올랐음. 대만이는 입술을 매만지며 생각했음. 나, 남자도 되는 건가?
그리고 십여년 후 기억을 잃은 정대만은 잠든 태섭이 옆에 누워서 정확히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음. 나, 남자도 되는 건가? 아까 낮의 마사지 사건 이후로 태섭이의 얼굴을 똑바로 볼 수가 없었음. 화장실에서 선명하게 떠올랐던 자기 아래에 깔린 태섭이의 얼굴이 겹쳐보일 것 같아서였음. 말을 걸어와도 대답도 하는둥마는둥 하게 되고, 자꾸 피하게 됐음. 태섭이가 조금 풀이 죽은 것 같았지만 어쩔 수 없었음. 지금의 대만이는 단 한번도 자신이 남자에게 흥분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않았던 십여년전의 정대만의 멘탈을 가지고 있었음. 졸리지 않다는 핑계로 침대에도 최대한 늦게 들어온 참이었음. 대만이는 이쪽을 향하고 누워서 자고있는 태섭이를 바라보았음.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얼굴 한쪽을 살짝 덮고 있었음. 어쩐지 그 머리카락이 손가락에 감겨오는 감촉을 알 것 같아서 대만이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음. 자꾸 보고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만질 것 같아서 대만이는 황급히 머리카락에서 시선을 뗐음. 그 아래엔...깨어있을 땐 조금 불량스럽게 보이지만 잘땐 순한 양처럼 보이는 두 눈이 감긴 채 있었고-의외로 속눈썹이 기네-모양좋은 코와...그 아래엔 태섭이의 입술이 있었음. 살짝 벌린 채인 도톰한 입술을 대만이는 넋을 놓고 바라보았음. 대만이는 본인의 입술도 그렇게 자세히 본 적이 없었음. 저 아랫 입술을 살짝 깨물고 혀를 넣어서 입천장 쪽을 긁어주면 좋은 소리가 날 것...뭐야 미친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거지? 대만이는 재빨리 돌아누웠음. 미쳤나봐. 아래쪽에서 아주 강하게는 아니지만 살짝 반응이 온 게 느껴졌음. 다른 생각을 하자. 농구...농구하는 송태섭. 4쿼터가 끝나고 땀에 젖은 송태섭...아니 씨발 미친 송태섭 생각 좀 그만하라고! 대만이는 그날 밤 거의 잠들지 못했음. 그리고 다음 날 송태섭과 마주앉은 아침 식탁에서 말했음.
우리...침대를 따로 쓰는 게 어때?
대만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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