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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2 23:31
4체형 남타브 or 디폴트 드래곤본더지 외형으로....
약간 타브가... 겉보기로는 대부분 선한 선택하고 가끔씩 자기 이익 챙기지만 객관적으로 납득될만한, 누가봐도 '좋은 사람'인데 가끔씩 보이는 쎄함이 있는 인물이면 좋겠다. 눈치 빠른 컴패들은 이상함 정도는 느끼지만 막상 하는 건 난민 구해주기 / 고블린이랑 싸우기 / 불난 집에서 사람 구해주기 / 마귀할멈 손에서 임산부 구출하기라 가끔 눈빛이 이상하긴 하지만 인성은 좋은 친구로 여겼으면 좋겠음. 그런 타브가 제블로어한테 꽂히는 거 보고싶다.
타브가 제블로어한테 처음으로 접근한 건 티플링 파티 때였을 거임. 제블로어로썬 그로브에 머물면서 처음으로 마음 놓은 순간이었음. 고블린은 전멸했고, 가시나무 의식은 중단되었고, 할신은 살아돌아와서 발더스 게이트로 향해야하는 난민들에게 보급품도 넉넉히 쥐어줬을 거임. 제블로어가 타브에게 처음 가진 감정은 고마움 정도였음. 그래서 파티 때 타브가 은근히 제블로어에게 들이댔을 때 거절했을 거임.
물론 제블로어가 생각할 때 타브는 좋은 사람이었음. 하지만 타브에게 가지고 있는 감정이 그런 쪽은 아니었고, 단순히 승전 축하연에 같이 있을 사람이 필요한 거라면 객관적으로 자기보다 조건이 좋은, 아니, 훌륭한 동료들이 타브에겐 있었으니까. 긴장이 풀린 상태였기 때문일까, 자신이 거절하는 순간 타브의 눈에 스쳐지나간 기묘한 이채를 눈치채지 못했겠지. 아무튼 타브는 순순히 물러났고, 제블로어가 타브에게 가진 인상은 그저 사람좋고 순진한 젊은이를 벗어나지 않았을 거임.
제블로어가 타브를 마주친 두 번째 순간은 산길에서였으면 좋겠다. 난민들을 데리고 산길을 뚫는 건 고역이었음. 잠깐 숨 돌릴라치면 사방에서 하이에나나 놀 같은 괴물들이 달려들었고, 절대다수가 저렙 아니면 아이들인 난민들 지키는 건 전직 헬라이더 입장에서도 고역이었을 거임. 거기다 하이에나들은 교묘한 성질 때문인지 죽음을 앞두고도 도망치는 게 아니라 약한 아이들을 공격하거나 보급품을 물어 뜯어 못쓰게 만들어놓곤 했음. 부상자는 늘어가고, 의약품과 식량은 빠르게 줄어들었음. 어느날 밤 또다시 놀 무리가 티플링 난민 일행을 습격했을 때 제블로어는 지친 몸 일으켜 싸우려고 했을 거임. 타브 일행이 나타난 건 그 때였고.
확실히 전투에 단련된 모험가들과 난민들은 전투력부터 달랐음. 놀 무리는 싱거울 정도로 빨리 정리됐을 거임. 타브 뒤에선 또 어중이떠중이들 구해주려고 나선 거냐 툴툴거리는 아스타리온이랑, 우리가 이전에 와우킨에서 놓친 놀 무리들이니 정리할 책임 정도는 있다고 말하는 윌이 보였을 거임. 바닥에 쓰러진 마지막 놀의 숨통을 끊어놓는 타브 모습 보면서 몸의 긴장이 턱 풀리는 제블로어 보고싶다.
그리고 타브 일행이 티플링 난민들 치료해주고 같이 야영한 그 날, 타브가 두 번째로 제블로어에게 고백했으면 좋겠다. 파티 때 고백이 그저 은근하게 의사를 묻는 식이었다면, 이번엔 진짜로 모른 척할 수 없는 직접적인 고백인 거. 우연히도 난민 쪽 불침번 교대랑 타브 일행 쪽 불침번 교대 시간이 딱 겹쳐서, 타브랑 제블로어 둘이 불침번 서고 있는 상황이라 다들 잠들고 단둘이 있는 상황이었겠지. 타브는 제법 절절하게 미안하다고, 그때 거절한 거 아는데 당신 생각이 떠나지 않는다고, 한 번만 기회를 줄 수 없냐고 묻겠지.
제블로어는 대답하지 못했음. 여전히 타브에게 그런 종류의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설령 가지고 있다해도 티플링 난민들 이끄는 입장에서 섣불리 드러낼 수도 없었지. 하지만 동시에 오늘 난민들을 구해준 타브를 거절할 수도 없다고 느꼈을 거임.
잠깐의 망설임이었지만 타브는 제블로어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쓴웃음 지으며 물러날 거임. 괜히 내가 부담스러운 상황을 만들었다고, 이런 상황에서 할 말이 아니었는데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타브가 몸을 물렸을 때 제블로어는 어째서 자신이 안심했는지 당황스러웠을 거임. 그야 타브가 여태껏 보여준 모습은 철저하게 선한 것이었으니까... 왜 타브가 자신에게 몸을 기울이고 있었을 때 두려움을 느꼈는지 몰랐을 거임.
날이 밝고, 타브는 여기서 헤어져야겠다고 일행들을 데리고 떠나겠지. 겉으로는 장밋빛아침 수도원으로 가야한다고 말하고 옆에선 레이젤이 츠크, 조금만 더 늦게 말했다면 네 목을 베었을 거다. 하고 으름장 놓고 있었지만 타브의 태도나 표정은, 적어도 전날밤 일을 아는 사람에겐 제블로어의 거절 때문에 마음을 접고 떠나는 거였음. 타브 일행이 떠나고 다시 불안해하는 난민들 보면서 심장이 조여드는 죄책감 느끼는 제블로어 보고 싶다.
제블로어가 타브를 세 번째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건 그림자땅에서였으면 좋겠다. 그래도 산길을 통과하면서는 심한 부상자는 있어도 사망자는 없었는데, 그림자 땅에 들어간 순간 덮쳐오는 저주와 망령들 때문에 순식간에 삼분지 일 이상이 어둠에 먹혔을 거임. 눈앞에서 부모가 찢겨 죽는 것을 본 아라벨라가 울부짖는 순간, 누군가 제블로어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어둠을 받아들이고 절대자에게 충성하라고, 네 맹세를 회복시켜주고 다시 명예로운 팔라딘으로 이들을 지킬 수 있게 해주겠다고. 제블로어의 정신이 흔들리는 순간 눈이 멀듯한 광휘가 망령들을 감싸고 불태웠을 거임. 속삭임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정신차린 제블로어가 고개를 들었을 때 그 앞에는 당연하다는 듯 타브가 서 있었으면 좋겠다. 손에는 라샌더의 빛을 들고 다른 동료들과 함께 난민일행에게 다가오는 모습이 꼭 구원자처럼 보였겠지. 실제로도 구원자가 맞았고.
그렇게 타브 일행 호위 받아서 무사히 최후의 빛 여관에 도착하고 나서 제블로어는 더이상 타브 거절 못했으면 좋겠다. 이소벨을 만나고 마커스의 습격까지 희생자 없이 막아낸 뒤, 여관 헛관 한구석에서 붙어먹는 둘 보고싶음. 잠자리에서 타브는 대외적인 모습과 달리 집요하고 난폭했겠지. 엎드린 자세로 박아넣을 때마다 움찔움찔 떨리는 제블로어 꼬리에서 눈을 떼지 못하다가 슬며시 움켜쥐고 잡아당기고, 척추와 직접 연결된 부위가 지긋이, 하지만 아주 아프게 당겨지는 느낌에 차마 타브한테 그만하라고도 못하고 그저 몸 달싹거리며 소극적으로 피하려하니까 아예 자기한테 멀어지지 못하게 그대로 들어올려 울퉁불퉁한 창고 기둥에 등 기대게하고 박을 거임.
아무튼 그렇게 꽤 오래 거칠게 관계를 맺은 뒤 기진맥진해서 기절하듯 쓰러진 제블로어가 다시 눈 떴을 땐 자긴 여전히 헛간에, 부드러운 건초 위에 누워있고 몸에는 타브 망토가 둘러져 있을 거임. 밖에서 두런두런 소리 나는 거 듣고 힘겹게 몸 일으켜서 간신히 옷 입고 나오는데 모닥불에 둘러앉은 티플링 난민들과, 모닥불 위에서 보글보글 끓고 있는 따뜻한 스튜, 그리고 티플링 아이들에게 모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타브와 타브 일행들이 보일 거임. 타브는 아이들 보면서 미소짓다가 뒤에 들리는 인기척에 돌아보며 제블로어에게 깼냐고, 앉아서 식사 좀 하라고 권하겠지.
따뜻한 스튜 그릇 받아들고 불가에 앉는 제블로어 보던 아스타리온이 뭔가 재미있다는 눈빛으로 타브한테 어디갔나했더니 저녁 내내 재미 좀 봤나보네 달링, 오늘 밤에는 내가 찾아가도 괜찮을까? 하겠지. 사실 이건 흡혈해도 되냐는 소리지만 누가들어도 아스랑 타브가 자는 것처럼 보일 거임. 타브는 선선히 좋다고, 오늘 고생 많았다고 답하겠지.
이상하게도 그 말을 듣는 순간 어쩐지 자괴감이 드는 제블로어면 좋겠다. 그런데 그게 질투 같은 감정이 아니라 수치심과 후회였으면 좋겠음. 타브가 자기한테 제안한 건 그냥 아무것도 아닌 원나잇, 가벼운 제안이었는데, 거기에 좋다고만 했으면 산길에서 일행들이 고통받을 일도 없었고 아라벨라도 부모를 잃을 필요도 없었고, 아무도 죽지 않고 안전하고 편하게 올 수 있었을텐데 자기가 고집을 피우는 바람에 다들 죽은 것 같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들겠지. 이성은 당연히 바보같은 생각이라고 할텐데 제블로어 상황이 별로 이성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님. 제블로어 내면 사정은 아무도 모를 거고, 그저 말 없이 슬픈 눈으로 스튜 떠먹는 제블로어 바라보는 타브만 어쩐지 기분이 좋아보일 뿐임.
물론 당연히 이런 상황 자체가 타브가 어느정도 의도한 거면 좋겠다. 티플링 난민들 산길로 가는 거 알면서도 놀 다 죽이지 않고 놓아준 것도, 아직 위험지대 안에 있는데도 조금 더 같이 가지 않고 일릭 양성소로 여정을 틀은 것도, 심지어 마지막 순간에 티플링 난민 일행이 망령들에게 공격당하고 있는 걸 발견했으면서도 일부러 아라벨라의 부모가 죽기 전까지 기다렸다가 나선 것도 전부 계산 하에 행동한 거면 좋겠음. 타브가 선하게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속내는 철저하게 자기 재미를 쫓는 성격이면 좋겠음. 메이리나 구해준 것도 남편이 좀비로 되살아나는 걸 보면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해서 그랬다거나...
물론 컴패들은 바보가 아니니까 타브가 왜, 어떤 의도로 저렇게 행동하는지 알거나 짐작은 했겠지. 하지만 섀하/레이젤은 큰 신경 안 썼고, 타브의 행동에 반감을 가질만한 컴패니언은 카를라크/윌/게일 정도였는데 카를라크는 눈치가 가장 느려서 타브 속내를 다 알아차리지 못했고 타브가 셋 다 각각 설득/기만 주사위 대성공 굴려서 구슬려놨던 거면 좋겠다.
([기만] 미안해 카를라크, 기습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서 기회를 봤는데 망령들이 그렇게 빠를 줄 몰랐어 (난이도 8) / [설득] 무작정 달려들 수는 없었잖아 윌, 네 아버지를 구하려면 전력을 보존해야지 (난이도 12) / [기만] 네 말이 맞아 게일, 조금 망설였어. 부끄럽게도 적들이 두려워서 그랬던 거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줘 (난이도 18) )
타브 의도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알아차린 컴패니언은 아스타리온 뿐인데, 아스는 아직 해감 안 된 상태라 자기와 똑같은 방식으로 피해자가 되고 있는 제블로어에게 자기혐오의 일환으로 거부감 느껴서 안 도와준 거면 좋겠다. 사실 여기서 나쁜놈은 타브이고 아스타리온도 그걸 아는데, 타브는 자기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상황이니까 함부로 대들 수도 없잖아. 흡혈을 그런 식으로 말한 것도 아스 입장에선 '멍청하게 그런 거에 당하냐' 식의 심술부린거면 좋겠다. 카사잡은 비승천 아스면 그런식으로 행동하지 않았겠지만 아직 상처입은 상태니...
아무튼 그렇게 네더브레인 잡고 발더스 게이트의 영웅 된 타브가 집에 돌아가면 잘 조교/가스라이팅된 순종적인 티플링 남편-와이프가 맞아주는 삶 사는 거 보고싶다... 아니 근데 난민 다 구하고 네더브레인도 죽이고 착한일 다 했는데 이 정도면 선성향 아님? 아무튼 이건 다 라리안의 잘못이다 빠그러진중년티남 존맛도리로 만들어놓고 연애루트를 안만들어놓으니까 이런 거 아니냐고... 억압된 팬들은 왜곡된 방식으로 욕망을 표출하곤 합니다....
타브제블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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