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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02 04:12

선성향타브
3막 엘프의 노래 주점 그쯤



라파엘에게서 승천 의식에대해 알게된 아스타리온은 흥분과 긴장으로 한시도 가만히 있질 못했다.
보다못한 타브가 나서서 진정시켜줬을때에야 그나마 진정했지만 그것도 잠시일뿐 오래가지 못했다.
당장에 카사도어가 쫓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배가 되고 쫓아오는 이유를 알게 된 지금 아스타리온은 여관에서 쉬어가자는 타브의 말에 버럭 화를 낼 수 밖에 없었다.

"휴식? 쉬겠다고? 하필 지금? 그 굼뜬 엉덩이는 휴식을 원할지 모르겠지만 나는 아니야, 자기."
"아스타리온, 니가 얼나마 급한지 다들 알아. 하지만,"
"아니! 알면 이렇게 수다나 떨게 아니라 움직여야지!"

아스타리온의 생떼에 가까운 주장에 보다못한 레이젤이 한마디 하려하자 타브가 다시한번 부드럽게 설득했다.

"아스타리온. 피로가 쌓인 상태에서 어떻게 싸울 수 있겠어? 게다가 아직 의식에관해서 더 생각해봐야 하잖아. 모두가 쉬면서 체력을 회복할 동안 너랑 나, 둘이 같이 생각해보자."

아스타리온은 여전히 마음에 안든다는 듯 입을 꾹 다물고 타브를 노려봤지만 타브의 '둘이 같이'라는 말에 조금 누그러져 더 이상 화를 내지 않았다.
아스타리온에게 쩔쩔매는 타브를 레이젤과 섀도하트는 흡사 떼쓰는 아이를 달래는 엄마처럼 보였지만 굳이 말하진 않았다.
마침내 설득이 끝나고 여관주인과 이야기를 나눌 때 두건을 쓴 한 남자가 다가와 그들에게 말했다.

"이봐 형씨들. 꽤 여럿이서 몰려다니는군. 여행자인가?"

날이 안 드는 나이프로 자른 듯한 거친 수염, 진흙과 흙이 잔뜩 묻은 부츠, 꾀죄죄한 인상, 게다가 로브 끝에 언뜻 보이는 핏자국을 보아하니 같은 모험가이거나 사냥꾼일게 뻔해보이는 남자의 등장에 모두 눈쌀을 찌푸리며 경계했다. 특히 아스타리온.

"워워 진정해. 싸움을 걸려는게 아니야. 그쪽의 엘프한테 볼일이 있어."
"볼일이 뭐지?"

남자의 말에 그나마 누그러졌던 긴장이 다시 한껏 치솟아 단검에 손을 뻗던 아스타리온을 뒤로 숨기며 타브가 말을 걸었다.
타브또한 긴장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는데, 긴장보단 연인을 향한 낯선 이의 관심에 불쾌함에 가까웠다.

"그 하얀 머리. 염색이나 뭐 다른건 아니지? 날때부터 갖고 있던 색인가?"
"뭐? 머리?"

긴장했던게 무색하게 머리색이 진짜인지 물어보는 질문에 일행들 모두 어이가 없어져 짧은 탄식이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남자는 조금 더 진지한 얼굴로 아스타리온의 머리와 귀, 그리고 눈을 끈질기게 바라보며 다시 물었다.

"걱정마 그쪽한테 작업거는거 아니야. 내 취향은 좀 더 작고 귀여운 쪽이거든."
"갑자기 머리색이나 묻는 사람의 취향따윈 내 알바가 아냐. 대답을 원한다면, 맞아. 이건 내 머리색이야. 됐어?"

아스타리온의 대답은 비꼬는 경향이있었지만 남자는 만족스러운듯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하이엘프군. 눈 색은 좀.. 이상하지만 뭐. 대답해줘서 고맙네, 형씨."

제멋대로 묻고 가버린 남자의 뒤통수를 보며 아스타리온은

"저 녀석 분명 변태야. 내 200년 감이 말하고 있어. 확실해."
"츠크, 내가 보기에도 변태같군."
"특이 취향인 자인건 확실해보여."
"하이엘프가 취향인가봐, 나는 괜찮겠네."

다들 한마디씩 하고 있을 때 유일하게 타브 홀로 남자가 나간 문을 바라보며, 거의 노려보며 아무 말 하지 않았다.
그런 타브의 모습에 아스타리온은 옆으로 다가가 살며시 손을 잡으며, 아까와는 달리 아스타리온이 타브를 안심시키는 입장이 됐다.

"자기, 걱정마. 저 변태가 다시 오더라도 나는 자기처럼 멋진 연인이 있다고 돌려보낼테니까."
"아스타리온..."

타브가 걱정하는게 그런게 아님을 아스타리온도 알지만, 아스타리온이 할 수 있는건 이런것밖에 없었다. 가벼운 언행과 끈적한 스킨쉽.
물론 아직 대낮이고 동료들 앞이니 손 잡는 정도로 끝나지만 이따 둘만의 시간이 찾아온다면 아스타리온은 기필코 타브를 침대로 밀어넣고 마리라.
그런 아스타리온의 어설픈 격려에 타브는 작게 웃으며 제 차가운 연인의 손을 맞잡았다.

"응. 그땐 내가 그 변태의 엉덩이를 걷어찰거니까."

벌써 둘만이 시간인것처럼 알콩달콩 거리는 분위기를 뿜자 섀도하트가 나서서 둘을 중재했다.

"좋은 시간 보내는 중인건 알겠는데 여기 여관 한복판이야. 여기서 난교라도 열게 아니라면 방에서 계속하는게 좋을걸."

타브는 뺨을 붉히며 헛기침을 하고 아스타리온은 타브의 속살을 남과 공유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섀도하트가 건내는 방열쇠를 낚아챘다.

-

시간이 흘러 밤이 찾아오고, 낮에 다짐했던만큼 아스타리온은 개인시간이 생긴 순간부터 타브를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의식에대해 이야기할때도 둘은 손을 꼭 잡고 놓지않았고 인간인 타브가 잠에 들어야할때도 아스타리온은 타브를 끌어안고 같이 침대에 누웠다.
달이 머리 위로 떠오를때 아스타리온은 연인의 온기에 집중하느라 방문이 소리도 없이 부드럽게 열리는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아스타리온을 덮치는 손은 한순간이었다. 아스타리온이 비명을 지르지 못하도록 입을 막는 손 하나, 버둥거리지 못하도록 팔 다리를 잡는 손 하나.
곤히 잠들어있던 타브는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소동에 깨지 않을 수 없었지만 타브가 일어나는 순간 머리로 날아오는 둔기에 꼼짝없이 기절해버렸다.
아스타리온은 그 광경에 더욱 발버둥쳤고 다행히 쿵쿵 거리는 소리가 평소와 다르다 여긴 카를라크가 방문이 열려있는 것을 발견하자마자 도끼를 들고 방안으로 처들어오자, 영문모를 손들은 아스타리온을 들쳐업고 창 밖으로 뛰쳐내렸다.
카를라크의 고함소리에 다른 동료들도 하나둘 타브와 아스타리온의 방으로 모였고, 섀도하트가 타브에게 치료마법을 시전하는 사이 카를라크와 레이젤은 곧바로 납치범들의 뒤를 쫓아갔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타브가 맨발로 쫓으려하자 게일이 간신히 막아섰다.


"타브, 진정해. 카를라크랑 레이젤이 쫓아갔어. 일단 옷부터 제대로 갖춰."


한밤중의 침입, 연인의 납치 등으로 혼란스러워 하는 타브를 게일과 섀도하트가 챙겨 앞서간 둘의 뒤를 쫓아 발더스 게이트로 향하는 길로 가자 타브는 문득 그들이 카사도어가 보낸 자는 아닐것임을 직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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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행복은 커녕 납치부터 당했죠...
한마디씩 하는건 위에서부터 아스타, 레이젤, 게일, 섀도핱 순서임



타브아스타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