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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7 17:25
폴리기반 할신아스
타브가 먼저 떠나고 둘만 남은 시점의

타브가 죽고 난 뒤 영 제정신이 아닌 자신과는 달리 덤덤해보이기까지 하는 할신을 보며 아스타리온이 말하겠지
"어떻게 그리 담담할 수가 있어?"
"아스타리온 그대보다.. 이런 이별을 접할 기회가 많았던 덕분이겠지"
할신은 다정하게 웃으며 답했음
"보기 보다 아주 괜찮은 건 아니라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는 건 언제나 가슴 아픈 일이지."
살아있을 적 타브를 쓰다듬던 것과 같은 다정한 손길로 타브의 묘를 쓰다듬는 할신을 보며 아스타리온이 말했음
".. 나는 이렇게 사랑해 본 것도 떠나보낸 것도 처음이야"

어떻게 하면 이런 것에 익숙해질 수 있어? 겁이 잔뜩 든 눈동자가 할신에게 묻고 있을거임 할신은 묘비 앞에 쭈그려앉아있는 아스타리온을 봤음
누군가 데려가지 않는다면 언제까지고 타브의 묘 앞에 앉아있을 듯한 모습이었지
수백년간의 학대 속에 살아남아 이제야 진정한 자유와 사랑을 만끽할 수 있게 된
진정 아끼고 사랑하는 것을 떠나보내는 것이 뭔지 알려줄 사람 하나 없던 몸만 커버린 어린 엘프가 거기 앉아있었겠지
할신은 언젠가 자신도 아스타리온의 곁을 떠나 자연의 일부로 돌아가게 될 날을 생각했음 혼자 남겨질 아스타리온도
살아있을 적 타브가 홀로 걱정하곤 했던 것이 무엇이었는지도

출발은 분명 타브로부터였으나 함께 식사를 하고 잠자리에 들고 살을 맞대고 사소한 이야기들을 하고 웃음을 나누던 시간 속에서
형태는 다를지언정 분명 사랑이라는 감정이 함께했음을

할신은 이미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만 새삼스럽게 깨닫겠지
아스타리온의 옆에 편한 자세로 주저앉은 할신은 아이를 달래듯 상냥한 말투로 말했음
"우선은 그대가 좋아하는 것부터 잔뜩 만들어야겠지"
부드러운 손길로 아스타리온의 뒷머리를 감싸 끌어당기는 할신이겠지.. 아스타리온의 이마와 자신의 이마를 살짝 맞대고는 이어 말했음
"남은 시간 동안 함께 익숙해져보겠소?"

시작은 타브가 해주었으니 다음은 자신이 이어받을 차례라고 생각하며
아마도 영원의 시간을 살아갈 사랑하는 이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