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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31 21:34
타브아스
아스타리온은 자유를 되찾은 기쁨을 온전히 즐기기도 전에 지극히 사랑해마지않는 연인을 떠나보내는 고통을 겪어야하겠지
세상이 어찌 이리도 자신에게 잔인하게 구는지 원망하면서
"왜 하필 인간으로 태어났어?"
침대에 누워 색색 옅은 숨만 내쉬는 연인의 손을 꼭 잡고 아스타리온은 투정 부리듯 말했음
밖은 새 지저귀는 소리와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늦은 점심을 준비하는 소리 해가 지기 전에 하나라도 더 팔고 싶은 장사꾼들의 호객 소리 등 생명의 활기로 가득한데 왜 자신의 연인은 당장 끊어질듯한 숨만 붙잡고 누워있는지
커튼이라도 걷어 따스한 햇살이라도 쐬어주고 싶은데 불완전한 뱀파이어인 자신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는게 속상하고
자글자글 주름이 가득해진 앙상한 손만 하염없이 만지작거리겠지
한낮의 따스한 햇살도 살아있는 사람의 따뜻한 온기도 주지 못해서 미안해
차라리 억지를 부려서라도 승천할 걸 그랬어 이렇게 떠나보내기 싫어 더 같이 있고 싶어
나만 두고 가지 마
전달되지 못한 수많은 말들은 아스타리온의 입안에서만 부서져내리겠지.
계속 끊어질 듯 말 듯한 숨만 내쉬던 타브가 아스타리온의 손을 힘주어 잡았음
마음대로 울지도 못하는 제 연인이 가여워서
벌써 타브가 없을 세상이 두려워 움츠러드는 연인에게 말해줘야했지. 넌 괜찮을거라고.
"괜찮아. 아스타리온."
"뭐가 괜찮다는 거야 달링? 너는 죽어버리면 그만이지. 남는 사람은 나인데"
초조함에 말이 곱게 나오지 않는 자신을 다시 한번 원망하는 아스타리온이었음.
불안할 때는 늘 마음에도 없던 모난 말이 튀어나오곤 했던 아스타리온을 너무 잘 아는 타브는 피식 웃겠지.
"내가 없어도 너는 괜찮을 거라고"
너는 네 생각보다 삶에 대한 애정이 강하거든.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어.
숨이 벅찬 듯 점점 끊어 말하기 시작하는 타브를 불안하게 쳐다보는 아스타리온은 그만 말하라고, 알겠으니까. 하고 애원하듯 말했음.
타브의 고집을 꺾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러니까 살아. 하고 싶은 거.. 너무 다 하지는 말고. 알았지?"
사랑하는 연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축복일지 저주일지
할신의 도움을 받아 타브의 장례를 마친 아스타리온은 괜찮아질 때까지 곁에 있어주겠다는 할신을 밀어내고 혼자 집에 틀어박혔음
그렇게 몇십 년을 밖으로 나오지 않고 침대에만 파묻혀있다가 문득 내가 없어도 괜찮을 거라는 마지막 말이 떠올라서
홀린 듯이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거울 앞에서 자신을 단장하고 밖으로 나오겠지
오랜만에 나온 밤거리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음 타브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밤공기는 축축하며 차가웠고 술집에서 들려오는 싸움 소리와 잔뜩 취한 음유시인의 주정에 가까운 노랫소리 등은 적당히 흥을 돋구어줬겠지.
그렇게 아스타리온은 혼자 서기를 시작했음.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그렇게 몇십번 몇백번의 봄과 겨울이 지나고
세상은 빠르게 바뀌어 갈테고 아스타리온은 그 흐름에 휩쓸려 살아남느라 한동안은 타브 생각도 못 할 거임
가끔은 정말 미친 듯이 보고 싶어서 대낮의 햇살 아래로 뛰어들어 사라져버리고 싶은 충동도 일었지만 대부분은 금방 가라앉았음
자신과 타브 그리고 동료들이 발더스게이트를 구했다는 사실은 거의 잊혀서 옛전설로만 내려오게 되겠지
문명은 발전하고 또 발전해서 마법보다는 작은 기계를 이용해 불편함을 해소하고
아스타리온은 옛 시절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발더스 게이트의 작은 박물관에 서있었음
이곳에서만은 여전히 그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기에 최근 즐겨 찾는 곳이기도 했겠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새카맣게 차려입고 선글라스까지 낀 모습은 굉장히 수상해 보이겠지만
그래도 영원히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을 가려주진 못하겠지
흘끔흘끔 엿보는 눈길이 여럿 꽂히는 걸 느끼며 슬슬 돌아갈까. 생각하던 그때 아스타리온의 귀에 익숙한 이름이 꽂힐거임.
"타브! 이 초상화 너랑 똑같이 생겼다"
타브.
초상화.
그러고 보니 예전에 어떤 화가가 타브의 초상화를 그렸었지. 발더스 게이트의 구세주가 될 사람이라는 명목으로.
그런 쪽으로는 은근 부끄러움이 많았던 타브는 애써 완성한 초상화를 화가에게 떠맡기고 왔던가.
아스타리온은 옛 생각에 잠겨가면서도 착실하게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음.
뛸 리가 없는 심장인데도 귓가에 빠르게 쿵쿵대는 소리가 들리는듯했지.
타브. 초상화. 닮은 사람. 어쩌면.
붉은 눈동자를 가리느라 늘 끼고 다니던 선글라스마저 거칠게 벗어던지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아스타리온의 눈에 그 초상화가 들어오겠지. 세월의 풍파로 액자가 닳고 헐었으나 그 안의 존재만큼은 여전히 찬란히 빛나는.
그 앞에 선 그림과 똑닮은 존재마저.
"워, 진짜네.. 나랑 똑같잖아?"
아스타리온은 손에 들고 있던 선글라스를 툭 떨어뜨렸음.
그 소리에 고개를 돌린 타브와 눈이 마주치고 영원 같은 순간이 흐르겠지.
눈물 같은 건 예전에 다 말라버린 줄 알았는데 순식간에 얼굴을 뒤덮는 뜨거운 액체는 분명 눈물이었음
타브라 불린 젊은이는 눈이 마주치자마자 줄줄 눈물을 흘려대는 미인을 보고 아주아주 당황할테고 결국에는
홀린 듯이 아스타리온에게 다가올거임.
"저기요?!"
"네가 괜찮을거라고 했잖아. 정말 그랬어."
"네?"
"너 없이도 잘 살았어. 세상 바뀌는 속도를 따라잡기가 힘들 정도였다니까?"
눈물과 콧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정신 나간 사람처럼 떠들어대는 미인이라니!
타브는 함께 온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아스타리온과 단둘이 남았음. 이렇게 두고 가선 안 될 거 같다는 책임감에 가까운 감정이 들어서.
"알았으니까 우선 좀 앉는 게 어때요?"
타브가 이끄는대로 구석진 곳에 위치한 의자에 앉자 타브가 손수건을 건네겠지
너는 어쩜 체향마저 그 시절과 똑같을 수 있는지. 아스타리온은 어이가 없어 웃었음.
"좀 진정이 돼요?"
대답은커녕 수상할 정도로 손수건을 코에 박은 채 거친 숨을 들이쉬는 미인을.. 그냥 변태였나.
지금이라도 신고해야 하나. 고민하는 타브겠지.
어쩌다 보니 길어졌는데 이렇게 다시 만난 환생 타브랑 아스타리온이 우당탕탕 연애하고 또 헤어지고 아스타리온은 또 타브를 찾는 게 보고 싶었다
정확히는 아스타리온이 환생 타브한테 내가 그렇게 널 잃고 몇백 년을 수절했는지 아냐며 나 지금 처녀나 마찬가지라고.
짓궂은 색드립 치는 게 보고 싶다는 욕망에서 시작함
아스타리온은 자유를 되찾은 기쁨을 온전히 즐기기도 전에 지극히 사랑해마지않는 연인을 떠나보내는 고통을 겪어야하겠지
세상이 어찌 이리도 자신에게 잔인하게 구는지 원망하면서
"왜 하필 인간으로 태어났어?"
침대에 누워 색색 옅은 숨만 내쉬는 연인의 손을 꼭 잡고 아스타리온은 투정 부리듯 말했음
밖은 새 지저귀는 소리와 아이들이 뛰노는 소리 늦은 점심을 준비하는 소리 해가 지기 전에 하나라도 더 팔고 싶은 장사꾼들의 호객 소리 등 생명의 활기로 가득한데 왜 자신의 연인은 당장 끊어질듯한 숨만 붙잡고 누워있는지
커튼이라도 걷어 따스한 햇살이라도 쐬어주고 싶은데 불완전한 뱀파이어인 자신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는게 속상하고
자글자글 주름이 가득해진 앙상한 손만 하염없이 만지작거리겠지
한낮의 따스한 햇살도 살아있는 사람의 따뜻한 온기도 주지 못해서 미안해
차라리 억지를 부려서라도 승천할 걸 그랬어 이렇게 떠나보내기 싫어 더 같이 있고 싶어
나만 두고 가지 마
전달되지 못한 수많은 말들은 아스타리온의 입안에서만 부서져내리겠지.
계속 끊어질 듯 말 듯한 숨만 내쉬던 타브가 아스타리온의 손을 힘주어 잡았음
마음대로 울지도 못하는 제 연인이 가여워서
벌써 타브가 없을 세상이 두려워 움츠러드는 연인에게 말해줘야했지. 넌 괜찮을거라고.
"괜찮아. 아스타리온."
"뭐가 괜찮다는 거야 달링? 너는 죽어버리면 그만이지. 남는 사람은 나인데"
초조함에 말이 곱게 나오지 않는 자신을 다시 한번 원망하는 아스타리온이었음.
불안할 때는 늘 마음에도 없던 모난 말이 튀어나오곤 했던 아스타리온을 너무 잘 아는 타브는 피식 웃겠지.
"내가 없어도 너는 괜찮을 거라고"
너는 네 생각보다 삶에 대한 애정이 강하거든.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랬어.
숨이 벅찬 듯 점점 끊어 말하기 시작하는 타브를 불안하게 쳐다보는 아스타리온은 그만 말하라고, 알겠으니까. 하고 애원하듯 말했음.
타브의 고집을 꺾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잘 알면서도
"그러니까 살아. 하고 싶은 거.. 너무 다 하지는 말고. 알았지?"
사랑하는 연인이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축복일지 저주일지
할신의 도움을 받아 타브의 장례를 마친 아스타리온은 괜찮아질 때까지 곁에 있어주겠다는 할신을 밀어내고 혼자 집에 틀어박혔음
그렇게 몇십 년을 밖으로 나오지 않고 침대에만 파묻혀있다가 문득 내가 없어도 괜찮을 거라는 마지막 말이 떠올라서
홀린 듯이 아무것도 비치지 않는 거울 앞에서 자신을 단장하고 밖으로 나오겠지
오랜만에 나온 밤거리는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음 타브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밤공기는 축축하며 차가웠고 술집에서 들려오는 싸움 소리와 잔뜩 취한 음유시인의 주정에 가까운 노랫소리 등은 적당히 흥을 돋구어줬겠지.
그렇게 아스타리온은 혼자 서기를 시작했음.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그렇게 몇십번 몇백번의 봄과 겨울이 지나고
세상은 빠르게 바뀌어 갈테고 아스타리온은 그 흐름에 휩쓸려 살아남느라 한동안은 타브 생각도 못 할 거임
가끔은 정말 미친 듯이 보고 싶어서 대낮의 햇살 아래로 뛰어들어 사라져버리고 싶은 충동도 일었지만 대부분은 금방 가라앉았음
자신과 타브 그리고 동료들이 발더스게이트를 구했다는 사실은 거의 잊혀서 옛전설로만 내려오게 되겠지
문명은 발전하고 또 발전해서 마법보다는 작은 기계를 이용해 불편함을 해소하고
아스타리온은 옛 시절의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발더스 게이트의 작은 박물관에 서있었음
이곳에서만은 여전히 그때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기에 최근 즐겨 찾는 곳이기도 했겠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새카맣게 차려입고 선글라스까지 낀 모습은 굉장히 수상해 보이겠지만
그래도 영원히 시들지 않는 아름다움을 가려주진 못하겠지
흘끔흘끔 엿보는 눈길이 여럿 꽂히는 걸 느끼며 슬슬 돌아갈까. 생각하던 그때 아스타리온의 귀에 익숙한 이름이 꽂힐거임.
"타브! 이 초상화 너랑 똑같이 생겼다"
타브.
초상화.
그러고 보니 예전에 어떤 화가가 타브의 초상화를 그렸었지. 발더스 게이트의 구세주가 될 사람이라는 명목으로.
그런 쪽으로는 은근 부끄러움이 많았던 타브는 애써 완성한 초상화를 화가에게 떠맡기고 왔던가.
아스타리온은 옛 생각에 잠겨가면서도 착실하게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음.
뛸 리가 없는 심장인데도 귓가에 빠르게 쿵쿵대는 소리가 들리는듯했지.
타브. 초상화. 닮은 사람. 어쩌면.
붉은 눈동자를 가리느라 늘 끼고 다니던 선글라스마저 거칠게 벗어던지고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는 아스타리온의 눈에 그 초상화가 들어오겠지. 세월의 풍파로 액자가 닳고 헐었으나 그 안의 존재만큼은 여전히 찬란히 빛나는.
그 앞에 선 그림과 똑닮은 존재마저.
"워, 진짜네.. 나랑 똑같잖아?"
아스타리온은 손에 들고 있던 선글라스를 툭 떨어뜨렸음.
그 소리에 고개를 돌린 타브와 눈이 마주치고 영원 같은 순간이 흐르겠지.
눈물 같은 건 예전에 다 말라버린 줄 알았는데 순식간에 얼굴을 뒤덮는 뜨거운 액체는 분명 눈물이었음
타브라 불린 젊은이는 눈이 마주치자마자 줄줄 눈물을 흘려대는 미인을 보고 아주아주 당황할테고 결국에는
홀린 듯이 아스타리온에게 다가올거임.
"저기요?!"
"네가 괜찮을거라고 했잖아. 정말 그랬어."
"네?"
"너 없이도 잘 살았어. 세상 바뀌는 속도를 따라잡기가 힘들 정도였다니까?"
눈물과 콧물로 엉망이 된 얼굴로 정신 나간 사람처럼 떠들어대는 미인이라니!
타브는 함께 온 친구들을 먼저 보내고 아스타리온과 단둘이 남았음. 이렇게 두고 가선 안 될 거 같다는 책임감에 가까운 감정이 들어서.
"알았으니까 우선 좀 앉는 게 어때요?"
타브가 이끄는대로 구석진 곳에 위치한 의자에 앉자 타브가 손수건을 건네겠지
너는 어쩜 체향마저 그 시절과 똑같을 수 있는지. 아스타리온은 어이가 없어 웃었음.
"좀 진정이 돼요?"
대답은커녕 수상할 정도로 손수건을 코에 박은 채 거친 숨을 들이쉬는 미인을.. 그냥 변태였나.
지금이라도 신고해야 하나. 고민하는 타브겠지.
어쩌다 보니 길어졌는데 이렇게 다시 만난 환생 타브랑 아스타리온이 우당탕탕 연애하고 또 헤어지고 아스타리온은 또 타브를 찾는 게 보고 싶었다
정확히는 아스타리온이 환생 타브한테 내가 그렇게 널 잃고 몇백 년을 수절했는지 아냐며 나 지금 처녀나 마찬가지라고.
짓궂은 색드립 치는 게 보고 싶다는 욕망에서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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