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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9 20:17
케이아가 우연히 봤으면 좋겠다. 황급히 몸을 숨기고 도망친 케이아는 충격으로 인한 거부감보다도 후회가 몰려왔으면 좋겠음. 키스하던 상대의 외양을 보니 자신은 다이루크의 취향과 정반대겠지만, 승산이 있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겠지만 다이루크가 그렇게 평범하게 입술을 맞댈 수 있는 사람이라는걸 일찍 알았다면 자기도 조금은 더 솔직하게 굴어볼 걸 하고... 짝사랑이 무너진 사람처럼 하염없이 울다가, 어차피 형제처럼 자란 사이인 자기한테는 처음부터 기회도 없었을 거라고 체념도 해보고, 그런 스스로의 모습에 현타왔다가 그래도 실낱같은 가능성을 생각하며 다시 후회 가득하게 우는 케이아 보고 싶다. 그렇게 하룻밤 내내 방에 틀어박혀서 소리도 못 내고 울다가 다 빠개진 멘탈 주섬주섬 담아서 멀쩡한 척 다음날을 맞이하는데 하루종일 넋 나가 있다가도 뜬금없이 눈물이 차올라서 본인이 생각해도 미친 사람 같을 정도겠지. 그러다 늦은 저녁 천사의 몫에서 다이루크를 마주치는데 그제서야 실상을 알게 되면 좋겠다. 어제 다이루크랑 있었던 남자는 키스 직후에 시원하게 후드려 맞고 턱이 빠졌다고... 사실 취객이 다이루크 붙잡고 시비걸다가 휘청거리면서 입술이 닿았던 거고 다이루크는 놀라서 잠깐 굳어있다가 상황 파악하자마자 바로 주먹 꽂았던거임. 케이아는 그동안 넘겨짚고 오해했던 자기가 바보같아서 헛웃음 흘리다 술이나 한잔 달라고 하는데 다이루크는 케이아 얼굴을 빤히 보더니 포도주스 한 병을 주겠지.
“깊게 잠들려면 이 시간엔 음주를 멀리 하도록 해.”
술 달라고 했더니 갑자기 무슨 소리인지 고민하던 케이아는 곧 자기 눈이 불그스름하게 충혈되어 있다는 걸 깨닫고 눈가에 시원한 유리병을 굴리면서 요즘 일이 많았다는 하찮은 변명이나 했으면 좋겠음... 의형제 삽질이 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