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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7 10:57
어느날 술에 취한 데이빗이 리처 품에 안겨서
내가 어쩌다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나서....... 하는 거 bgsd

폰햎 작성이라 간격 잘 나온지 모르겟음 (수정 있음)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한 잘 걸치고 있던 중에 나온 말이었음
맨정신일 때와 다르지 않게 데이빗은 리처에게 스윽 기대왔고 리처는 그런 데이빗의 어깨에 손을 살짝 걸쳐두겠지
(끌어안기에는 조금 큼;;)
근데 데이빗이 그 커다란 몸을 구기며 조금 더 파고들어 저 한 마디를 하는 거
리처는 코 앞까지 들이밀어진 곱슬머리를 보며 쓰다듬을까,, 생각 중이었는데 그 말을 듣는 순간 머리에 피가 확 몰리고 이 새끼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강타함
덩달아 데이빗의 머리칼로 향하던 손은 멱살로 타겟을 바꿈
데이빗의 셔츠가 도무지 옷에서 날 것 같지가 않은 우드득,, 소리와 함께 사정없이 구겨지기 시작함
이후 전에 내뱉은 것과 유사한 말이 한 마디라도 더 나온다면 당장 멱살을 흔들어 제정신을 차리게 할 요량으로 데이빗의 멱살을 들어올림


리처는 이대로 입을 다문다면 아예 따귀를 쳐버리겠다는 생각을 하며 데이빗의 얼굴이 저를 향하게 하는데.. 데이빗의 눈가가 조금 붉은 것이 눈에 들어옴
울음기의 흔적이라는 것을 단번에 떠올린 리처는 침묵과 함께 미간을 구겨내는데
그때 데이빗이 미처 다 말하지 못한 다른 말들을 꺼내놓음


내가 어쩌다 당신 같은 사람을 만나서.......
정말 어쩌다 그래서... 이렇게 행복진 건지....
훌쩍..


코맹맹이 소리와 콧물 훌쩍이는 소리는 덤이었음
............
리처는 조금 아주 조금 떨떠름해진 기분으로 구겨진 데이빗의 셔츠를 놓고 조심스러운 손길로 탁,, 탁,, 털고 펴고 해줌
데이빗의 머리는 리처의 품으로 돌아갔고 다시 곱슬머리가 시야를 가득 채우게 되자 리처는 이번에야말로 데이빗을 쓰다듬어 주었음


멱살을 잡은 것은 제대로 눈치 채지도 못한 주제에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은 느껴낸 것인지 데이빗은 조금 더 풀어진 어조로 웅얼거리기 시작함


당신.. 나한테는 과분한 사람 같아요..
당신이랑 함께 있으면 좋아요.. 당신을 이루는 것들도 좋아요..
특히 눈빛, 머리칼, 주먹, 눈썹, 펴질 줄 모르는 미간..
말하다 보니 다인 것 같네요 다 좋아요 네..
당신 예뻐요..
당신 진짜 섹시해요..


끝을 모르고 흘러나오는 주접에 가까운 고백에 처음엔 얼씨구,, 하고 내버려두었던 리처도 그 상태로 몇 분이고 시간이 흐르자 슬슬 그만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듦
아무리 얼굴이 두꺼운 이라도 이 정도 들었으면 슬슬 그 장벽이 허물어질 테고 더불어 낯선 감각이 몸 구석구석을 자꾸 간질이는 느낌이 들었거든 (분명 거슬리는 기분이 들다가도 절대 싫다는 마음은 들지 않았음)


침대에서 당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모르죠..
정말..


그 순간까지도 주절대는 데이빗에
리처는 이제는 정말 데이빗의 입을 막기로 했음
그리고 그 방법으로는 정말 마음에 안 드는 것을 대할 때처럼 머리가닥을 샐쭉 잡아당기는 것이 아닌 살살 헝크러뜨리기를 택했음
데이빗은 리처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다 못해 뜯어내도 아무말 않을 테지만 그냥,, 그러고 싶었음


쓰다듬는 것보다는 조금 더 거칠어진 손길을 받으며
그 안에 담긴 의도를 느낀 것인지 데이빗은 당신 너무우으... 하고 말끝을 흐림


데이빗이 말을 멈춘 뒤 다시 손가락 사이로 스미는 곱슬의 감각을 부드럽게 즐기던 리처는
어느 순간부터 공간을 채우는 고른 숨소리만을 귀에 담게 됨
그대로 손을 내려 데이빗의 코 아래 입가 위에 손을 가져다대니 따뜻한 숨결이 손바닥을 간질였지


완전히 잠들어버린 듯한 낌새에 리처는 데이빗의 코를 아프지 않게 잡아당긴 후 손을 다시 데이빗의 어깨에 걸침
그리고 입을 열지 않고 코로 한숨을 내뱉은 뒤 본인 역시 데이빗의 곁에서 잠을 청함


.



잠들기 전까지도 리처의 귓바퀴가 아주, 아주 살짝 붉게 물들어 있었다는 사실은 거실의 누구도 알지 못한 채 두 사람의 하루는 그렇게 저물어감






루버릭 크오 데이빗리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