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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1 19:57
시니어는 표정의 변화도 없이 평소와 같은 상태여서 못마땅한 아이스겠지
고열로 아파하는 아내를 집에 두고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있는 건지 카잔스키 주인님은 지금 안 계시다고 하는 하수인의 말에 목뒤까지 열이 뻗치는 기분이었음
어차피 아버지를 보러 온 것이 아니라 어머니를 보러 온 거니 상관없다며 어머니가 누워계신 방으로 가려는데 어째선지 하수인들이 뜯어말릴 거임 지금은 만나뵐 수 없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으니까 마지못해 카잔스키 주인님이 지금은 방 안으로 아무도 들이지 말라한 거임
그 말을 듣고 제 아버지가 아픈 어머니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건지, 혹은 아픈게 아버지 탓은 아닌지 걷잡을 수 없는 의심에 어머니가 계신 방으로 뛰어갔음
어두운 복도에 들어서니 다 닫히지 못한 문틈으로 빛이 새어나오고 있었는데 그 사이로 누군가 서글프게 흐느끼는 소리도 들렸을거임
어머니?
작게 속삭여보고 숨을 죽인채 조용히 방문에 다가갔음
복도에는 아이스의 발소리랑 누군가가 우는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음
마침내 도착한 방 앞에 서서 살짝 열려있는 문틈을 들여다보니까 늘 위엄있고 흐뜨러짐 따윈 없던 아버지가 침대맡에서 울고계셨지
처음본거야 아버지가 우는 모습은
아버지에게 가려져 보이진 않았지만 어머니는 창백한 손으로 아버지를 다독이고 계셨음
당신은 정말 울보라니까
아이스는 당황스러웠음 아버지와 어머니는 줄곧 형식적인 부부 행세만 하는 것 같았는데, 게다가 아버지는 아이스맨이라 불리는 저보다 더 차가운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한테서 눈물이 배어나오고 있단게 믿기지 않았음 심지어 어머니는 자주 겪어본 것 같았지

아이스는 그 자리에 서서 잠시 제 부모를, 처음 보는 듯한 낯선 그 둘의 모습을 지켜보다 복도를 돌아나갔어음
하수인들도 시니어가 들어오는 걸 허락하지 않은 이유를 모르는지 다들 불안해하고 있었는데 아이스는 그저 어머니를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이제 가본다고 하겠지
안주인님 곁에 안 계셔도 괜찮은 것인지 묻는 말에 아버지가 있으니 괜찮다며 나가는 아이스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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