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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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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이 가져온 봉투에 든 건 달러가 아니라 라스베이거스에서 오랫동안 흥행 중인 쇼 티켓 예매 내역서였다. 테이블 하나에 네 명까지만 앉을 수 있는, 시야가 가장 좋은 박스석. 티켓 가격은 수수료를 포함하면 한 사람 당 칠백 달러가 넘었고, 그건 일반석보다 세 배 이상 비싼 가격이었다. 남자는 아몬이 내민 내역서를 확인하고서 머리가 아플 때마다 짓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레스토랑 리스트를 만들 때 우리 일정을 너무 상세하게 말해줘서 그런지, 마침 예매한 공연일은 우리가 다른 액티비티를 넣지 않은 날이었다.

앞자리는 물 튄다니까.
상관없어. 그냥 바꾸고 차액을 내놔.
교사는 급여가 별로구나.
네가 하는 일에 비해 너무 많이 받는 거란 생각은 안 해봤어?

어쨌든 그 내역서를 빌미로 아몬은 저녁 식사 시간까지 집에 눌러앉았다. 그리고 식사에 곁들일 술을 찾다가, 이제 우리 집에는 술이 없다는 남자의 말을 너 정말 재미없게 산다는 핀잔으로 받아쳤다. 남자는 정말로 짜증이 나서 그를 내쫓으려고 했지만 실패했다. 아몬이 아직 좌석을 바꿀 수 있다고 흥정을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두 사람이 한참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 슬슬 말싸움이 지겨워질 때쯤 결론이 났다. 공연에 사용되는 물이 튈 수 있어 가격이 저렴한 앞쪽 좌석과 처음 예매한 박스석의 중간 정도 가격인 자리로. 차액은 쇼가 열리는 호텔의 바우처로 받았다. 아몬은 이걸로 자기가 우리에게 식사를 한 번 사준 거라고 생색을 냈다. 나름대로 많은 레스토랑에 다녀 봤지만, 이만큼 비싼 식사는 한 적이 없었다.

왜 이렇게까지 해요?
스즈키.
네.
너희가 결혼식을 한다면, 나를 초대했을까?

남자가 통화를 위해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아몬에게 물었다. 되돌아온 질문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요. 어차피 우리 관계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으니까. 그는 오늘 자기가 지불한 돈을 축의금이라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너희는 결혼식을 하러 가는 거잖아? 그가 가벼운 말투로 말했다. 마치 아이스크림을 사러 가는 거잖아? 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러나 마치다는 자기 의도를 이미 알고 있을 거란 말을 했을 때는 조금 화가 났다. 남자를 잘 아는 사람처럼 자신있게 얘기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였다.

너, 지금 나한테 화났지.

걱정하지 마. 이제 마치다한테 관심 없으니까.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 남자가 다시 자리에 앉으며 우리의 표정을 살폈다. 굳은 얼굴을 들키지 않으려고 옆에 있던 물컵을 들었다. 아몬은 찻잔에서 홍차 티백을 몇 번 흔들어 꺼냈다. 갑자기 뚝 끊겨버린 대화에 당황한 남자는 조용히 내 정강이 위로 자기 다리를 감으며 나를 힐끗 쳐다봤다. 뭐라도 해보라는 뜻이었다.

이제라구요?
응. 이제.
그럼 전에는?
네가 생각하는 그대로야.

주어 없는 짧은 대화가 끝났다. 아몬은 차도 마셨으니 돌아가겠다고 일어났다. 여전히 상황을 모르는 남자만 고개를 갸웃하고 그를 따라 일어나 현관으로 향했다. 아몬은 날 좋아한 적 없어. 예전 남자가 해줬던 말을 떠올렸다. 그리고 문을 열고 나가는 아몬의 뒷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언제나 마치다 케이타만 믿으면 된다고.

혹시 둘이 싸웠어?
아뇨. 그냥 좀. 아몬이랑 나는 잘 안 맞나 봐요.

그가 술도 안 마셨는데 얼굴이 빨갛다며 내 이마에 손을 댔다. 나는 그의 손을 붙잡아 뺨에 문질렀다. 살짝 차가운 손에 급히 오르던 열이 가시는 것 같았다. 그는 아프면 먼저 올라가 자고 있으라고 다정하게 말했다. 괜찮아요. 안 아파요. 손을 얼굴에서 떼지 않은 채로 고개를 저었다. 내 뺨과 손바닥의 온도가 금세 비슷해졌다.
2022.10.02 09: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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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으로 센세가ㅠㅜㅠ
[Code: cbf4]
2022.10.02 09:36
ㅇㅇ
모바일
노부 심기 불편하다ㅋㅋㅋ 아몬.... 아몬이 직접 저렇게 대놓고 자기 마치다한테 관심있었다는식으로 노부한테 얘기한건 처음아닌가???? 이제와서 괜히 노부한테 저런말 하는 아몬도 진짜 보통은 아니야ㅋㅋㅋㅋ
[Code: 632e]
2022.10.02 09: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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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 심기 건드렸지만 놉맟한테 축의금개념으로 저렇게 해준건 좋다ㅋㅋㅋㅋ
[Code: 632e]
2022.10.02 09: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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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이 거슬리지만 즈그 케이만 믿으면 된대ㅋㅋ 노부야 느그 케이만 믿자ㅋㅋㅋ 놉맟 드디어 신혼여행이 다가오고있어ㅠㅠ
[Code: cbf4]
2023.04.30 13: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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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마치다...내가 한때 밀었었지....아몬이 이제 마음 바꿨구나.....
[Code: 242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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