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477281057
view 2650
2022.06.28 01:01

보고싶은 장면이 더 생겨서...

https://hygall.com/467871123


-
선선이 진짜 아빠 얼굴 안 볼거야?

는 개뿔. 이불 덩어리가 움찔했다. 삐져서 이불 속에 머리만 파묻고 숨어있으면서도 손은 강징의 옷을 꾸아악 쥔 채였다. 침대에 앉은 강징이 들리지 않게 한숨을 쉬었다. 반나절도 지나지 않아 다시 안겨오겠지만 오늘 위무선은 너무 많이 울었다. 탈진이라도 하면 어쩌지. 사실 보통 애들이 우는 정도였으나 가뜩이나 아기 여우의 눈물에 약한데다 극성 아빠 기질이 있는 강징은 안절부절 중이었다.

 

돈까스를 미끼로 병원에 데려간건 역시 너무했나.

 

강징과 함께하는 외출에 붕방거리던 위무선의 꼬리는 병원 간판을 지나 건물에 들어서자 서서히 멈췄다. 이름을 말하고 접수하는 내내 강징은 나라라도 잃은 듯한 얼굴로 올려다보는 눈을 애써 외면하느라 진땀을 뺐다. 양심이 쿡쿡 찔렸다. 위무선은 결국 강징의 가슴에 코알라처럼 매달려 잉잉 울었다. 깡징 시러 집에가 ㅠ.ㅠ 주위의 시선과 젖어드는 가슴팍을 필사적으로 견딘 강징은 위무선 어린이 들어오세요, 하자마자 진료실로 걸음을 뗐다. 그 뒤 강징에게서 떨어지지 않는 코알라의 팔만 내밀어 예방주사를 맞히고 도망치듯 병원에서 나와 집까지 이십분. 집에 도착해 내려주자마자 위무선은 호다닥 뛰어 침대로 숨어버렸다. 이제야 좀 울음이 잦아들어 히끅이고 있었다. 역시 물이라도 떠와야겠어. 그러나 엉덩이를 슬쩍 떼자마자 다시 이불이 움찔했다. 이불을 걷어내고 나온 위무선이 강징에게 안겼다.

 

-잉 아빠 가지마 ㅠㅠㅠㅠ

 

익숙하게 엉덩이를 받치고 아빠 어디 가는거 아니다 조곤조곤 달랬다. 부은 눈과 빵빵한 볼살을 귀여워하던 강징은 울다 지친 위무선이 잠들면서 웅얼거리는 말을 듣고 가슴이 미어졌다.

 

-깡징 선선이 버리지마...

 

위무선은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무서워했다. 경찰, 의사, 소방관, 심지어는 아파트 경비원까지. 가끔은 정장을 입은 사람들을 보고 깜짝깜짝 놀라곤 했다. 수인들이 인간들의 사회에 섞인지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차별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다. 위무선은 인간사회가 아니라 야생에서 살던 수인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건강하고 관리를 잘 받은 것으로 보아 부모 역시 있었을 거라고. 위무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몰랐지만 강징이 데려오고 나서도 위무선은 유니폼을 걸친 이들만 보면 이빨을 드러내거나 자지러지게 울었다. 사람이 네게서 가족을 빼앗고 상처를 줬는데 사람에게 버리지 말라고 애원해야하다니.

 

웬만해선 속이고 병원에 데려가는 짓은 하지 않았겠지만 건강이 달린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수인은 인간보다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르도록 진화했다. 인간의 기준으로 성인이 되면 성장은 멈추고 천천히 노화한다. 빨리 자라는만큼 결핍 없이 무사히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의 보살핌이나 의학적 도움이 꼭 필요했다. 강징은 여우 수인들이 본능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것들을 위무선에게 줄 수 없었다. 대신 강징은 약속했다. 아직 말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으르렁대는 아이의 손을 붙들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해줄게. 내가 네 가족이 되어줄게.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해줄게.

 

강징이 잠든 위무선을 토닥이며 아빠가 미안해, 소곤소곤 속삭였다. 위무선을 위하는 마음엔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아빠가 좀 더 잘할게. 자는 와중에도 우웅하며 대답하는 모습에 웃음이 새어나왔다. 위무선을 조심스럽게 눕힌 강징이 부엌으로 향했다. 위무선한테 거짓말하면 안된다고 가르쳤었지. 거짓말쟁이가 될 순 없으니 저녁은 돈까스로 준비할 생각이었다.

 

*

 

-와 나 진짜 귀여웠네

 

저걸 자기 입으로 말하다니. 강징이 썼던 동화책을 넘기던 위무선이 진심으로 감탄하며 내뱉었다. 물론 그건 사실이고 이 귀여움을 혼자만 알고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책을 쓰긴 했지만 이제 덩치가 산만해진 놈이 직접 말하니 껄끄러운 것도 사실이었다. 하긴 부끄러움을 알았다면 강징보다 커진 키로 선선이 선선이 하지도 않겠지. 강징이 위무선의 어깨 너머로 책을 내려다봤다. 지금보다 훨씬 작은 아기 여우가 발을 동동거리며 아이스크림을 먹던 때가 스쳐지나갔다.

 

-그랬지

 

근데 지금은...눈을 가늘게 좁힌 강징이 백수마냥 팔을 괴고 누운 위무선을 바라봤다. 표정에 담긴 뜻을 알아챈 위무선이 바로 달려들었다.

 

-잉 아빠 선선이 이제 안귀여워? ㅠㅠ

 

널 사랑하지만 너 지금 개소리 한다...짤짤 흔들리던 강징이 몸을 누르는 무거운 팔을 치워냈다. 곧 출판사 미팅이었다. 우리 여우 백수 먹여살리려면 일해야지. 손에 잡히는 옷을 대충 걸치고 바닥을 딛자마자 허리가 찌르르 울렸다. 휘청이는 강징을 잡은 위무선이 눈이 휘게 웃었다.

 

-아빠 선선이가 씻겨줄까?

-제발 좀....

 

가볍게 무시한 위무선이 강징을 안아들고 욕실로 향했다. 등 뒤로 꼬리가 살랑였다. 그 개수가 아홉 개로 보이는 듯도 했다. 역시 너무 오냐오냐 키웠다고...꿍얼거리던 강징이 포기하고 눈을 감았다.

 

 

+

위무선은 어릴땐 깡징, 아빠 섞어 부르다가 크면서 강징이라고만 부름. 강징 내심 섭섭했는데 침대에서만 아빠라고 불러서 진짜 도망가고 싶어진다...호로록 따먹혔지만 위무선은 강징한테 그래도 여전히 귀여운 아기여우임.

 
2022.06.28 01:33
ㅇㅇ
모바일
미쳤나봐.. 귀여워... 너무 좋아.... 침대위에서만 아빠라고 부르다니 존-맛
[Code: 3b05]
2022.06.28 10:12
ㅇㅇ
모바일
센세 어나더 고마워.. 애기여유 요망여우로 컸네ㅠ
[Code: 993d]
2022.06.28 16:52
ㅇㅇ
모바일
역대디플 존맛....
[Code: 12c4]
2022.06.28 19:52
ㅇㅇ
센세 그거 오무라이쓰 계란이불도 계속 덮어주고 있는 거 맞지 졸귀
[Code: add2]
2022.06.28 21:29
ㅇㅇ
모바일
센세 진짜 너무 너무 좋아서 소리질렀어ㅠㅠㅠㅠㅠ억나더로 함께해줘 센세ㅠㅠㅠ
[Code: 185b]
2022.06.29 00:33
ㅇㅇ
모바일
앜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너무 좋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810a]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