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ㅈㅇ









"당신의 갈색 눈이 너무 반짝거려요!"


맞은편에 앉은 단골 손님의 말에 허니는 익숙하게 타자기 위에 올려진 손가락을 움직여 하얀 종이 위에 검은색 글자들을 채우기 시작했다.


당신의 아름다운 갈색 눈은 따스한 말을 할 때 더욱 따뜻한 색으로 빛나요. 


"저녁이 되면 당신의 생각이 나고는 해요!"


당신의 눈빛처럼 빛이 나는 별이 뜨는 밤이면 언제나처럼 당신은 제 마음을 두드리고 당신의 미소를 닮은 미소와 같은 달빛이 제 영혼을 감싸안고는 해요.


이번에도 허니는 익숙하게 제 앞에 앉은 손님의 말에서 흘러나온 말을 제 나름대로 해석을 거쳐 수려한 말로 종이 위에 옮겨 적었다.

허니가 적어나가는 글을 읽은 손님은 이내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


칼라단 수도에 위치한 우체국. 수도에서 가장 큰 우체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그곳에는 항상 사람들로 북적였다. 

뿐만 아니라 수도에서 가장 큰 우체국 한 켠에는 아직 글을 읽지 못 하는 자, 또는 글을 읽을 수 있더라도 수려한 말투를 사용해 편지를 보내고 싶은 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허니 비는 그 우체국 안에서 편지를 작성해주는 직원이었다. 글을 읽지 못 하는 자들을 위해서 편지를 쓰고 그들을 위해 작성이 완료 된 이후에는 낭독까지 해주었고, 글을 읽을 수 있으나 그저 화려한 문체를 원하는 자들에게는 의견을 묻고 수정 과정을 거쳐주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별로 특별할 것이 없고 찾는 이도 많지 않을 것이라 믿었지만 의외로 이 서비스를 찾는 자는 많았다. 특히 우체국 내에서 연애편지만큼은 그 누구보다 화려한 문체로 써준다고 소문이 자자한 허니에게는 끊임없이 일감이 들어왔다.

오늘 그를 찾아와 편지를 부탁한 고객 또한 그랬다. 매 달 첫째 주 목요일. 오후가 되면 허니를 찾아오는 이 여성은 이름 모를 남자에게 항상 연애편지를 보냈다.

벌써 허니가 이 여성을 써 준 것이 6번째에 접어들고 있었지만, 허니는 아직도 편지의 주인공은 물론이고 이 여성 고객의 이름마저도 알지 못 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허니는 어디까지나 편지만을 작성해주는 자였고 편지를 보내는 것은 다른 우체국 직원의 몫이었다. 다른 말로 설명을 하자면, 허니는 항상 이 고객의 편지 내용만을 작성해줄 뿐, 정작 편지를 보내기 위한 발신자와 수신자에 대한 정보는 다른 직원에게만 알려진다는 소리였다.

사실 이쯤 되면 한 번쯤은 다른 직원에게 제 고객에 대한 정보를 물어볼 법도 했지만, 허니는 그런 일을 하지 않았다. 딱히 이유는 없었다. 그저 이 정도의 적당한 선은 오히려 허니 자신이 일을 하는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허니는 고객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 했다. 고객이 직접적으로 허니에게 와 제 정보를 밝히지 않는 이상, 굳이 나서서 그 정보를 알아내려 노력하지 않았다는 소리다.

그러니 허니는 벌써 6개월 째 이름도 모를 고객을 위해, 이름도 모를 상대에게 보낼 연애 편지를 쓰고 있었다. 


-


그 날도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날이었다. 

허니는 언제나와 같이 9시인 제 출근 시간보다 10분 정도 일찍 도착했다. 그리고 익숙하게 커피를 한 잔 내리며 허니는 머릿속을 정리했다. 오늘 오전에는 2명의 예약 손님이 있었고 점심 시간 이후에는 예약은 1명이었으니, 운만 따라준다면 조금 빨리 퇴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조금 생겼다.

그리고 그런 생각들을 하며 허니가 자리를 정리하고 있을 때, 갑자기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


...작님...! ...어떻...!


허니가 앉아있던 사무실은 문이 곱게 닫혀있었기에 밖에 소리가 정확하게 들려오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밖이 소란스러운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은 평소와 다르게 조금 큰 목소리로 다급하게 외치는 다른 직원들 탓이었다.

무슨 일이지? 그런 의문이 허니의 머릿속에 피어올랐다. 하지만 그 의문이 오래가지는 않았다. 이내 허니의 사무실 문이 열리고 익숙한 얼굴 하나와 낯선 얼굴들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공작님, 저, 저 아이입니다! 저 아이가 쓴 편지예요!"


제일 먼저 문을 열고 들어와 다급하게 외치는 사람은 허니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 이름을 알지는 못했으나 매 달 첫째 주 목요일마다 허니를 찾아와 편지 대리 작성을 부탁했던 고객이었으니까.

어쩐지 평소와 다른 고객의 모습에 허니는 조금 당황했다. 흐트러진 머리, 다급한 목소리, 그리고 곧게 뻗은 팔과 손가락으로 허니를 가리키는 모양새. 거기에 고객의 뒤를 따라 들어온 남자까지.

남자는 모르는 사람이 봐도 보통 사람은 아니었다. 대충 봐도 고급진 옷감으로 지어진 옷을 입고 있었고 그의 뒤로 따라들어온 사람들은 그 남자의 명을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내 그 남자가 턱짓을 한 번 하자 이내 다른 남자가 허니에게 다가왔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허니의 양손을 결박한 것도, 그리고 이내 허니의 머리를 책상 위에 조금 거칠게 내려 제압한 것도. 그리고 허니가 도대체 이게 무슨 짓이냐며 소리를 지르기도 전에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허니의 앞에 익숙한 편지 한 통을 내밀며 질문했다.


"이 편지, 네가 쓴 것 맞나?"


당신의 아름다운 갈색 눈은 따스한 말을 할 때 더욱 따뜻한 색으로 빛나요. 며칠 전, 허니가 손가락을 움직여 썼던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허니는 그 편지를 알고 있었다. 그 탓에 허니는 당황해 아니라고 부정을 할 생각도 하지 못 했다.

허니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남자는 그 침묵을 긍정으로 받아들인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남자의 작은 손짓 하나로 다른 부하들이 허니를 끌고 나가지 않았을테니까 말이다.


"소란을 일으켜서 미안하네."
"아닙니다. 공작님!"


공작님? 끌려나가는 와중에도 허니의 귀에는 그 단어가 선명하게 들려왔다. 그리고 무슨 정신이었는지 알 수 없으나 그 순간 허니의 머릿속에는 딱 한 가지 생각만 들었다.

이 칼라단에서 공작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사람은 딱 한 명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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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토 공작.






ㅌㄷㅁㅇ 바이올렛 에버가든에서 나오는 그 편지 대신 써주는 사람...이 허니인 거 보고싶었음. 근데 사실 나 그 애니 안 봐서... 정말 딱 그 설정만 따왔음... 다른 내용은 모름...
듄굗 고증도 다 틀려먹었을 거 같다... 미안하다...

오작너붕붕 레토너붕붕
2024.06.24 22:33
ㅇㅇ
모바일
대작의 시작에서 찰칵 📸
[Code: 528b]
2024.06.24 23:59
ㅇㅇ
모바일
존맛이야!!!!!
[Code: e056]
2024.06.25 01:05
ㅇㅇ
모바일
와 대체ㅜ무슨 일이야???
[Code: ff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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