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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5 00:05
외전 11 https://hygall.com/595101156
#톰카잔스키의후궁으로입궁한매버릭 외전





“고육계는 궁여지책에 불과합니다. 위험이 크죠.”


황제의 물음에 답을 하며 아이스는 장기말을 두었어. 정공법이라. 올곧은 수를 두는 아들의 패를 보며 황제는 망설임 없이 말을 옮겼어.


“황제가 자해로 옥체를 손상시킴은 백성에게 있어 불충불효이니 성군이라 할 수 없으며, 함정을 두는 수는 비겁함은 무릇 지존의 수라 할 수 없습니다.”
“네가 생각하는 황제의 수란 무엇이지?”


황태자의 예상을 모두 읽고 있다는 듯 황태자의 손이 패를 떠나자마자 황제의 패가 옮겨졌어. 황제의 손놀림이 빨라질수록 황태자의 망설임이 길어졌지. 작게 숨을 들이킨 황태자가 고민끝에 신중히 패를 옮겼어.


“황제라함은... 만인지상이자 만백성의 아버지로, 귀감을 보이고 위엄을 드러내야합니다. 그러니 옳은 수를 두어야-”
“황귀비는 군인이지 정치가가 아니다.”
“!…”


황제가 패를 놓음과 동시에 경기가 끝났어. 두말할 것도 없이 황제의 승리였지.


“또한 책략가도 아니지. 네 어미가 패전해 포로가 된 것은 책에 적힌 틀에만 박혀있기 때문이야. 그런데 너는 황귀비의 말을 읊고있구나.”
“...소자가 아둔했습니다.”
“어미 밑에서 보고자란게 있는 너는 어미를 닮아 고지식하지. 하지만 그는 나의 황귀비이고 너는 장차 나의 뒤를 이을 황태자다. 네 어미의 가르침으로만은 부족하지. 이 자리가 성인군자의 것이 아님을 명심하거라.”
“황제의 뜻을 받들겠나이다.”



-



마마. 자정이 지났습니다. 이만 침수 드시는 편이... 의자에 기대어있던 슈슈가 자신을 부르는 호위대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어. 오랫동안 잠도, 먹을것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탓에 눈가가 움푹 들어가 몸을 혼자서 가누지도 못하는 슈슈를 궁인들이 양쪽에서 부축했어.


“황제는 어찌되었지.”
“아직 소식이 없는 걸 보아... 태의가 최선을 다하고 있을겁니다.”


궁인들이 힐끔거리며 불안하게 시선을 교환했어. 책봉식날에 역모라니. 귀비께서 화를 피하신 건 천만다행이지만 황제가 독에 쓰러진 뒤로 황궁에는 숨소리조차 함부로 내지 못할 만큼 무거운 분위기가 맴돌았어. 바깥 상황을 알고 싶어도 호위를 위해 무장한 군사들이 귀비궁을 지키고 있어 그 누구도 드나들지 못하는 요새가 되어있었지.


“자네는 언제까지 나를 감시할 셈이지.”
“만일을 대비해 역모가 일어날 경우 마마와 태중 원자마마를 최우선으로 보호하라는 황명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황명이 있지 않은 이상-”
“그 빌어먹을 황명을 내린 놈이 지금 산송장이 되어 누워있거늘 어찌 새로운 황명이 내려온다고.”


불경스러운 비아냥에 모두가 숨을 죽였어. 하지만 중독으로 쓰러진 황제의 목숨이 위태로운 지금, 황제가 지목한 후계자를 뱃속에 품고 있는 귀비는 차기 황제와도 같은 존재야. 이름도 없던 천한 노비 출신의 후궁에서 감히 황후조차 오르지 못할 황좌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이 된 거지.


“카잔스키는 처음부터 날 배신할 작정이었어.”
“...귀비께서 상심이 크신 탓에 거친 말을 하시니, 너희는 마마를 잘 보필하도록 해라. 괜한 말이 나돌지 않도록 해.”
“내 목숨을 제 집에다 가둬버렸지. 나는 이제 죽지도 살지도 못해.”
“마침 태의께 마마의 용태를 살펴달라 부탁드렸습니다. 폐하의 용태도 여쭐ㄱ... 아,”
“그렇지 않은가? 몽고메리.”


무장한 군사들을 무시하고 언제 들어온건지 모를 몽고메리의 표정은 여유라곤 조금도 없는 얼굴이었어. 피로 물든 태의의 의복을 한 몽고메리의 얼굴엔 당혹스러움과 분노, 초조함이 엿보였지.


“모두 썩 꺼져. 형수랑 말 좀 나눠야겠으니.”
“하지만 황명이,”
“명색이 의원이란 자가 조카를 밴 형수를 죽이기라도 할까?”


황제와 거의 똑같은 얼굴이지만 몽고메리에겐 황제와 달리 사람을 껄끄럽게 만드는 꺼림찍한 무언가가 있었어. 인두겁을 뒤집어 쓴 괴물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게 만드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말야. 호위대장이 아무리 충직한 장수라지만 몽고메리의 꺼림찍함에는 도리가 없었어. 기세에 밀려 당혹해하는 사이 슈슈 역시 뒤이어 물러가라 명령을 내리자 망설이던 호위대장은 결국 궁인들을 모두 물리고 자신도 문 밖으로 나가 보초를 섰을거야. 침소에는 오로지 슈슈와 몽고메리 두 사람만이 남았지.


“황제께서 목숨까지 걸고 이렇게 대단하신 사랑놀음을 할 줄 알았다면 진작에 널 죽일걸 그랬어. 아니지, 형수라고 불러야겠군.”
“상황이 이지경이 되었는데 여전히 저지르지도 못할 말만 번지르르하게 늘어놓는군.”
“닥쳐 형수. 너나 나나 다 좆된거야. 알아? 이 좆같은 곳에서 죽을 때까지 평생 썩게 생겼다고. 황적에서 파이려고 내가 어떤 개지랄을 떨었는데 톰 카잔스키 저 빌어처먹을 형이라는 작자탓에 다시 또!”


공식적으로 몽고메리는 황적에서 지워져 황위를 이어받을 수 없어. 하지만 황적에서 이름을 지웠다고 혈연까지 끊어낸 것은 아니지. 황제가 이대로 숨을 거두면 생전의 황명대로 슈슈의 뱃속 원자가 황위에 오르게 돼. 하지만 아직 태어나지 않았으니 생모가 직접 섭정을 해야하지. 원칙대로라면 말야.

외국인의 섭정을 받아들일 신하가 몇이나 있을까? 나라를 생각한다면 그 누구라도 받아들이지 않겠지. 심지어 그 외국인은 점령국 출신의 장수였어. 그렇다면 생모를 견제할 황실의 웃어른이 필요할텐데, 지금 황제의 생모와 양모는 모두 명을 달리 하였고 황좌를 두고 다투던 다른 이복형제들은 모두 흙으로 돌아갔지. 하지만 유일하게 남은 사람이 하나 있잖아? 이미 황위계승권이 박탈되어 태어나지도 않은 황제와 생모를 암살하지도 않을테고, 황궁에서 나고 자라 황실의 웃어른이라 할 수 있고, 황제의 곁에 붙어있느라 정세에 눈이 밝은 사람 말야.


“너와 뱃속에 든게 죽으면 반역죄를 물어 늙은이들을 모두 정리하고 빌은 너를 지키지 않은 죄를 물어 나와 같이 섬으로 유배를 가면 되는 일이었어. 그래야만 했는데...”


혹시 모를 일을 대비해 몽고메리는 황제에게 독을 방지할 해독제를 주었어. 책봉식 날 황후의 가문이 쓸 독에 대해 이미 들은 바가 있는 몽고메리였으니 해독제를 만드는 건 쉬운 일이었지. 책봉식이 시작되기 한시진 전에 먹어두면 독이 장기에 스며드는 걸 막을 수 있는 해독제였어.

몽고메리는 황제에게 정확하게 전했어. 독이 스며드는 것을 막는 해독제이니, 책봉식이 시작되기 전 약을 삼키라고 말야.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황제는 해독제와 함께 독을 삼켰어. 황제의 술잔에서 독이 나왔지만 몽고메리의 계산에 따르면 황제가 독을 먹은 시간은 더 오래 전이었어. 해독약과 함께 독을 삼킨 덕에 다행히도 몸에 독이 퍼지거나 스며들지는 않았어. 하지만 피를 토할 만큼 장기가 크게 상하고 말았지.

내장을 보호하고 원기를 보충할 탕약을 몇 달 간 달여먹이면 젊은 황제는 이전처럼 헌앙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겠지만... 모든 일에는 만약이란 변수가 있어. 황제가 일어나지 못한다면 몽고메리의 모든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

몽고메리는 예전부터 황위에 대한 욕심이 조금도 없었어. 하지만 몽고메리가 야망이 없다는 뜻은 아니었지. 몽고메리에게 있어 만인지상의 황제라는 자리는 겨우 가장 높은 인간에 불과한 자리였지. 그래봐야 겨우 인간의 위를 차지할 바엔 자신은 더 위로 올라가고 싶었어. 자신의 백성을 제 손으로 창조해내고, 제 손으로 목숨을 다룰 수 있는 신과 같은 존재. 몽고메리는 자신의 섬에서 창조주가 되고자 했지.

명분이 전부인 황궁에서 동복동생을 쫓아낸 천륜을 거스른 황제라는 약점을 안겨줄 수는 없으니 몽고메리는 황제와 거래를 하기로 했어. 황후일파를 정리하는데 손을 빌려줄테니, 자신을 섬으로 쫓아내곤 무얼하더라도 간섭하지 말라는 거래를 말야.


“황제가 깨어날 때까지 여기 있도록 해. 형수 네가 쓰러지기라도 하면 그땐 내 황적을 복권시키자는 말이 나올테니까.”
“네놈 사정 따위는 알 바 아니지. 네 놈이 황제가 된다면 꼴이 아주 우습겠군.”
“어머니가 되실 분이라 참 다정도 하십니다. 못난 시숙의 걱정을 다해주고. 형수야말로 평생을 허수아비꼴로 살고 싶지 않다면 새남편이 살아있길 간절히 바라야 할 겁니다.“


전 바쁩니다. 폐하의 탕약을 감시하러 가야하니 이만 물러나지요. 몸을 돌려 침전을 빠져나가려던 몽고메리를 불러세운 슈슈가 비틀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났어. 몽고메리는 힘겹게 혼자 몸을 일으키는 슈슈를 무표정히 내려보고만 있었지.


“카잔스키는 왜 그런 짓을 한거지?”
“...그걸 내 입으로 말하라고?”
“황제가 있는 곳으로 나를 안내해. 그 자의 입으로 직접 들어야겠어.”
“다 뒤져가는 몰골인데 여기서 요양이라도 하시지 그럽니까? 형수 모자가 죽으면 내 손해가 너무 크거든.”
“부군이 중상을 입었는데, 어찌 그의 부인이 되어 가만히 기다리고만 있겠는가. 간병을 해야겠으니 앞장서게.”


그렇게 말하는 슈슈의 표정을 보며 몽고메리는 헛웃음을 흘렸어. 부군은 무슨. 적장을 만나러 가는 표정을 하고선. 아니지. 어쩌면 정말 부부의 재회에 걸맞는 표정일지도 모르겠어. 원래 부부란 한 이불을 덮는 원수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지.




아이스매브 크오
시니어슈슈
2024.06.25 00: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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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이즈유? 내 센세가 오셨어 ㅠㅠㅠㅠㅠㅠㅠ센세 거짓말 안하고 매일 매일 센세 기다렸어 제목보고 울면서 들어왔다 ㅠㅠㅠㅠ센세 이제 어디 가지말고 에어컨 들여놨으니 지하실로 오세요 ㅠㅠㅠ
[Code: 27bd]
2024.06.25 00: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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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미친 너무 재밌다 황제가 목숨까지 걸고 사랑놀음을 했다라...몽고메리는 이미 황제가 슈슈에게 마음을 준 걸 알아 차렸네 그리고 그 사랑놀음 때문에 황적에서 파여 몬티가 빌과 함께 떠나려고 했던 일마저 어그러졌고 몬티와 슈슈가 서로 적대하면서도 이제 몬티는 슈슈와 아이의 안녕을 빌어야 하는 상황이 됐어 이것마저 황제가 의도한 거라면 황제는 진심 무서운 승부사다
[Code: 27bd]
2024.06.25 00: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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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슈가 마셔야 할 독을 황제가 마셔 버린거지? 황제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직접 들어야겠다는 슈슈의 기개도 절대 꺾이지 않는 대나무 같아서 좋다 다음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 센세가 어나더를 주실때까지 여기서 숨 참고 기다릴거야 센세 사랑해
[Code: 27bd]
2024.06.25 00: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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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아이스 가르치는거보면 정말 뼈속까지 황제인데 또 슈슈한테는 ㅠㅠㅜㅠㅠ 흐엉.. 너무좋다 센세 사랑해 ㅠㅠㅠ
[Code: 0c97]
2024.06.25 00: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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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도대체 몇 수를 내다 본 걸까... 자기 몸까지 해쳐가며 원하는 걸 얻어내는 황제 미쳤다 정말ㅠㅠㅠㅠ
[Code: 811b]
2024.06.25 06: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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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센세 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기다리고 있었어 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791]
2024.06.25 06: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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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 아무나 하는거 아니네 시니어 수싸움 봐라 ㄷㄷㄷㄷ
[Code: a791]
2024.06.25 06: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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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오셔따ㅠㅠ
[Code: d240]
2024.06.25 08: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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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자리 얻기까지 수싸움 오지게 했을텐데 진짜 쩐다 시니어 황제가 될 자격이 차고 넘치네.
[Code: 79ca]
2024.06.26 21: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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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ㅊ 존잼이야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시니어 괜찮은거지? 시니어가 슈슈를 살리기 위해 자기 목숨을 걸었는데 이걸 슈슈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너무 궁금해 센세 어나더 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
[Code: 7ee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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