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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0 13:12
아맵이 ㅂㄱㅅㄷ




처음은 아이스였고 나중에 자각한 건 매버릭이었지.
그런데 웃긴 건 이미 먼저 몸의 대화를 나눈 사이라는 거지. 어쩌다 취중에 몸 섞은 뒤로는 종종 몸의 대화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는데 정작 마음의 대화는 해본 적이 없음. 본인들도 본인들의 관계가 이상한 건 앎. 그렇지만 마음을 뱉으면 서로 이마저도 닿을 수 없는 사이가 될까 봐 누구도 말을 꺼내지 않았음.


그날도 관계가 끝나고 같이 목욕할 때 쯤의 이야기였음. 따뜻한 물을 가득 받은 욕조에 아이스가 매버릭을 품에 안고 들어갔지. 아이스의 가슴에 등을 기댄 매버릭은 퍽 노곤노곤해보였겠다. 오래 시달렸던 탓인지 파일럿의 체력으로도 어째야 좋을 지 모를 만큼 피곤해보였지. 아이스는 가만히 깜박깜박 조는 얼굴을 바라봤음. 젖어서 물기가 맺힌 속눈썹, 콧대, 입술…. 가만히 품에 안겨오는 따스한 무게감까지. 이 모든 순간이 그저 좋았을 뿐인 아이스에게 매버릭이 말했음.


아이스….
응.
우리 그만할까?


아이스의 눈이 번쩍 뜨였음. 매버릭은 돌아보지도 않고 말했지.


이젠 그만하는 게 좋을 것 같아. 우리.
맵. 그게 무슨 소리야.
그냥…. 이런 관계는 우리 미래에 별로 건설적이진 않은 것 같아서. 이런 건 사랑도 우정도 아니잖아.


매버릭이 숨을 고르며 말했음. 사랑도 우정도 아닌 관계. 틀린 말은 아니었지. 어느 친구가 친구와 몸을 맞댈까. 어느 우정이 이토록 상대를 갈망해. 매버릭은 입을 꾹 다물었지. 아이스를 좋아해. 하지만 이런 말이 튀어나올까 봐 매버릭은 견뎌냈어. 제가 아이스를 좋아하면 뭐 어떡할거야. 아이스는 집안도 좋고,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자격이 충분한 사람인데.


약간의 침묵이 흘렀어. 매버릭은 아이스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몸을 돌렸어. 아이스…? 그때 커다란 손이 매버릭의 뺨을 감쌌어. 뜨거운 입술이 매버릭의 입술을 삼키고, 다른 한 손이 허리를 둘렀지. 집요한 키스가 끝나고 매버릭이 숨을 몰아쉴 때, 아이스가 그 입술 끝에 대고 눈 하나 깜박 않은 채 속삭였어.


그럼 사랑으로 하자.
….
난 줄곧 사랑으로 하고 싶었어


다시금 입술이 맞닿았어.






....

이렇게 사귀게 되는 아맵이 ㅂㄱㅅㄷ


#아이스매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