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8499326
view 2297
2024.06.28 22:20
재생다운로드IMG_20240129_114508_P0900_1IQX3P.gif

재생다운로드IMG_20240129_114508_P0900_4X9QO7.gif

세러신 집안 (다들 오해하지만 그 공화당 세러신 집안과 아무 연이 없는 그냥 세러신) 의 장남 제이크가 킨더가든의 가장 형님반일 나이에 옆집에 이사온 젊은 부부가 있었음. 옆집 아주머니는 처음 봤을 때 배가 볼록 나와 있었고. 얼마 안 가 쭈글쭈글하고 작은, 그런데 귀여운 옆집 동생이 생겼네. 이렇게 작은 인간을 본 게 처음이라 낯을 좀 가리던 제이크도, "제이크가 허니 오빠해줄래?" 하는 옆집 아줌마 아저씨 말에 신나하며 고개 끄덕끄덕 했었음. 그 뒤로 동생 있으면 좋을 것 같지 않냐는 어머니의 물음에도, 제이크는 "엄마, 나 허니 있으니까 동생 필요 없어." 라고 대답했을 거고. 그 말이 무색하게 세러신 집안도 비 집안도 줄줄이 동생들이 태어나서 두 집 합치면 애만 여섯이 되었겠지.


졸지에 이 많은 동생들의 우두머리가 된 제이크 세러신은 "동생은 하나면 되는데-" 라고 투덜거리면서도 동생들을 잘 챙겨왔고. 제이크가 드디어 하이스쿨에 갈 때쯤에도 아직 삐약삐약 엘레멘터리 스쿨 아니면 킨더가든이나 다닐 애기들을 잘 놀아줬을 거야. 두 집의 장남인 제이크랑 장녀인 허니의 나이차이만 해도 7, 8살 쯤 되는데, 허니 뒤로 그나마 가장 나이 많은 애가 허니랑도 4살 차이라서. 허니 뒤로는 행맨과 거의 10살 넘게 차이가 나서 행맨 눈에 동생들은 마냥 애기 같아 보일 거야.


집에 일찍 가려고 오늘 풋볼 한 판만 하자- 하는 친구들의 제안이라던가, 오늘 내 생일파티에 올래? 하는, 누가 봐도 호감 가득 담긴 여자 아이들의 플러팅까지 모두 뿌리친 날에는 가면 오빠, 형 왔다고 쪼르르 와서 매달릴 애들이 반겨줄 거고. 허니야 그 중에서도 그나마 가장 나이 많은, 그리고 그것도 제이크 세러신의 첫 동생이라. 제이크는 티는 안 내도 허니를 가장 아껴서, 그래서 재밌게 놀아주고 싶은 마음이 항상 있겠지. 반면에 허니는 "오빠 너무 귀찮게 하면 안 돼!" 라는 부모님 말씀이 마음에 걸렸는지, 아니면 자기도 조금 어른스러운 척 하고 싶은 건지, 행맨 마음도 몰라준 채 몸으로 동생들 놀아주는 그 틈에 안 끼고 구경만 할 듯. 지칠 줄 모르고 달려드는 애들 비행기도 태워주고, 던졌다가 받아주고, 푹신한 이불에 내팽겨치거나 뛰어다니면서 놀아주다, 기어코 그 애기들 지쳐 골아떨어지게 만들겠지. 그러다 혼자 소파에 앉아서 게임기나 무심하게 톡톡 만지고 있는 허니 비 부르고 양팔 벌리면, 허니 게임기 내려놓고 동생들 안 깨게 우다다 달려가 오빠한테 안길 거야.


왜냐면 항상 동생들 이렇게 빨리 꿈나라로 가는 날에는 오빠가 허니 특별취급 해준단 말이야. 어른스러운 척 얌전하게 있어도 그래봤자 아직 애기잖아. 그런 애 번쩍 안아들고 동네 마트 가서 아이스크림이나 과자 하나 사주고 동생들 시샘 안 하게 밖에서 먹고 들어가는 게 일상임.


허니는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일 때, 갑자기 오빠가 군인 된다고, 사관학교 간다고 하는 바람에 눈물이 팍 터져버렸다... 허니는 워낙 제이크를 태어났을 때부터 봐와서. 허니의 모든 기준은 제이크가 되어버렸다고. 근데 그 기준인 제이크가 너무 잘나버린 탓에 또래 친구들은 다 자기 눈에 안 찼음. "나 나중에 오빠랑 결혼할래!" 같은 소리도 얼마나 잘했는지 몰라. 조금 크고 나서는 그런 말을 계속 하진 않았지만 속으로 오빠 좋아하는 마음이야 꽤 많이 가지고 있었음. 그런데 갑자기 오빠가 이제 군인 될 거라 자주 못 만난대.


오빠가 어른들 틈에 껴서나 대학은 어디를 가려고 한다, 진로는 이쪽으로 하려고 한다 말하지, 허니는 그거 잘 모르고 있었고. 물론 사관학교가 아니더라도 대학을 가면 오래 떨어져 있어야 하긴 했겠지만. 어릴 때부터 봐왔던 영화에서 군인은 항상 눈물을 머금고 연인과 또는 가족과 헤어져 멀리 떠나는,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은 이미지였기에... 나름 자기 집에서는 자기가 제일 맏이라고 평소에 어리광 부리지도 않던 애가 그 날 처음으로 오빠 옷소매 쥐고 엉엉 눈물을 쏟아냈겠지. 허니는 진짜 속상해 죽겠는데 허니네 부모님이나 제이크네 부모님이나 오빠 간다는 말에 엉엉 우는 애가 너무 귀여워서 비죽비죽 숨기지 못하는 웃음 터뜨릴 거고. 동생들은 언니누나 왜 우나, 갸웃갸웃만 하고 있는 틈바구니에서 제이크는... 애가 너무 서럽게 우는데다 웃지 말라고 씩씩 짜증도 내고 있어서. 애 울음 그치면 많이 민망해 하겠다 싶어 쩔쩔매며 애 안고 2층 자기 방으로 피신할 거야. 예전부터 허니가 탐내던 자기 게임기나 만화책 주면서 달래보려고 하는데, 이제 몇 년 있으면 미들스쿨 입학하는 애한테 이런 수법이 통할 리가. 오히려 이런 거 쉽게 내주는 거 보니 오빠 진짜 안 돌아오는 거 아닌가 싶을 거 아냐. 역효과 나서 필요없다고 빽 소리지르곤 다시 눈물 터뜨리겠지. 제이크 세러신 그 자리에서 휴가마다 나오겠다고, 시간 날 때마다 허니 보러 오겠다고 약속 도장 찍고서야 애 울음을 그치게 할 수 있었을 거야.


게다가 해군사관학교 처음 입소하는 날에는 친동생들도 안 따라온 곳을 학교까지 째가며 따라갔을 거임. 제이크 동생들은 허니네 부모님이 봐주시고, 제이크네 부모님이 데리고 제이크랑 허니 데리고 감. 꽤 먼 길이라 한참을 가야하는데도 허니 한 번을 안 졸고... 오히려 제이크 손 꽉 붙잡고 눈 부릅 뜨고 있겠지. 아침 일찍부터 따라간 거라 졸릴 법도 한데 꿋꿋하게 버티곤 울먹이는 표정만 하고 있음.


도착하고서도 사관학교 정문 앞에서 꼭 휴가 날 자기 보러 오라고, 연락도 하라고, 다치지 말라고 눈물 방울 퐁퐁 쏟아내며 다시 울었어. "오빠 이제 들어갈게-" 해도 허니 고개는 끄덕이면서 오빠 팔소매는 꾹 쥐고 계속 울고 있었겠지. 어찌나 서럽게 울던지 들어가던 다른 예비 사관생도들이나, 그들의 가족들이나 죄다 한 번씩 쳐다볼 정도였음. 그렇게 정문 앞에서 자기 옷소매 잡고 우는 애 달래다가 제일 늦게 들어간 제이크 세러신 사관생도는 입소 전부터 유명해졌을 거야.


근데 이제 20대 잘나가는, 잘난 외모에 성적마저 수석인 놈이 옆집 애기랑 지킨 약속을 성실히 지키지는 않았음. 허니 미들스쿨 들어가면서 허니네 집이 이사를 가기도 했고. 제이크도 자기 나름대로 학업에 바빴다고. 휴가 나와서 친구들 만나기도 하고 자기 집 가서 가족들 보다보면 조금 멀리 이사 간 허니 집을 들릴 시간이 부족했었단 말이야. 1, 2년 차 초반에 딱 한두 번 허니가 제이크네로 찾아와서야 몇 시간 본 게 다였음.


사관생도 시절을 모두 거쳐 소위로 임관되고 복무 중에서야 부모님들이 오랜만에 모임 갖자 해서, 그제야 제대로 만났겠지. 행맨 늠름하게 제복 잘 차려입고 모임 장소인 허니네 집 가면 이제 하이스쿨 다니고 있는, 여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화사한 드레스 입고 있는 허니 비를 마주할 것임. 다만... 그 화사한 드레스와 어울리지 않게 까칠한 표정이라는 게 문제지. 사관생도 시절 자기 잘 안 찾아온, 약속 어긴 오빠가 미운 것도 있고, 이제 막 사춘기인 허니는 지금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오빠 얼굴을 봤는데도 만사 짜증이 난다고.


이 와중에 눈치는 밥 말아먹었는지 허니랑은 간단히만 인사하고 오랜만에 본 어른들이랑 대화하느라 정신 팔린 제이크 세러신... 졸지에 뒷전이 되어버린 허니는 괜시리 접시에 놓인 음식들만 깨작깨작 헤집고 있었음. 식사한 후에 오랜만에 2층에서 동생들 좀 놀아달라는 어른들 부탁에, 제이크는 양팔다리에 동생들 주렁주렁 매달고 2층으로 올라가겠지. 허니야 이제 하이스쿨 학생이지, 다른 동생들은 아직도 애기들이라. 아직까지도 몸으로 놀아줘야 할 거고. 허니는 안 따라가려다 부모님이 자꾸 옆구리를 찔러서 어쩔 수 없이 (사실 가고 싶긴 했지만 괜시리 부모님 핑계를 좀 댄 거다) 따라 올라갈 거야. 예전처럼 제이크가 제일 어린 애기들은 골아떨어지게 만들고, 그나마 좀 나이 있는 미들스쿨 애들은 다른 방 데리고 가서 조용히 비디오 게임이나 시켜줄 거다. 그리고나서 허니랑 단 둘이 있는데, 예전과는 다른 어색한 분위기만 흐를 거임.


제이크 세러신은 이런 분위기 자체를 만들지 않는 인간인데. 오랜만에 본 옆집 동생, 사춘기 온 여자 애를 어떻게 대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서 망설이다가 공부는 잘 되냐, 학교는 어떻냐 같은 것만 물어보겠지. 허니 내내 까칠한 태도였는데도 나름 잘 대답해줄 거고. 사실 허니 오빠가 군인 된다고 떠나고 나서, 또래 남자애들에게 고백 몇 변 정도 받아봤고, 그게 연애로까지 이어져서 해봤지만.. 얘는 오빠보다 뭐가 안 좋네, 오빠는 이거보다 잘 하는데, 이런 생각밖에 안 들어서 다 일찍 헤어졌을 거임. 지금은 솔직히 그래봤자 난 그냥 옆집 어린 동생일텐데- 라는 걸 잘 자각하고 있긴 함. 하이스쿨 들어갈 나이쯤 되어서야 자기가 옆집 오빠 좋아하는 거 제대로 인정하고 마음 숨기느라 애쓰고 있는데, 그 옆집 오빠는 기어코 남자친구는 있냐는 물음으로 허니 울컥하게 만들겠다.


그 물음이 진짜 여동생한테 남자친구는 만나봤냐고 장난치는 오빠의 뉘앙스라서. 지금 오빠는 잘나가는 군인이고, 자긴 그냥 하이스쿨 꼬맹이인 거 아는데 그래도 일말의 가능성이라도 없다는 거 확인사살 당한 기분이라 눈물 그렁그렁 맺히는 거지. 대답 안 하고 눈물만 그렁이는 동생 보고 제이크는 조금 당황해서 되려 더 장난스럽게 "왜, 왜? 헤어졌냐?" 하면서 허니 속 긁어대고 있고. 허니 눈물 꾹 참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그 자리 박차고 집 밖으로 뛰쳐나가겠지.


어찌저찌 모임도 거의 다 끝나가는데 제이크는 아까 허니 울던 얼굴이 신경 쓰여서 마음 편히 못 있겠지. 허니네가 이사간 후, 워낙 제이크네 집과 허니네 집이 멀어 오늘은 제이크네가 근처에 숙박을 잡아놨고. 그 숙소에 체크인하고 들어갔을 때, 허니 집에 들어왔으니까 걱정 말라는 허니네 부모님의 연락 받고도 괜히 찝찝할 것이다... 그래서 늦은 밤인데도 허니네 집 도로 찾아가겠지. 그리고 허니 방인 2층 창문에 말랑말랑한 탱탱볼 같은 거 살짝살짝 던지는 거야. 뭐가 툭툭 창문에 닿으니까 계속 울던 허니가 창문 열어보는데, 오빠가 잠깐 내려오라고 손짓해. 이미 토라질대로 토라져서 내려갈까 말까 고민하다가 허니가 무슨 힘이 있어. 좋아하는 오빠가 내려오라니까 내려가야지.


내려갔더니 안기라는 듯이 양팔 벌리고 서 있는 옆집 오빠가 보여서. 쭈뼛쭈뼛 다가가서 폭 안기면 예전처럼 머리 막 헝클어뜨리며 달래주겠지. "많이 울었어? 오빠가 미안해, 오랜만이라 반갑고 궁금해서 그랬어." 하고 달래주는데, 여전히 동생 대하는 태도인데도 그 손길이 싫진 않아서 그냥 품에 부비적거리며 눈물자국 가득한 얼굴 제이크 옷에 문대겠지.


몇 년 후, 허니는 어엿한 대학생이 되어서 캠퍼스 라이프를 즐기고 있을 거고. 제이크는 이제 그냥 제이크 세러신이 아니라, 제이크 '행맨' 세러신 '중위'가 될 거다. 허니 학교와 르무어까지 거리도 상당해서, 그렇게 자주 만나지는 못하는데. 몇 달에 한 번쯤 가끔 가족 다 같이 만나서 놀 때면, 행맨은 갑자기 훌쩍 커버린 허니한테 아직 적응을 못함. 저번에 하이스쿨 다닐 때 봤던 그 화사한 드레스도 되게 낯설었다고. 근데 이제 자기 진짜 성인이라고 옷도 어른스럽게 입고, 사춘기 다 지나가서 활발해져서는, 해맑게 잘 웃는 저 모습이... 아직까지도 친한 동생이긴 한데, 어딘가 살짝 거리감이 느껴짐. 왜냐하면 이제 마냥 애기 같은 동생이 아니라... 아무튼 뭔가 다른 느낌이 든다고. 마냥 어릴 때처럼 같이 스스럼없이 놀거나 그러기엔 조금, 쪼오끔 묘하다 싶은 기분이 드는 거야. 근데 허니는 고삐 풀려서ㅋㅋ 이제 성인이기도 하겠다 눈치 볼 것도 없이 냅다 들이대기 시작하겠지.


점점 옆집 동생이 마냥 동생만으로는 안 보여서 조금씩 밀어내는 옆집 오빠 제이크 세러신과 거의 10년째인 짝사랑을 깨보려고 들이대는 옆집 동생 허니 비가 보고싶다.




+ 그리고 허니의 짝사랑이 드디어 이루어지고나서.. 제이크가 해사 동기들한테 허니 소개할 때, "아, 이 분(?)이 첫날에 정문에서 울던 그 꼬맹이야?" 라는 소리와 함께 눈총 좀 받겠다. 누가 봐도, 심지어 자기 자신이 봐도 자기가 너무 도둑놈이라 행맨 양심 찔려 죽을 것 같을 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맨너붕붕 파월너붕붕
2024.06.28 23:02
ㅇㅇ
모바일
귀엽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문에서 질질 짜던 애를 애인이라고 데려오다니ㅠ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88d4]
2024.06.28 23:42
ㅇㅇ
간질간질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귀여워
[Code: bf65]
2024.06.29 00:49
ㅇㅇ
모바일
아아아아악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ㅈㄴ 간질간질해ㅠ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는 짱이햐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91c]
2024.06.29 01:44
ㅇㅇ
모바일
아아아아 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너무 귀얍고 간질간질해
[Code: 6f96]
2024.06.29 01:56
ㅇㅇ
모바일
하 ㅠㅠㅠㅠㅠㅠㅠㅠ 너무좋아...... 옆집아기동생 잘 놀아주고 울면서 배웅받다가 결국 잘 커서 연인이라고 소개하는 제이크 ㅠㅠㅠㅠ
[Code: 9e68]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