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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으로 첫 시즌아웃 당한 칼럼이 보고싶다.

 
후반전이 시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휘슬이 울리며 경기가 중단되었어. 웬만한 몸싸움에 절대 밀리지 않는 주장 칼럼터너 선수가 고의성이 다분한 백태클에 걸려 넘어졌어. 심각하게 돌아간 발목 상태에 홈팀 상대 팀 감독 스태프 할 거 없이 넘어진 칼럼 주변으로 모여들었어. 고통에 찬 신음과 찢어질 듯한 통증에 주저앉아 쉽사리 일어나지도 못했어. 칼럼은 그렇게 선수 인생 처음으로 들것에 실려 나갔어.

들것에 실려 들어온 처치실에 급하게 얼음주머니로 응급처치를 시작했어. 팀닥터가 최악의 상황으로 골절이 의심된다며 같이 들어온 코치랑 심각하게 대화 중이었고. 누워서 한마디도 없던 칼럼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어.

코치님
어?! 왜?! 많이아파!?
라커룸에 핸드폰좀 갖다주세요.

이미 태클로 넘어진 순간부터 기사와 다각도에서 찍힌 영상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을 게 뻔했어. 그걸 먼저 보게 할 수는 없었지. 그 마음이 어떨지 이미 자기는 겪어봐서 잘 알거든 그리고 그때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말하기로 홀로 다짐하기도 했고..

응 공주야.
...경기 중 아니야?
좀 다쳤어.
어딜 얼마나.
병원 가서 사진 찍어봐야 정확하게 알 거 같아.

사실 오스틴도 핸드폰 액정에 뜬 연인의 이름에 직감적으로 알았어. 분명 전반 경기 들어가기 전에 통화했고 그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모를 수 없었지. 분명 경기 중인데 병원까지 가야 한다는 말에 오스틴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대답조차 나오지 않았어. 

공주야 기사 찾아보지 마.
...
걱정 말고 일정 다 끝나면 와. 기다릴게.
...
대답해야지.
..응.

오스틴은 지금 긴 휴식기를 끝으로 오랜만에 나온 앨범이라 토크쇼에 화보에 여러 일정을 소화하는 중이었어. 그렇다고 아픈 애인을 위해 정해진 스케줄을 모두 정리하고 돌아갈 수는 없었어. 그래서 이 상황에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택했지. 오스틴이 긴 한숨과 함께 평소보다 더 낮은 목소리로 옆에 있는 매니저를 불렀어.

돌아가는 날 비행기좀 바꾸자 아침 비행기로
그날 새벽에 끝나는데..
어, 끝나는 시간 맞춰서 제일 빠른 걸로 바꿔줘.

아침 비행기는 좌석 없고 점심쯤 돼야 좌석 있어요. 점심 걸로 바꿀까요?
일반석도 자리 없어?
8시간은 타야 되는데 일반석이요? 아.. 잠시만요.. 일반석은 자리 있어요.
그걸로 예약해 줘. 너네는 원래 비행기 타고 오고.
예? 혼자요? 저랑 가요.


오스틴 버틀러 스탠바이 5분 전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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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화에 들어간 오스틴은 아무리 평정심을 찾으려고 노력해도 오래 만난 연인의 부상 소식에 감추려고 애써봤지만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자신도 자각하지 못한 채 손을 덜덜 떨게 만들었어. 




다행히 골절은 아닌데 발목 외측인대 3개 중 2개는 늘어났고 1개는 파열이에요. 파열된 1개는 수술하는 게 좋아요. 그럼 쉬면서 늘어난 2개도 자연스럽게 붙을 거고 그래야 균형이 맞아요. 그리고 파열된 1개는 이미 늘어날 대도 늘어났네요. 이번에 안 하면 어차피 또 파열됩니다.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세 번 끊어지면 아예 종잡을 수 없어요. 발목은 무릎보다 회복력도 좋고 간단한 수술인 거 아시잖아요. 퇴원도 빠르고 재활만 신경 쓰면 다음시즌 바로 복귀할 수 있어요. 수술 안 해도 최소 4주는 재활이고 어차피 리그 경기 두 달 남았는데 이번에 수술하고 쉬면서 재활하는 게 좋을 거 같은데 어떠세요?

당장 내일 수술 됩니까?
아뇨 부기가 빠져야 수술 가능합니다. 삼일 뒤쯤?

삼 일 뒤…. 다행히 오스틴 오기 하루 전에 수술할 수 있겠네.

그럼 그렇게 하시죠.

담당 의사 말은 구구절절 다 맞는 말이었지. 칼럼은 이렇게 쉽게 인생 첫 시즌 아웃을 당해 씁쓸했지만 이미 벌어진 일 어쩌겠어. 골절이 아닌걸 다행으로 생각하고 다시 뛸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겠다고 마음먹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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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까지 이어지던 마지막 스케줄을 끝으로 오스틴은 바로 공항으로 향했어. 일반석이고 시차고 가릴 상황이 아니었지. 뭐가 급한지 자기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 그런지 칼럼의 수술이 자신이 비행기에 있을 때 진행되기로 했거든. 혹시나 자신이 비행기를 바꿨다고 하면 더 무리해서 수술 스케줄을 잡을까 오스틴도 일부러 얘기하지 않았어.



왜 보호자도 없이 수술해.
뭐야? 어떻게 왔어? 내일 오전에 도착이잖아?

예상치 못한 오스틴의 등장에 칼럼이 눈이 동그래졌어. 수술로 인해 발목에는 붕대가 감겨져있었고 넘어지면서 잔디에 굴렀는지 아물어가는 상처를 얼굴에 달고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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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란 저를 되려 안심시키듯. 동그랬던 눈에 언제나처럼 따듯함이 채워졌어. 말하지 않아도 알 거 같았지 '많이 놀랬지? 괜찮아'. 늘 자신을 안도하게 만드는 그 깊고 따듯함으로 저를 쳐다봤어. 그 시선에 오스틴도 전전긍긍 일렁이던 마음의 물결이 한순간에 차분해졌지.

어어 코트 왜 벗어? 집에 가야지 혼자 왔어?
퇴근시켰어.
내 차 타고 가.
비행기에서 와인 마셨어.
그럼 공주 네가 여기서 자 내가 거기서 잘게.

칼럼 로빌리아드 누워.
..네 자기야 저 지금 누웠어요.

아무리 병실이 좋아도 보호자 침대는 보호자 침대였어, 척 보기에도 딱딱해 보이는 침대에 칼럼은 오스틴을 거기서 재울 수 없었거든. 창과 방패처럼 짧은 실랑이를 벌이다 거진 잊고지낸 자신의 미들네임을 부르는 목소리에 꼬리를 내렸어. 어색하게 웃으며 오스틴을 올려다보고 있던 그때 똑똑하고 낯선 노크 소리가 들리고 간호사가 들어왔어.

다행히 보호자가 오셨네요? 걱정했는데. 아직은 마취 기운이 있어서 둔감하지만, 마취가 풀리는 새벽이 되면 상처 부위에 작열감과 오한이 올 수 있어요. 터너 씨가 모든 진통제는 안 드신다고 하니 저희가 따로 해드릴 수 있는 건 없고. 보호자가 수술 부위에 수시로 얼음팩 갈아주세요. 마지막으로 도핑에 제외되는 안전한 진통제도 구비하고 있으니 필요하면 언제든지 말씀하시구요.

잠들기 전 마지막 체온과 혈압을 체크하며 간호사가 오스틴을 향해 찡긋 웃으며 나갔어. 하아..저 미련한 곰새끼.. 오스틴이 침대 옆 의자에 앉았어. 내려가 있는 이불을 끌어 올려 주며 가슴께를 토닥였지.

들었지? 마취 풀리기 전에 자. 재워줄게.

재워준다는 말에 피식하고 웃음에 새어 나왔어. 내가 쟤 입에서 재워준다는 말을 다 듣네.. 일정하게 토닥이는 손길을 느끼며 칼럼은 정말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커어어… 거리며 잠이 들었어. 그런 칼럼을 보며 오스틴은 진짜 재주는 재주라고 신기해했지. 잠든 칼럼을 한참 보다 상처 난 얼굴을 만져도 보고 이불 안에 숨어있는 손을 찾아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손가락을 살살 쓰다듬었어.

다쳤다는 소식에 티는 못 내고 마음을 어찌나 졸였는지 본래 예민한 성격에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했어. 그래도 이제 안도감을 느끼며 오스틴도 의자에 앉아 잠이 들었어. 끙끙거리는 소리에 오스틴이 번쩍 눈이 떠졌어.

칼럼이 식은땀을 흘리며 터져 나오는 신음을 참아보고자 아랫입술을 꽉 물고 있었어. 오한으로 큰 몸이 부들부들 떨렸고 얼마나 참았는지 식은땀으로 환자복이 푹 젖어있었지. 이와중에 떨리는 목소리로 한다는 말이

공주야..집에..가...
진통제 입에 쑤셔 넣기 전에 조용히 해.
..

간호사 말처럼 제가 해줄 수 있는 거라곤 냉동실에서 꺼낸 차가운 얼음팩으로 교체해 주고, 젖은 환자복에 더 오한을 느낄까 벗겨 내고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주는 거뿐이었지. 간이침대에 있는 여분의 이불을 들고 와 더 덮어주곤 조금 전처럼 가슴께를 토닥이며 속삭였어 '괜찮아, 괜찮아 내가 옆에 있을게' 사실 이 괜찮아는 오스틴 자신에게 내뱉는 말이었을지도 몰라. 오스틴은 지금 살면서 처음으로 자신이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감정을 연인을 통해 처음 느끼고 있었지.



칼럼오틴버
칼틴버
2024.06.17 20: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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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내 센세 오셧다
[Code: 45a4]
2024.06.17 20:32
ㅇㅇ
모바일
칼럼 다친 얘기라길래 심장 이미 만 갈래로 찢어진 채로 시작ㅠㅠㅠㅠ 아니 얜 부상 당한 와중에도 즈그 공주 생각부터 하고ㅜㅜㅜㅜ오스틴도 소식 알자마자 비행기 시간 바꾸는 거 어캄 좋음.. 예민한 애가 일반석 타고 병동 보호자 침대 그 불편한 것도 마다 않고 하아아 이게 바로 사랑ㅠㅠㅠㅠ???
[Code: 45a4]
2024.06.17 20: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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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로빌리아드 누워.
..네 자기야 저 지금 누웠어요.

그리고 이 부분 넘 귀여워서 육성으로 웃음 터짐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 진짜 넘 좋다.......
[Code: 45a4]
2024.06.17 20: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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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160]
2024.06.17 20: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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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이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오스틴에게 먼저 연락하는 거 넘 좋가ㅠㅠㅠㅠ 오스틴도 성장하고 ㅠㅠㅠㅠ
[Code: f341]
2024.06.17 21: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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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기 부상인데 멘탈 꽉잡고 연락하는거 미친다ㅠㅠㅠㅠ그래도 회복 가능한 부상이라 넘 다행이고ㅠㅠㅠㅠㅠㅠ칼럼 옆으로 한달음에 날아온 오틴버ㅠㅠㅠㅠㅠㅠ옆에서 지켜주는거 좋아ㅠㅠㅠ얘네들 넘 좋아서 이마 깨트림ㅠㅠㅠㅠㅠ
[Code: a1d3]
2024.06.17 21: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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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통제 입에 쑤셔 넣기 전에 조용히 해.
..

ㅋㅋㅋㅋㅋㅋ심각한 상황인데 애들성격이 단박에 보이는 대사라 개처웃음ㅋㅋㅋㅋㅋㅋ
[Code: 8048]
2024.06.17 22: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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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가 말아주는 칼틴버 시리즈 시즌 114 정도? 에피로드로 따지먼 한 2200개 있으면 좋겟당 ㅎㅎ
[Code: a51b]
2024.06.17 22: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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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가 서로를 걱정하고 위해주는 거 너무 좋다...
[Code: 732d]
2024.06.17 22: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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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읽고있자나... 센세 어디가면 안돼..
[Code: 26d9]
2024.06.17 23: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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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얘네 찐사다ㅠㅠㅠㅠㅠㅠㅠ
[Code: 6df1]
2024.06.18 00: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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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 오셨어!!! 하 미치겟다 칼럼 안쓰러운데 오스틴이 돌봐주는게 왜케 또 설레고 간질간질해ㅠㅠㅠ 붕키 아직 1684050번 밖에 안읽었어 센세 만수무강하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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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8 05: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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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태클건ㅅㄲ 진짜 목을 쳐야됌ㅠㅠㅠㅠㅠㅠㅠ 오스틴이 이번에는 보호자 역할 제대로 하네ㅠㅠㅠㅠㅠ사랑이야ㅠㅠㅠㅠㅠ
[Code: 93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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