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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2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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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ㅈㅈㅇ ㅋㅂㅈㅇ 알못ㅈㅇ


오늘도 마지막으로 사무실 문을 닫고 퇴근한 게일은 늦어진 시간을 메우려는 듯 혼신의 힘을 다해 달렸다. 목에서 피맛이 날 만큼 내달려 도착한 목표 지점은 어둑해진 하늘만큼 어두웠는데, 단 한 곳에서만 빛이 새어나왔다. 그곳이 지난 전쟁들에서 전설적인 파일럿으로 이름 떨친 게일 클레븐, 이른바 벅의 목적지였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소매로 대충 찍어 닦은 그는 땅과 닿는 발이 아프도록 달려온 기세와 어울리지 않게 조심스럽게 알록달록한 문을 두들겼다.


"아이를 데리러 왔습니다. 조니 아빠예요."


노크 소리와 함께 다가온 선생님이 아이를 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곧장 도도도 하는 작은 발소리가 바삐 달려 나왔다. 조심하라는 다정한 다그침에도 진정이 되지 않는 모양인지 부산스러운 소음이 끊이지 않았고, 이내 정복을 꼭 쥐고 선 게일에게로 그와 똑닮은 어린아이가 뛰어올랐다.

탐스러운 금발을 아빠의 어깨에 비비며 어리광을 부리던 아이는 선생님께 인사부터 하라는 게일의 엄한 말투에 "선새미 안넝~"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분홍색 앞치마를 한 선생님은 "잘 가~ 조니, 내일 보자"라며 활기차게 응해준 뒤 아이에 이어 꾸벅 고개를 숙이는 게일에게까지 상냥하게 인사를 건넸다.


"아빠가 너무 늦었지. 미안해…"
"왜에~ 조니는 아빠가 와조소 너무 조아!"
"그럼 아빠는 조니가 어디에 있든지 데리러 갈 거야"
"웅!"

다른 친구들이 모두 집에 간 후에도 한참이나 기다렸을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에 게일은 또다시 사과했다. 이번주만 해도 벌써 세 번째 늑장 하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니는 아빠가 왔다는 것 자체가 기쁜지 게일의 손을 꼭 붙잡고 종알종일 입을 쉬지 않았다. 자신처럼 일찍 철이 들까 마음 쓰였던 게일은 이제 제법 어린이 태가 나는 아이를 번쩍 안아들었다. 마치 비행기를 타듯 붕 떠오른 조니는 꺄르르 웃었고, 아빠 게일은 그 웃음에 그간 쌓인 피로가 싹 날아가는 듯했다.

품 안의 아이가 너무 소중해 놓칠까 다시금 추스려 안은 아빠에게 조니는 말랑한 볼을 부비며 쪽 소리나게 뽀뽀했고 게일도 짓궂은 미소를 띄우며 작은 머리 곳곳에 뽀뽀 세례를 퍼부었다.

아빠가 와줘서 좋다는 건 사실이지만 밤늦게까지 깨어 있느라 피곤했는지 게일의 품에 안겨 새근새근 숨소리를 내며 잠들었다. 혹여나 깰까 넥타이도 풀지 못하고 아이를 침대에 뉘인 게일은 편히 잘 수 있게 자신의 손보다 작은 신발과 옷가지를 세심하게 벗기고 이불을 목 끝까지 끌어다 덮어주고 나서야 참았던 숨을 내쉬었다.

늦잠을 자 아침에 정신 없이 나간 흔적이 가득한 거실로 나온 그는 한숨을 푹 내쉬고는 아이의 장난감과 먹다 남은 빵조각 같은 것들을 하나하나 치워 나갔다. 쌓인 집안일을 마치니 금세 내일이 가까워져 있었다. 저녁도 먹지 못하고 일한 탓에 배 속에선 배고프다 아우성이었지만 소파에 몸을 기댄 게일은 좀처럼 일어날 기운이 나지 않았다.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어느새 아침이었다. 소파 아래 쭈구리고 잠들었던 게일은 조니의 재잘거리는 소리와 향긋한 음식 냄새에 눈이 저절로 떠졌다. 불에는 가까이 가지 못하는 아이가 요리를?에까지 생각이 미치자 몸도 벌떡 일으켜졌다. 그러나 걱정과 달리 아이는 어린이 의자에 앉자 있었고, 최근 켜진 적 없는 가스레인지 앞에는 오랜 친구 버키, 존 이건이 서 있었다.


"헤이~ 벅, 미녀라 잠 많은 건 알겠는데 그만 일어나서 이리 와. 너 어제 저녁도 못 먹었다며"
"아빠~ 삼초니가 수푸 해조따! 마시써!"
"버키? 어떻게 들어왔어. 조니, 아빠 없을 땐 아무나 문 열어주면 안된다니까"
"거 듣자 하니 섭섭하네. 내가 아무나야? 이래뵈도 나 조니 대부인데 말이지. 그치? 조니야~ 버키 삼촌 슬퍼"


몰려오는 두통에 미간을 문지르며 다가간 게일의 말에 존은 호탕하게 웃다 말고 아이에게 응석을 부렸고, 조니는 부러 얼굴을 굳히곤 작고 얇은 팔을 허리에 얹고는 아빠를 혼냈다. 터덜터덜 걸어와 존의 맞은편이자 조니의 옆자리에 앉은 게일은 두 John들의 성화에 피식 웃고 말았다. 그 모습에 입꼬리는 한껏 끌어올린 존은 아이보다 조금 많이 담은 스프 그릇을 들고 와 게일 앞에 올려두며 "다 먹어야지, 착하지~" 하고 애 다루듯 덧붙였다.

옆에 앉아 콧노래를 부르며 식사 중인 조니만 아니었다면 응당 게일에게서 험한 소리가 나갈 타이밍이었다. 조니 덕분에 욕설을 한 술 던 존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실실 웃으며 클레븐 부자보다 서너 배는 많은 스프를 후루룩 후루룩 순식간에 해치웠다.


"어제도 늦었어… 저 어린애가 얼마니 속상했을까, 그 생각만 하면… 난 우리 아버지 같은 사람은 되고 싶지 않았는데, 쉽지기 않네"
"조니가 그래? 속상했다고? 벅, 너는 생긴 거와 다르게 너무 심각해. 애가 혼자 있는 게 걱정돼서 이 근방에서 가장 들어가기 힘든 어린이집에 보내려고 노력한 건 너 아니야? 늦어도 잘 돌봐주실 선생님들 있는 곳이잖아"
"그것도 나 좋자고 그런,"
"이보세요, 조니 아버님. 내 대자는 말이죠, 이 대부를 닮아 씩씩한 데다 친구들과 오래도록 놀 수 있어 좋답니다. 그리고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 뭐 때문에 그렇게 노력하는지 다 알고 있을 만큼 똑똑하기도 하고"


벤치에 나란히 앉아 신나게 미끄럼틀을 오르내리는 아이를 바라보며 두 사람은 말싸움 아닌 말싸움을 했다. 틈틈이 조니에게 손을 흔들어주던 존은 자신에게 유독 엄격한 게일이 가벼이 생각할 수 있게 그의 어깨를 쥐고 살살 흔들었고 이에 수심 가득하던 게일도 얼굴을 풀고 작게 웃었다.

존의 말마따나 갑작스레 로지를 잃고 갓난아기를 홀로 돌보게 된 뒤에도 게일은 흔들림 없었다. 장교로서 맡은 바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면서 동시에 아이가 네 살이 되도록 모자람 없이 돌봤다. 물론 어린 아들을 위해 그토록 사랑했던 비행은 놓아야 했다. 지상직으로 보직 변경을 신청하던 날 게일은 몰래 눈물을 삼켰다. 하지만 비행만큼 소중한 아이가 있기에 슬프기만 한 건 아니었다. 전후 전투기를 몰 일이 준 것도 한 이유였지만 존을 비롯한 동료들 덕분이기도 했다. 최애 삼촌이 되겠다며 수선을 피우는 이들 덕에 슬플 겨를이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중에서도 존은 주말마다 먹을 것과 놀거리를 한아름 안고 클레븐 부자를 찾아와 외로울 틈 없이 보살폈다. 한번은 고맙다는 게일의 말에 "내 기쁨에 네가 왜 숟가락을 얹냐"며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 말이 진심인지 존은 단 한 번도 귀찮아하지 않고 게일과 조니네 집 문을 두드렸고, 이게 한두 해 이어지니 오히려 게일이 귀찮아할 지경이었다. 조니도 그만큼 존을 좋아했다. 존과 조니는 이름처럼 잘 어울리는 콤비가 돼 게일을 웃겨주는 일을 도맡았다. 지금도 조니의 엉뚱함에 존의 장난기가 더해져 게일은 웃을 수밖에 없었다.


"게일, 조니가 나한테 엄마가 되어 달라는데? 어떻게 생각해, 여보?"



마옵에 존게일 칼럼오틴버 칼틴버
2024.05.22 22:33
ㅇㅇ
모바일
헉 조니는 존의 아이가 아니었구나... 하지만 존한테 엄마가 되어달라 말한이상 어쩔 수 없다 존이 조니의 엄마?가 되어 셋이 진짜 가족이 되는 모습을 떠 보여주세요 센세....
[Code: 1b77]
2024.05.23 09: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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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떡하긴 어떡해 결혼때려ㅠㅠㅠㅠㅠㅠ
[Code: e866]
2024.05.23 11:39
ㅇㅇ
모바일
빨리 결혼!!!!!!!!
[Code: c0d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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