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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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걔는 그냥.. 옆집 친구였다. 기억이 나지도 않는 어릴적부터 함께 붙어다녔던 그런 소꿉친구. 사진 속에서도 우리는 항상 같이 있었다. 경쟁이라도 하듯이 쪽쪽이도 같이 물고 걸음마도 같이 뗐으며 이빨도 같이 빠진채로 어깨동무를 하고 히- 웃고 있었다. 바보처럼. 그 사진을 보고도 우리는 서로가 더 바보같다며 놀려대기 바빴다. 몸이 몇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부모님을 둔 덕분에 우리의 우정은 더 깊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옆집에서 티미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티미네 부모님은 옆집 아저씨에서 테리와 케니 아저씨로 그러다가 옆집 아빠들로 자연스럽게 호칭이 변했다.

커갈수록 학교를 마치고 티미와 함께 달리기 시합을 하며 옆집으로 뛰어가서 밥을 먹는게 당연해졌다. 티미네집 설거지통에는 강아지가 그려진 파란 티미의 수저 옆에 토끼가 그려진 내 분홍색 수저세트가 나란히 말라갔다. 사실 분홍색도 거기에 깜찍하게 그려진 토끼도 그렇게 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나는 사실 검은색이 좋다. 멋있잖아.) 티미가 자기 용돈으로 우리 커플 수저세트를 사왔다고 활짝 웃는걸 보고 그냥 고맙다고 했다. 걔는 어렸을때부터 좀..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하는 그런게 있다.




어렸을때 내가 혼나는 이유의 팔할 아니 구할 정도는 다 티미 때문이었다. 군인이었던 부모님 때문인지 나는 하라는 것만 하고 하지 말라는건 왠만하면 하지 않는 그런 바른 어린이로 자랄 수 있었는데 티미는 재미있어 보이는거면 일단 돌진부터 하고 봤다.(아니 근데 티미네 부모님도 두분 다 경찰이신데 티미는 왜..?) 엉뚱한 호기심도 많아서 궁금한건 꼭 직접 해봐야 직성이 풀렸다. 언제는 사탕이 입에 몇 개나 들어가는지 알고 싶다며 입에 사탕 넣는걸 도와달라고 할 때도 있었다. 12개 정도를 넣고 다람쥐 같이 양볼이 다 빵빵해져서 쳐다보는게 웃겨서 픽 웃었더니 티미가 같이 웃음이 터지는 바람에 온 바닥이 사탕범벅이 됐다. 그때 케니 아빠한테 먹을거 가지고 장난친다고 엄청 혼났다.

또 언제는 티미가 다람쥐를 쫓아간다고 큰 나무를 막 올라가다가 너무 높이 올라가 버려서 거의 이층 창문이랑 비슷한 높이까지 간 적이 있었다. 그때 아래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티미가 뛰어내리려는걸 받아준다고 같이 엉덩방아를 찧고 티미의 팔이 다 까졌을 땐 테리 아빠한테 아주 살짝만 혼이 났다. 그리고 티미가 불장난을 하면 진짜 밤에 자다가 오줌을 싸는지 궁금하다며 낙엽을 태우다가 둘 다 머리카락을 조금씩 태워먹었을때는 눈물이 쏙 빠질 정도로 혼이 났다. 그래도 다음날 만난 티미는 오늘 아침에 침대가 깨끗했다고 아무래도 그건 거짓말 같다고 속삭이면서 웃었다. 


케니 아빠는 얌전한 요한이가 티미 때문에 자꾸 장난에 휘말려서 어떡하냐며 우리 부모님한테 미안해했지만 그냥 티미가 웃는걸 보면 나는 뭐든 다 괜찮아졌다. 정말 걔는 어릴때부터 사람을 좀 꼼짝 못하게 했다니까... 그리고 걔는 이제 하이스쿨의 막바지인 여름을 보내고 있는 지금까지도...







"요한아! 나 자전거 고장났어. 바퀴가 이렇게 빵! 수리하러 갔는데 오늘만 좀 태워주라."
"내가 그거 타이어 이상하다고 일주일전부터 말했잖아."
"타이어 흐물흐물해지는게 언제까지 버티나 궁금했단말야."
"너 그러다가 큰 사고날 수도..."
"요한아 이러다 우리 늦겠다!"


티미는 차지도 않은 손목 시계를 보는척 하더니 냉큼 내 자전거 뒷자리에 올라탔다. 평소에는 늦는건 상관도 안하면서 말 돌리려고 저러는게 참 얄밉고.. 귀여웠다. 어차피 내기를 해서 한 사람이 자전거를 태워주고 돌아온 적도 종종 있었기 때문에 별로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뭐라 더 말을 하려다가 진짜 늦을 것 같아서 일단 출발을 했다. 발을 굴리고 자전거가 앞으로 나아가자 티미는 얏호! 하면서 팔을 위로 쭉 뻗어올렸다. 좀 얄미운 기운이 아직도 남아 있어서 일부러 페달을 세차게 밟으며 방지턱을 넘어갔다. 뒤에서 어어- 하는 소리가 들려서 씨익 웃음이 나왔다. 나는 살짝 엉덩이를 들었는데 티미는 아니라 좀 아플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무언가가 덥썩 허리춤을 잡아왔다.



"아 요한이 너 깜짝 놀랐잖아!" 

티미의 손이었다. 체온이 높아서 살짝 뜨겁고 아직 덜 자라 좀 가느다란.. 그순간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은 것처럼 뱃속이 당기며 긴장이 되었다. 왜이러지? 티미는 방지턱을 다 넘어가도 손을 떼지 않고 허리에서 계속 손가락을 꼼지락거렸다. 흥얼거리는 허밍에 맞춰서 톡톡 토옥 내 허리춤을 두드려댔다. 꽉 잡은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살짝 잡은 것도 아니고 애매하게 잡은 걔의 손가락이 너무 신경쓰였다. 온 몸의 신경이 허리에만 다 몰려 있는 것처럼 기분이 이상했다.

어떻게 학교에 도착했는지도 모르게 시간이 흐르고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교문을 통과하고 있었다. 자전거 보관소로 향하는 길목에서 티미는 미처 자전거를 세우기도 전에 뒤에서 풀쩍 뛰어 내리더니 "요한아 태워줘서 고마워! 나 화학 숙제 베껴야돼서 먼저 갈게! 이따가 우리 아빠가 데리러 오기로했는데 자전거 두고 같이 가자!" 하고 손을 흔들고 뛰어갔다. 자전거의 자물쇠를 채우고 나가려는데 문득 아래를 내려다보니 허리부근 티셔츠가 쭈글쭈글했다. 누군가의 곱슬머리처럼 구불구불한 자국이 남았다. 괜히 티셔츠 자락을 만지작거리다가 종치는 소리가 들리고 나서야 허겁지겁 교실로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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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나는 불장난을 하지도 않았는데도 팬티가 축축히 젖었다. 자꾸만 허리를 간지럽히는 그 얇은 손가락같은 것들을 떠올리며... 그랬다.
부모님이 깨기 전에 이층 화장실에서 팬티를 빨며 멍하니 중얼거렸다. 티미 네가 말한 불장난이 그 불장난이 아니었나봐... 하고.























어제까진 소꿉친구였다가 갑자기 짝사랑 시작되는 그런 풋풋한 청게 요한티미








슼탘 요한팀
약테리케니 약브랫네잇





 
2024.06.15 20:41
ㅇㅇ
하ㅏㅏㅏ 시발 요한팀 이런거 개잘어울린다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요한이 무슨 꿈 꿨니💦💦💦
[Code: 25d8]
2024.06.15 20:55
ㅇㅇ
모바일
이렇게 요한이의 짝사랑이 시작된 거 였구나ㅠㅠㅠㅠ
[Code: a427]
2024.06.15 21:17
ㅇㅇ
모바일
청게 존맛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ac7]
2024.06.15 21:17
ㅇㅇ
모바일
요한이의 짝사랑 응원합니다ㅠㅠㅠㅠㅠㅠㅠ
[Code: 2ac7]
2024.06.15 21:17
ㅇㅇ
모바일
어나더ㅠㅠㅠㅠㅠㅠㅠ
[Code: 2ac7]
2024.06.15 21:43
ㅇㅇ
모바일
티미는 언제 ㅜㅜㅜㅜㅜ
[Code: c05a]
2024.06.15 23:28
ㅇㅇ
요한팀 개좋아 ㅠㅠㅠㅠㅠ
[Code: d639]
2024.06.16 01:10
ㅇㅇ
어휴 요한아ㅌㅌㅌㅌㅌㅌㅌㅌㅌ
[Code: e430]
2024.06.16 02:38
ㅇㅇ
요한이 어떡하냐 ㅠㅠㅠㅠㅠ 티미가 책임져야만
[Code: 798e]
2024.06.16 16:11
ㅇㅇ
티미 좀 혼내주려고 했는데 반해버렸어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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