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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11:15
좆됐다.
매버릭은 손가락에 남은 흔적을 다른 손으로 더듬어봤지만 그 손가락에 있어야 할, 둥근 모양의 그것은 존재하지 않았다. 오랜 시간 끼고 있었음을 단번에 알 수 있는 흔적만이 그 자리에 그것이 존재했다는 걸 증명했다. 한숨을 쉰 매버릭이 주변에 널부러진 서류들을 뒤적거렸지만 갑자기 튀어나올리가 없었다.
벌써 세 번째였다. 첫 번째로 잃어버렸을 땐 아이스 몰래 비상금에서 빼서 구매했었으나 이마저도 금방 아이스에게 들켰다. 두 번째로 잃어버렸을 땐 자진고백을 해 아이스가 하나 다시 맞춰주었다. 하지만 세 번째라니...
항상 웃는 낯의 아이스도 이번만큼은 이해해줄 것 같지 않았다. 세 번이나? 하며 싸늘해질 그의 표정을 상상하며 몸서리 친 매버릭은 오늘 퇴근 전까지 찾겠다 다짐했다.
하지만 대령이 괜히 대령이겠는가. 휘몰아치는 서류와 유난스러운 보고들이 지나가자 퇴근시간이었다. 입술이 바짝 마른 매버릭이 그제서야 서랍 안쪽까지 탈탈 털었지만 은빛 하나 보이지 않았다. 제가 퇴근해야 부관들도 퇴근한다는 걸 알기에, 결국 매버릭은 반지를 찾지 못하고 나와야 했다. 아이스가 화내면...
살짝 웃어야지, 뭐.
달리 할 수 있는 게 없었던 꼴통은 퇴근길에 올랐다. 합리화를 해도 여전히 비어있는 손가락이 허전했다.
-
스테이크를 써는 매버릭을 향해 아이스맨은 환히 웃었다. 오물오물 씹어대는 입술 쪽에 시선을 둔 것처럼 보였다. 매버릭이 그렇게 마음을 놓았을 쯤, 아이스맨은 매버릭에게 물을 건네며 입을 열었다.
"오늘 왜 이렇게 말을 잘 듣지? 안 먹던 아스파라거스도 두 개나 먹고."
"내가 애야? 말을 잘 듣게."
"그러게, 내가 애를 키우는 듯 싶네."
입술에 묻은 소스를 닦아주는 아이스맨의 손길은 부드러웠다. 손길이 많이 간다는 건 여전했지만 아이스맨은 그런 매버릭을 고쳐줄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 없었다. 왜냐, 귀여우니까.
"이거 때문에 그런가?"
"응? 뭐가?"
"말 잘 듣는 거."
아이스맨이 검지로 매버릭의 왼쪽 약지를 톡톡 건드렸다.
"어어..."
"어디 갔을까, 이거."
젠장, 저 돌아버린 눈빛을 보아하니 쉽게 끝나진 않겠어.
매버릭은 최대한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달싹였다.
"분며엉, 어제까진 끼고 있었는데에..."
"그랬는데?"
"잃어버린 거 같아..."
눈썹까지 축 늘어지자 아이스맨의 표정도 한결 풀어진 듯 싶었다.
"내 사랑을 잃어버렸어?"
"에이, 내가 어떻게 네 사랑을 잃어버려? 그냥 반지가..."
"사랑을 약속하며 준 반지를 잃어버렸는데, 그러면 내 사랑을 잃어버린거지."
"씨이, 이런 데에서도 논리적일 필요가 있어? 그래, 잃어버렸다."
아이스맨이 실소를 터트렸다. 이는 매버릭에게 좋은 신호 중 하나였다. 매버릭은 평소 본인답게 그냥 다시 하나 사달라고 당당히 요구했다.
"맨입으론 안 되지, 그게 하나에 얼만줄 알아?"
"야, 그걸, 야, 아이스!!!!"
"침대에서 고이 갚읍시다, 달링."
"야아!!! 나 내일 비행!!!!"
"응, 오후비행으로 스케줄 미룰게. 그럴려고 내가 별 달았지."
"이 미친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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