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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9 03:30
"제가 중위님께... 뭘 했다구요?"





겉으로 보기엔 그랬다. 여전히 대부분의 시간을 헛소리에 맞춰 헛짓거리를 하는데 소모하고, 가끔 적들과 전투를 하고. 사막은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 모래바람에 눈코입이 바짝 마르는 듯했다. 누군가는 반복되는 일상에 하품을 쩍 할 수 있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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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비와 픽 중위의 거리도 마찬가지로 가까워진 듯 아닌 듯, 무심한 사람은 이전과 똑같이 생각할만한 정도로 보였다. 그러나 네이트 픽의 시선 어딘가에는 허니비의 모습이 비췄고, 다가가 말을 걸지는 않지만, 바쁜 걸음 사이 잠시 멈춰서서 바라볼 만큼은 되었다. 그리고 그 시선을 모를 리 없는 허니비도 마찬가지로 눈을 맞춰 주었다. 그러다 고개를 돌리면 티나지 않을 정도로 입가에 미소가 걸리는, 그 정도는 되는 것이다.


가슴 절절한 사랑 고백을 한 사람치곤 다소 덤덤해 보이는 허니비는 사실, 그렇게 보이려 무진장 애쓰고 있다는 걸, 그래서 한꺼풀 벗겨보면 온 몸이 새빨개져 있을 거라는 걸 네이트는 아직 몰랐다. 그래도 가끔씩, 이런 식으로.


"드십시오. 며칠째 같은 맛만 드신다고 해서... 가져왔습니다."


얘는 정말 나에 대한 거라면 지나가는 말 한마디 놓치지를 않는다는 걸 새삼스레 알게 될 때마다 어림으로나마 그 애정을 짐작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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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자식 시집 보내는 기분, 아십니까?"

"... 내가 알면 그게 더 이상하지 않나?"

"제가 지금 딱 그런 기분입니다. 맥이고 입히고 키워놨더니 어느 놈팽이한테 푹 빠져서는. 아, 중위님이 놈팽이라는 건 절대 아닙니다."


브랫은 할라피뇨 염불을 외던건 자기인데, 당연한 듯이 네이트의 손에 쥐어주는 허니비를 보며 서운함을 토로했다.


"그렇게 먹고 싶으면, 나랑 바꿀래?"

"아무리 그래도 사위 것을 어떻게 뺏어먹습니까, 장인이 돼가지고. 그리고 꿀벌 저놈한테 걸리면 그 할라피뇨가 곧 제 제삿밥이 될 겁니다."


브랫은 반은 씹고 반은 통째로 삼키다시피해서 빠르게 식사를 마친 후, 험비에 기대 있는 허니비의 다리를 괜히 툭 걷어차고 갔다.










지난번처럼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전투시에 전방으로 나가야 하는 센티넬들은 자잘한 상처를 달고 올 수밖에 없었다. 허니비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친 허니를 데려와 손을 맞잡고 가이딩을 할 때면 네이트는 조용히 눈을 감은 허니를 훔쳐보곤 했다. 그러다 가이딩이 끝나고, 한층 말끔해진 얼굴로 눈을 뜬 허니와 눈을 맞추며 짧은 대화를 나누다 헤어지는게 둘만의 루틴이 되었다.


"보기 조오오옷습니다~~ 이러다 귀국할 땐 셋이 돼서 돌아가는 거 아임까?"


물론, 당연하게도 그 둘을 조용히 지켜만 볼 리 없었다. 물론, 당연하게도 숨쉬듯이 내뱉는 섹드립도 늘 따라왔다. 그럴 때면 허니비는 차마 말로 하지 못하는 욕을 눈으로 하는데, 그 조용한 경고는 생각보다 꽤 장난같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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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그러지 마. 기분 나쁜 건 이해하지만, 여기서만큼은 네 상관이잖아."


사소하지만 네이트가 잘못 짚은 부분이 있다면 허니비의 의도는 중위님을 놀리지 말라는 게 아니라, 눈알 뽑아버리기 전에 내 가이드에게서 눈을 떼라는 쪽에 가까웠다.










이론에 실습까지 더해져, 네이트의 가이딩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안정적인 파장에, 방사는 물론 접촉 가이딩도 꽤나 그럴듯한 수준에 다다랐다.


"이 정도만 되어도 어지간한 가이딩은 커버하실 수 있을 겁니다. 아쉽지만 이 이상은 제가 가르쳐드리기엔 제 목숨이 하나인지라. 점막 가이딩도 모두 접촉 가이딩을 베이스로 하니 그리 어렵진 않을 겁니다."

"알아. 한 번 해 봤어."

"예...?"

"내가 일방적으로 당한 거지만."

"예???"


아무 생각 없이 이쪽으로 다가오다 중위의 예쁜 입에서 나온 예쁘지 못한 폭로에 딱 굳어버린 허니비를 보며 그는 소리내어 웃고 말았다. 덩달아 옆에서 같이 굳었던 누군가는, 차마 존경하는 상관을 잡을 수는 없으니 제 딸자식을 족쳐야 하나 진심으로 고민했다.










젠킬너붕붕 네잇너붕붕 중위님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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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달달한게 조아여.
2024.09.29 04: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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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가 성실수인이라 행복해 진짜 개존맛이야.....
[Code: 3827]
2024.09.29 06:2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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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체고
[Code: 3c85]
2024.09.29 06: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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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내삶의한줄기빛
[Code: 75b6]
2024.09.29 07: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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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 여기가 양봉장이라면서요? 🐝
[Code: 257e]
2024.09.29 07: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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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달달한게 조아여 센세...오늘치 당충전 완료
[Code: 3401]
2024.09.29 09: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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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하 좋아라
[Code: 2b2a]
2024.09.29 10: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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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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