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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0 12:27
ㄴㅈㅈㅇ


귀족 아니고.. 일반적인 평민(농노) 계급의 부부로..


모든 것이 자유롭게 보장된 쌀국과 달리 모든 것이 억압된 중세 시대 시골 농촌에 우태를 보고싶음 인간의 모든 감정과 쾌락을 억제하고 오직 신만을 바라보며 구원받고 죽어서 천국 가는게 삶의 목표인 세계관으로


사와키타가 해 뜨기 전 새벽 어스름을 등불 삼아 늑대 사냥해 와서 둘이 사는 오두막집 앞에 늑대를 거꾸로 뒤집어 줄에 걸어 피를 빼는 동안 료타는 아침을 여는 수탉 울음소리를 배경으로 철통을 들고 사축으로 건너가 익숙하게 염소 젖부터 짜겠지


하루종일 노동만 하며 둘이 서로 하루에 열마디 겨우 하면 많이 하는, 일에 지쳐 그런 건조하고 버석한 분위기 속에서도 매일 저녁 식사 전 벽난로의 불길을 어둠 속에 기대며 짧은 침묵 속에서 신에게 올리는 감사 기도는 빼놓지 않는 두 사람.


매주 일요일엔 당연하다는 듯이 마을 읍내 교회에 가서 헌금도 하고 각자 남편석, 부인석에 따로 앉아 그 시대가 그렇듯 판에 박힌 듯한 권태롭고 버석한 표정으로 각자 미사 듣는 우태 부부


.. 인데 그날 교회가기 전 일어나자마자 아침 새벽부터 세상 질펀하게 침대 흔들어가며 부부관계 하고 왔을 듯


바로 얼마 전까진 서로 쾌락에 숨 넘어가며 땀에 젖은 맨살에 허리 비벼가며 용두질 했던 주제에 관계 끝나자마자 침대 밑에 버려진 옷 주워입고 교회가 있는 마을에 도착하면 언제 그렇게 서로 붙잡고 애살스럽게 헐떡였냐는 듯이 남 쳐다보는 무표정으로 되돌아와서 각자 자리 잡고 앉는거



애초에 아라 대신 료타가 팔려온 매매혼이라 처음부터 사이가 아주 좋진 못함 약탈혼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의 중세의 결혼이 그랬듯 지참금을 주고 신부를 사오는 매매혼이었으니.. 특히나 평범하게 마을에서 농사짓고 사는 대부분의 농노들과 달리 사냥을 주업으로 삼고 마을에서 떨어진 산에다 터를 잡고 사는 산왕 출신 사냥꾼 부족들은 결혼 상대로도 기피대상이라 이런 매매혼 아님 약탈혼이 필수였음 전쟁이 끝나고 교회가 자리를 잡으면서 약탈혼은 없어졌지만 대신 그 자리를 매매혼이 채웠겠지



마을 농촌 출신 농노들은 험난한 산속 생활을 하는 산왕 부족 사냥꾼들을 두려워하기도, 야만스럽다 싸잡아보기도 하면서도 그들을 피할 수는 없었음 그들이 제공하는 짐승의 가죽과 모피가 없으면 한 철의 겨울도 날 수 없었던 것이 현실이었으니까. 그렇게 산왕 출신 사냥꾼들의 결혼 적령기가 다가온다는 말이 돌면 그 마을의 조혼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겠지 산왕의 마지막 사냥꾼인 사와키타의 혼기가 찼을 땐 특히나 더 그랬겠지



출신도 모르는 고아, 텃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것보다 녹슨 탄환을 손질하고 총질하는 법을 먼저 배운 사냥꾼. 듣기론 유아세례 조차 받지 못해 15살이 넘어서야 겨우 세례를 받았더랬지 어딜 가서든 환영받지 못하는 이방인 취급에 늘 마을에 내려올 때마다 굳은 표정과 딱딱한 목소리로만 사람을 대했던 탓에 사와키타에 대한 인심은 그리 썩 좋은 편은 아니었음 키가 크고 땡볕에 농사짓는 사람과 달리 흰 피부를 갖고 있었지만 여기선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음 살아생전 얼마나 많이 교회에 덕을 쌓고 기도를 올리고 성경의 말씀대로 살아 생전 천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을 닦는 것이 일생의 목표인 대부분의 농민들에겐 산왕 사냥꾼들의 금화가 담긴 주머니는 그리 큰 매력으로 다가오지 못했지 오죽하면 산왕의 우두머리를 도맡아하고 있는 후카츠 카즈나리조차도 적령기를 훨씬 넘긴 나이에 지참금을 두배로 주고 겨우 신부를 구했으니



그런 상황 속에서 료타가 사와키타의 신부가 된 건 어디까지나 과부의 자식이라는 이유로 동생 안나가 13살의 나이에 짝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음 이제 겨우 초경을 시작한 아이를 험준한 산골로 시집 보낸다는 생각에 어머니는 며칠을 내리 울기만 하였음 결국 그 모습을 보다 못한 료타가 제가 대신 사와키타의 신부를 자처했고 그렇게 지참금을 가져온 사와키타의 주머니를 건네 받고 그 자리에서 간략한 혼인 미사를 올린 후 사와키타를 따라 산골 오두막으로 들어왔겠지



도착하여 오두막을 한번 쭉 둘러본 료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이 집에서 가장 높은 곳, 벽난로 위 벽 끝에 소중히 무명천에 감싸온 청동 십자가를 거는 일이었음 먼길 떠나는 료타에게 유일하게 남겨 값진 유산이었음 곧 십자가를 걸고 짧게 기도를 올린 료타는 가져온 짐을 다 풀고 정리하기도 전에 벌써 제가 할 일들을 알아서 하기 시작했음 오늘 처음 본 신랑의 얼굴을 제대로 익히기도 전에 그동안 집안 늘어졌던 사와키타의 옷감들을 정리하고 집 뒷칸의 사축의 염소와 양의 숫자를 세고 집 마당의 흙을 만져보며 토질을 확인했음



혹시 집을 보자마자 되돌아가겠다고 울진 않을까 내심 걱정했던 사와키타는 첫날부터 신부가 도망가는 일은 없겠다고 생각하며 총을 점검하러 밖으로 나갔음 철컹거리며 흔들리는 쇠붙이에 기름을 덧바르는 동안 삐걱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더니 구정물 버리는 소리가 났음 대청소라도 하려는 모양인지 벌써부터 야단스러워 보이는 집을 뒤로하고 조용히 사냥을 떠난 사와키타가 두 손에 토끼와 노루를 들고 되돌아왔을 땐 이미 식탁 위에 저녁 식사가 다 차려진 후였겠지


늘 항상 고기로만 가득 채웠던 식탁과 달리 집에서 가져온 당근과 감자, 그리고 집 근처에서 채소를 넣어 만든 야채 스튜였음 사냥꾼답게 좋은 고기를 고르는 법은 알아도 제 집앞에 지천으로 널린 풀은 볼 줄 모르는 사와키타로선 낯선 식사였지만 별다른 내색없이 곧바로 제 앞에 차려진 숟가락을 들었음



그러나 채 한술을 뜨기도 전에 제 앞에서 저를 노려보는 시선에 멈칫 숟가락을 든 손을 멈춰야했음 당신 지금 뭐하냐는듯, 약간의 혐오스러움이 담긴 시선에 그제서야 신부의 의중을 파악하고 숟갈을 내려놓았겠지 사와키타가 숟가락을 내려놓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눈 앞의 신부가 두 눈을 감고 손을 모아 주먹을 쥔채 낮게 중얼거렸음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오늘도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허락하시고...



당연하다는 듯 익숙하게 식전 기도를 올리는 신부 앞에서 어색하게 눈만 돌리던 사와키타는 곧 눈치를 보며 신부를 따라하듯 제 손을 모아 주먹을 쥐었음 의례적으로 세례를 받은 열다섯 이후론 아예 교회와는 담을 쌓은 생활을 했던 사와키타로선 낯선 풍경이었음 애초에 세례를 받은 것도 워낙 교회에 민감한 마을 사람들이 세례조차 받지 않는 야만인들과는 거래 하지 못하겠다며 협박한 탓에 억지로 받은 거였으니..



귓가에 들려오는 잔잔한 목소리가 어쩐지 들어보지도 못했던 자장가처럼 들려 조용히 목소리에만 집중하던 찰라 아멘 으로 기도를 마무리하는 신부를 따라 어색하게 아멘- 하고 뒷붙인 뒤에 곧 수저를 드는 신부를 따라 다시 숟갈을 들어 스튜를 맛보았음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맛이었지만 썩 괜찮았겠지



식사를 정리하고 첫날밤 교회법에 따라 아직 신부의 몸에 손댈 수 있는 건 혼인을 올리고 3일이 지난 뒤어야했음 늘 혼자 누웠던 침실의 이부자리를 낯선 이가 정리하고 있다는 사실이 어쩐지 어색해 자꾸 딴청을 부리는 사와키와 달리 료타는 마을에서 살땐 한번도 본적 없는 늑대의 털가죽이 깔린 침대를 보며 산왕의 사냥꾼들은 이렇게 비싼 털가죽을 제 침실에 그냥 깔고 사는 건가 새삼 속으로 놀랐겠지 사실 그가 결혼식 전날 신부를 위해 일부러 그날 가장 좋은 털가죽을 내다 팔지 않고 자리에 깔아 둔 건지는 모르고..





부드러운 모피 위에 몸을 눕히고 자리를 잡자 어쩐지 타인과 침대를 공유한다는 사실에 사와키타는 등을 돌려 누워놓고도 쉽사리 잠에 들지 못하였음 물론 그건 그의 옆에 똑같이 등을 보이며 누운 료타도 마찬가지 였지 아직 어린 아라와 침대를 나눠쓴적은 있어도 이미 침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거대한 몸과 함께 누워본 일은 없었으니까..




타닥타닥 붉게 타오르는 벽난로에서 장작 타는 소리가 끝없이 이어졌고.. 침대 위에 깔린 윤기어린 늑대가죽 털은 너무나 보드라워 항상 딱딱한 돌침대에서만 자 밤에도 굳어있던 늘상 몸이 자꾸만 노곤하게 풀어져왔음 산 속의 밤은 마을보다 훨씬 춥다고 들었는데... 두꺼운 침구와 밤새 따뜻하게 타고 있는 벽난로 때문인지, 아님 처음으로 집과 마을을 떠나 낯선 산길에 올라서였는지, 료타는 지금 제 처지를 알면서도 자꾸만 감겨오는 눈꺼풀과 싸우고 있었음



창문 넘어 섬칫한 바람소리가 들려왔음 엄마는 예전에 그 소리를 마녀와 유령들이 날아가는 소리라고 했었지..그래서 바람소리가 들리면 으스스한거라고.. 하지만 집에서와 달리 이 오두막에선 유령이 스쳐지나가는 소리가 들려와도 뒤따라오는 한기는 전혀 느껴지지가 않았음




분명 춥다고 했는데.. 감기 들지도 모르니 조심하라던 걱정 소리와 달리 오히려 살짝 더워지는 몸.. 점점 닫혀지는 시야를 마지막으로 애써 느껴진건 제 등 뒤에서 단단한 견갑만을 댄 채 벽처럼 누운 사내의 몸이 점점 난로처럼 뜨거워진다는 것 뿐이었음 그렇게 료타는 이 산 속 오두막의 첫인상을 꽤 나쁘지않다 생각하며 눈을 감았음





우성태섭
2024.05.20 12: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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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해해..압해와어나더가 필요해!
[Code: eb7a]
2024.05.20 13: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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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첫날밤까지 어나더ㅠㅠㅠ
[Code: ff4c]
2024.05.20 13: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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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작품이다 문학 작품.. 이런 버석한 분위기의 사와료도 너무 좋다 노동만 하며 하루에 겨우 열마디 할까 말까한 부부인데 매주 일요일 교회가기전에 질펀하게 섹스하는 사와료라니ㅌㅌㅌㅌ💦💦💦💦💦💦💦배덕감 미친다 이방인 취급 받으며 생활해왔고, 식사 들어가기 전에 기도를 챙기는 것도 하지 않는 사와키타가 료타에 의해 변해가는 게 넘 조와... 결혼하자마자 첫날밤을 바로 보내지 않는 것도 섹텐 미침 크아ㅏㅓㅏ 젊은 남남이 같이 침대에 누워서 몸 덥히고 있는데ㅌㅌㅌㅌㅌㅌ 묘사의 신이야 센세는ㅠㅠㅠㅠㅠㅠ
[Code: b224]
2024.05.20 13: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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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 무순 제목이 토지 아닐까요 센세??????
[Code: 54b7]
2024.05.20 13: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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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제발어나더제발 저렇게 건조해보이는 우태가 어떻게 저렇게 붙어먹는지까지 제발
[Code: 527d]
2024.05.20 14: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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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이게 둘이 어떻게 새벽녁에 진득하게 붙어 먹게 되는지에 대한 과정이 생략됐어ㅠㅠㅠㅠㅠㅠ우태 이게 무슨일인데
[Code: 09ae]
2024.05.20 14: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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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내 성경...할렐루야 아멘....
[Code: 3b70]
2024.05.20 18: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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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센세 내가 또 중세 좋아하는 건 어떻게 알고…
[Code: 375e]
2024.05.20 21: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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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이게뭐야.... 세상에이게뭐야센세.....
[Code: 3457]
2024.05.20 21: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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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멘이다 아멘
센세께서 이르시되 중세 우태가 있으리라 중세 우태 일용할 양식이요, 빛이로다 아멘 어린양이 어나더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어요 할렐루야..
[Code: 6f9b]
2024.05.21 00: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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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나더ㅠㅠㅠㅠ제발 어나더 주세요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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