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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이었던 프레디는 한 동아리방을 지나가다가 기타소리를 들었음. 누가 연습삼아서 뚱땅거리는 것 같은데 그 소리가 너무 듣기 좋아서 걸음도 멈추고 문에 귀를 갖다댔어. 연주가 끊길까봐 인기척도 못 내고 한참을 듣고 있는데 어느 순간 연주가 멈췄겠지. 프레디는 벌컥 문을 열고 다짜고짜 기타를 연주하던 애에게 말했음.

"너 나랑 밴드하자."






이 이야기는 락을 좀 들어본 사람들은 다 알 정도로 유명한 일화가 됐음. 평범한 직장인이 꿈이던 프레디는 갑자기 노래를 부르게 됐고 꿈이 없던 허니는 기타리스트가 됐지. 둘 다 얼떨결에 음악을 했지만 이 직업 말고는 다른 걸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천직이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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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밴드 팬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이슈는 프레디와 허니의 케미였음. 무대 위에서 서로를 잡아먹을 듯이 바라보고 키스 퍼포먼스를 하는 덕분에 팬들은 항상 망붕으로 불탔음. 그런데 프레디가 항상 그루피들을 옆에 끼고 다니는 반면 허니는 무슨 수도승처럼 아무 스캔들도 없어서 팬들은 '둘은 찐이다!!!!!!!'와 'ㅅㅂ아닌가....? 근데 니네가 먼저'를 왔다갔다했겠지.





밴드가 한창 잘 나가던 때 프레디와 허니는 음악 성향 때문에 크게 다퉜음. 프레디가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던 걸 허니가 참아주는 편이었는데 프레디가 선을 넘어버린 거지. 이 날도 프레디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있었음. 밴드 멤버들이 또 시작이다 싶어서 이마를 짚는데 허니가 기타 목을 잡고 갑자기 바닥에 내리꽂았음. 평소에 기타를 애지중지하던 허니가 그러는 걸 보고 모두 놀라서 얼어붙었어. 허니는 기타 목이 부러질 때까지 내리치다가 집어던져버렸음.

"딴 사람 구해. 난 이제 때려칠 거니까."





다른 밴드 멤버들이 허니의 집을 찾아가 싹싹 빌고, 협박하고 설득도 해봤지만 허니는 강경했음. 마지막까지 버팅기던 프레디도 당황해 진심으로 사과했는데도 허니는 아예 음악을 그만두겠다며 마음을 바꾸지 않았음.


허니가 탈퇴한 후에 밴드는 곧 해체됐고 프레디와 다른 멤버들은 솔로로 활동했음. 다행히 프레디의 첫 솔로앨범이 대박이 나서 프레디는 자연스럽게 솔로로 전향했어.





프레디가 촬영하러 길을 가고 있는데 익숙한 뒤통수가 눈에 보이는 거야. 프레디는 자기도 모르게 이름을 불러버렸음.

"허니?"

"프레디!"



허니는 십여 년 전의 앙금을 모두 잊은 것처럼 프레디를 반겼음. 정장을 입고 있는 모습이 낯설어 물었더니 변호사가 되었다고 했음. 락밴드만큼은 아니어도 나름 다이나믹한 삶을 살고 있다면서 웃었지.

"음악이 다시 하고 싶지는 않아?"

"처음엔 그랬는데 접으니까 접히더라. 담배도 그렇고.... 다 그런 거지."

"그래...."

"어, 나 미안한데 회의가 있어서. 다음에 또 보자!"


프레디는 허니의 뒷모습을 보며 주머니에서 담배 하나를 꺼내 물었음. 그때도 지금도 허니는 프레디를 주눅들게 만들었어. 자신이 자랑스럽게 여겼던 커리어가 허니 앞에서는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았어. 담배마저도 담배를 피우는 허니가 멋있어보여 시작한 건데 이제 프레디만 덩그러니 남아버렸음.

너도, 담배도 잊으려고 애써봤자 제자리였는데 너한테는 접으려면 접을 수 있는 거였구나. 나는 아직도 여기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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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따라 담배 맛이 유난히 썼어.


프레디폭스너붕붕 프레디여우너붕붕
2024.06.27 23:11
ㅇㅇ
모바일
프레디 그러니까 왜 시비걸었냐고ㅠㅠㅠㅠㅠㅠ락밴드는 원래 한번씩 다 해체했다 재결합하는 거니까 재결합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4e2]
2024.06.27 23:18
ㅇㅇ
반가운데 씁쓸한 재회 분위기 좋아....센세 어나더
[Code: ffdc]
2024.06.27 23:33
ㅇㅇ
모바일
이 씁쓸한 느낌 하오츠
[Code: 62d0]
2024.06.27 23:42
ㅇㅇ
모바일
ㅜㅠㅜ둘이 재결합해 진짜
[Code: e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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