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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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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특이하게도 등장인물의 정면 클로즈업 샷이 하나도 없음. 대신 마리골드, 해바라기, 장미, 달리아 등 여러 종류 꽃들을 연속해서 정면 클로즈업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있음. 이때 꽃의 윤곽이 지워지면서 화면이 시뻘개지는데 그시각 소각장에서 불타며 지워지고 있을 다양한 인종들, 민족들을 꽃에 빗대어 보여주는 것 같더라. 바로 다음 장면이 수영복 입은 독일소녀들이 흠뻑 젖은채 물을 뚝뚝 흘리는 장면인지라 앞과 대조되면서 그 비극성이 더욱 크게 다가왔음..

초반에 헤트비히가 막내한테 장미패랭이, 장미, 달리아를 보여주며 이름을 알려주는데, 막내가 이때는 울지않고 꽃 하나하나에 관심을 보임. 막내가 회스 저택에서 가족과 함께 있을때 울거나 악쓰지 않는 유일한 장면임. 꽃들 중에는 우월한 종도 없고 열등한 종도 없고, 이것저것 다 쳐내고 단일한 종만 남겨놓은 꽃밭보단 다양한 종들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꽃밭이 더 풍요롭고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장면이었음


그리고 이건 꽃이랑은 상관없는데 수영복 소녀들이 방문록을 읽던 책상(그리고 헤트비히 엄마가 편지를 두고간 책상) 뒤쪽 벽에 큰사슴 2마리와 작은사슴 대여섯마리의 뿔들이 전시돼있더라? 회스가 직접 사냥해서 잘라낸 뿔들 같았는데 회스 가족의 구성과 이들이 곧 마주할 몰락을 생각하면 의미심장한 부분이었음..
2024.06.20 21: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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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마지막 해석 섬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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