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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8 17:55
![280db9dd7eac419c86a919b87bf80009.jpg 280db9dd7eac419c86a919b87bf80009.jpg](https://1.gall-img.com/hygall/files/attach/images/511759719/756/458/597/9a2ba8ca27c6458447e8a55db84878ca.jpg)
광한은 오늘만큼 당황해본 적이 없어. 더럽게 헤어진 전여자친구를 직장에서 만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으니까. 그것도 광한의 잘못으로 헤어진 사이거든. 그래서 광한만 미련이 잔뜩 남아있는, 그런 상대. 한 3년만인가. 정장을 단정하게 차려입은 건 처음 봐. 제 쪽으로는 시선도 주지 않아서, 말을 걸 자격도 없다는 거 아는데 말을 걸 수가 없어.
'나 저 언니 관련해서 한번도 괜찮았던 적 없어. 내가 오빠를 더 좋아해서, 괜찮은 척 했던 거지. 내가 어려서 이해 못하는 거라 했지. 아니, 나도 남사친 많아. 그런데 내 친구들은 한번도 오빠 앞에 나타나서 나 더 아는 척하거나 심기 거스른 적 없잖아. 걔네는 예의를 아는 거야. 짚어주고 싶었는데 싸우기 싫어서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어.'
'나 이제 괜찮은 척 그만하려고. 우리 그만 만나자. 잘 지내, 회사 생활 잘 하고. 그리고 미련 남아도 연락하지 마, 오빠 차단하고 전화번호도 바꿀 거야.'
그날 저녁에 정말 단칼에 차단했더라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집 앞에 찾아갔었는데 이사도 갔대. SNS도 차단 당했어. 나중에 건너 건너 들으니까, 유학을 갔다더라고. 그래서 그런가, 더 여유 있어 보이기도 하고. 분위기도 달라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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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허광한 팀장입니다."
"비 변호사님이 앞으로 계약서 검토하신 거는, 우리 허팀장한테 설명해주시면 됩니다. 둘이 마침 동문이시라면서요, 더 반갑겠어요!"
허니가 웃었어. 네, 알겠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팀장님. 유학을 간다더니 그게 로스쿨이었나봐. 싫은 사람 앞에서는 꾹 입다물고 피해다니기만 하던 애가, 저를 똑바로 마주하고 웃는 낯으로 악수를 청하기까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다시 웃는 걸 보니 좋더라고.
"... 오랜만이다."
"어. 그동안 잘 지냈나봐, 얼굴 좋아졌네."
"... 너도 예뻐졌다."
"난 원래 예뻤지. ... 부장님도 안 계시니까 솔직히 말해도 될까?"
"어... 말해."
"솔직히 지금 되게 많이 불편하거든. 우리가 마지막이 그렇게 좋진 않았잖아. 딱 일만 하자. 오빠가 근처에 적 두는 거 싫어하는 거 아는데, 나는 그정도로 마음이 또 넓진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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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한테 너 적 아니야."
"오... 난 맞아. 잘 지낼 생각 없어. 되게 불편하고, 거리 두고 싶고, 방금 입사했는데 당장이라도 퇴사하고 싶을 정도야. 내 입장 전달했으니까 난 이만 가볼게."
와, 데미지 장난 아니다. 어떻게 저렇게 사람 마음 콕콕 찔리는 말만 골라서 할 수가 있지. 보고싶었던 얼굴로 말하니까 더 상처더라고. 그 후로도 허니는 일만 설명해주고, 광한과 말도 섞지 않았어. 눈앞에 보이니까 더 힘들더라고. 다시 보면 꼭 사과해야지, 했는데 틈도 안 주고... 저를 싫어하는 허니는 처음 봤으니까.
"변호사님은 연애 안하세요?"
"아... 너무 바빠서요. 일 더 익숙해지면, 그때 소개팅 받으려구요."
"어떤 스타일 좋아하시는데요? 제가 리스트 준비해둘게요!"
"키크고 잘생기고 꾸밀 줄 알고 성격 무난한데 친구 별로 없는 사람이요."
"세상에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요!"
"왜, 우리 팀장님 있잖아요. 변호사님, 저희 팀장님 어때요? 연애 안하신지 3년도 넘었는데."
"팀장님 친구 많으실 거 같은데. 괜찮아요. 저 지금 하나도 안 외로워요. 연애하고 싶어지면 꼭 말씀드릴게요.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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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친구 없어요."
"... 네?"
"저 친구 별로 없다구요. 친구들 다 시집장가 가서 친구 없어요."
말같지도 않은 소리에 그래서 존나 어쩌라고, 하고 얼굴에 써져있는 건 그대로라 광한은 하마터면 웃음을 터뜨릴 뻔 했어. 허니랑 광한은 나이차가 좀 있었고, 허니의 친구들이야 이제 겨우 결혼하기 시작했겠지만 광한의 친구들은 이미 다 결혼했고. 허니와 헤어지는 계기가 됐던 그 친구와는 연을 끊었지만, 최근에 결혼했다는 소식은 전해들었어. 허니가 거슬려하던 모든 게 사라졌는데, 허니만 없네.
"... 그럼 팀장님도 빨리 가셔야겠네요. 소개팅 대리님한테 주선 받으세요."
어른의 얼굴을 하고 선량하게 웃으면서 비수를 꽂더라고. 진짜 관심 없거나 진짜 싫은가봐. 허니가 입사한 후로 허니가 좋아하던 머리스타일에, 옷차림까지 다 갖추고 다녔는데 허니 마음은 열릴 기미가 안 보여. 허니가 아니면 결혼할 생각이 없던 광한인데, 뻔히 알면서 소개팅 받으란 말이나 하고. 너무한다, 진짜. 내가 자기밖에 좋아하는 사람 없다는 거 알면서도 헤어지자 해놓고, 이제 다 고치고 왔다는데도 선 긋고.
그렇지만 저도 모르게 어깨가 축 처진 광한에게 허니가 힐끗 시선을 줬다는 건 아마 광한도 모를 거야.
허광한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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