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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9 23:54

잭양너붕붕 성강너붕붕이면 허니 죽을 것 같은데






케케묵은 과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하나만 더 꺼내보자. 왜냐면 내가 재밌으니깐.

 

둘이 알고 지낸지도 몇 해가 지난 날이었어. 야쿠자는 이제 어엿한 중간급 딱지를 달고, 허니가 고등학교 교복을 입었때쯤 있었던 일이겠지. 이제는 직접 수금하는 일 하지 않아도되는 짬이지만 꼭 그 핏덩이 집만은 야쿠자가 자진해서 갔을꺼임. 그래야 핏덩이 없는 시간에 골라가서 시원하게 집 안을 엎을 수 있었거든. 담배 하나 물고 느긋하게 걸어가고 있는데 우연히 학교 조퇴하고 집 가던 핏덩이 마주쳤을 것 같다. 멀건 대낮에 보는 핏덩이는 처음이라 일단 급하게 담배부터 끄는데, 문득 엊그제 사다준 딸기라떼랑 검은 봉투때문에 핏덩이가 일찍 집 가는 이유 얼추 알 것 같고.

 

아저씨 우리 집 가요? 해맑은 핏덩이가 살갑게 다가갔지만 야쿠자는 담배 냄새 난다고 두 발짝 멀어지겠지. 애매한 간격을 두고 앞서 걷던 허니의 발걸음이 멈췄어. 아이를 따라 걸음을 멈춘 야쿠자는 건너편 어딘가에 시선을 두고 있는 핏덩이의 시선을 따라갔음. 핏덩이의 시선 끝에는 요새 유행한다던 포토부스가 화려하게 있었어. 화려한 포토부스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허니에 야쿠자는 그제야 이 핏덩이의 나이가 실감이 났을꺼야. 하고 싶은 것도, 갖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 빚쟁이 부모는 절대 해줄 수 없는 것. 야쿠자는 이를 갈고, 성큼성큼 포토부스 앞으로 가서 손짓으로 아이를 불렀겠지.

 

 

IMG_1287.jpeg

찍어

 

 

야쿠자는 지갑 속에 있던 지폐 다발을 억지로 쥐여주곤 부스 옆에 기댔음. 얼마나 찍던 기다려주겠다는 의미였는데 핏덩이는 마음에 안 들었나봐. 야쿠자 아저씨 무서운지 모르고 삐딱하게 올려보다가 커다란 손을 잡아끌고 포토부스 안으로 들어왔거든. 당황한 야쿠자 손에 다시 지폐 다발 쥐여주고 딱 필요한 지폐 한장만 기계 안으로 쏙 넣겠지. 아저씨 포토부스 안 찍어봤죠? 그러니깐 돈다발을 주지, 이거 별로 안 비싸요! 하며 야쿠자를 타박하는 허니겠다.

 

눈부신 조명, 요란한 기계소리, 정신 차릴 새 없이 흘러가는 카운트, 요란하게 포즈를 취하라고 강요하는 핏덩이까지. 모든게 처음인 야쿠자는 일단 착실하게 핏덩이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줬어. 그렇게 완성된 두 사람의 네컷사진. 나 한장 아저씨 한장! 하며 야쿠자 손에 들려줬던 이 사진은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처음이자 마지막 사진이었을듯.

 

오랜만에 꺼낸 사진 속에는 어쩔 줄 몰라 딱딱하게 굳어있는 자신과 여전히 어린 핏덩이가 예쁘게 브이를 하고 있었지. 이 때라도 정신을 차리고 관뒀더라면 저 핏덩이를 온전히 끌어안고 사랑을 속삭일 수 있었을까, 깊은 후회가 숨통을 조여올만큼 밀려들어왔지만 이내 뿌연 담배연기와 함께 공중으로 쓸려가버렸어.

 

야쿠자는 이미 잘 알고있었지. 핏덩이가 행복하게 그려갈 미래에 자신은 존재하면 안된다는 것을. 그 아이가 온전히 끌어안고, 사랑을 속삭일 사람은 위험한 야쿠자보스 따위가 아니었어. 야쿠자의 세상에서는 유일한 빛이 허니지만, 허니의 세상에선 자신이 유일한 어둠일테니까. 티없이 해맑은 아이에게 더 이상의 어둠은 들이고싶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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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 거슬렸을꺼야. 저와 동갑이라던 그 검사새끼가. 적당히 마무리 할 수 있는 사건을 키우는 것도, 자꾸 선을 넘으려는 행동도.

 

 

 

 

 

검사 일 하면서 좋은 점 못 느꼈는데 이런 건 꽤 좋네, 싶은 강검사였어. 주말에도 여전히 컴퓨터와 서류에 둘러쌓여 사건과 씨름하던 강검사님이 이런 생각을 들게 한건 방금 받은 메시지때문이었지.

[ 부탁하신 허니비씨 일하는 곳 주소입니다. 검사님이 허튼 짓 하실 분 아니란거 압니다만 이런 적이 처음이셔서 부하직원으로써는 굉장히 걱정되네요 주소는... ]

흠, 하고 직원이 보내준 메시지의 주소를 확인하던 강검사는 급하게 화장실로 튀어들어가 머리부터 감았어. 새파랗게 어린 아가씨가 일한다던 카페는 강검사의 집 근처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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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일했어요? 몰랐네

 

 

원래 좋았던 넉살이 검사 일 하면서 더 늘었나봐. 강검사의 주특기인 연기와 넉살에 깜빡 넘어간 허니는 환하게 웃어줬지. 검사님 이 근처에 사세요? 하면서 반가워하는 모습을 보자 강검사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을꺼야. 커피 한 잔과 쿠키 하나 시키고 카운터와 가까운 자리에 앉아 노트북과 서류를 꺼냈음. 곧이어 새파랗게 어린 아가씨가 주문한 커피와 쿠키를 가져다줬어. 이건 서비스! 하면서 쿠키 옆에 작은 까눌레를 가리켰지. 아, 이제 주말에는 여기서만 작업해야겠다, 하고 다짐하는 강검사님.

 

강검사는 커피를 마시면서 열심히 서류와 노트북을 번갈아보면서 일을 했어. 이따금 일하던 허니와 눈이 마주칠때면 서로 미소도 지으면서. 사람 자체가 워낙 생글생글 잘 웃고 친절해서 그런가, 무뚝뚝해보이는 손님들도 새파랗게 어린 아가씨에게 꽤 친절했지. 마치 평화로운 실비니안 마을에 온 것 같은 기분에 강검사님도 한껏 집중할 수 있었을꺼야. 원래 조용한 곳에서만 집중 잘 되는 스타일인 강검사님, 이 카페에서 와서는 벌써 사건파일을 두개나 정리했거든. 물론 그만큼 시간이 오래지나서 밤이 되었어.

 

이 정도로 오래 있을 생각은 아니었는데, 생각을 하며 카페 마감준비를 하고있는 허니의 모습을 봤을꺼야. 입고있는 앞지마까지 열심히 설거지하는 새파랗게 어린 아가씨의 모습은 꼭 실비니안 같다고 생각했지. 강검사님도 짐 정리 다 하고, 빈 커피잔이 든 트레이를 들고 카운터로 가서 아가씨가 놀라지 않게 헛기침 한번 했어. 인기척을 느낀 허니는 하던 설거지를 멈추고 카운터로 왔어. 검사님 이제 가실꺼예요? 하는 허니의 말에 강검사님은 웃으면서 마감하는데 더 있으면 알바생이 욕할 것 같아서요, 하고 응수했을꺼야. 오늘은 친구 안 와요? 내가 데려다줄 수 있는데, 라는 되도 않는 플러팅 멘트를 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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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발...


 

또 까였을 것 같다. 허니는 선약이 있다며 강검사의 호의를 정중히 거절한 뒤, 친구가 낯선 남자는 조심하라고 했는데 그거 강검사님 얘기 아니예요? 하며 웃었을꺼다.
그러니까, 이 새파랗게 어린 아가씨야, 나도 나지만 당신 친구도 낯선 남자라서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잭양너붕붕 성강너붕붕이면 허니 죽을 것 같은데

2024.04.20 00: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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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기절하고만싶어 야쿠자아저씨의 눈물나는 순애에 벽이랑 이마랑합체함... 행복한 미래를 바라는데 그곳에는 자기가 없다는 것도 안다니 하...... 미쳤다 그냥 존맛이라는 단순한 말로는 이 맛을 표현할 수 없다 검사님 기죽지않고 직진으로 들이대는 것도 너무 좋음
[Code: 9a5d]
2024.04.20 00: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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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현재로 자연스럽게 넘어오는데 계속 가지고 있는 사진처럼 그때나지금이나 바라는 건 사진 한장 정도 딱 그정도가 전부인 것처럼 보여서 환장하겠다
[Code: 9a5d]
2024.04.20 00: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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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양 사랑이잖아 이건...이건 사랑이잖아 하....센세의 필력에 눈물만 죽죽 흘리고있어요
[Code: a0eb]
2024.04.20 00: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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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롭다 센세의 어나더
[Code: 465e]
2024.04.20 00:2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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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스티커 사진ㅠㅠㅠㅠㅠㅠㅠㅠ순애 미쳐버렸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잭양이랑 사랑하면ㅠㅠㅠㅠ아니 성강이랑ㅠㅠㅠㅠㅠ아냐 세같살ㅠㅠㅠㅠ
[Code: 6e97]
2024.04.20 00: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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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다데리고살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73c]
2024.04.20 01:01
ㅇㅇ
참...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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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01:08
ㅇㅇ
잭양 순애보 미쳤다... 애 인생에 본인이 안 좋을 거 알아서 묵묵히 옆에서 지켜만 보는 욕심 없는 사랑 존나 맘아프고 존나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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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01: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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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자의 순애가 날 울려.......
[Code: 4a3d]
2024.04.20 01: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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ㅊ진짜 이건 미쳤다 저 순애 어떡할거임 ༼;´༎ຶ۝༎ຶ༽ 잭양 그게 처음이자 마지막인게 어떡하냐고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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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03: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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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악 ༼;´༎ຶ۝༎ຶ༽
[Code: 3079]
2024.04.20 05: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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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자마지막ㅠㅠㅜ흡ㅠㅠ 그런말 하지마요ㅠㅠㅠ 세가완삼으로 행복했다고 해줘༼;´༎ຶ۝༎ຶ༽༼;´༎ຶ۝༎ຶ༽༼;´༎ຶ۝༎ຶ༽༼;´༎ຶ۝༎ຶ༽༼;´༎ຶ۝༎ຶ༽༼;´༎ຶ۝༎ຶ༽༼;´༎ຶ۝༎ຶ༽༼;´༎ຶ۝༎ຶ༽
[Code: 184c]
2024.04.20 06: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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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아니라 그냥 늘 붙어있는 그림자해ㅠㅠㅠ 한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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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18: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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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22 그래!!!!!!! 그림자 하자 그림자 해라
[Code: 06d2]
2024.04.20 15: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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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은혜 진짜 개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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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0 15: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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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ㅠㅠ 행복해야한다고오ㅠㅠㅠㅠㅠㅠ
[Code: 0c1b]
2024.04.20 15: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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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어떻게 이렇게 정말이지 완벽하고..... 완벽한.... 하 뭐라 말을 못하겠네 정말이지 정말 하............... 이마만 퍽퍽 치는거야 나는......
[Code: 5b8a]
2024.04.21 20: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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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이라고 하지마요ㅠㅠㅠ 🙏
[Code: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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