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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김에 한번 까불었던 결과는 정학으로 돌아왔음.

노래 소리 줄이라고 한번 더 말하는 무뚝뚝한 표정에 괜히 반발심이 들어서 일부러 삐딱하게 서서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음. 그와중에도 본능적으로 제일 예뻐보이는 각도로 서있는건 절대 잊지 않았지. 낯선 어른한테 덤빌 정도로 용감하진 않은데 마침 술도 좀 들어갔고 뭣보다 그렇게 좀 되바라지게 굴어야 저 무뚝뚝한 입술에서 몇마디라도 더 나올것 같았거든. 그리고 오스틴이 이렇게 싸가지없이 행동할 때면 백이면 백 더 매력있다고 다들 좋아했단말임.
근데 옆집남자는 가타부타 반응도 없고 말도 없고. 한심하게 쳐다보더니 휙 돌아서서 가버리길래 당황했는데 그러고서는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나봄. 와 개치사해 진짜.. 번쩍이는 경찰차 경광등 보고 놀라서 아무 친구 한명 등떠밀어 내보내고 구석에 숨어있었음. 경찰은 일단 신고받고 오긴했지만 철없는 고급식들 파티중인거 보고 걍 경고 한번 주고 돌아서는데 언제 다시 왔는지 옆집남자가 정확하게 오스틴쪽을 가리키며 말함. 저기 저 애 술냄새 나던데요. 네, 금발, 쟤.

부모님한테 엄청나게 깨지고 학교는 3일동안 못가게됨. 애들한테는 학교 안가서 너무 편하고 좋다고 침대에 누워서 무심한척 찍은 셀카나 스느스 올리면서 여유부렸지만 실은 속이 박박 썩음. 저 꽉막힌 옆집 남자한테 고작 '금발, 쟤' 로 불린게 너무 자존심 상함.

방에 콕 박혀서 이 바득바득 갈면서 창밖으로 보이는 옆집 하루종일 노려보는데 점심즈음 현관이 열리더니 아기띠를 맨 옆집 남자가 보임. 그동안 한번도 사람 드나드는걸 못봤던게 이시간에 나다녀서 그런가봄. 평일 이시간에 집에 있다니 무슨 일을 하는거야? 부인은 어디갔대? 암튼 멀찍이 보이는 훤칠한 남자를 보니 짜증이 몰려옴. 겨우 애아빠주제에 차 트렁크에 유아차 접어넣는 행동조차 멋있어서 개짜증남. 조심조심 아기 안아들고 유아시트에 앉히는데 아기 바라보는 얼굴에서 단 한순간도 미소가 사라지질 않음. 그걸 보자 오스틴은 갑자기 열이 빡 받는거지.
자기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계단 우다다 달려내려감. 한달간 외출금지 당했지만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님. 씩씩대면서 성큼성큼 옆집으로 달려가니 막 운전석에 올라타려던 옆집 남자가 시선을 돌림. 눈이 마주치니 조금 놀란듯 눈썹이 살짝 올라가는듯 하더니 이내 또 표정이 차갑게 싹 가라앉음. 그 눈에 띄는 표정변화가 너무 짜증나서 오스틴은 소리를 왁 질러버림.



-할줄 알면서!!!

-?

-다정한 표정 지을줄 알면서!! 왜 나한테는 그렇게 차가운데! 다들 날 얼마나 예뻐하는데!



옆집 유부남한테 관심좀 못받은게 이렇게 화날 일인가.. 오스틴은 자기자신이 제법 병신같이 느껴져서 화가 빡 나다가 이번엔 눈물이 빡 터짐. 난 우는것도 예뻐서 이쯤되면 누구든 달려와서 눈물 닦아주고 안아주는데. 여전히 무반응인 옆집 남자때문에 자존심이 있는대로 상한 오스틴은 전속력으로 집으로 도망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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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열심히 도망가느라 옆집 남자 표정이 조금 무너진건 미처 눈치못챔.




칼틴버